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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Stake의 뱀파이어들과 마셀린에 대한 단상

거미사이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6.16 23:31:14
조회 1424 추천 18 댓글 5
														


온라인 대중문화리뷰사이트 The A.V Club의 댓글란에서

Tim Foley라는 한 유저가 쓴 말뚝 감상이 인상깊었어서,

그 글의 요지를 바탕으로 짧은 고찰을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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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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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을 비판하는 주요 논거 중 하나는,

인간의 비밀을 밝혀낸 섬이나 원소전쟁을 이끌어낸 원소와 달리

마셀린이 온갖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초기의 뱀파이어 상태로 회귀함으로써

애니메이션 전체 스토리상의 유의미한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Tim Foley는

오히려 겉으로 진전이 없어보이는 그 현상유지야말로

바로 말뚝이 제시하는 핵심 주제라고 말하는데,

이를 입증하기 위해 그는 마셀린이 자신의 몸속에서 풀려난 뱀파이어들을 무찌르며

(즉, 자신 스스로는 뱀파이어로의 회귀라는 status-quo)

단선적 발전론을 벗어난 (일종의 윤회적? 관점에서의)성장을 이루어냄을 논한다.



 2. 뱀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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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뱀파이어들이 그저 단순한 빌런이 아니라

마셀린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들을 상징한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차후의 논의가 의미없게됨)


 "The Fool" 은 과거의 마셀린의 충동적이고 장난끼 넘치는 면모를 상징한다.

초기의 마셀린이 핀과 제이크를 못살게 구는 모습에서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모습.

하지만 그녀의 어두운 과거가 점차 드러남에 따라 이런 성격은 오래 유지될 수 없었고,

그녀는 지체없이 The Fool을 재빨리 해치워버린다.


"The Empress" 는 과거의 마셀린의 차갑고 외로운 면모를 상징한다.

핵전쟁에서 홀로 남은 인간으로서의 모습, 그리고 믿었던 사이먼으로부터도 버림받은 모습.

역설적이게도 마셀린은 이 고독함을 다시금 사이먼에 대한 사랑으로써 극복해낸다.

(또다시, 얼음왕관의 아이러니)


"The Hierophant" 는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를 두려워하는 면모를 상징한다.

우스꽝스럽게도 이 면모는 스스로의 본질적 모순에 의해 타파되긴 하나,

그 고통스러운 과정은 당연히 개인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밖에 없다.


"The Moon" 은 순수한 공격성, 무의식의 영역.

(Tim은 이를 "이드"라고 봄)

오직 본능과 적의에 의해서만 행동하며, 타인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면모.

결코 스스로 싸워 이겨낼 수 없는, 자아와 대립하는 프로이트적 충동이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는건 다름아닌 친구들에 의해서이다.


'The King" 은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능력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자세.

이는 당연히 처음엔 두려운 것이지만,

마셀린은 점차 이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3. 검은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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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셀린은 저 내면의 난관들을 극복하고

건강한 내면적 성장을 이루어냈는가?


역설적이게도 저 다섯의 극복의 결과는 Dark Cloud이다.

말뚝은 "영웅이 괴물을 무찌르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고전적인 테제에 시니컬한 뒤틀림을 놓는 것.

무한히 반복되는 순환적 자연 그 자체인 검은 구름은

일방적으로 퇴치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굴복함으로써 비로소 무찔러진다.

("...simultaneously defeats and surrenders to...")

마셀린은 뱀파이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수인하고나서야

자신의 집과 친구들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말뚝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성장은

고전적 서구의 미성숙에서 벗어나는 계몽적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주체의 개념이 부정되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것도 더욱 아니요,

무한한 반복 속에서 순환의 법칙을 "고요히 관조"하는

동양철학에서의 해탈의 자세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뭐 어탐이 동양철학적 사고관을 드러낸게 한두번이 아니니....



4. 다시, '그대로'


 이러한 자세는 노래 Everything Stays가 가장 잘 표현한다.

'Everything stays, but it still changes'

만약 마셀린이 처음보는 어떤 적(흔히 Nemesis의 존재)와

싸워서 감동적으로 이겨 성장했다면,

그건 Everything stays가 아닐 것이다.

말뚝에서 마셀린은 자기 자신과 싸웠고, 그 결과는 원초의 스스로로 회귀하는

'Status quo', 즉 Everything stays로 나타날 뿐이다.


단선론적 진보관과는 아주 거리가 먼,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변화해나가는 복잡한 역설을 품고 있기에,

동양철학에서 우리 모두는각자 신을 품고 있으며 소우주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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