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의당은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여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의 내홍이 점입가경이기에 정의당은 정치면에서 더욱더 설 자리가 없다. 그렇다고 현 상황이 무색무취인 것도 아니다. 최근 정의당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의 참패로 당지도부와 비례의원들의 책임론이 제기되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 발의를 추진했고, 당권자 937명의 유효서명을 받으며 지난 14일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통해 당원 총투표가 성사된 것이다. 그러나 총사퇴는 권고 사항이지, 강제성이 없다. 당연히 꿀 빠는 직업인 국회의원을 비례 5인이 순순히 내려놓을 일은 만무하다. 정의당의 ‘시빌워’가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재미있는 싸움 구경이 시작되었는데, 국민들은 더 이상 관심을 주지 않고 있다. 정의당 몰락의 가속화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정의당은 왜 몰락했는가?

이 화두를 정당의 포지션에서 접근하려고 한다. 정의당은 군소정당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진보 정치의 얼굴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작은 목소리지만, 때론 당당했기에 그들의 주장엔 힘이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소수 정당이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할 때에는 설득력이 있어서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지만, 정당이 커지면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서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여기서 정확한 판단은 국익이다. 이 국익을 위해서 소수를 버릴 줄 아는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이다. 말이 거칠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현실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보면 국익을 위해서는 군주는 선악을 초월해서 통찰해야 한다고 한다. 대표적인 좋은 예가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 FTA 체결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이 그 좋은 예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로부터 수많은 공격을 당했지만 지도자인 노무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하여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모든 정치적 행위는 훗날 역사가 평가한다. 그때 노무현 대통령의 올바른 결단이 없었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현실과 마주칠 뻔했다. 정당이 커지면 진보와 보수의 색은 옅어지고 이해관계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정의당은 당의 한 단계 진화를 원했다. 바로 국회의원 20인 이상의 ‘교섭단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성사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것을 위해 민주당과 물밑 협상을 하였고, 조국을 비호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글을 읽는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 알듯이 위성정당으로 민주당에 뒤통수 맞고, 국민에게는 심판을 받았다. 그리고 현재 점점 소멸의 길을 보는 듯하다.

정의당이 외연을 확장하려면, 본연의 컬러를 점진적으로 버리고 중도와 국익으로 가는 선택을 느리지만 조금씩 가주었어야 했는데, 욕심이 과한 결과라고 하겠다. 지금은 이도저도 아닌 당이 되었다.

그러면 이제 정의당에게 희망이 없는가?

그렇지는 않다. 아직 희망이 있다. 다행히 지금 대한민국에 최악의 빌런 이재명이 있지 않은가. 정의당이 소수 정당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퍼포먼스도 필요하다. 정의당 비례 전부는 검찰총장을 방문해서 이재명의 빠른 소환과 철저한 수사를 약속 받아라. 그리고 체포 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온다면 정의당은 당연히 가결할 것이라고 국민께 선포하면 된다. 그리고 김혜경 같은 악질 배임 범죄자에 대한 부실 수사와 영장 청구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규탄하면 된다. 국민들은 정의당의 정의로운 모습에 관심을 조금씩 가져 줄 것이다.

정치평론 9단(방구석)의 조언이니 새겨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