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방을 보지는 않지만 로별을 한 날이면 집에 와서 좋았어.
소소하게 따뜻한 드라마 보고 잘 수 있겠다.
사실 요새 드라마들 재미는 있어도 넘 폭력적이거나 엽기적이어서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거든.
아님 재벌 이야기는 뭔가 식상하고...
그런데 로별은 아날로그 감성에 파스텔톤.
특히 '책'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재벌도 권력자도 아닌 '보통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더라.
그 현실이 가히 분홍빛은 아니라 마음 아팠지만.
풀잎 하나에 (아마도) 삼라만상을 느낄 시인이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다 홀로 죽고,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는 도서정가제 때문에 출판사에서 일어나는 뒷 이야기...
(나도 책을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서) 그런 이야기를 해 주어서 좋더라.
그런데 뭔지 모르게 불만스럽기도 했는데 어제 회차를 보면서 확실해졌어.
캐릭터가 잘 와닿지를 않아.
신선한 아이디어로 기획력 출중하고 고압적인 상사에게 자기 말도 똑부러지게 잘하는 현명하고 유능한 여자, 강단이.
훨훨 날개를 펼쳤던 전직장은 광고회사.
광고판이 좀 엄청난 데야? 휙휙 돌아가는 세상을 읽어내고 그 안에서도 사람 마음을 후비는 상품포장 전략을 짜는 곳.
현실 감각이 여간 빠삭한 사람들이 아닐텐데(내 편견일 수도 있어) 드라마 초반 그 지지리궁상하며,
결혼을 했었나 싶은 외모와 몸매에 매력을 발산하면서 연애에는 그렇게 눈치가 없다니.
그래도 초반 지지리궁상에 연민이 생겼는지 여주 서사를 그냥 다 좋게 봐주었던 거 같아.
똑똑하던 여자도 살림하고 남편만 바라보며 살면 저럴 수 있다는 걸 말하는 거려니.
(그럼 그 변화과정을 짧게나마 좀 보여주지...)
근데 어제 고이사가 클럽에서 변신하는 걸 보면서 여기 캐릭터에 대한 이질감이 다시금 확연히 다가왔달까.
화면 구성에서도 보이듯 일부러 '환타지'스럽게 꾸민 걸 알아.
그런데 순간 난... 그게 환타지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울고 웃는 소소하게 따뜻'하다는 이 드라마의 표방이 '환타지'로 다가오며 현실감이 깨지게 된 것 같아.
게다가 클럽 뒤 2차에서 여자 셋의 대화가 드라마 설정과 전개에 얼마나 중요해?
근데 영혼 있게 안 다가오더라구.
사실 여전히 좋은 캐릭터들도 많은데...
밉지않은 이기주의자 출판사 사장님, 아름답게 (짝)사랑하는 송해린. 신입들도 귀엽고ㅋㅋㅋㅋ
조연들마저도 모두 캐릭터가 은근 단면적이거나 도구로만 쓰이지 않는 점도 좋아.
그래.. 난 여전히 이 드라마가 그려낼 소소하게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에 희망을 걸어.
앞으로도 주말밤이면 이 드라마를 스트리밍할 거고.
근데 예쁘거나 화려한 눈요깃거리(?)를 위해 등장인물의 일관성이나 현실성이 깨지지 않으면 좋겠어.
주인공의 중요한 심정과 서사를 한 두마디 대사로 퉁치지도 않았으면 좋겠고(아님 그 대사를 정말 임팩트있게 살리든가ㅜㅜ).
내가 넘 많이 바라나ㅋㅋ 뭐.. 여전히 애정하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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