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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홍보실

유지군(220.87) 2019.01.11 11:24:23
조회 355 추천 11 댓글 3
														


<하늘을 나는 홍보실> 포스터(출처:네이버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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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부작으로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로 내러티브가 잘 짜여 있고 출연진들의 연기가 일품이며, 상당히 민감한 테마임에도 不偏不黨의 관점으로 현실을 통찰한 드라마가 있다.

정말 경탄을 아낄 수 없는, 대단히 뛰어난 발군의 작품. 바로 2013년 작, TBS 제작의 <하늘을 나는 홍보실空飛広報室>이다.

同名小說이 원작이다. 작가는 아리카와 히로(有川浩). 한국에도 번역 소개되어 호평 받은 바 있는 <도서관전쟁図書館戦争> <프리터, 집을 사다フリーター> 등의 작가다. 2011년 독자들이 뽑은 가장 사랑하는 여성작가로 선정되는 기염도 내뿜었다.

여기에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감독은 도이 노부히로(土井裕泰)씨다.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막강한 연출력을 구비한 감독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いまいにゆきます>, 드라마로는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げるはだが>의 감독이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면 출연진은 어떨까? 超豪華 군단이다. 아라가키 유이(新垣結衣), 아야노 고(綾野剛), 시바타 쿄헤이(柴田恭兵), 카나메 준(要潤), 무로 츠요시(室剛), 미즈노 미키(水野美紀)씨 등 연기에 있어서는 한가락하는 배우들이 올해 방영되는 NHK대하드라마 <이다텐 -도쿄 올림픽 이야기-いだてん -東京オリムピック->만큼은 아니지만 거리낌 없이 포진되어 있다.

탁월한 원작의 내러티브에다 절묘한 연출력의 감독 그리고 쟁쟁한 연기자들이 참여했으니 가슴이 시원해지는 재미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감동이 없었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했을 테다.

그것만이 아니다. 이 작품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은 민감한 사안을 회피하지 않고 각 캐릭터의 시선을 통해 <각각의 현실>을 균형 있게 묘사했다는 데에도 있다. 덕분에 좌파와 우파의 관점에서 일정한 거리를 둠으로써 동일시(同一視)와 이화(異化)의 밸런스를 갖추었다.(이 점은 시청자의 성찰과 통찰을 유도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이 작품의 메인 소재는 자위대(自衛隊), 더 정확히는 항공자위대(航空自衛隊). 아야노 고씨가 연기한 소라이 다이스케는 공자(空自)의 자위관이다. 원래는 파일럿이었으나 교통사고 후유증 끝에 항공면허가 취소되어 홍보실에 근무하고 있는 케이스다.

아라가키 유이가 열연한 캐릭터 이나바 리카는 열렬한 행동을 마다하지 않는 열혈전사(熱血戰士) 같은 TV 보도국 출신의 기자다. 저돌적 기자답게 물불 가라지 않는 덕택에 좌천되어 현재는 정보국에 소속되어 있으나 언제든 보도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야골몰(晝夜汨沒)하고 있다.

이런 설정의 두 캐릭터가 만난다. 첫 만남부터 심상치 않다. 이나바는 소라이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자위대보다 민간 항공사에 근무하는 것이 이름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요?”

더 나아가 파일럿의 24시를 취재해 달라는 소라이의 제안에 이나바는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자신의 견해도 가감 없이 표명한다.

어차피 전투기는 사람을 죽이기 위한 기계잖아요. 그런 거에 타고 싶어 하다니…….”

여기에 소라이는 불같이 화를 낸다.(마치 좌우파의 격렬한 이념 충돌 같다.) 이렇게 부딪친 두 사람에게서 점차 싹트는 연정의 향방 또한 매우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성찰과 통찰은 깊은 실재감을 보인다. 다시 말해 자위대를 바라보는 日本社會의 시각과 항공자위대의 디테일한 묘사가 굉장히 충실함으로써 두 캐릭터를 허구의 경계 밖으로 이끌어냈던 것이다. 그래서 극중 현실감은 단연 높았다. 두 캐릭터의 입체감이 생생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홍보실 각 캐릭터들의 방계 갈등(傍系葛藤)과 해소를 매 화 적절히 그려내 드라마의 구조 또한 튼실하게 구축시킨 것은 무엇보다 큰 미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테면 미즈노 미키씨가 연기한 여성자위관 유즈키 노리코의 남녀 차이를 극복하고자 혼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러하다. 사실 군대, 라는 특수 조직에 비춰보면 이것은 자위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나라의 군대이든 남녀간의 차이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녀는 차이가 차별로 전화되는 것에 절망하며 이의 상쇄를 위해 전력투구한다.

그 일련의 과정에 현실은 강력히 표출된다. 실제로 자위대에 여성자위관이 채용된 것은 1967년부터였다. 발족된 지 15년이 지난 후였다. 간부자위관을 배출하는 방위대학교(防衛大学校)에 여성 생도가 입학하기 시작한 것도 1992년이었다.

물론 남성에 비해 체력적으로 열세인 여성들도 방위대학교에선 남성과 똑같이 훈련에 매진한다. 검도부인 유즈키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남성 생도에게 지지 않기 위해 매일 도장에서 죽도를 휘두른다. 육신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기백과 의지에 남녀의 차이란 없다. 예외를 두지 않는 그들의 불꽃 투혼에 카메라의 앵글 또한 비켜서지 않는다. 방위대학교에서 로케이션 된 시퀀스는 절절히 살아 움직인다.

그렇다고 갈등 해소에 따른 전개가 마냥 무겁지 않다. 아니, 유쾌하게 느껴질 정도로 쿨하다. 진지함 속에서도 유머는 일상의 부드러움처럼 탄력적으로 넘나든다. 홍보관 사기사카를 맡은 시바타 쿄헤이의 감초 연기는 압권이다. 그 중후한 목소리와 오히려 매치되는 오버 액션이 극의 윤활유로 작용한다. 그럴 땐 누구라도 시바타 쿄헤이에게서 <하게타카ハゲタカ>의 시바노 다케오를 떠올릴 순 없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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