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치루 근본절제술

갤에 치루 수술로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보여서 나도 아직 회복 중이지만 힘 보태고자 글 쓴다.

나는 작년 7월 치루+치핵 수술로 입갤함. 동네 종합병원 외과에서 수술 받고 회복 중이었는데 한 달쯤 지나니까 다시 고름 생기고 터졌다 아물었다를 반복함. 그냥 회복 단계이겠거니 하고 외래 가니까 ‘이미 생긴 길이라 어쩔 수 없으니 그렇게 살아라. 절대 칼 대지 마라.’ 소리 듣고 그 다음 달에 사당 ㄷㅎ병원 감. 수지검사 받았지만 수술한지 얼마 안 돼서 흉터인지 치루인지 확인이 어렵고, 초음파 봐도 마찬가지일 거라더라. 근데 보기에는 살이 제대로 안 차올라서 그런 것 같으니 일단 수술방 들어가서 확인해보자고 함. 학기 중이어서 좀 고민해본다고 하고 나옴.

원래 계획은 이번 겨울 방학 때 수술 받는 거였는데 일이 생겨서 일주일도 시간 빼기가 어려웠음. 그래서 미루다가 개강했는데 고름 터지기를 반복하길래 3월 말에 ㅅㄷ병원 가서 치루 진단 받고 수술 잡음.

이미 한 번 수술해본지라 대충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서 그냥 덤덤했다. 그냥 빨리 수술 끝내고 깨끗한 응꼬로 지내고 싶은 마음이 컸음. 내외 괄약근을 모두 관통해서 복합치루 진단 받았고 정확한 수술방법은 열어보고 결정하신다기에 걱정이 많았다. 근데 다행히 세톤 안 걸고 나옴. 덕분에 회복이 좀 빠르지 않았나 싶음.

수술한 다음 날부터 밥 먹을 때 조심스럽게 아빠다리 하고 밥 먹었다. 조금 신경쓰이기는 해도 아프지는 않았음. 퇴원해서도 방석 없이 그냥 의자에 앉아서 밥 먹었고, 그 외 시간은 계속 누워있었음. 응가도 4일차 정도까지만 좀 힘들고 이후는 괜찮았다.
12일차부터는 학교 가서 시험도 보고 걷는 폼도 자연스러워졌음. 괄약근 조일 때 거슬리는 통증이 좀 있었는데 어제부터는 많이 사라짐.

이 갤 특성상 수술하고 아픈 사람이 많이 와서 글쓰고 답글 다는 게 많은 것 같아. 그래서 여기 보면 걱정 많이 될 수 밖에 없는 거 알지만, 사람마다 회복하는 것도 아픈 것도 다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이겨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