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쌀쌀한게 괜히 신경쓰여서 페트병에 따신물 넣어서 둥지에 집어넣어 놨더니, 아침에 살아있더라

그래서 아침으로 계란 노른자 따신물에 타서 맥이고 옆에 냅뒀음. 그러니까 좀 살만해졌다고 날개로 기지개펴고 퍼덕거리는데 먼지도 나고, 집이 좁아서 밖에 데리고 나갔음

이샛기가 둥지에 하도 쳐 싸놓은게 많아서 똥도 치울겸 바닦에서 좀 놀으라고 냅뒀더니, 집안에서 지랄병 쳤던놈이 갑자기 부잣집 규수가 된거처럼 조용해짐

도망가면 손절할라그랬는데, 눈치까고 안간건가 흠.. 아무튼 똥 치우는데 제대로 못걸어다니는게 거슬려서 발톱때문인가 싶어서 어제 조갤 형들이 알려준대로 물에 좀 뿔려서 발톱에 붙은거 떼줌

염증인가 했는데, 걍 똥 굳은거 맞더라 디러운놈.. 아무튼 똥 떼주고 똥 묻은 (전) 둥지였던 것들 종량제봉투에 넣어서 버리고 이샛기 똥 싸지를 때 옷 계속 쓰면 내가 빨개벗고 다녀야될 거 같아서 톱밥대신 걍 휴지 돌돌말아서 새 둥지 만들어줬음

그래도 잘때는 좀 나은데서 자라고 겨울용 비니 하나 얹어줌. 그러는 와중에 여기가 동네 근처라 그런지 길고양이들이 냄새맡고 맛집투어와서 새샛기 구경하길래 옆에다가 앉혀놨더니

편하게 들어와서 먹으라고 지 털손질하더라 (눈치없는새끼)

 새들이 하늘 날 때 몸 가벼워지려고 똥 다 싸재낀다는 거 얼핏 들어서, 날개짓 연습 시키면 집에서 조금이라도 덜쌀까 싶어서 날개짓 연습도 시켜줌 (근데 그냥 많이 싸는거더라 개새ㄲ 아니 새샛기, 후)

 작업을 빙자한 산책을 끝내고 집에 다시 들어옴. 근데 이샛기가 가려운건지 간지러운건지 자꾸 몸을 뒤척임, 그래서 조갤 형들이 애지간하면 씻기지 말랬는데 걍 집에 천연재료 샴푸 있는거 있어서, 그거갖고 목욕 시킴. 그러고나서 새들 목욕 잘못시키면 저체온증으로 죽는다그래서 30분 정도 드라이기로 털 말려줬음

목욕시키고 날개짓 시켜서 물 좀 털어내고 드라이기로 말려주는데 달달 떨어서 뒤지나싶어서 살짝 겁났는데 뽀송뽀송해지니까 더 지랄견 아니 지랄Bird 돼서 기특하다고 쌀 종류 섞은거 빻은거랑 멀쩡한 거 줬는데, 이거 첨먹어보는지 절대 안쳐먹고 버티다가 결국 한알 쳐먹더니 둥지 구멍낼 기세로 쳐먹음. 근데 이샛기가 영악한게 저것도 쳐먹다가 목마르면 먹다말고 내쪽 보면서 걍 빤히 쳐다봄. 그래서 뭐지시발, 눈싸움 하자는건가 하다가 대충 눈치 까고 물주니까 꼴딱꼴딱 잘도 쳐먹더니 다시 나머지 쌀 쳐먹음

쳐먹고 나니까 지도 피곤한지 구석탱이에 자리잡고 눈 감을듯 말듯 하더라. 그래서 씻겨놓으니까 냄새도 안나고, 밖에 괭이들이 왱왱대기도 해서 걍 코트로 덮어서 침대밑에 불끄고 재움. 

 2일차는 여기서 끝이고 특이사항 생기거나 뭐 물어볼 거 있으면 조류갤 형들한테 물어보러 올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