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팩토리오가 이렇게 복잡하다는 짤)

팩토리오는 3만원이라는 가격 치고 정말 할게 많은 게임이다.

그런데, 처음 해보면 할게 많은거 치고 게임이 좀 불친절함.

아직 밥모드 클리어도 못해본 뉴비지만

이런 수많은 컨텐츠들을 접해보지도 못한 채, 첫 로켓도 못쏴보고 접는 뉴비분들이 너무 안타까웠음.

나도 게임을 2년 정도 가끔 하다 어려워서 접는 식으로 묵혀놓다가

최근에 겨우 생각이 정리돼서, 지금은 열심히 하면 7시간만에 로켓 쏘기도 가능해졌음.

그래서 나같은 뉴비들이 팩토리오 플레이 도중 겪는 어려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 해보려 함.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잘못된 점이 있다면 따끔한 지적, 의견을 언제나 환영함.

보통 팩토리오 하다가 막막해지는건 두 가지 경우가 있다고 생각함.

◆1.머릿속에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경우

팩토리오 바닐라(모드 없는 순정 게임)라는 대단원의 첫 목표는 크게 벨트, 투입기, 공장 건물(+파이프, 철도)라는 다섯 요소를 본인들이 마음대로 주물러서 로켓을 쏘는 공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팩토리오는 이 과정이 상당히 자유롭다.

그래서 이런 게임들이 으레 그렇듯이 다음 목적, 이를 위해 필요한 것들이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으면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하는데... 하면서 뇌 속에서 병목이 생기거나, 아예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버린다고 생각함. 쉽게 말해 뇌정지.

나는 특히 바이터를 켜고 하면 공장 건설 + 방어라는 두 요소를 전부 신경써야해서 이런 현상이 심해짐.

예를 들어, 현재 화학 과학팩 자동화를 할 단계라고 하자.

화학 과학팩은 내가 '뉴비를 죽이는 과학팩'이라고 부를 정도로 처음에는 만들기 어렵다.

왜냐면 화학 과학팩부터는 튜토리얼에서도 설명 안해주는, 처음 접하는 개념이 여럿 생기기 때문.

화학 과학팩의 재료는 엔진, 고급회로, 황인데, 황이랑 고급회로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만드려면 새로운 자원인 원유를 써야 함.

원유를 쓰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새로운 요소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1.시추기, 정유 공장, 화학 공장이라는 새로운 건물

=> 인풋, 아웃풋이 액체인 건물이 늘어남(번거로움)

2.원유, 석유가스(+고급 원유 처리를 연구하면 중유, 경유)라는 새로운 자원

=> 관리해야할 자원의 종류가 늘어남, 원유의 경우 철도를 써야할 수도 있음

3.파이프, 지하 파이프(보통 이때부터 이것들을 많이 쓰게 됨)

=> 벨트에 겨우 익숙해진 뉴비에게 새로운 감각을 선사해줌

이 세 가지 요소가 뉴비의 뇌를 흔들어제낀다. 이것들은 캠페인에서도 설명 안해준다.

그러니 처음 하면 화학 과학팩이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이걸 마치면 다음 과학팩부터는 오히려 더 쉬워질 수도 있음.

게다가 앞서 말했듯 맵을 기본 설정으로 플레이 했다면, 원유의 위치가 너무 멀어서 철도를 써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음.

사실 원유 끌어오는데 가볍게 쓸만한 단선 철도는 설계하기 쉬운데, 나는 철도 처음 써봤을 때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니까 굉장히 막막했었음.

그러니 철도는 웬만하면 유저 공략을 좀 찾아보고 시도해보는걸 추천함.

왜냐면 맨땅에 시도하기에는 조금 어렵고, 게임 미니 튜토리얼은 설명이 그지같거든.

그리고 초반에 본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자원 공장을 방어하는 일은 매우매우 번거롭다.

이건 사실 화염방사포탑을 쓰면 나름 편하게 막을 수 있는데, 나는 팩토리오 처음 할 때 화염방사포탑이 초반에 그렇게 좋은 줄 몰랐고, 액체를 탄약으로 쓴다는 게 너무 번거로워 보여서 안썼었다.

(내가 전에 친구들이랑 하다 때려친 맵. 그때 당시에는 이것도 몇 번 해서 많이 나아진 거였음.)

◆2.기지가 너무 복잡해서(스파게티) 공장을 늘리는 게 힘든 경우.

