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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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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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O Plus 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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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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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상자 (가챠)

-번외-

필자의 평가

짧은 서론

전 글들을 쓰면서 필자의 의견은 배제하고 팩트중심으로 서술하려 했지만 엘온의 과금유도방식을 설명하다보니 개인적인 의견을 투영한 부분이 적지 않앗고, 관련된 생각을 전체적으로 마무리하고자 번외편을 만들었음.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고, 이미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의견이 다소 다를수도 있겠지만, "입문하면 너도 이런 느낌 받을수도 있어"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음.

-번외-

필자의 평가

1. 성능 관련 과금유도는 얼마나 느껴지는가?

엘온의 과금유도 방식은 여타 MMO에 비하면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 느낌이다.

일단 준 필수 과금의 경우는 본작의 서비스 형태와 비용구조를 이해한다면 "돈이 많이 들면 그만큼 써줘야지"라는 생각으로 써줄 수는 있다.

유저들이 필수 과금으로 주로 언급하고, 이로인해 과금유도가 제일 심하다고 체감되는 부분은 단연 인벤 관련 과금이다. 본작의 상위 컨텐츠는 유형별로 장비를 자주 교체해야 하고, 수급하는 제작 제료 아이템의 종류가 끝도 없이 많기 때문에 ESO+와 인벤 펫, 그리고 인벤토리 확장(골드나 크라운으로 가능)은 해야 그나마 할만하다는 수준까지 온다.

그나마 참작이 되는 이유는 메가서버(모든 유저들이 하나의 서버 안에 상주함) 방식 때문에 인벤이 유발하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지만 한개 서버에 상주하는 유저들이 많고, 그 유저들의 인벤 크기가 클수록, 한번 유저가 인벤을 열때마다 서버에 오는 부하가 기하급수적으로 막심해진다는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된다. 물론 그런거에 관심 없는 일반 유저는 그냥 과금유도 ㅈ망겜이라고 부를 뿐이고, 개발사도 그러면 딱히 할말은 없다.

어떤 식으로든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 가구나 인벤을 늘려주는 펫 등, ESO의 기능형 과금은 그냥 돈주고 버프 받거나 메뉴에 기능 하나 더 넣어서 만들 수 있는걸 굳이 이렇게 공을 들여서 준다. 이건 게임 내에 뭔가 불편한 점을 만들고, 이걸 해소해주는 무언가를 파는데, 그것'만' 팔면 그냥 인위적으로 현질을 유도하는 것 같으니까 덤으로 펫이나 가구 같이 뭔가 하나를 더 끼워서 판다는 것. 실질적으로 파는건 Y인데 X를 팔고 Y는 덤인마냥 노골적으로 파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국산 MMO의 판매 방식과도 유사하면서도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최소한 이렇게 끼워파는게 가챠 재료같은건 아니고, 영구 버프라는 점에서 그나마 편하게 결제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하겠다.

같은 맥락에서 인벤펫과 Aetherial Well과는 달리 단일 소비형 아이템으로 판매되고 욕도 제일 많이 먹는 말 스킬 책자와 연구 주문서도, 구매하면 스킬을 만렙으로 올려주는 탈것 전용 악세사리를 스킬별로 5000크라운에 판매하거나, 구매하면 상응하는 제작 연구의 소요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치장 아이템을 1만~1만 5천 크라운에 캐릭터 귀속으로 판매했더라면 지금만큼의 욕은 먹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것들 외에 '성능상의' P2W이라고 할만한 과금요소는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 룩과 하우징에 집착하지 않는 유저라면 사실 ESO+ 결제하고 필요에 따라서 인벤토리 업그레이드와 말 스킬 업그레이드, 그리고 보관함 가구(인게임 습득도 가능하지만 초반에는 힘듬)정도까지만 과금해주면 행겜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필자는 결코 엘온이 마냥 유저친화적인 게임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2. 룩과 하우징에 대한 비판

ESO는 본질적으로 캐쥬얼 MMO다. 엘더스크롤이라는 IP 자체가 20년 가까이 싱글만 판 IP기 때문에 여기에 꼬일 인간들이 협동과 PvP에 대한 관심이 많을 거라고 기대한거 부터가 출발점을 잘못 짚은 것이라고 본다. 동료 시스템 절대 안나올거라고 못박았다가 이제와서 "다른 유저들과의 협동에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블랙우드에서 마지못해 추가한 것으로도 볼 때, 엘온 유저들의 절대다수는 좋게 말하면 싱글 지향 캐쥬얼 즐겜 유저고, 협동을 중시하는 코어 MMO유저 입장으로로는 좀 과격하게 표현하면 MMO에서 싱글 컨텐츠 내놓으라고 징징대는 찐따 사회부적응자들이다. (참고로 필자는 캐쥬얼 지향 퀘스트충임)

물론 엘더도 좋아하고, MMO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이 아쉬울 수 밖에 없지만 아무튼 ESO의 현주소는 그렇다. 개발 초기에 엔드 컨텐츠는 PvP와 레이드로 구성했지만 PvP와 베테랑 레이드 및 던전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지 오래고, 주 컨텐츠가 길드원들과 함께 노는 이벤트나 일퀘와 제료템 앵벌이인 캐쥬얼 유저들에게 남는 것은 룩딸과 하우징 뿐이다. 실력갓겜인 주제에 룩딸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은 기형적인 게임인 것이다. 아니, 김실장의 말을 빌리자면 어떻게 보면 실력 갓겜이기 '때문에' 룩딸밖에 안 남는 것이다.

