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되가네요. 제가 직업이 외항선 기관사라 일년 중 반 이상을 바다를 떠돌아서 온라인 대전이나 오프모임이 곤란해서요,

체스마스터 구해서 조쉬 웨이츠킨 강의 듣고 컴터랑 뜨는데 체마 레이팅 1300따리를 못 벗어나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타고난 대가리가 나빠서 그런가 봅니다. 그래도 이젠 배 승무원 중에는 제 상대가 없네요 하하. 요즘은 다들 좀처럼 상대해주질 않아 아쉽습니다.

이번 한국에 기항하면서 받은 야체스 체스 교재들 보면서 체스 판 펼쳐놓고 혼자 두며 공부하는데, 드라마나 보며 시간 죽이던 때보다 시간두 잘가고 좋습니다. 동료들은 방에 무슨 기원을 차려놨냐고 체스 기사라도 할 생각이냐는 농담을 하는데 왠지 모를 허영심과 만족감이 드는 건 죄가 아니겠죠?

살면서 남들에게 당당히 말할만한 취미가 따로 없었는데, 평생 가져갈 취미를 찾은 것 같아 기쁩니다. 덕분에 요즘은 매일이 즐겁네요. 다음 한국 기항 전까지 체마 레이팅 1800 달성을 목표로 정진 중입니다.

두서도 목적도 없는 글이지만 제가 원래 주저리주저리 말하거나 글 쓰는 걸 좋아합니다. 이러니저러니 배 타는 게 외롭긴 한 모양입니다. 그럼 갤러분들도 다들 건강하시고 즐겁게 체스 하십쇼.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