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와 에이즈를 연관시키는 방식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신이 동성애자에게 내린 재앙”이라는 일부 종교인들의 해석이고, 다른 하나는 동성애자의 행태가 에이즈 감염률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해석이다.

아마 잘 뒤져보면 “동성애의 원인은 HIV 바이러스가 아니라 신의 처벌이다”, “신이 동성연애자와 창녀를 처벌하기 위해 HIV 바이러스를 창조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논쟁을 해 봤자 소용이 없을 것이다. 무논리로 무장한 사람은 논쟁에서 천하무적이다.

글쓴이도 인정했듯이 동성애자가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글쓴이도 말했듯이 동성 커플이 콘돔 없이 성교를 하면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글쓴이는 남자 동성 커플을 염두에 둔 듯하다). 음경-항문 성교가 음경-질 성교에 비해 에이즈 감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성애와 에이즈를 연결시키는 보수적 기독교인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래 인용문에서 “문란한”은 성교 파트너 수가 많다는 뜻으로 보인다.

대체로 진화 심리학자들은 남자 동성애자가 남자 이성애자보다 특별히 더 성적으로 자유분방(문란)하거나 성욕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면에서 남자 동성애자와 남자 이성애자가 비슷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이것이 얼마나 입증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진화 심리학계에서 통하는 정설에 따르면 여자는 남자보다 성교에 더 신중하도록 진화했다. 따라서 (성매매를 제외하면) 남자 이성애자가 많은 상대와 성교를 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왜냐하면 여자들이 쉽게 응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남자 동성애자의 경우에는 상대가 남자이기 때문에 훨씬 더 쉽게 많은 사람들과 성교를 할 수 있다. 이것이 남자 동성애자의 성교 파트너 수가 많은 이유라는 것이 진화 심리학계에서 인기 있는 설명이다.

콘돔을 쓰면 에이즈 감염을 거의 다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전이나 지금이나 콘돔 없이 이루어지는 성교가 꽤 있다. 그리고 콘돔과 같은 예방책이 없을 때 남자 동성애자의 성 행태는 에이즈 감염률을 높이기 쉽다. 남자 동성애자가 남자 이성애자보다 음경-항문 성교를 더 많이 하며 남자 동성애자가 남자 이성애자보다 성교 파트너 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동성애와 에이즈를 연결시키는 것은 편견이 아니라 사실 인식이다. 이런 상관 관계조차 부정하려 한다면 그것이 사실 왜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