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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멘스 2부 17장 7~10화

ㅇㅇ(175.200) 2023.07.29 22:38:57
조회 604 추천 13 댓글 0
														

???: 나도 돌아가야지. 오오, 춥다 추워…….


리케: …………. 똑같은 말을 두 번이나 했어.


오즈: 리케.


리케: 오즈. 당신을 찾고 있었어요.


오즈: 숙소에서 기다리라고 했을 텐데. 기척을 찾아내기 전에 몇 번 잠들었는지…….


리케: 옷에 흙이 많이 묻어있네요. 털어드릴게요.


오즈: 아마도 이곳은 귀족이나 왕족의 땅일 것이다.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건너편에 성이 있다.


리케: 그랬군요. 노인분을 만났어요. 현자님께 보내는 전언을 받았는데…….


오즈: 뭐라고 했지?


리케: 도중에 상태가 이상해졌어요. 그래서 못 들었어요.


오즈: …………. 내일 여기가 어디인지 확인하도록 하지.


리케: 그래요. 카인이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고. 아서 님하고 이야기했나요?


오즈: ………….


리케: 아서 님을 만났죠?


오즈: 너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리케: 있는데요.


오즈: ……공무로 바빴다. 말을 걸지는 않았다.


리케: 그랬군요. 말을 걸면 기뻐해주셨겠지만, 조심스러움을 아는 건 좋은 일이에요.


오즈: 그런가.


위병의 목소리: 침입자다! 찾아라! 아마도 마법사일 거다! 조심해라……!


리케: ……? 왠지 건너편이 시끄럽네요. 무슨 일일까요.


오즈: 숙소로 돌아가겠다. 말려들면 귀찮다.


리케: 알겠어요.



8화. 깨어난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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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 ……소피, 어째서…….


미스라: 《アルシム》


에바: ……!


스노우: 오오!


화이트: 에바구나! 잘했다, 미스라여.


미스라: 말했잖아요. 제 탐색은 빗나가지 않아요.


브래들리: 잘했어, 미스라.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미스라: 하?


브래들리: 에바!


에바: 가까이 오지 마! 미스라까지 데려오다니…….


브래들리: 미안. 용서해줘. 너랑 얘기하고 싶었어.


에바: 도련님. 이 이상은 어리광을 받아주지 않을 거야. 그 녀석들을 데리고 돌아가.


미스라: 에바, 오랜만이네요. 치렛타는…….


에바: 가까이 오지 마!


스노우: 미스라, 미스라. 에바 말이 맞아.


화이트: 움직이지 말거라. 그건 그렇고 이유 없이 미움받고 있구나.


미스라: 예전에 치렛타랑 같이 에바가 사는 곳에 찾아갔던 적이 있어서.


에바: 그 이상 얘기하면 죽일 거야.


미스라: 이사갈 필요는 없었는데.


에바: 유언이나 말해.


미스라: 너무 화를 내네요. 에바. 치렛타는 죽었어요.


에바: 알고 있어.


미스라: 그런가요.


에바: 치렛타의 마도구는 네가 물려받은 건가.


미스라: 네.


에바: 한심한 놈. 대마녀의 해골을 손에 넣고도 쌍둥이의 목도 따지 못하고 있다니.


미스라: ………….


에바: 그녀가 사람을 잘못 봤네.


미스라: ……하?


스노우: 이리로 오지 말거라, 미스라여.


화이트: 도발에 넘어가지 말거라, 미스라 쨩.


미스라: 원한다면 언제라도 죽여줄 건데요.


스노우: 괜찮다네ㅡ.


화이트: 괜찮다네ㅡ. 사이좋게 지내자ㅡ.


브래들리: 미스라를 도발하지 마, 에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야. 다들 너한테 탄복하고 있어.


에바: 말은 잘하는군……. 좋아. 조금만 시간을 주지. 하고 싶은 말은?


브래들리: 서쪽나라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지. 뭔가가 눈을 떴다고. 너도 알고 있겠지만, 저번 <거대한 재앙>의 내습 이후, 세상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어. 절멸했던 종이 되살아나거나, 사라졌던 사념이 강대하고 기묘한 힘을 가지거나. 그런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계에서 온 현자랑 같이 뛰어다니고 있었지.


에바: 고생이 많군.


브래들리: 그렇지도 않아. 감옥에 있는 것보단 현자랑 나가는 게 재미있어.


에바: 어떤 아이지?


브래들리: 현자 말이야?


에바: 그래.


브래들리: 혼자서는 만족스럽게 날 수 없는 새야. 근데, 큰 나무로 자랄 가능성은 있어. 비바람에도 도망치지 않아. 도망치지 못하는 것뿐일지도 모르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뿌리를 내리는 힘이 있어. 너도 만나게 해주고 싶어.


에바: 기회가 있다면.


