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친이 나보다 10살 어린데 프리렌서랑 손님 관계로 만났어.

프리 본업 손님은 아니고 크몽에서 온라인 타로상담 부업으로 하다가 친해졌지.
모솔인데 언제 연애할 수 있냐고 와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연락처 교환하고 했는데.
알고보니 같은 대학 후배더라. 심지어 동아리도 같아서 놀랐다.
근데 뭐 나도 프리렌서 일 하다보니 돈만 벌고 나갈 일 없어서 심심했지. 연애도 4년 가까이 쉴 적이었거든.
그래서 밥 사줄테니 얼굴 함 보자 했어.
만났는데 얼굴은 솔직히 예쁜 편은 아니었지. 근데 적당히 마르고 귀여운거야. 키도 딱 내가 좋아하는 키라서 일단 1차로 마음이 갔어.
근데 외모보다도 마음씨가 너무 예뻤어. 이런 애가 어떻게 모솔이냐 싶을 정도로.
당시에 23살 나 33살이었는데 진짜 사귀자는 말도 딱히 안하고, 어느새 사귀고 있더라.
근데 이게 진도를 나가기 애매하네?
거의 반년을 넘게 그러고 지냈는데.
그렇다고 이 시점에 사귀자 하는것도 웃길 것 같네?
그래서 그냥 바로 프로포즈를 해 버림 ㅋㅋ
대학 졸업식 때.
그래서 결국 연애기간이라는 것 없이 냅다 3개월 만에 혼례 치뤘는데.
당시 코로나라 예식장도 텅텅 비었고, 나도 와이프도 아싸라 부를 사람도 딱히 없어서 개꿀이었지. 그냥 가까운 가족, 친지들 정도 불러서 빠르게 끝남.

그리고 허니문에 바로 애까지 생겼고. 아 참고로 허니문은 우리 신혼집에서 했어 ㅋㅋㅋ 와이프가 욕심이 진짜 없고 시국도 시국이라, 바로 OK 하더라.
첫 잠자리는 결혼 이후에 했는데. 나는 첫 경험인 여자가 처음이었는데, 정말 그 순간이 소중한걸 알겠더라. 내가 처음이 아니지만 오랜만이었고 해서, 진짜 서로 꼬물꼬물 하면서 했던 듯. 피 때문에 당황은 했지만.

우리는 24시간 붙어있는데 너무 좋아. 진짜 행복해. 서로 만날 다른 사람도 없고, 나도 프리렌서다보니 집에서 일하니까. 신혼때는(아직도 신혼같지만 ㅎ) 와이프는 유튜브로 요리랑 살림 육아 공부하고 나는 작업실에서 일하고.
아이 태어나고부터도 살림은 거의 와이프가 해 주고, 다행히 내 일도 잘 되고 투자도 잘 되어 가서 돈 걱정도 없네.
(이건 코갤에 감사하다. 솔직히 코갤 반응 보고 투자해서 득 보거나 위험 피한 적이 많아.)

와이프 방금까지 딸랑구랑 씨름하다 같이 잠들었는데 그 모습 보고 기분 좋아서 글 쓴다.

너희 꼭 욕심 없는 여자랑 만나라. 나만큼의 행운이 따를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욕심 없는 여자랑 만나니까 행복한거같아.

와이프 입장에서는 명문대 타이틀로 전업주부 하는 선택이 쉽지 않았을텐데 따라와줘서 너무 고맙고.

지금 딸랑구랑, 지금 뱃속에 자라는 새로운 꼬맹이랑 잘 키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