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듕댕 토요일 공연을 너무 재밌게 즐겨서 늦잠을 자버린거시야요 호에에엥..

알람을 두개나 맞춰놨는데 눈을 뜨니 8시. 

바로 출발한다해도 약속시간인 9시보다 30분이나 늦을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늦더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에 씻지도 않고 옷만 갈아입은채 나왔습니다.

아 쓰레빠 그냥 늦게 일어난 김에 빤스런하고 일찍가서 

소니 텀블러나 받을까 생각하던 봉퀴의 나약하고 이기적인 생각을 간파하셨는지 

ㅍㅌㅍ님이 집합 시간을 봉사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잡으셨더군요. 역시 짬이란건 무시할 수 없나봅니다.

무서운 사람..

덕분에 늦었지만 시작시간엔 늦지 않고 연탄 봉사에 난입했습니다.

금요일부터 추워진 날씨에 토요일보다 좀 더 따시게 입고갔는데 성뒤마을 언덕 길에 느꼈습니다. 

아이유님 막콘날이라 햇빛이 따땃허구나. 이거 땀좀 빼겠네. 

이래저래 조금 늦게 시작한 연탄 봉사지만 작년을 떠올리며 자켓만 벗어두고 여유롭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짜잔! 

위로는 언덕 아래로는 주기적으로 짖는 개와 대호가 복병이었습니다.

사람이 모자라 연탄을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리면서 한 걸음씩 움직여야했고 언덕아래의 상황도 마찬가지인듯 보였답니다.

하나 둘 나르던 연탄이 수십개가 되자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수백개가 되면서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우리의 이웃을 생각하니 이마에선 눈물이 흐르고 말았고

저는 우비에 진공포장된 수육이 되었습니다. 

보신분들은 댓글로 조의를 표해주시기바랍니다.

400개를 나르고나선 목을 조여오던 터틀넥를 벗어던지고 반팔에 토시장갑만 끼고 했습니다. 

비닐우비에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습기가 차는게 상당한 고통이어서 죽다 살았어요.

마저 400개를 더 나른다는 소식에 아 정말 이것만 나르고 빤스런할까하는 마음이 고개를 쳐들더군요.

남은 1200개도 이 정도 강도의 노동이라면? 

사실 내가 컨베이어벨트의 일부분이라면?

다행이도 남은 1200개는 작년수준의 난이도였고 무난무난하게 클리어했습니다. 화(난)도(라이)님새끼 

손톱을 연탄으로 때리기도 했구요.

요구르트아줌마 파란가위, 어미새 윤민후는 잊지 못할 것 갓애요.

비어있던 창고에 연탄이 쌓일수록 

제 인격에도 착한 마음이 쌓여가는 기분이었고

속에 있던 검은 마음은 겉으로 묻어나와 

흐르는 물에 모두 씻겨나갔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인연들이 만나 같은 뜻을 나눈 일은 아이유님 덕분이 아닐 수 없지요. 

아이유가 최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