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이지 않은 자들을 위한 우주' 中)

씨 오브 스타즈. 자기들 말로는 크로노 트리거에 큰 영향을 받은 고전 jrpg의 현대적 해석이래요. 

근데 평가들을 보면 좀 미묘한 단어들이 보이더군요. '구식 JRPG의 불편함에서 탈출하려고 노력했다' 라느니... 사실 전 이런 평가를 받으면서 튀어나온 게임 치고 잘 된 경우를 못봤거든요. 요즘 그냥 일반적인 JRPG게임들 보면 편의성 다 탑재해서 나오는데 말이죠. 지도 없이 똑같은 길을 몇십번씩 헤매게 의도하지도 않고, 엄청난 레벨노가다를 강요하지도 않고, 이번 파트에서 성장할 만큼 성장했다 라는 것을 플레이어에게 자연스럽게 체감시키려고 노력도 하고, 몇 시간씩의 플레이가 날아가지 않도록 전투에서 패배하면 '이번 전투에서 다시 시작'따위의 옵션을 넣어주는 경우도 많고. 최근작들은 제 기억에 특정 던전 내부 이런 수준 아닌 다음에야 상시저장도 가능했던 것 같은데, 뭐가 더 얼마나 불편하다고 아직도 타도 JRPG를 외치는 걸까. 반복전투를 지양..? 반복에 의한 스펙업이 단어만으로는 고리타분해보일지 몰라도 사실 rpg게임을 재밌게 만들어주는 핵심요소 중 하나 아닌가요...? 난 이해를 못하겠어. 꼭 장르의 근본을 해치려 들더라구요.

얼마 전, 정말 더럽게 재미 없어서 때려치웠던 체인드 에코즈가 떠올라요. 마침 양키센스 rpg게임이라는 점도 같죠. 공허한 맵과 마을은 심심하고, 반복전투를 거의 배제한 대신 매 전투 이것저것 신경쓰도록 jrpg보스전의 테이스트를 넣어놨더니 오히려 피곤하기만 했던 게임성, 밋밋한 캐릭터, 박진감 없이 심심한 스토리, 이런 요소들 때문에 캐릭터에 정이 들지도 않고, 야리코미스러운 성장치의 목표를 잡을 수도 없고,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서 모든 것을 다 참고 진행할 수도 없었던 기억이에요. 씨 오브 스타즈가 나오고 나니, 결국 이 게임도 체인즈 에코즈같은 노선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스멀스멀 올라오더군요. 

그래도 어딘가에서 본 평가로는 저랑 비슷하게 체인드 에코즈를 밋밋하다고 생각했지만 씨 오브 스타즈는 달랐다는 말도 있고, 크로노 트리거를 착실하게 따라가려 노력했다는 말도 있어서 사실상 걱정 반 기대 반이네요. 주말에 엑박패스 결제하고 플레이해봐야지. 

JRPG가 고쳐야 할 점 10가지 따위를 운운하면서 장르를 가져다가 히오스로 만들어버리는 양키새끼덜... 이번에도 똑같은 짓을 해놨으면 용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