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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모노 프렌즈가 끝난지 아직 일주일이 안된 시점.

계림 님이 정리한 또다른 케모노 프렌즈. 그 이름은 보스 를 보고 감명을 받아서 글 하나 써보겠음.

위의 글에서 보스란 캐릭터를 통해 '진정한 프렌즈가 무엇인가'를 탐구했다면,

이 글에서는 서벌과 가방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프렌즈는 무엇을 할 수 있나'를 탐구해 보겠음.

참고로 이 글은 의도적으로 위의 링크 글의 말투와 형식을 '흉내'내었음.

이 글이 위의 글과 함께 케모노 프렌즈의 세 친구에 대한 탐구의 완성이 되길 바라는 개인적인 희망 때문임.

하지만 계림 님의 글 솜씨까지 '흉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음. 이 점이 가장 걱정됨.

따라서 댓글에 글 솜씨로 까는 것은 하지 말아줬으면 함. 슬프니까.

그치만 설정 오류 지적 등은 대환영.

그럼 시작해 보겠음.

* 작품의 결말과 관련된 많은 내용이 나오니 끝까지 감상하지 않았다면 뒤로가기를 누르는 것을 추천함

여행이 계속되며 대활약을 하는 가방이지만, 처음에 샌드스타에서 막 태어난 가방은 굉장히 무력했음.

자신의 정체성을 모르는 것은 물론, 불리한 신체능력 때문에 자존감도 매우 떨어졌음.

이때, 서벌이 해준 행동은 가방에게 큰 힘이 돼주었어.

서벌은 가방의 정체성을 함께 고민해 주었고,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길과 목표를 주었으며,

이름을 주었고,

풀이 죽었을 때 격려해 주고,

다른 프렌즈의 말에 반박해 주고,

가방이 기지를 발휘했을 땐 칭찬해 주었고,

마지막엔 여행을 함께 따라나서 주었어.

서벌은 이 행동들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했음.

놀라운건 서벌은 가방을 이 때 처음 만났다는 것임.

서벌이 가방을 긍정해 준 것은 어떤 근거가 있기 때문이 아님.

처음 만난 친구에 대한 무한한 신뢰일 뿐.

이것은 항상 옳은 행동이라곤 할 수 없으나, 아무나 할 수 없는 굉장한 행동임은 부정할 수 없어.

단언컨데, 작품내에서 이 정도가 가능한 프렌즈는 서벌 하나이며, 서벌이기에 가능했다고 봄.

1화의 서벌의 행동들을 가방이 어떻게 느꼈을까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임.

물론 그 때 이후로 여행을 통해 둘의 우정이 더 깊어졌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가방 입장에서 서벌은 당연히 '목숨을 버려서라도 구해야 하는 친구'인 거지.

케모노 프렌즈란 애니메이션의 메인 주인공은 가방이고, 스토리 자체도 가방이 여러 해프닝을 해결하면서 진행됨.

서벌은 그 옆에서 보조할 뿐임.

하지만 서벌이 없었어도 가방이 그렇게 활약할 수 있었을까.

나는 그건 절대로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해.

시간을 좀 이동해서 거대 세루리안에게서 가방을 구출하는 장면을 살펴볼께.

모든 프렌즈들이 가방을 위해 야생 해방을 하고 싸우게 돼.

그리고 서벌도 작품내 유일하게 이 장면에서 야생 해방을 하지. 눈이 빛나니까.

그런데 이 때 서벌은 꽤나 의외의 행동을 해.

다른 프렌즈들은 '아생 해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연적인 능력이 강화했어.

하지만 서벌은 야생 해방을 하고 종이 비행기를 날려.

그것도 불을 붙여서 말이지.

이 '불 붙은 종이 비행기 날리기'는 '서벌 캣'이라는 종(種)이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야.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리는 것도 어렵지만, 불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를 극복하는 것도 말이 안 되니까.

7화에서 박사와 조수는 카레 만드는데 엄청난 흥미를 보이지만 불 근처엔 가지도 못 하지.

이 '불 붙은 종이 비행기 날리기'는 단순한 '흉내'가 아니야.

꼬깃꼬깃 할지언정 비행기도 서벌이 직접 접은거고, 불도 의도적으로 서벌이 붙인거야.

