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뱀발로 시작하자면 작품 제목 Der ferne Klang에 대한 기존 번역 "아득한 울림"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울림이라고 하면 좀 깊은 소리 느낌인데, 작품에서 그 Klang은 산들거리고 가벼운 느낌으로 묘사됨.

들어보고 싶으면 어디서 등장하는지 찾아볼 필요 없다. 1막 전주곡 시작하고 첫 화음 끝나자마자 등장하는 게 그 Klang임 ㅋㅋㅋ

거기에 중간에 대사까지 "[...] wie wenn der Wind mit Geisterhand über Harfen streicht."

바람이 유령 같은 손으로 하프를 뜯는 듣한 소리라는 말임.

암튼 그래서 난 무난하게 "아득한 소리"가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 

"음향"이라는 단어가 스토리 상으로 좀 더 정확한 것 같은데 너무 학술적인 뉘앙스라서 포기함 ㅋㅋ

암튼 2막 시작에 희한한 표기가 등장한다.

Baskische Trommel은 직역하면 바스크식 북이라는 소리인데, 사실 이건 보통 탬버린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프랑스어로도 탬버린은 tambour de basque니까.

근데 ohne Schellen이라는 표기는 암만 봐도 이상함. jingle(한국어로 뭐라하지? 짤랑이?)이 없다는 소리니까.

그래서 그냥 바스크 지방의 보통 북을 의미하는 건가 싶더라.

근데 위에는 또 mit der Hand zu schlagen, 그니까 손으로 치라고 되어 있네?

이쯤 되면 슈레커가 의도한 악기라는 게 뭔지 전혀 모를 지경임.

별표가 쳐져 있으니 그걸 참고해 보자.

좀 화질구지라 해독하는데 애를 먹긴 했는데, 대충 해석하면 이런 내용인 듯.

"드럼이 C음으로 조율되어 있다면, 요령껏 연주시 5도 위 음을 낼 수 있다. 작곡가는 일반적 탬버린보다 더 큰 악기, 흑인들이 춤출 때 연주하는 것처럼 손으로 두드리는 드럼을 염두해 두고 있음."

흑인들이 손으로 연주하는 드럼이라고 하면 높을 확률로 젬베 같은 악기를 말하는 것 같은데.. 일단 그 시대에 어디서 젬베를 봤다는 것 자체가 좀 신기함 ㅋㅋㅋ

일단 "탬버린은 아니다"가 아니라 "보통 탬버린보단 크다"라고 하면 탬버린과 유사한 악기를 말하는 것 같기는 하다.

근데 그러면서도 젬베와 유사하다고?

그때 하나 딱 떠오르는 악기가 있더라. 바로 Frame D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