이건 사실 공장이 스파게티여도 시간이 좀 오래걸리는 것 뿐이지 어떻게든 로켓까지 쏠 수 있긴 함.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하면 너무 복잡해서 1번의 뇌정지가 자주 일어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어느 순간부터 본인 공장 돌아가는 꼴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질 거임.(개인차 있음)

이런 상태에서 꾸역꾸역 로켓을 쏘고, 짜증나는데 억지로 끝냈다는 느낌을 받은 다음에 클리어 타임이 몇 십 시간씩 뜨는 걸 보면 현타가 개씨게 와서 다음부터 팩토리오를 쳐다보기도 싫어질 수 있음.

그러니까 게임 도중에 막막하고 뭔가 기분이 나빠지면, 일단 하던 게임을 멈추고 다음에 해야할 일을 차분히 생각하거나, 공략을 좀 보고 오거나, 아예 좀 쉬다 오자.

처음 하는데 도중에 며칠씩 쉬려면, 적어도 다음 목표 정도는 적어놓고 쉬자. 나중에 다시 하려고 세이브 불러왔는데 전에 뭐 하고있었는지 기억 못하면 오히려 더 막막해질 수도 있음.

3만원 주고 산 게임인데 중간에 포기해버리면 아깝잖아.

그래서 위의 사항들에 대한 해결 방법을 몇 가지 생각해봤음.

1.공략을 참고하자.

2.현재 상황을 글로 정리해보자.

3.메인 버스를 적극 활용하자.

4.목표를 하나 정하면 거기에만 집중하자.

5.다이소를 만들자.

6.힘들면 일기를 쓰고 잠시 쉬다오자.

7.마음에 여유를 갖자.

1번은 게임 자체의 불친절함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함. 답답함 방지.

2번은 답답함과 뇌정지를 방지하는 용도임.

게임의 최종 목표가 로켓이라면, 로켓을 쏘기위한 연구를 하기 위해 공장의 목표를 언제나 다음 과학팩으로 잡고 현재 자기가 할 일을 생각하는게 좋음.

안그러면 어느 순간 '이제 뭐하지?' 하는 생각이 들거임.

뇌정지가 오지 않게 하려면 '이제 뭐하지? -> 다음으로 만들 과학팩이 뭐지? -> 과학팩 재료가 뭐지?' 하고 연결시킬 수 있어야 됨. 그러기 위해 게임을 잠깐 멈추고 현재 상황을 논리적으로 써보는 거임.

예)

빨, 초 과학팩 자동화 완료.

필요한 연구 완료.

다음 목표는 화학 과학팩(하늘색).

화학 과학팩의 재료는 엔진, 고급 회로, 황임.

황, 그리고 고급회로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은 화학 공장에서 만들며, 석유가스라는 새로운 재료가 필요함.

석유가스는 정유 공장에 원유를 넣으면 나옴.

가장 가까우면서 쓰기 편한 위치에 있는 건 기지 왼편에 있는 원유임.

원유를 뽑으려면 시추기가 필요하고, 시추기는 전기를 먹음.

정유 공장은 기지 근처에 놓는 게 편해보이는데, 원유가 너무 멀어서 기차를 써야할 것 같음.

기차로 액체를 옮기려면 유체 화물차가 필요함.

찾아보니 유체 화물차에 액체를 넣으려면 펌프가 필요함.

기차가 시추기 있는 곳과 정유공장 있는 곳을 자동으로 왕복하게 하려면 정류장이 필요함.

시추기는 공해를 발생시키니 방어를 해야할 것 같음.

원유를 캐기 시작하면 화염방사포탑을 사용하는 것이 편함.

화염방사포탑을 만드려면 엔진이 필요함.

그런데 엔진은 조립기게에서밖에 못만들고, 화학 과학팩의 재료니까 원유를 캐기 전에 엔진을 미리 만들어야 할 것 같음.

뭐 대충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계속 파고들다보면, 대충 공장의 발전 방향이 보이기 시작할 거임.

그럼 그때부터 열심히 해도 늦지 않음.

이렇게 나열해놓으면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막막할 수도 있는데, 현재 본인이 하는 게 스피드런이 아닌 이상 좀 여유롭게 진행한다고 생각하는게 좋음. 몇몇 굇수들이나 첫트만에 10몇시간 걸리지, 보통 첫트는 20시간은 기본으로 넘는게 정상임.

그러니 다음 할 일을 차근차근 따져보며, 7번에서 말했듯이 마음에 여유를 갖고 진행해보자. 점점 진화하는 적들이 걱정이라면, 중후반까지는 벽 2~3줄이랑 화염방사포탑만 있어도 잘 막으니 걱정 말아도 된다. 지금은 생각할 필요 없는 나중에 로보포트랑 레이저 포탑으로 좀 보강해주면 로켓까지는 문제 없음.