브래들리: 꼭 그래줘라. 그래서, 이야기를 되돌리겠는데, 위험한 게 깨어난 거라면 먼저 알아봐두고 싶어. 현자의 귀에 넣어두고 싶으니까, 라는 건 구실이고, 미스라도 나도 기분전환을 하고 싶어. 너한테 가까이 가지 말라는 말을 들으면 가까이 가고 싶어져.


에바: ………….


스노우: 에바는 어이가 없는 모양이구나. 충고를 소홀히 한 게야, 어쩔 수 없지.


화이트: 호호호, 그렇지도 않지 않느냐. 에바는 말괄량이 꼬마들을 좋아하니까. 심쿵 에피소드라네.


에바: 죽고 싶나?


스노우, 화이트: 무서워!


브래들리: 에바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마. 이봐, 부탁이야. 자세히 알려주지 않을래? 대체 뭐가 깨어난 거야?


에바: 관여하면 불쾌하기만 할 뿐이야. 기분전환거리가 되지는 않을걸.


브래들리: 그건 이야기를 듣고 나서 결정할게. 부탁할게, 에바.


미스라: 말 안 할 거라면 당신하고 기분전환해도 상관 없……으으읍!


브래들리: 미스라도 부탁한대.


에바: ……알았어. 알려줄게. 두 달쯤 전……. 제자 소피의 견문을 넓히려고 시간을 들여서 대륙을 돌아다니고 있었어. 어느 날, 서쪽나라 서안제도에서 격렬한 땅울림을 울리면서 바다가 거칠어졌어. 죽은 것도 살아있는 것도 아닌 것이, 해저에 가라앉은 섬에 숨을 쉬고 있는 기척이 났어.


스노우: 가라앉은 섬……?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구나.


화이트: 샤일록이 관련되어 있다든가 하지 않았나? 그 왜, 분명……. 오오, 애덤스 섬이라네. 과거에 볼더 섬의 근해에 있던 섬.


브래들리: ……볼더 섬. 거기서도 달 소환술의 흔적을 찾았지.


에바: 달 소환술?


스노우: 그렇다네. 그대도 알고 있는가?


에바: ………….


브래들리: 에바?


에바: ……소피가 의식의 흔적을 찾았다고 했어.


브래들리: 네 제자가?


에바: 이 마을 북동쪽에 있는 숲을 지나서 있는 평원이야. 지금은 접근할 수 없어. 혼돈이 질서를 어지럽히고 정령들이 광란하고 있어. 소피에게도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어. 그 아이는 흥미를 보이는 눈치였지만…….


미스라: 제자를 두었나요, 에바.


에바: 너랑은 상관 없어.


미스라: 상관 있어요. 치렛타가 당신한테 제자가 생기면 저하고 싸우게 할 거라고 했어요.


에바: 웃기는군. 내 제자가 너 같은 악동에게 질 것 같아? ……아니. 이제 내 제자가 아니지……. 그건 나를 배신했어.


브래들리: 그렇다고 단정짓지 마. 어쩌면 뭔가 사정이 있을지도 몰라. 달 소환술에 흥미가 있었잖아? 질서가 어지러운 장소에 접근했다가 광란한 정령들한테 삼켜져버린 거 아냐?


에바: 그건 아니야. 정령들에게 잡아먹혔다고 해도 그 아이의 기척은 알 수 있어. 거기에 소피는 없어.


미스라: 누군가한테 돌이 돼서 먹힌 거 아닌가요?


에바: 그럴 리가 없어.


미스라: 그럴 리가 없지는 않죠. 여자애 하나 정도는 저는 간단하게 돌로 만들 수 있어요. 어느 정도의 마력을 가진 사람이었죠?


에바: …………. 머지 않아 오즈를 능가할 거야.


미스라: 하?



9화. 마녀가 남긴 말


스노우: 호호호! 치렛타도 그런 말을 했었네만.


화이트: 미스라가 오즈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돌이 되어버렸구먼. 뭐, 당연하지!


스노우, 화이트: 오즈는 우리가 키운 아이니까!


에바: 언젠가 소피가 죽일 거야.


미스라: 그냥 들어줄 수 없네요. 저는 지금 언제라도 오즈를 쓰러뜨릴 수 있어요. 봐주는 중이라고요.


에바: 왜지?


미스라: 오즈는 지금 밤…….


브래들리: 거기까지 해, 미스라. 에바랑 쌍둥이도, 말싸움은 나중에 해줘. 에바. 소피의 행선지에 대해서 짐작가는 건 없어? 네 제자는 너를 배신한 게 아닐지도 몰라.


에바: 그건 네 소원이겠지.


브래들리: 완고하네. 배신했다는 확증이라도 있어?


