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자에 담겨 이곳에 왔다고 한다
그 작은 상자에 그보다 더작은 내가 거친 숨소리를 내며
웅크리고 있었다고 한다
아저씨는 그런 날 선뜻 받아주었다
아저씬 나에게 '하얀이' 라는 이름을 주었다

매끼니 밥을 주었고
내몸이 더러워지면 깨끗이 씻겨 주었다
아저씨에겐 아들이 있었다
그 아들도 날 이뻐해주었다

나 처럼 아저씨의 손에 길러지고 있는 이도 있었다
아저씬 그를 '미키' 라고 불렀다
그는 나와 모습이 몹시 달랐다
어째서인지 그가 더 완벽한 모습인 것같아 질투가 나기도 했다
아저씬 '종이 다른거란다 신경쓰이니?'라며 위로해주었다
난 은인같은 아저씨를 주인으로 따르기로 맹세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 지던 날 
아저씬 아들과 심하게 다투었다
아들은 큰가방을 들고 집을 나갔다 
그리고 그뒤로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쯤 부터 아저씬 밤이면 가끔 날 침실로 불러 
외롭다며 침대 한켠을 내어주셨다
아저씨의 외로움을 내가 풀어줄수있다는게 행복했다
아저씨의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는것 같아 즐거웠다
내 위로가 좋으셨는지 아저씬 거의 
매일밤 날 안고 주무셨다

어느날부터 속이 좋지 않았다 
먹이는 입에도 대지 못했다 몸이 약해지니
아저씨는 나에게 약을 주셨고 '당분간은 미키와 지내렴'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밤에 아들이 찾아왔다 
그날밤으로부터 꼭 1년만 이었다
아들이 찾아오자 아저씬 날 작은 방으로 데려 가셨다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렴' 그리곤 문을 닫고 나가셨다

난 문 밀어 훔쳐보았다 아저씨 명령을 어기고 싶진 않지만 
아저씨가 걱정되 견딜수 없었다
문을열자 어두운 방에 빛이 새어들어왔고
아저씨와 아들이 보였다
늘 온화하게 웃어주시던 아저씬 험악한 표정으로 변했다
아저씨와 아들은 또 소리지르며 다투었다
아저씨를 죽일듯이 노려보는 아들을 보자 
더이상 참을 수없어 방을 뛰쳐 나갔다

내가 저사람을 쫒아 내야한다
아저씨를 지켜드려야 한다
내가 위협하자 아들은 더욱 격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무언갈 집어들더디 아저씨를 내리쳤다
힘없이 쓸어지는 아저씨를 보자 
표현할수없는 감정이 들었다
슬픔과 분노가 자기가 먼저라며 
싸우듯 울다 소리 지르다를 반복했다
정신이 들었을때 난 아들의 목을 물고 있었다 
아들도 아저씨도 숨을 쉬지 않았다

얼마후 집에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날 아저씨처럼 감싸주었다

배가 아팠다 지금껏 느껴본적 없는 고통이였다
고통이 멎을쯤 내 뒷다리에서 피가 쏟아졌다



...
후편은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