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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했습니다!

유지군(220.87) 2018.09.13 14:06:15
조회 313 추천 5 댓글 0
														


<타카네놓나> 8화의 한 장면9출처:네이버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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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채널J에서 방영된 <타카네노하나高嶺> 8화를 보셨습니까? 같은 날 日本에선 10화가 방영되었겠는데요, 현지에선 지난 6화의 시청률이 아쉽게도 대폭 떨어졌다가 7, 8화에서 다시 급상승했는데요, 9화도 엄청 높게 나와 역주행 했답니다. 10화의 시청률이 어떻게 나왔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시청률의 추이를 보고 이런 역주행이 가능한가, 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리실 분들도 없지는 않을 텐데요, 소생은 감히 단언합니다. 가능합니다. 정말로 역주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 또한 8화를 시청하면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8, 말미에서 소생은 그만 전율까지 느끼며 눈물을 왈칵 쏟고 말았는데요, 아아, 이거 정말 대단합니다.

무엇보다 각본가 노지마 신지(野島伸司)의 사랑에 대한 통찰력, 그 은유의 대사에 소생의 팔뚝에는 소름마저 돋았습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해 토로하는 모모의 모습에 그만 넋을 놓을 정도였습니다.

  

모모로 분한 이시하라 사토미(石原さとみ)씨의 연기는 정말 압권입니다. 그 아름다운 모습과 더불어 뿌상에게 안겨서(이걸 오히메사마닷코おひめさまだっこ라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공주님 안기가 되겠습니다. 남자가 여성을 가로로 들어 올려 하는 포옹 같은 것이지요.^^) 조용히 되뇌는 사랑의 고백…… 아름답다, 라는 것은 이 모습을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우아하고 아려할 정도로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8화의 스토리를 얘기할 수는 없지만, 미처 보지 못하신 분들 중에 정말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사색하고 싶으신 분들은 오늘밤 채널J에서 재방영을 하니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정말로 사랑의 의미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정말 최고의 장면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말미에서 뿌상의 오히메사마닷코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명장면이며, 그때 오가는 두 사람의 대화는 사랑의 정수(精髓)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타카네노하나>를 지금까지 쭉 지켜보신 분들이라면 모모는 예술지상주의(藝術至上主義)를 구축한 카도오가(花道家)임을 모르시진 않으실 텐데요, 구도자적 예술의 경지를 획득하기 위해 뿌상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의 소리가, 그 이면의 마음이 8화의 말미에서 애절하도록 표현됩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예술 이전의 인간의 본마음임을 노지마 신지가 처연하면서도 통렬한 메시지로 TV너머 우리에게 전해준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예술 이전의 사랑…… 그것에 번민하면서도 구도의 길을 포기할 수 없는 예술가의 에고이즘(egoism)내면의 갈등과 긴장. 더없는 갈망. 그 처절한 열망의 갈구 속에서 뿌상이 보이는 무아(無我)의 사랑…….

  

결국 모모의 에고이즘 이면은 사랑의 갈구에 있는 것임을 소생이 번쩍 깨닫게 된 순간, 눈물이 쏟아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모모는 정말로 예술 이전의 사랑을 그 무엇보다 절실히 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모모의 에고이즘은 결코 무아와 상반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모모는 강박과 허울의 희생양()일지도 모릅니다.
냉철하면서도 극한의 에고이즘에 젖어 있는 츠키시마 유파의 이에모토(家元)한테 그녀는 '당주 습직'의 재물에 불과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 해답은 앞으로의 9화와 10화에서 찾아지겠지요.
 
요컨대 당주 습직에 매달려 있게 된 모모이지만, 그녀의 이면 한 구석에서 오롯이 잉태되어 생명의 숨결처럼 갈망했던 건 역시 보편의 사랑. 누군가가 누군가를 아끼고 배려하고, 아낌과 배려를 받은 이상으로 또 배려하고 아끼는…… 사랑, 그 사랑을 숨결처럼 간절히 갈망했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사랑, 사랑입니다. 사랑이 곧 인간의 존재 근거이니까요.   
결국 모모는 보편의 사랑을 절실히 갈구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이를테면 755년 당시 덴뾰오쇼호(天平勝室) 7년에 무사시 지방(지금의 요코하마 시 부근)에 살던 '모노노베노 마네'라는 분의 보편적 사랑 같은 것 말입니다. 알레고리가 되겠지만 얘기해 보겠습니다.
 
그분은 당시 사키모리(防人 요지를 수비해야 되는 병사)로 선출되어, 군역을 다하기 위해 멀리 쓰쿠시까지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3년간 그곳에서 군 생활을 해야 하니, 처자와는 생이별이 된 셈입니다.
 
마네와 그 부인은 얼마나 애절했겠습니까? 허나 사키모리로 뽑힌 이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모노노베노는 자신의 절절한 심경을 노래로 지어 아내에게 바쳤습니다.
 
화로에 갈대 불 지폈어도 즐거웠던 삶을
쓰쿠시에 닿아서는 그리워만 할지 몰라
 
그러자 아내 오토메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화답하였지요.
 
풀섶에 딩굴며 자다 옷끈 끊어지면
제 손이라 여기고 꿰매세요, 이 바늘 가지시고 
 

 

장작도 없이 갈대로 불을 지피는 생활이 뭐가 그리 즐겁겠습니까? 그러나 처자와 생이별을 해야 하는 모노노베노는 그 가난한 생활마저 그리울 것이라며 눈물짓고, 그런 남편에게 바늘을 건네며 이것을 자신의 손으로 여겨달라며 안타까워하는 오토메의 노래는 사랑의 본질과도 닿아 있는 아낌과 배려의 현장과도 같습니다.

  

바로 이것이 사랑의 본질입니다. 모모는 뿌상에게 안겨서 말합니다. “내 사랑은 너무나 깊고 절실해서 감당할 남자가 없었다."라고.

그래서 모모에겐 모노노베노와 오토메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바늘을 자신의 손으로 여길 수 있을 정도의 교감과 배려가 너무나 절실한 것입니다.

  

모모는 예술 이전의 사랑이었습니다. 그 점을 깨닫는 순간 소생 또한 뿌상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눈물은 뺨 위로 흘러내렸고 그 순간 사랑은 세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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