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일본발 엔터테인먼트가 다시금 '세계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버추얼 라이버, 소위 버튜버(VTuber) 분야이다.

홀로라이브 프로덕션의 대형 연례 행사인 'hololive SUPER EXPO 2024'와 'hololive 5th fes. Capture the Moment'가 2024년 3월 16~17일 양일간 마쿠하리 멧세 국제전시장 1-8홀에서 개최되었다. 'hololive SUPER EXPO 2024'는 전시 부스, 상품 판매 부스, 음식 부스, 포토 스팟 등이 설치된 컨벤션형 행사다. 테마는 'hololive Island'로, 탤런트가 관람객을 맞이하는 콘셉트였다. (C)2016 COVER Corp.

VTuber란 모션 캡처를 이용한 2D 또는 3D의 애니메이션 스타일 아바타를 사용하여 유튜브 등 방송 플랫폼에 동영상을 개시하거나 라이브 방송을 송출 하는 가상 엔터테이너를 말한다. 일본 국내에서는 기업이나 행정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것은 물론, TV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주류 문화로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해외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7월 발표한 'YouTube Culture& Trends Report 2023'에서 전 세계 14개국의 18세에서 44세 성인 약 2만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지난 1년 동안 VTuber 관련 콘텐츠(가상 인플루언서 포함)를 시청한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이 작년 발표한 'VTuber(버추얼 유튜버) 세계 시장 분석(2022년)'에서는 2021년 해당 분야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약 2421억엔(한화 약 2조 130억원)으로 추산되는 반면, 2028년에는 10배 이상 확대되어 약 2조 5708억 엔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VTuber 시장 규모는 '28년 2조 5000억엔으로 확대. 글로벌 인포메이션 'VTuber(버추얼 유튜버)의 세계 시장 분석(2022년)' 자료

현재 VTuber 업계에서는 커버가 운영하는 '홀로라이브 프로덕션'과 애니컬러가 운영하는 '니지산지'에 소속된 탤런트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해외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전자의 경우이다.

온라인 통계 업체인 유저 로컬의 조사에 따르면, 24년 2월 13일 기준, 글로벌 구독자 수 상위 10명의 Vtuber 중 홀로라이브 소속 탤런트가 8명에 달했다. 아울러 1위, 6위, 7위에는 동사의 해외 그룹인 'Hololive English'와 'hololive Indonesia' 소속 탤런트가 자리했다.

해외에 강한 홀로라이브

커버의 대표이사이자 설립자인 타니고 모토아키 타니고 대표는 전 직장이었던 게임업체 이매지니아에서 산리오와의 제휴를 경험한 것이 VTuber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회상한다. 그는 “캐릭터가 애착을 갖고 비즈니스로 성립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며, 2016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이미 VTuber의 세계 진출 가능성을 느꼈다고 말한다.

"당시 하츠네 미쿠의 노래는 국경을 넘어 퍼졌습니다. 지금은 게임이 국경을 넘어 동시에 이루어지는 시대이며, 이는 노래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공통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Vtuber은 게임 실황, 노래 방송, 잡담이 주요 컨텐츠이기에, 분명 전 세계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모토아키 타니고 씨)

VTuber가 해외에서 처음 인지된 계기는 16년경 한국에서 일어난 키즈나아이 열풍이었다고 한다. VTuber여명기에 활약한 탤런트들은 10~30분 정도의 보기 편한 길이로 편집한 영상을 전달하는 방식(투고계)을 주로 택했다. 여기에 홀로라이브는 차별적으로 라이버라고 불리는 방송인이 장시간 라이브 방송을 하는 방식(실황계)으로 업계에 진입,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추후 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시도가 처음부터 잘된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는 처음부터 1시간짜리 라이브 방송을 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주로 했기에, 해외에서 갑자기 팬이 늘어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해외에서 반응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9년 무렵이다. 홀로라이브가 같은 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3D 애니메이션 콘텐츠 '홀로그라(홀로노그라피티)'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이 영상을 계기로 홀로라이브의 재능을 알게 된 해외 유저들이 '홀로라이브 늪'이라 불리는 장시간 라이브 방송의 매력에 점차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지역은 아시아 여러 나라, 그 다음이 미국이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전형적인 '장난꾸러기 캐릭터'가 현실에 존재하고 있구나!'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가상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연기가 아닌'유튜버였다, '이런 사람이 실제로 있었구나'라는 반응이었고, 그런 리얼함이 반향을 불러왔습니다."