즉, 서벌은 '서벌 캣'의 프렌즈임에도 '인간'의 행동을 해낸거야. 불에 대한 공포를 극복해가며...

왜 이렇게까지 한걸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해.

친구를 구해야 했으니까.

시간을 좀 되돌려 이번엔 가방이 서벌을 구할 때의 장면이야.

하마가 1화에 가방에게 했던 말이 있지.

"당신 헤엄칠 수 있나요? / 하늘은 날 수 있나여? / 발이 빠르다라던가?"

이 질문들에 대한 가방의 대답은 모두 "아니요" 였어.

하지만, 순서는 다르지만 가방은 서벌을 구하기 위해 위에 세 가지를 모두 실천했어.

나무 위를 전속력으로 달렸고,

밧줄에 의지해서 하늘을 날았고,

세룰리안의 몸 속을 필사적으로 헤엄쳤어.

가방은 자신의 기지로 할 수 있는 한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위의 세 가지를 해냈어.

무척 멋진 장면이지.

그런데... 사실 내가 진짜로 얘기하고 싶은 장면은 이 장면이 아니야.

위에 언급한 세 가지 행동을 하기 위해, 먼저 가방은 나무를 오르게 돼.

처음에 그냥 평범하게 오르려고 하지만 이전에 나무를 오를 때마다 그랬듯 미끄러지며 실패하지.

그러자 가방을 기지를 발휘해 가지를 붙잡아 가며 나무를 오르게 돼.

인간이 나무를 오를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야. 하지만 매우 느렸지.

그렇게 나무를 오르다 서벌을 보게 되고.. 이 정도 속도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

그리고 뭔가를 떠올린듯 

"먀먀먀-!!!" 라는 소리를 외치며 엄청난 속도로 나무를 오르지. 서벌이 늘 그랬듯.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건 인간이 나무를 오르는 방법이 아니야.

'불 붙은 종이 비행기 날리기'를 실행한 서벌과 마찬가지야.

'이 나무 타기' 방식은 인간이란 종(種)이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야.

인간의 신체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이 나무 타기'는 단순한 '흉내'가 아니야.

가방은 실제로 엄청난 속도로 나무를 오르는데 성공했으니까.

즉, 가방은 '인간'의 프렌즈임에도 '서벌 캣'의 행동을 해낸거야. 신체능력의 부족을 극복해가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걸까?

역시나 이유는 간단해.

친구를 구해야 했으니까.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지만 나는 이 때 가방이 '야생 해방'을 했다고 생각해.

서벌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

아쉽게도 나무를 오르는 내내 가방의 뒷모습만 보여주기 때문에 눈이 빛나는지는 확인이 불가능 해.

제작진이 의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여행내내 서로를 의지해 온 가방과 서벌이었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었어.

그게 자파리 파크의 규칙이니까.

서로를 의지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가방은 생각했어. "만약에 서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서벌은 생각했어. "만약에 가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에 대한 답을 얻은 둘은 서로의 빈자리를 메우고

무사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어.

종(種)의 한계를 초월해가며...

이런 기적이 가능했던 이유가 뭘까?

답은 같아.

친구를 구해야 했으니까.

이제 마지막이야.

프렌즈는 가방과 서벌만 있는게 아니지.

보스의 구조 요청에 프렌즈들은 모두 달려 와줬어.

누구는 "지도를 못 읽는다." 불평했고,

누구는 "밤눈이 어둡다." 불만을 토했지만

단 하나의 프렌즈도 빠짐 없이 모두 모여 주었어.

이유는?

뻔하지.

친구를 구해야 했으니까.

...

프렌즈가 되면 뭘 할 수 있어?

...

진정한 프렌즈(친구)는 서로에게 기적을 행할 수 있어.

그림출처 - https://twitter.com/M_hisashi (클릭해서 크게 보길 권장)

로봇은 자아를 각성해 스스로의 의지로 친구를 구했고,

동물은 지혜를 각성해 스스로의 슬기로 친구를 구했고,

인간은 능력을 각성해 스스로의 힘으로 친구를 구했고,

프렌즈들은 친구에 부름에 응하여...

모두 함께 친구를 구했다.

그리고 세 친구(프렌즈)들은 다시 한번 여행길에 오른다.

이번엔 다른 친구들도 함께.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