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얘기지만 길게 써지려나

일단 남자고 유도 한 몇 개월 해봄요 당연히 단 없고 띠 두어번 바꿨던가 아마 

어릴 때부터 공갖고 노는 거 못해서 남자들 사이에서 잘 못어울렸고 그러다보니 그냥 운동 못하는 애였는데

스무살 넘겨서 친구따라 유도장 감 동창들이 몇 있어서 그랬던가 기억 잘 안남

첫 날 전방회전낙법도 아니고 앞구르기만 20분 했는데 땀나고 죽을 것 같고 근데 너무 재밌었음

당시에 관장이 상대방 깃 잡으려면 몇 달은 낙법만 했어야한댔는데 돈이 안벌려서 그런지 몇 주 지나니까

깃 잡게 해줌 상대방 당기고 끝나고 다같이 체력훈련하고 너무 좋았어요 낙법도 좋고 끈 당기는 것도 좋고

모르는 사람 들었다놨다하는 것도 좋고 서로 욕하거나 막 다툼 텃세 이런 것 하나 없이 자기 수행해야하는 것만

수행하는게 너무 좋았어요 

축구나 농구 하다보면 누구는 못하고 누구는 돋보이잖아요 실책하서 내 편에 손해보면 죽을 죄 짓는 거 같고

근데 유도는 그냥 내가 못하면!! 내가 못하니까 그런거야!! 끝!! 누구 피해도 안줘 너 정말 못한다(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러면 정말 난 정말 못하고 끝!! 더 열심히 하면 됨 이거라 유도가 너무 신났어요 술마시고 주사로 길에서 낙법연습하다

피난 적이 있을 정도로 그 몇 개월이 꿈같았네요

그리고 내가 생각외로 몸이 좋다? 골격이 뭐 튼튼하다 이런게 아니라 아 난 운동 못하는게 아니라 그냥 일반인이었구나

알게됐어요 나한테 맞는 운동 내가 즐기는 방법을 지금껏 못찾았던 것 뿐이구나 굉장히 신났었고

유도 그만둔 뒤에도 어떻게 길러진 당기는근육? 등근육? 이 부위는 몇 년 갔었습니다 사라지기 전까지ㅠ 

거울 보면서 오 이거 그 때 생겼었지 하면서 즐거웠었어요

지금은 못함요 몸에 문제가 생겨서. 근데 언젠가 도전하고싶어요 한 5년쯤 걸리면 비실비실대면서 유도장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즐기고 계신 분들은 재밌으시면 좋겠고 혹시 관심갖는 분 계시면 정말 발 한번 딛고 가서 놀다오면 좋겠어요 

내 몸을 내가 쓴다는 사실이 그렇게 신날 수가 없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