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문명의 척도, 또 하나

유지군(220.87) 2018.05.03 12:28:07
조회 187 추천 5 댓글 0
														

제 아무리 사사건건 反日하는 사람이라도 日本을 여행해, 건축물이나 정원을 보면 경탄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또한 人間의 본능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7백만 한국인 訪日관광객이란 보도는 사실상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곳을 두고 멀리 나가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할 일이다.


그런고로 옛날에도 日本을 방문했던 많은 이들은 고고하면서도 아려한, 휘황찬란한 아름다움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중에 1860, 61년에 연거푸 방일했던 영국인 식물학자 로버트 포춘은 이런 기록을 남겼다.


<이 광활한 도시는 에도만에 인접해 있어, 멀리 수평선과 맞닿아 있는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곳곳에서 정원을 찾아볼 수 있으며, 상수리나무와 소나무 등 상록교목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다>


<어딜 가나 하나같이 아주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다. 나그네가 쉬어가는 찻집에도 뒤뜰과 물고기가 노니는 연못이 있다>


이 발언으로 유추하면 당시의 日本人들은 정원과 花卉 가꾸기를 일상처럼 여기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거기에다 19세기는 태평양전쟁 이전이다. 도시가 초토화되고 8만이나 안타깝게 희생된 東京 대공습 이전이니, 온전히 꽃피워진 에도의 아름다움에 이방인의 눈이 어찌 형형히 빛나지 않으랴.

기록을 보면, 江戸막부의 権現으로 추앙받는 徳川家康가 화훼에도 열을 올려, 에도성 내의 2만평의 대지에 꽃밭을 만들어 미관을 즐겼다는데, 2대 쇼군 德川秀忠3德川家光도 영향을 받아 화훼는 물론이고 분재까지 심취했다고 한다.

그러니 당시의 에도는 화훼 가꾸기가 유행처럼 번져 버릴 수밖에.^^


정원이 딸린 다이묘의 거대한 저택은 말할 것도 없고, ‘나가야(長屋)’에 사는 일반 소시민들은 정원을 만들 수 없으니 아예 분재와 화초를 가꿔 현관 앞이나 방안에 두어 아름다움을 감상했던 것이다.(그 풍속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日本都市의 골목마다 집 앞에 놓인 花草의 정경은 그지없이 우아하다)

그야말로 위정자와 백성이 똘똘 뭉쳐 꽃과 나무를 통해 도시의 미관을 아려하게 꾸민 셈이었는데, 그 절정은 8대 쇼군 德川吉宗였다.


그는 수천 그루의 벚꽃 나무 묘목을 에도 곳곳에 심어 민중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요시와라 유곽에서는 매년 벚꽃 축제를 기획해 봄이면 에도성 전체가 들썩거렸다.

그런 까닭에 유럽인들이 에도를 방문하면 그 찬연한 아름다움 앞에서 할 말을 잊어버릴 정도로 깊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포춘의 이런 형언은 과언도 아니고 무리도 아니었다.


<산골짜기와 나무가 우거진 언덕, 고즈넉한 길 양쪽으로 쭉쭉 뻗은 가로수, 여기에 상록교목의 울타리가 어우러져 있다. 아마, 이 세상 그 어떤 도시도 이보다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日本人들의 문화의식과 심미안 그리고 민도는 인류의 진화에 있어서 최고의 단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 근저에는 화훼를 음미할 수 있는 높은 문명이 도도히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왜냐하면 화훼 가꾸기야말로 하나의 문명 척도일 테니.^^

  


