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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시구레(大阪しぐれ)

유지군(220.87) 2018.09.11 14:44:23
조회 607 추천 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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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이면 제법 가을 기운이 느껴집니다. 지독했던 폭염도 마침내 세월의 뒤꼍으로 사라지는군요. 워낙에 엄청났던 더위라 언제 끝날까 싶었는데 역시 계절은 바뀌기 마련입니다.^^


이른 아침에 창문을 열고 기지개를 켜다 보니, 서늘한 가을 기운에 문득 노래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오사카 시구레大阪しぐれ>입니다. 그러니까 오사카 가을비라고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


8, 그 엄청난 폭염 속에서 오사카와 교토를 중심으로 간사이 주유를 했으니 목전에 다가온 가을을 느끼면서 다시금 오사카 정경이 눈앞을 스쳐 갔는데요, 그 순간 불현듯 그 노래가 생각난 겁니다.

엔가(演歌)입니다. 소생이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는 곡 중의 하나인지라 문득 생각난 것일까요.^^ 비가 오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여하튼 생각난 김에 유튜브를 검색해 떡하니 大阪しぐれ를 들으면서 출근 준비를 합니다. 모처럼 들으니 절로 허밍이 나옵니다.


왜 그 노래가 아침부터 기억의 저편에서 불쑥 떠올랐을까. 으아,^^ 미스터리입니다. 물론 금방 풀었습니다. 오사카가 노래 제목과 노랫말의 주요한 매개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역시 소생은 오사카를 좋아하고 있는 겁니다. 애지중지 여기는 교토와는 다른 정서 같습니다.^^

혹시 그 노래가 궁금하신 분이라면 한 번 찾아서 들어보십시오. 뭔가 이국의 정취 같으면서도 익숙한 감성의 흐름을 느낄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예술이란 보편의 감동을 구하는 법이라, 이를테면 어디에서 보든 석양의 감동은 같으니까요.^^ 하여 이번 여행기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오사카 시구레>를 들으며 오사카에 대해 언설을 풀어 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소생처럼 오사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지, 한국인들이 참 많이 찾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워낙 한국 여행객이 많다 보니 혐한도 상당하다는 말이 들리기도 했는데, 아서라, 고래로 오사카는 상인들의 도시였습니다. 상도(商道)가 지금도 살아 있는데, 극히 만무방이 아닌 담에야 상인들은 사람을 국적 가지고 차별하지 않습니다.

패악무도하고 무례하다면 그것이 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하겠지만요. 그것이 오사카의 商道이지요. 물론 소생과 소생의 사랑하는 가족은 전혀 차별의 낌새의 낌도 느끼지 못했고요.

  

오사카는 예전에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거대 도시입니다. 갈 때마다 실감합니다. ,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야 도쿄보다 떨어지지만, 여전히 지역 내 총생산이 호주 전체와 맞먹을 정도로 큽니다.

실상 역사적으로도 도쿄보다 먼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어요. 자그마치 1500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상인들의 힘이 셌습니다. 더욱이 다이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정착한 뒤로 오사카는 휘황찬란해졌고요. 오사카 메갈로폴리스의 형성이지요.

  

다이코 히데요시가 오다 우후 노부나가의 아즈치 성을 능가할 오사카 성을 건축할 때부터 오사카의 활력이 시작되었는데요.

물론 아케치 휴가노카미 미쓰히데의 <혼노지의 변>으로 전소되기 이전에는 아즈치 성이 가히 日本을 대표하는 성이었습니다. <일본사>를 집필했던 포루투갈인 프로이스(1532-1597)는 당시의 아즈치성에 대해 이렇게 격찬했을 정도이니까요.

  

<고대 바빌론의 높은 탑을 방불케하는 웅장함에다 유럽의 어떤 성과 비교해봐도 훨씬 기품이 넘치고 장대한 건축물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더 이상 도달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완성도다!>

  

히데요시는 이런 아즈치 성을 능가하려는 포부를 가졌답니다. 다이묘 출신이 아니기에 그의 야망은 가히 럭비공처럼 튀었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아무튼 그는 거상들에게 갖가지 혜택을 주면서까지 오사카로 이주시켰고 천하의 모든 물산이 유통될 수 있는 도시로 만들려 했습니다. 다이묘 출신이 아니기에 히데요시는 돈의 무궁한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상업의 활로, 무역 등 제반의 경제적 포부를 거대하게 품었습니다.

  

그런 포부가 오사카 성 완공과 더불어 뜨겁게 실현되어 나갔습니다. 돈과 물자가 유통되니 상인들은 모여들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래서 오사카는 日本経済의 중심이 되어 갔답니다. '천하의 부엌' 혹은 '천하의 창고'로 불렸을 정도이니까요.

  

일례로 19세기 전반만 해도 오사카에 각 번의 물류창고가 120여 개가 넘었답니다. 쌀을 비롯한 특산품 등 돈이 될 만한 물자라면 뭐든지 항만을 통해 힘차게 드나들었어요. 이른바 선물거래도 성행했고요.

교통요충지로서 수륙교통이 매우 용이하여, 운하망이 크게 발전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에도시대부터 내려오는 '오사카 팔백팔 다리'라는 말이 이를 역설합니다.

  

오사카는 물의 도시라 말할 수 있지만, 그 물은 1970년 만국박람회처럼 출렁이고 도도한 격류처럼 앞으로 나아갑니다. 호수와 같은 침정의 물이 아니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와 같습니다. 오사카는 그 위에서 굳건히 존재하고 있는 겁니다.

더욱이 오고쇼(大御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오사카 성 공격 때 더없이 아름답게 산화해 간 사나다 유키무라(真田幸村)의 스토리가 오사카 성과 함께 영원히 남아 있을 수밖에 없어, 오사카의 존재감은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활력과 열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뭐든 새치름히 꾸미지 않습니다. 한신타이거즈의 응원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거나, 고시엔의 열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간사이를 여행할 때, 오사카와 교토를 씽씽 왔다, 갔다, 하면 즐거움은 배가되기 마련인데요, 예컨대 도톤보리의 거리처럼 격상된 즐거움 같은 것이고요, 거기엔 증오가 넘실거릴 여지가 없습니다. 심지어 양키(ヤンキー불량소년,불량소녀를 일컫는 속어)도 나름대로 룰을 준수합니다.

아주 오래전 길거리 구석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태우며 껌을 질겅질겅 씹는 양키에게 소생이 호텔을 안내받은 기억도 어제처럼 풋풋합니다.^^

  

이때, 오사카는 거대한 바다뿐만 아니라, 싱그럽고 푸른 녹지까지 껴안은 친숙한 메갈로폴리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에 오사카로 가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쯤 그 활력의 원천을 거리 구석구석에서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어딘가 구도자적 아름다움의 교토와는 다른, 오사카 상인의 시정적 아름다움을 북적거리고 떠들썩한 도중에 발견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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