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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합작] Side Effect - 10(完)모바일에서 작성

아이아닌아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1 01:27:56
조회 197 추천 6 댓글 5
														

신사의 나라.
이 나라가 그렇게 불리던 것은 이제는 먼 옛날의 이야기.
지금은 제국의 영광을 뒤로한 채 빅벤만이 홀로 남아 이곳을 쓸쓸히 지키고 있다.

그래. 이곳은 홈즈의 고향이자 나의 제2의 고향. 영국이다.

나는 빅벤이 보이는 카페에 홀로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반대편에는 홀로 쓸쓸히 식어가는 커피 한잔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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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하루토는 결국 해독제를 먹었다.

짧은 비명소리 후 정적.

10초, 20초, 1분.

아무 소리도 없다.

나는 또 사고를 쳐버린걸까?




'똑똑'

노크를 해보았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문고리를 잡는다.

등골이 서늘하다.

방문을 열 자신이 없다.

앞에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

만약 다시 작아져있다면?

혹시 위독한 상황이라면?

한시라도 빨리 들어가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 몸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철컥'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진다.





'포옥'





이건......





------------


순전히 가설이었다.

성장이 가속되는 사춘기에 해독제를 먹으면 '에도가와 코난'을 넘어 '쿠도 신이치'로 돌아올거라는 가설.

그렇지만 단 한번도 실험해볼 수 없었기에 수백 수천번을 시뮬레이션 하였다. 이번에도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죽을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를 보고싶다는 일념으로 모든 상황을 가정해 약을 만들었다.

다행히 결과는 대성공.
마지막엔 행운의 여신이 나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





눈앞이 캄캄해진 그곳에서 느껴지는 것은 익숙한 감촉, 익숙한 냄새 그리고 약간은 허스키하지만 익숙한 말투.

"하이바라~ 생큐"

그렇다. 이곳은 그의 품이다.

"......나는......나는......."

"아무말도 하지마. 우리 지금은 그냥 이렇게 있자."

그의 말투는 너무도 따뜻하고 사랑스러워 나의 모든걸 감싸 안는다.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은 마치 지금을 위해서 존재했던 것 같다. 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지금 이 순간은 마치 정지해 버린것만 같다.

"돌아...온거야?"

"아아. 모두 다. 하루토였던 시절까지 전부 다 말이야. 드디어 머릿속 안개가 걷혔어"

참았던 눈물이 쏟아진다. 안도감에 긴장이 풀리고 재회했다는 행복감에 마음 속 감정이 솔직하게 표현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서로 포개져 있는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통하는 기분이다.

"하이바라. 나를 두번이나 살려주고, 또 10년 넘게 키워줘서 고마워"

"...나는.. 훌쩍.... 그럴.... 자격이......"

"충분해. 나는 너 덕분에 지금 이렇게 살아있어."

나는 그의 인생에 너무나도 많은 우여곡절을 선사하였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나에게 고맙다고 한다. 그의 품은 정말 따뜻하다.






그렇게 10분 정도 흘렀을까. 안긴 채로 혼자 눈물을 흘린 것이 괜히 머쓱해 그를 노려보며 한마디 한다.

"그리고 나 이제 하이바라 아니거든?"

"하하하 미안미안. 습관이 되버려서~ 그럼..."

"...."

그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내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시호, 기다리게 해서 미안. 10년 넘게 걸렸지만... 다녀왔습니다."

"다정하게 불러주는거 기분 좋아"

"대답은?"

"어서오세요 신이치군."









------------

우리는 감정을 추스르고 바로 아가사 박사님 댁으로 갔다. 박사님은 우리를 보더니 부둥켜 안고 우신다.

"다행이야. 다행이야"

어느덧 나이가 드신 박사님을 본 그는 말을 잃었다. 코끝이 찡하다.



그 다음은 그의 부모님. 신이치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를 보고 그의 부모님은 바로 나를 노려보신다. 면목이 없다.

"죄송합니다"

이 저택에서는 역시 고개를 들 수 없다. 하지만 이내 그의 어머니는 활짝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신다.

"과정이 어찌됐든 결과가 좋으니까. 축하해 시호"

무엇을 축하한다는 걸까. 뒤늦게 볼이 빨개지는걸 느끼지만 말할 수 없다. 나는 그저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답할 뿐이다.




우리는 바로 쿠도저택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 곳에서는 무릎을 꿇은 기억밖에 없는데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니 새삼 따뜻한 공간이다. 이제서야 이 집 곳곳에 서려있는 그의 추억과 애정이 눈에 들어온다.

