앙크

...늦네요. 시장에 식기를 사러가는데 이렇게 시간이 걸릴 리 없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건.

레이메이

확실히 시간은 걸리지만... 녀석도 라스트리스의 기사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잖아.

앙크

하지만...

지노

모아 녀석, 잠깐 눈을 땐 사이에 어디론가 가버리고...! 성가신 일에 휘말려도 모른다고, 정말이지...

케빈

라고 말해도 걱정되서 어쩔 수 없는 주제에.

지노

아니라고!

케빈

이야~ 미안미안. 초대도 일단 끝났으니까 여기서부턴 나도 준비를... 응?

어라? 플루메리아 쨩은?

앙크

...이쪽이 묻고 싶다고 썩을것.

케빈

뭐?

지노

왜 그러지, 앙크. 본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레이메이

...너희가 없는 동안 이것저것 있어서.

앙크

................

플루메리아

지금 돌아왔습니다!

케빈

오오, 어서와 플루메리아 쨩! 응, 뭐야 그건? 그 꽃! 그렇게 많이 갖고...

플루메리아

후훗, 아름답죠?

꽃밭에서 따왔어요. 이정도 있으면 파티장도 화려해지고 칭찬표라고 된다고 생각해요!

앙크

...꽃을 따오셨나요.

플루메리아

네! 모처럼의 화이트데이 파티니까요. 여러분이 미소지을 수 있게 대접해서 기분이 좋아질거라 생각해서...

앙크

그런가요... 느긋하게 꽃이나 따오고 그래서 돌아오는 게 늦어진거군요.

제 비유가 나빴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걸 당신에게 부탁한 기억은 없어.

플루메리아

앙크 씨?

앙크

...어째서 당신은 제 지시대로 움직이지 않는 건가요. 잘 따랐다면 효율 좋게 준비가 진행될텐데.

플루메리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단지 파티를 칭찬표 처럼 만들고 싶어서...

앙크

...당신의 제멋대로인 자기만족에 휘둘리는 우리에겐 민폐입니다.

케빈

이런, 앙크. 조금 진정하라고. 어? 자, 홍차라도 마시면서...

레이메이

아니, 홍차는...

앙크

아쉽게도 홍차의 찻잎은 전부 플루메리아 씨가 뒤엎어놓으셨습니다.

플루메리아

죄, 죄송합니다!

앙크

신경쓰지 마시죠. 꽤 좋은 물건이었는데 어쩔 수 없죠.

어찌됐든 평범한 홍차로는 기분이 진정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렇군요... 최상급의 향과 맛이라는 전설의 홍차. 펄펠이라도 있으면 얘기는 달라지겠죠.

지노

뭐냐 그게?

앙크

인공 향기 없이 베르가모트처럼 방순한 향을 풍긴다더군.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소문에 지나지 않는 물건이라고.

지노

어이, 그런 걸 준비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억지부리지 말라고, 앙크.

앙크

말해봤을 뿐입니다. 라스트리스에 생산지가 있다는 소문이지만 저도 찾지 못했습니다.

어찌됐든 찻잎은 준비해야만 합니다. 파티에 홍차가 나오지 않는 건 곤란합니다.

플루메리아

펄펠...

레이메이

전설의 홍차인가... 전에 임무로 그 라스트리스에서 들은 적 있어.

어느 마을의 축제에서 나오는 찻잎이 있다고. 흥미 없어서 신경스지 않았지만 돈을 내도 손에 넣을 수 없는 물건이라고.

플루메리아

...........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그 차를 찾아오겠습니다!

레이메이

플루메리아? 갑자기 무슨...

플루메리아

전설의 찻잎이 있다면 앙크 씨도 기뻐해주실거고, 파티도 칭찬표처럼 되는 거겠죠?

그러니...

앙크

...적당히하라고!

플루메리아

!

앙크

펄펠은 시장에는 거의 나오지 않아서 전설이다.

라스트리스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정도의 정보로 찾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야. 그걸 간단히 찾겠다고?

플루메리아

기, 기분 나쁘게 만들었나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 그럴 생각은...

앙크

할수도 없는 걸 가볍게 하려고 하지마. 너의 안이한 생각에 주변이 얼마나 휘말리는 모르는거냐...!

케빈

어이, 앙크! 진정하라고.

앙크

...!

플루메리아

죄, 죄송합니다..!

앙크

아...

지노

앙크. 방금은 아무리 그래도 말이야.

앙크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습니다.

...그녀를 상대하고 있으면 이상하게 상태가 안좋아져. 어째서 내 말대로 움직이지 않는건지...

내 지시대로 움직이면 효율적이고 합리적이게 진행될텐데 그런데 어째서...

레이메이

...그건 녀석에겐 녀석의 추억이 있으니까겠지.

앙크

추억?

레이메이

너에겐 너의 대접하는 마음? 이란게 있는 거잖아?

녀석에겐 녀석의 대접하는 마음이, 화이트데이에 대한 추억이 있는거야.

자신의 이상에 전념하는 녀석은 불합리하던 어떻던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고 말아.

올곧은 마음이란건 사람은 바꾼다. 그게 나같은 남자라도 말이야. 비슷한 녀석을 알고 있으니까 알아.

앙크

..............

케빈

그렇군. 네가 누군가에게 대접하기 이전에 보는 것과 같이 그녀에게도 그런 추억이 있는거겠지.

일단은 플루메리아 쨩을 찾으러 가자. 무슨 일이 생기면 큰일이야.

지노

어쩔 수 없군...

남자A

아까는 잘도 해주셨겠다... 초콜릿도 못받는 화이트데이를 부추기고 이대로 끝낼 수 있겠냐고!

지노

오, 뭐냐. 스스로 말하고 한심해질 정도의 대사인걸. 싸움이라도 걸러 온거냐.

남자A

제, 젠장-! 이런 파티, 우리가 엉망으로 만들어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