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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로마의 야금업 - 2

братишк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1.10 18:50:03
조회 1609 추천 17 댓글 6
														

3. 야금 방법과 기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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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리오틴토 광산에서 로마인들이 사용한 배수용 수차의 복원도


금속을 다루는 방법 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기초적인 방법은 망치질과 담금질을 이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선광 과정을 통해 금속을 함유한 광석에서 금속 부분만 골라낸 후 이것에 높은 열을 가해 금속을 융해시켜 녹아내리는 금속을 거푸집 속에 식힌 후 이걸 망치질과 담금질을 통해 완전한 제작을 끝내는 방법이었죠. 용융, 제련, 로스팅, 주조, 망치질, 회취법 등 이 기술들 중 상당수가 청동기 시대에 개발된 기술이지만 철기를 주로 사용하는 로마 시대에도 그대로 이용되었습니다.


반응성이 매우 작은 금의 특성상 발견되는 금은 대부분 자연 상태 그대로의 금이었습니다만 광석 상태에서 소량의 은이나 구리 같은 불순물이 광석에 붙어있을 수도 있었죠. 불순물이긴 합니다만 얘들도 귀중한 자원이 아닙니까? 그래서 로마인들을 이 금속들을 분리해내는 정교한 시스템을 고안해냈죠. 물론 로마 성립 이전 청동기 시대에 개발된 회취법으로도 이 금속들을 서로 분리해낼 수 있습니다만, 로마인들은 대신 광석에 열을 가해 금속을 용융시킨 다음, 용융 상태의 금속을 찬 물에 붓고 거기에 소금을 반응시켰습니다. 반응성이 매우 작은 금과 달리 액체 상태의 은(은 이온), 구리(구리 이온)은 소금이 수용액 상태에서 해리되어 생성된 염화 이온과 결합하여 염화은, 염화구리를 생성하죠. 염화은, 염화구리는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는, 그 자체로 안정한 화합물입니다. 따라서 불순물에서 금을 쉽게 분리해낼 수가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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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바르브갈에 위치한 고대 로마 시절 제분소 유적, 경사로가 수차를 돌리기 위해 물이 흘러내린 수로이다


로마인들이 각종 산업 활동에서 원시적인 형태나마 기계를 사용했다는 기록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사실을 드러내는 직접적인 증거도 여러 개 남아있지요. 예를 들어 단순히 곡식을 빻을 때뿐만 아니라 목재나 석재를 절단할 때에도 로마인들은 수력펌프나 수차를 활용하였습니다.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유적으로 프랑스 아를 근처의 바르브갈(Barbegal)에 가면 16개의 수차를 결합시킨 형태의 대규모 제분소 유적이 있는데요, 1세기 혹은 그 이전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제분소는 근처의 산에서 수로를 통해 물을 대거 끌어와 수차를 가동시켜 아를 및 인근의 도시들에 공급되는 대량의 밀가루를 생산하였지요. 그 생산량은 매일 4.5톤 규모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바르브갈의 제분소 외에도 로마 서쪽의 자니콜로(Gianicolo) 언덕에도 수차를 이용해 로마에 밀가루를 공급한 대규모 제분소 유적이 존재합니다. 그 외에도 수차를 활용한 로마 시대의 유적이 여러 곳 존재하지요.


4. 생산량

로마인들은 수압식 채광, 수세탐광 등의 각종 채광 기술들을 개발하였고 이 기술들을 적극 활용해 로마는 제국 전역에 존재하는 광산에서 각종 금속 자원들을 대거 채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생산량은 산업 혁명 이전까지 세상에 존재하던 그 어떤 나라도 따라잡을 수 없었을 정도로 경이로운 생산량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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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금속의 연간 생산량


금속의 제련 및 생산을 위해 사용되던 연료 중 주로 사용하던 연료는 나무였습니다만 나무에 비해 거의 두 배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목탄 또한 자주 사용했죠. 거기에 일부 지역에서는 석탄 또한 상당한 양을 채굴해내 사용하였습니다. 브리타니아 지역에서는 주요 탄광을 이미 개발하여 금속 제련에 활용하고 있었고 북해 해안을 따라서 역시 철광 제련에 석탄을 사용하던 라인란트 지역과의 석탄 교역이 활발하였지요.

 

5. 노예

그럼 수만 톤에 달하는 각종 금속들을 생산하는 이런 일을 누가 도맡아 한 걸까요? 광산업이나 금속 생산 같은 직종은 기술이 고대 로마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서도 고된 노동을 요구하는 직종입니다. 당연히 웬만한 사람이라면 이 일을 안 하려고 하겠지요. 로마도 똑같았습니다. 시민권을 가진 시민들은 이 일을 기피했지요. 그럼 누가 했느냐, 당연히 노예들이었습니다. 제국 전역에서 수백만 명의 노예들이 피와 땀을 뿌리는 매일 수십 시간의 노동을 통해 제국이 소비하는 각종 물자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금속도 마찬가지 였구요.


하지만 2세기 경 오랜 기간의 평화로 인해 로마로 공급되는 노예의 숫자도 줄어들고 과로사나 사고사, 탈주 등 온갖 사유로 인해 노예 수 자체도 줄어들게 되자 채굴 및 제련 과정에 노예를 투입하는 일은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인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계약하인(Indentured servitude) 제도를 통해 재소자들을 광산업 및 금속 제련에 투입하는 안건이 채택되었고 369년에는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도입을 고려하다 폐기되었던, 광산의 채굴을 민간업자에게 불하하고 민간업자는 자유민을 고용하여 광산 채굴에 투입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부활시켰죠. 비록 자유민 고용으로 인해 광산의 채굴 비용 자체는 증가하였습니다만 이를 통해 여전히 안정적으로 제국에 금속 자원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죠.


6. 글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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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 로마 시절 만들어진 납 주괴, 납의 원산지는 스페인 카르타헤나에 위치했던 납 광산이다.


수백만 제곱km에 달하는 영토와 수천만에 달하는 인구로 인해 눈에 그리 크게 띄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로마의 경제 체제는 거의 완전 폐쇄적인 구조였습니다. 외부 세계와의 교역을 거의 하지 않고 오로지 자국의 영토에서 생산되는 내수로만 모든 물자를 충당했다는 소리였죠. 외부 세계에서 수입해오는 물품이라고는 고작 인도산 보석과 향료, 중국산 비단 정도였습니다. 다만 외부와의 교역 자체를 막지는 않았기 때문에 동전이나 주괴같은 로마의 금속제 물품은 구세계 각지로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퍼져나간 로마 동전이나 주괴는 당시 활발했던 무역, 그리고 산업혁명 이전까지 가장 큰 금속 자원 생산국이던 로마의 번영하던 금속 관련 사업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로 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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