필자는 그래서 P2W의 정의에 조금 더 유동적으로 접근한다. 치장요소 및 커스터마이징이 깊고 중요할 게임일 수록 룩 관련 과금 요소는 P2W로 느껴지기 싶다. 실력만으로 판가름이 되는 게임인데, 그걸 하는 사람들의 실력마저 고만고만하고 친목질이 주 컨텐츠라면 룩으로나마 자신을 뽐내고 싶은 욕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거기에 룩딸도 예쁘게, 개성있게 치려면 어느정도의 창의성, 최소한의 보는 눈이 요구된다. 그런데 크라운 상자의 가챠는 그냥 슬롯머신보다는 조금 나은 도박이고, 엘온의 하우징은 미술에 비유하자면 도화지는 십수만원, 붓 한자루는 수만원, 물감은 한번 꾹 짤때마다 몇천원에서 만원 이상씩 받는다는 느낌이다. 창의력이 없는 인간도 남들은 돈없어서 못사는 물감과 붓을사서 대충 붓칠하면 과금을 안 한 사람들 것에 비하면 개성있는 것 처럼 보이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고, 개성과 창의력이 있는 사람도 자신의 모든 것을 뽐내기 위해서는 결국 과금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니 P2W는 아니다'라는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 하에 옷쪼가리나 가구 몇개 가지고 최소 십수만 대에서 크라운 상자까지 건들기 시작하면 수십, 수백만원의 현질을 유도하는건 기가 찬다고 밖에 의견을 표할수가 없다. 막말로 세컨 라이프나 심즈도 DLC 정책 때문에 엄청난 욕을 먹는데 엘온은 성능관련 과금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같은 짓을 버젓이 한다는건 말이 안된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3. DLC 상술과 시즌패스 내지는 컴플리트 패키지의 부재

DLC의 판매방식에 대한 평가는 애매하다. ESO+ 결제를 하지 않고 모든 스토리를 즐기거나, 장비들을 해금해서 상위 컨텐츠에 도전하겠다고 하면 이 DLC 가격은 매우 부담스럽게 작용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보통 시즌패스가 붙어있는 AAA 타이틀들도 $100~$150 사이에 팔린다. DLC를 구독기간동안 모두 해금해주는 ESO+의 12개월 구독이 $150인데, DLC를 무제한으로 이용하게 해주고 거기에 유료재화까지 결제한 만큼 얹어주니 ESO+에 대한 반감이 없는 한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4. 총평

필자가 보기에 엘온의 과금구조가 4중으로 돼있고 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입문해서 오래, 꾸준히 즐기는 사람이 과금을 하는 과정은 대충 이렇게 볼 수 있다:

1. 초기에 입문하면서 인벤펫과 기본적인 치장을 위한 의상, 탈것 등에 자기 기준에 맞춰서 과금

2. DLC 가격은 부담스러우니 챕터 업그레이드나 본편 패키지를 구매하고 ESO+ 구독

3. 한동안 ESO+로 받는 크라운으로 소소하게 원하는 치장템 기간한정으로 풀리면 구매하고 그 외 과금은 별로 안 함

4. 컨텐츠 소모하고 길드 가입 하고 사람도 사귀다 보니 룩딸 욕구가 점점 커지고, 하우징과 크라운 상자에 조금씩 손을 댐

5-1 계속 오랫동안 즐겁게 게임 함

5-2 컨텐츠도 없고 룩딸 과금에도 진저리가 나서 손절 했다가 다음 챕터 뜨면 업그레이드 구매하고 에소플만 한달 긁은 뒤 퀘스트만 하고 떠나기를 반복

계속, 꾸준히 상당량의 과금을 유도해서 매몰 비용 때문에 접는걸 더 힘들게 만드는 타 MMO에 비해 실질적인 매몰비용은 요즘 인식으로는 그냥 풋돈 수준인 ESO+밖에 없고, 자연스래 과금 규모가 점점 커지다가 현타와서 접거나 계속 플레이 하는, 약간 기형적인 라이프사이클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따라서 "이 게임의 과금 유도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두고 입문 여부를 따진다면 이렇게 보아야 한다:

1. 당신은 퀘스트를 주로 할 예정인가?

2. 협동과 상위 컨텐츠 도전은 관심에 없는가?

3. 게임상에서 친목질을 하는건 좋아하는가?

위 질문들 중 2개 이상에 "예" 라고 대답했다면, 본작의 룩 관련 현질유도를 크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솔직히 엘온의 게임플레이는 호불호를 크게 탈 뿐만 아니라 전투 시스템은 객관적으로 결코 좋지는 않다보니 그냥 스펙 쌓아서 레이드나 PvP만으로 오래 즐기는 사람들 중 엘온이 취향에 맞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