추천 비추천

5

고정닉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1085 메이지유신시대때도 정부의 관리밖의 구역이 있었나요? ㅇㅇ(175.209) 04.17 31 0
1084 책사풍후 굿즈 광개토 키링 출시 책사풍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1 24 0
1083 책사풍후가 다시 만든 쇼군토탈워 2 겐페이 합전 오프닝 원의경源義經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26 0
1080 한국사서는 전쟁으로 많이 소실 되었는데... 관통사(119.198) 23.03.10 180 0
1078 일본사에 관심이 많은데 추천하는 책 있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1 182 0
1077 살다보면 느낀다 [1] ㅇㅇ(112.152) 22.12.19 252 0
1074 일본 전국시대 전투할때 ㅇㅇ(220.117) 22.08.05 318 0
1072 시로메시 수행승しろめし修行僧 [1] 유지군(49.170) 22.05.15 545 11
1071 에도막부군 계급좀 알려주실분 있나요? .;.(182.219) 22.03.27 366 0
1070 이거 답 아시는 분 [1] ㅇㅇ(49.171) 22.01.02 548 0
1069 대망 읽는 중인데 고슈 신슈가 어디에요? [1] 프나야행복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9 526 0
1066 <빵과 스프와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パンとスープとネコ日和> 유지군(49.170) 21.11.07 455 5
560 젠禅 유지군(49.170) 21.08.21 631 8
549 기리/하지 유지군(49.170) 21.07.17 916 8
544 바람의 검심 더 비기닝과 쿠사카 겐즈이 유지군(115.91) 21.05.26 655 11
542 우와나리우치後妻打ち 유지군(115.91) 21.05.03 622 8
540 아케치 히로코明智煕子와 야오야 오시치八百屋お七(2) 유지군(115.91) 21.03.25 537 8
539 아케치 히로코明智煕子와 야오야 오시치八百屋お七(1) 유지군(115.91) 21.03.25 608 8
532 "남친 성폭력하는 거라고" 사유리가 미혼모 된 이유 os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27 326 5
518 항공모함 이부키空母いぶき와 군인의 귀감 [1] 유지군(220.87) 20.08.14 943 13
513 아베 총리대신, 도쿠가와 나이후 그리고 다나카 가쿠에이 선생(2) [3] 유지군(220.87) 20.07.04 496 8
512 아베 총리대신, 도쿠가와 나이후 그리고 다나카 가쿠에이 선생(1) 유지군(220.87) 20.07.04 360 8
510 6월 23일, 류큐, 오키나와를 생각합니다. 많이 사랑합니다. 유지군(220.87) 20.06.23 318 13
507 재밌고 유명한 일본역사소설 있음? [3] ㅇㅇ(106.102) 20.06.19 596 0
506 루~타이완익스프레스路(ルウ)~台湾エクスプレス 유지군(119.75) 20.06.07 175 8
504 쉽게 읽을만한 일본 역사서 추천점 [1] ㅇㅇ(113.131) 20.06.03 295 0
503 人生の扉 유지군(220.87) 20.05.27 416 11
498 행렬의 여신~라면 서유기와 다양성의 관점(2) 유지군(119.75) 20.05.16 245 5
497 행렬의 여신~라면 서유기와 다양성의 관점(1) 유지군(119.75) 20.05.16 1050 8
494 <기린이 온다>와 시대를 만드는 강렬한 개인들(2) [2] 유지군(27.116) 20.05.10 374 5
493 <기린이 온다>와 시대를 만드는 강렬한 개인들(1) 유지군(27.116) 20.05.10 254 8
492 <행복의 노란 손수건>과 이인삼각의 스테이 홈(2) 유지군(220.87) 20.05.01 288 8
491 <행복의 노란 손수건>과 이인삼각의 스테이 홈(1) 유지군(220.87) 20.05.01 206 8
490 좋아요 히카루 겐지군과 헤이안시대(2) 유지군(220.87) 20.04.25 303 8
489 좋아요 히카루 겐지군과 헤이안시대(1) 유지군(220.87) 20.04.25 632 8
487 <불모지대>의 이키 타다시가 보여준 인간형 유지군(220.87) 20.04.23 587 5
485 오늘의 네코무라씨 유지군(175.208) 20.04.12 423 13
482 소중한 사람의 일상을 지키다, 바람의 검심 히무라 켄신 유지군(119.75) 20.04.04 289 13
481 쿠로이다 고로님께 보내는 편지 [1] 유지군(220.87) 20.03.21 338 15
480 양이결행과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의 디테일(3) [3] 유지군(220.87) 20.03.07 288 8
479 양이결행과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의 디테일(2) [1] 유지군(220.87) 20.03.07 214 5
478 양이결행과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의 디테일(1) [1] 유지군(220.87) 20.03.07 214 5
477 형사와 검사의 역설, 문제는 디테일이다!(2) [2] 유지군(220.87) 20.02.29 283 8
476 형사와 검사의 역설, 문제는 디테일이다!(1) 유지군(220.87) 20.02.29 215 5
475 우한폐렴을 토벌시킬 마쓰모토 쇼엔의 역설(2) [2] 유지군(220.87) 20.02.22 322 11
474 우한폐렴을 토벌시킬 마쓰모토 쇼엔의 역설(1) 유지군(220.87) 20.02.22 261 11
473 하무라 아키라가 보여준 日本人의 모노즈쿠리(3) 유지군(211.251) 20.02.15 221 5
472 하무라 아키라가 보여준 日本人의 모노즈쿠리(2) 유지군(211.251) 20.02.15 195 5
471 하무라 아키라가 보여준 日本人의 모노즈쿠리(1) 유지군(211.251) 20.02.15 329 5
470 오늘밤 코노지에서 우물 바깥의 분들과 한 잔(2) [4] 유지군(119.75) 20.02.09 253 1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