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자의 자막 업로드를 끝으로

이제 grayble allsorts 단편시리즈가 모두 더빙 포함 번역이 완료되었는데,

무의미해보이는 이 의식의 흐름들 속에서 어떤 공통된 주제를 생각해보셨나요?

오늘은 이 그레이블 단편에 관해 팬덤에서 정설롱 여겨지는,

성경에 나오는 요한계시록의 네 기사에 관해 알아봅시다!

[기원후 1000년 경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요한계시록의 네 기사 그림, 베를린 주립도서관 소장]

성경의 맨 마지막 챕터인 요한계시록에는 세상에 종말이 오고 심판의 날이 강림하는 예언이 담겨있는데,

여기서 각각 다른 특성과 생김새의 네 명의 기사(horseman)가 나타나서

갖가지 방법으로 세상을 싹 쓸어버리는 내용이 나옴.

사실 하느님이나 천사에 비해 그리 주목할만한 놈들은 아니지만...

캐릭터로 써먹을 여지가 넘나 무궁무진한 덕분에 서양 문화사에서 두고두고 우려지는 사골 소재임.

갓탐 그레이블 단편에서 이 네 기사가 어디에 억덕계 숨어있는지 찾아보자.

1. All's well that rats swell

"내가 보매 어린 양이 일곱 인 중의 하나를 떼시는데, 그 때에 내가 들으니 네 생물 중의 하나가 우렛소리 같이 말하되 '오라' 하기로"

"이에 내가 보니 흰 말이 있는데 그 탄 자가 활을 가졌고 면류관을 받고 나아가서 이기고 또 이기려고 하더라"

 - 요한계시록 6장 1~2절.

첫 번째 나오는 흰 말을 타고 활을 든 기사.

이 기사는 인류를 끊임없이 정복하는(Conquer) 존재로,

대중문화에선 주로 '질병'(Pestilence)으로 해석됨.

생쥐는 비모와 싸우는 과정에서 모종의 병균을 비모 손가락에 묻히고

이때문에 핀가놈이 심한 병을 앓게 되지.

"내가 이겼다!!!!"하며 지붕 위에서 홀로 우스꽝스럽게 괴성을 지르는 마지막 장면은

훗날 인류를 파멸시키고 숙주의 시체 위에서 승리를 만끽하는 역귀를 나타내는 거실까.

2. Have you seen the muffin mess

"둘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들으니 둘째 생물이 말하되 '오라' 하니"

"이에 다른 붉은 말이 나오더라. 그 탄 자가 허락을 받아 땅에서 화평을 제하여 버리며 서로 죽이게 하고 또 큰 칼을 받았더라"

- 요한계시록 6장 3~4절

두 번째 큰 칼을 들고 붉은 말을 탄 기사는

인간들이 서로를 죽이게 만드니, 바로 다툼과 전쟁이다.(War)

핀가놈이 내뿜는 병균과 껌쟝이 만들어낸 나노봇은 미시세계에서 서로 전쟁을 벌이다

결국 요상한 괴물체를 낳게 됨.

다른 해석으로 초점을 병균체가 아니라 껌쟝의 나노봇으로 본다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인류에게 칼날을 들이댈 전쟁 기술의 위험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의 해석에서 약간 이상한 점이 느껴지지 않음?

첫번째 기사가 질병이고 두번째 기사가 전쟁이라면,

오히려 첫번째 단편인 all's well~이 비모와 생쥐간의 '전쟁'을 보이는 내용이고

두번째 단편인 have you seen~이 핀가놈이 걸린 '질병'을 보여주는 내용이라는게 더 자연스러운 해석 아닐까?

제작진이 알고서도 일부러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첫번째와 두번째 순서가 바뀌어버린게 아닌가 생각함.

순서의 형식을 중요시 여긴다면 전자의 해석을,

내용의 실질을 중요시 여긴다면 후자의 해석을 받아들이도록 하자.

어탐위키는 내용에 따라 해석했지만 저예는 형식의 권위를 중시함 ㅎ

3. Sow, do you like them apples

"셋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들으니 셋째 생물이 말하되 '오라' 하기로 내가 보니 검은 말이 나오는데 그 탄 자가 손에 저울을 가졌더라"

"내가 네 생물 사이로부터 나는 듯한 음성을 들으니 이르되, '한 데나리온에 밀 한 되요, 한 데나리온에 보리 석 되로다. 또 감람유와 포도주는 해치지 말라' 하더라"

- 요한계시록 6장 5~6절

손에 저울을 들고 검은 말을 탄 기사는

밀과 보리에 엄청난 가격을 매겨 사람들이 맘대로 먹을 수 없게 만드는 자로, 기근을 상징함. (Famine)

감람유와 포도주는 당시 시대의 사치품으로 걍 무시해버려도 됨

이 에피에서 기근이 드러남은 자명하지?
얼음대왕은 배가 고파서 돼지에게 베이컨을 뱉어내라고 땡깡을 부리고

뱀파이어 여왕은 그 돼지로부터 피를 빨아먹어 좀비처럼 만들어버린다.

음식한테 착하게 구네 어쩌네 해도,

결국 우리 인간은 먹이사슬의 최정점에서 다른 존재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숙명이기에

탐욕을 잘 조절하지 않는다면 기근이 우리를 덮쳐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에리시크톤 왕처럼 자신의 몸마저 먹어버리는 존재가 될지도.

4. The gift that reaps giving

- 요한계시록 6장 7~8절.

청황색 말을 탄 네번째 기사는 '사망' 그 자체. (Death)

검과 흉년과 죽음과 짐승들이 인구의 1/4을 죽인다.

근데 이 단편에선 직접 죽음이 등장한다는 점만 빼고는

딱히 종말에 관한 내용은 없이 알콩달콩함 ㅎ

굳이 여기에 의미를 부여해보자면,

묵시록의 네 기사는 인류의 영원한 파멸과 최후의 심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서양 기독교식의 일직선적인 세계관을 상징하지만,

갓탐은 죽음과 죽음의 여친 '생명'(Life)을 연인사이로 붙여놓음으로써

모든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는 순환론적 세계관이 느껴진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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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얻덕계 생각하시나요,

갓탐의 종언에서 과연 새로운 생명의 씨앗을 찾아낼 수 있겠슴니까

답은 어탐고!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