식사 자리는 화기애애하다. 최근 몇년동안 이렇게 근심 없이 식사한 적이 있었던가. 항상 마음을 졸이며 말조심 하던 것과 달리 마음 놓고 웃으면서 식사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식사가 모두 끝난 후 티타임.

우리는 약속한 듯이 눈을 마주치며 손을 잡는다.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내 손보다 한참 작았는데, 이제는 내 손보다 훌쩍 커진게 낯설다. 그렇지만 그런 그의 손을 잡으면 나도 모르게 의지하게 된다.

우리는 준비한 얘기를 꺼낸다.

"저희 영국으로 갈까 해요"

다들 놀라시는 눈치다.

"누가 쿠도 신이치를 사망처리 해버리셔서"

그는 머쓱해하는 그의 아버지를 놀리듯이 쳐다본 후 말을 이어나간다.

"제가 갑자기 나타난 지금 이 상황에서 역시 베이커가에 더 머물수는 없어요.
절차가 복잡하겠지만 어차피 떠나야 한다면 영국으로 가보고 싶어요. 홈즈의 고향이자 시호의 고향으로요."

그의 부모님과 박사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신다.






----------

영국의 봄은 일본과는 사뭇 다르다.
한낮에는 피부를 쪼는 듯한 태양볕이 내리쬐지만 저녁이 되면 살을 에는 바람이 불어 코트가 필수이다.

런던의 거리는 수백년 된 건물들로 이루어져있어 고즈넉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든다. 키가 작은 건물들 뒤로 청아한 하늘이 걸려있는 것도 매력이다. 수백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킨 템즈강과 빅벤은 그 자체로 황홀하다.
그렇지만 빅벤 옆에서 화려한 불빛을 뿜어내는 런던아이는 이색적이고, 그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보고 맥주와 감자튀김을 먹으며 저녁 시간을 즐긴다.

그렇게 과거와 현재는 서로 어우러져 계속 흐르고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빅벤이 보이는 카페에 홀로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반대편에는 식어가는 한잔의 커피만 있을뿐 커피의 주인은 없다.

"미안미안. 사건이 생겨서"

"또또 그놈의 사건. 역시 사신"

"살인이 아니고 도둑을 잡고 온거야. 그것보다도 사신이라고 하지 말라고~"

"어쨌든 저는 안중에도 없는 거네요. 어쩔 수 없죠. 레이디도 아닌 아줌마는 기다릴 수 밖에요"

'쪽~'

"이렇게 이쁜 아줌마가 세상에 어딨어 히히"

갑작스런 뽀뽀라니 반칙이다.

"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어..어...? 어디가?"

"나는 그렇게 애교로 넘어가려는 연하남 별로라고!"

붉어진 볼을 숨기려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빠르게 걸어간다.





"시 호 ♡"

어느샌가 뒤따라 온 그는 백허그를 하며 달콤하게 내 이름을 부른다.

분하다. 이렇게 이름이 불리는 것만으로 설레다니.

하이바라 시절부터 한번도 밀린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그를 당할 수가 없다. 그의 천연덕스러운 표정을 보면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이것도 반한 사람의 약점이라면 약점일까.

분하다. 분하지만 기쁘다.


"애교로 넘어가는거 딱 질색이야"

"그렇다기엔 볼이 너무 빨간데"

"뭐라는거야"

"우리 이제 솔직해지자구 하하하"


그렇게 우리는 티격태격하다가 다시 손을 잡고 런던 저녁 거리를 걷는다. 런던 저녁의 노을은 너무 아름다워서 마치 꿈속 한장면에 들어와 있는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옆을 돌아보면 꿈이 아님을 깨닫고 미소를 짓는다.

맞잡은 손은 이내 깍지를 끼고 내 머리는 그의 어깨에 기댄다.

"고마워"

나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가 나온다.
갸우뚱하던 그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한다.

"이제 평생 고마울 일이 많을텐데 벌써 그러면 어떡하지~"

"꼬맹이가 한마디를 안지네"

"꼬맹이인 코난한테 반한 하이바라씨는 누구시더라?"

"윽.."

얄미운 남자.

그렇지만 내 모든 걸 알고 있고, 내 모든 걸 맡길 수 있는 남자.







"있잖아 시호"

"응?"

"우리 이제 행복하자"

"응!"






End.










#######

역시 엔딩 맛집은 어렵군하ㅜ

끝까지 읽어준 코붕이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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