3번은 메인버스가 뭔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텐데, 메인 버스는 많이 쓰거나 아이템 재료로 들어가는 철판, 구리판, 전자회로, 강철, 플라스틱같은 아이템들을 한 곳에 모아 벨트로 쭉 보내서 물류 흐름을 만들고, 공장에 넣어줄 아이템 재료를 그 물류 흐름에서 뽑아 쓰는 방식이라 보면 됨. 이 개념 자체는 보통 하다보면 익힌다고 하는데, 나는 빡대가리라서 공략 찾아보고 편하게 했다.

메인버스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확장성이 좋다는 것. 개념만 잘 알고 있으면 공장이 스파게티가 되지 않도록 해주니까, 공장 설계 단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꼭 메인버스 공략을 찾아보고 하자.

4번은 내가 팩토리오 하다가 정말 많이 겪는 상황에 대한 거임.

예를들어 강철이 부족해서 강철 생산을 늘리려 했는데,

가는 도중에 보니 전자회로 생산이 부족해서 보니 구리가 부족한거임.

그래서 구리 생산을 늘리러 가는 도중에 보니 벽 생산이 너무 느린 것 같음.

그래서 벽 생산을 늘리러 가는데...

뭐 이런 식으로 결국 강철 생산량은 못늘리고 다른 일 하다 와서 보니 강철 생산이 부족하고, 가다가 또 구리 생산이 부족한 걸 보고... 이런식으로 작업이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거임.

초반 팩토리오는 자기가 고인물이라 용광로나 조립 기계를 필요한 만큼 정확히 깔아놓은게 아닌 이상 여기저기 균형이 안맞을 수 밖에 없음. 그러니 자기가 뭔가를 하려던 도중에 다른 부족한 것을 발견하더라도, 일단 하던 일을 먼저 마치고 그 다음 일을 하는게 대부분의 상황에서 더 효율적이라 생각함. 그리고 이렇게 해야 동시에 할일이 너무 많아서 겪는 막막함이나 뇌정지도 방지할 수 있음.

5번은 진짜 안해봤으면 꼭 한번 만들어봐야됨.

다이소를 만들면 공장을 만드는 과정이 매우 편해짐.

다이소가 뭐냐면, 투입기(기본, 긴팔, 빠른), 벨트 3종류(기본, 지하, 분배기), 조립 기계, 드릴, 파이프 등 자주, 많이 쓰이는 것들을 기지 한 곳에서 미리 만들어놓고 필요할 때마다 거기서 빼다 쓰는거임. 이게 없으면 기지를 만드는데 끔찍하게 많이 쓰이는 벨트나 투입기, 전기채광드릴 등을 전부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하다보면 알겠지만 당장 필요한데 손으로 하나하나 느리게 만들고 있으면 매우 답답하다.

다이소 만드는 것도 약간 복잡할 수 있지만, 초반에 만들어야 하는 아이템은 대부분 철 판, 톱니바퀴, 전자 회로만 있으면 다 만들 수 있다는 점만 기억하면 은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초반 다이소 청사진을 갖다 쓰는 것도 방법이다.

청사진이 뭔지 모른다면, 나중에 팩토리오 편하게 하려면 꼭 필요하니 한번 알아보자.

6번은 앞서 말했듯 지쳤으면 쉬다 오는게 좋지만, 나중에 다시 하려고 보니 전에 하던 일이 기억 안나면 막막해서 고대로 접어버릴 수 있으므로, 나중의 진행을 위해 지금 하던 일을 기록해놓고 쉬자는 것.

7번은 팩토리오는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 맞으니까, 빨리 하려 하지 말고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한다는 느낌으로 오래 잡고 하라는 이야기.

여담으로, 적들이 짜증나는데 업적은 깨고싶다면 맵 설정에서

적 - 시작 지역 크기 최대, 확장, 진화 체크 해제

고급 - 공해 체크 해제

로 플레이 하자. 이렇게 하면 바이터 얼굴 안봐도 된다.

오는 타이밍만 늦추고싶다면 공해는 키고, 위의 설정이랑 추가로 지형 - 습기 - 편향을 취향대로 조절하자. 높이면 공해가 늦게 퍼진다.

정리

만약 팩토리오 플레이 도중 진행이 막혔거나,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면

1.공략을 참고하자.

2.현재 상황을 글로 정리해보자.

3.메인 버스를 적극 활용하자.

4.목표를 하나 정하면 거기에만 집중하자.

5.다이소를 만들자.

6.힘들면 일기를 쓰고 잠시 쉬다오자.

7.마음에 여유를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