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

등 뒤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과연 익숙한 분홍색이 보인다.

특유의 서드아이를 양손으로 잡은채로, 충격을 받은듯 그 자리에 서서 부들부들 떠는 모습은, 어딘가 애처롭게 보이기까지 하다.

아나타가 다가가자, 그녀는 물기가 어린 목소리로, 눈물을 흘리면서.

.....당신, 은.

당신이란,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가요.

한때, 나의 아내였으며, 내 아이를 낳아주기도 한 그녀는, 기억 속과 똑같은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당신이 기억하는 저는, 행복했나요?

....그런가요.

당신을 믿고, 사랑하며, 아이를 낳아주기도 했었군요.

.....그 모든걸, 당신은 버린건가요.

당신이 없는 세계에, 버리고 온건가요.

제 사랑과, 아이는, 당신에게 있어선 쉽게 버릴 수 있는 존재였었던건가요.

저와 제 아이에겐, 당신이 전부였었는데.

지옥같은 삶 속에서, 당신만이 유일한 빛이었는데.

...아아, 정말.

저는 당신의 무엇을 보고, 당신을 믿었던건가요?

당신의 무엇을 보고, 당신을 사랑했었던건가요?

무엇을 보고, 당신의 아이를 가지고, 행복하게 웃어보였던건가요?

.....어째서, 저와 맺어졌던건가요.

...아니, 애초에.

......당신은 저를, 제 아이를, 단 한번이라도 사랑해본적은 있나요?

그 글자들 사이에 숨어서, 당신은, 저를 속인건가요? 사랑한다는 글자로, 제 눈을 가린건가요?

...대답해주세요. 아니, 대답하지 마세요. 생각하지도 말아주세요. 

...듣기 싫어. 마음을 읽기 싫단 말이야.

내 아이를 돌려줘... 내 사랑과 믿음을 돌려줘...

...........당신이라는 사람은.

.............................................

전주차 사토리가 아내/어리광모드/아이를 가졌었고, 아나타는 그런 사토리를 버리고 리셋했다는 설정.

여기서 박히는 각인은 반발 3 + 연모. 애증이라는 느낌? 아나타의 기억 속에 있는 너무나도 행복한 자기 자신이 정말 싫은데 좋아, 뭐 그런 감각? 정도.

물론 이건 불면증에 시달리는 한 구상러가 싼 글이니 너무 진지하게 보지는 말고 댓글 하나씩 달아주고 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