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작년에 합격했는데 요즘에 많은 분들이 자랑을 하시길래 저도 자랑하고 싶었습니다ㅎㅎ..

제 백그라운드를 좀 들려드리자면 첫취업은 규모가 꽤 큰 중견기업 설비보전(공무)직을 다녔었습니다 일하면서 느꼈던 점을 말씀드리면

-장점-

1. 공장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을 접할 기회가 많아집니다 정말 작은 설비부터 큰 설비까지요 특히 설비는 전기적 요소보다 기계적 요소가 더 많기 때문에 입사 후 기계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셔야합니다 도면은 기본으로 머리안에 들어가 있어야 하고 현장에서 어떤 설비가 고장났다 하면 머리속으로 대충 이런것 때문에 고장이 났겠구나 생각을 하고 가셔야 빠른 조취가 가능합니다, 스마트 팩토리 일수록 PLC도 정말 많이 쓰는 편이라 어느정도 숙지하고 가시는게 좋아요 가서 PLC 못한다고 하면 학교다닐때 안배웠어? 소리 듣습니다 ㅋㅋ

2. 설비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어요 책에서만 봤던것들을 실물로 보니 왜 이런식으로 작동이 된건지 이해가 정말 쉽게됩니다 공장 지붕 타고 가서 진짜 큰 냉각타워를 처음봤을때의 짜릿함이란.. 호이스트한테 처음 맞아봤을때의 짜릿함이란..

3. 설비공사를 계획할때 기존에 A라는 회사의 설비를 쓰고있어서 무조건 이 A라는 회사랑 공사를 진행해야 될때가 있습니다 종종 이러한 업체가 공사비로 장난 칠때가 있는데 그럴때 주로 쓰는 방법이 A업체(무조건 써야함), B업체(안쓸거지만 빌드업을 위해 부름) 2곳 선정후 A B 관계자 2명이랑 본인 포함해서 3자 미팅을 갖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건 이간질입니다 A회사 관계자가 우린 유선상 1500만원이라고 고지했었다 공사진행 할거냐 라고 하면 옆에 있는 B회사 관계자가 거의 발작하듯이 저흰 1200만원에 해드릴게요 라고 합니다 그럼 제가 "B사측은 1200에 해준다고 하는데 A사측은 얼마까지 가능하냐?" 라고 물어봅니다 그렇게 몇번 티키타카 받으면 A사측이랑 900만원으로 공사할수있는 디스카운트 실력(?)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게 장점일지는 모르겠는데.. 놀랍게도 이게 다 실적이고 성과 입니다ㅋㅋ

-단점-

1. 산업설비들이 생각보다 많이 위험해서 잠깐 한눈팔면 크게 다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2. 평일에는 생산이 야근하면 무조건 같이 야근해야 했구요 공사 잡혀있으면 주말 출근해야될 때도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워라벨이 지켜지기 힘든 구조에요

3. 현장직, 사무직 둘다하는 느낌이라 양쪽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같이 받습니다ㅠ.. 실제로 머리털도 많이 빠졌었어요..

4. 업무 사이사이에 잡무도 은근 있어서 현타 느낄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근무하다가 어느날 퇴근하고 문득 생각을 해보았는데 그 어렵다는 전기자격증을 땄는데.. 전기 자격증만 따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정작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습니다 사람이라는 인격체가 아닌 제가 공장의 부품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워라벨이 없는 삶을 사니 몸도 마음도 지쳤었고 일도 위험해서 내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고 이런 생각들을 해보니 사기업의 짧은 정년으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정함 생각까지 들더군요 물론 전기야 재취업이 쉽다곤 하지만 40살 50살 먹어서 잘리면 이정도 급의 회사는 다시 다니긴 힘들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뒤로 제 삶을 찾고자 공공기관 공기업을 알아봤지만 이곳은 영어가 되야 하더군요.. 제가 영어랑 담쌓고 지내서 솔직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어가 없는 공무원 전기 경채로 시험을 보려했지만 저희지역엔 to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마침 딱 to가 있었던 교육청 시설관리직을 응시했고 지금은 합격한지 1년 가까이 됬는데 너무 만족합니다 근무 지역이 학교라 근무시간은 8시 30분 ~  4시 30분 칼퇴근입니다 공휴일 무조건 쉬고 야근이나 주말 특근 일절 없구요 정년 걱정할 필요도없고 퇴직후엔 연금까지 나오니 제가 딱 원했던 직장이였죠 ㅎㅎ.. 요즘은 퇴근후에 운동 시작했는데 운동 갔다와도 딱 6시라 이때 퇴근하는 다른직장인들 보다 시간적 여유가 되게 많습니다 정말 이제서야 사람답게 살고있어요 여러분들도 행복을 위해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