또한 홀로라이브로 해외에서 가장 먼저 인기를 끈 것은 시라카미 후부키라는 탤런트였다.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외모와 잘 어울리는 귀여운 목소리, 그 목소리로 'Scatman'을 부르는 등, 해외 인기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초기부터 해외에서 인기가 높았던 시라카미 후부키, 2018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2024년 2월 채널 구독자 수는 약 231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특별히 세계를 의식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일본 VTuber의 해외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노리지 않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탤런트 오디션에서도 해외 반응은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있는 그대로’를 보고 싶어 합니다. 일본의 최신 컨텐츠를 실시간으로 보길 원하고 있죠. 애니메이션도 일본 방송과 동시에 볼 수 있게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졌고, VTuber의 경우, 해당 문화가 탄생한 시점에 일본인과 동시에 진입할 수 있는 컨텐츠였어요. "저 순간을 함께 하고 싶다"라는 마음의 해외 팬들이 있다는 것은 해외 시청자가 적을 때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입니다."

커버 주식회사는 글로벌화를 향한 현지 진출로 hololive Indonesia를 2020년에, Hololive English를 2021년에 설립했다.

“현지 인재가 없으면 많은 콘텐츠를 공급할 수 없습니다. 매일 올라오는 엄청난 양의 일본어 콘텐츠를 모두 현지 언어로 번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현지 언어로 컨텐츠를 전달하면 더 쉽게 보고,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인재를 채용하여 해외 진출에 나섰습니다."

아직 성장 여지가 있는 해외 시장

시장이 순조롭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유튜버의 글로벌 진출 현황에 대해 그는 “아직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켰다고 할 수 없고, 열심히 노력하면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작년에 드디어 미국에서 라이브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대규모 이벤트나 솔로 라이브를 많이 하는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부족합니다. 콘텐츠만 송출하고 있는 현 상황은 전초전에 불과합니다.”

VTuber의 사업구조를 보면, 지금까지는 유튜브 슈퍼챗 등 '개별 수익'이 크게 보도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로는 방송과 라이브를 통해 IP와 팬덤을 육성하고 머천다이징을 비롯한 IP 커머스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것으로 축이 옮겨가고 있다. 회사가 글로벌 진출에 있어 가장 먼저 목표로 하는 것은 현지에 경제권을 만드는 것이다.

커버의 결산자료를 보면, 과거에는 소위 말하는 “나게센(슈퍼챗 등)”나 광고 수익 등의 배급과 라이브/이벤트 수익이 많았지만, 현재는 머천다이징과 라이선스/타이업 수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애니메이션 회사, 출판사, 게임사 등 IP(지적재산권) 회사에 가까운 사업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건담’ 시리즈를 예로 들면, 건프라 같은 파생 상품이 있어야 높은 열기가 생기고 비즈니스가 성립합니다. TV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열기가 뜨거워지지 않아요. 예컨데, 게임사 등 현지 기업과의 협업이 시작되어야만 VTuber가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홀로라이브 프로덕션 전체 유튜브 채널의 월간 조회수 중 해외 비율이 30~40% 정도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일반 대중에게 침투하기 시작했지만, 해외에서 VTuber의 인지도에 대해서는 앞으로 애니메이션 팬이나 게임 실황 시청자에게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있으나, 일본처럼 일반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타니고 씨는 말한다.

"애니메이션도 해외에서 서서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 일반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V튜버는 특별한 기술 요건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다만, 높은 퀄리티의 라이브를 구현하거나 효과적인 팬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 투자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거기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6000장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

해외 시장에 대해 중요한 것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23년 7월 'Hololive English'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을 진행하여 약 6000장의 티켓이 당일 매진되었고, 11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북미 동해안 최대 규모의 애니메이션 컨벤션 'Anime NYC'에 참가하는 등 현지에서의 접근은 이미 시작되었다. 현지에 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그곳에 콘텐츠 공급에 힘을 쏟을 생각이다.

"현재로서는 미디어에 홍보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현지에서 라이브 쇼를 열고 미디어를 향해 '꼭 와서 취재해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대중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3월에는 지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세 번째 대형 리얼 이벤트 'hololive SUPER EXPO'가 개최될 예정인데, VTuber 씬 자체의 발전에 있어서는 리얼 이벤트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VTuber라는 이름 때문에 유튜브에서만 콘텐츠를 공급한다는 착각은 이제 졸업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자사 MD나 라이선스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환경 정비 등 이벤트나 라이브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접점을 글로벌하게 만드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홀로페스 부분도 두문단인가 있는데 그건 특집기사 작성한게 페스 이전인거같아서 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