에바: …………. 나는 소피에게 명령했어. 내가 다른 땅에서 볼일을 마칠 때까지 이 마을에서 기다리라고.


브래들리: 여기였나. 그래서?


에바: 돌아왔을 때 그 아이는 없었어. 미친 듯이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어. 그 아이의 돌의 기척도 없었어. 돌아와서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어. 소피를 못 봤는지.


브래들리: 그래서?


에바: …………. 키가 큰 남자와 마을을 나갔다고 했어.


스노우: 아ㅡ.


화이트: 아ㅡ. 그런 거구먼.


미스라: 응? 어떤 거요?


스노우: 그 뭐냐, 사랑의 도피라든가.


화이트: 사랑이나 연심은 아니더라도, 혹독한 수행보다도 더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가능성은 있겠구먼.


에바: …………. 죽여버릴 거야.


브래들리: 진정해! 소피라는 녀석한테는 어쩌면 다른 재능이 있었던 거 아닐까?


에바: 다른 재능?


브래들리: 요리라든가, 대장장이일이라든가, 바느질이라든가, 가게를 낼 만한 거.


미스라: 훌쩍 여행을 떠났다가, 호수에서 시를 낭독하는 타입의 인간을 만났다든가.


에바: 네놈들, 웃기지 마. 요리니 시니 아무 말이나 해대고.


브래들리: 아무 말이나 하는 것도 아니다?


미스라: 아무 말이나 하는 것도 아닌데요.


에바: 이 이상 너희들한테 어울려줄 생각 없어. 이야기는 그것뿐인가.


브래들리: 마지막으로 하나. 노바라는 마법사를 알아? 마법으로 모습을 바꾸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흰 장발에 한쪽 눈에 상처가 있고, 다른 한쪽 눈은 의안인 마법사야. 엄청나게 강해. 미스라도 죽일 수 없었어. 어느 나라의 것도 아닌 묘한 기척이 느껴져. 키가 크다고 하면 크고. 달 소환술에 관여하고 있는 것 같아. 짐작 가는 건?


에바: …………. 모르겠어. 하지만 그놈이 소피를 부추긴 거라면 내가 그놈을 죽이겠어.


브래들리: 수고를 덜어줘서 고맙다. 그래도 조심해. 나하고 미스라, 오웬, 그리고 다른 마법사 하나랑 같이 싸웠는데 돌로 만들 수 없었어. 노바는 주문조차 말 안 했어. 아직 여력이 있었던 거겠지.


에바: ……기억해둘게. 스노우, 화이트.


스노우: 왜 그러는가.


화이트: 말해보거라.


에바: 북쪽 마법사는 잊지 않아. 너와 피가로가 인간의 앞잡이가 돼서 그 도련님을 사냥했다는 걸.


브래들리: ………….


에바: 수치도 모르는 놈.


스노우: 호호호. 에바여. 멧돼지 같은 마녀 같으니. 모든 것은 마법사를 위해서라네.


화이트: 그대와 같은 성급한 자는 모르는 세상의 이치가 있다네.


에바: 미스라.


미스라: 네.


에바: 긍지 높은 치렛타의 제자여. 기억해두도록 해. 너는 치렛타와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마법사. 스스로의 눈으로 보고, 스스로 생각해라. 이 세계에 무관심하게 있지 마라. 노골*에게 이용당할 거다. 오즈에게도 전해둬.


*노골(老骨): 늙은 몸. 늙은이.


미스라: 아, 잠깐만……. 사라져버렸네요.


브래들리: 에바…….


미스라: 무슨 뜻이죠? 노골에게 이용당하지 말라니.


스노우: 난 모르겠네ㅡ. 마음은 젊은걸.


화이트: 나도 유령이지만 마음은 청춘인걸.


미스라: 하아. 그런가요. 어떻게 할 거예요? 브래들리. 당신이 여기까지 데리고 오게 했잖아요.


브래들리: 글쎄……. 에바가 말했던 볼더 섬에라도 가볼까.


스노우: 이 경치에서 볼더 섬까지 말이냐.


화이트: 살아있는 몸이었다면 감기에 걸릴 것 같구먼. 유령이라서 다행이지만.


스노우: 하지만 곧 밤이 된다네.


화이트: 우리는 그림 속에 들어가버린다네. 슬슬 마법관으로 돌아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


브래들리: 그건 그러네.


미스라: 볼더 섬이라는 건 어디였죠.


브래들리: 몇 번인가 현자랑 같이 갔던 섬이야. 저번에도 볼더 섬의 새 성주인가 하는 녀석한테 초대받았어. 결국 새 성주는 돌아오지 않고 너하고 오즈가 왠지 엉망진창으로 싸웠었는데…….


미스라: 어디에서든 싸우니까……. 뭐, 됐어요. 대충 감으로 가죠.


스노우: 볼더 섬에 가는 거냐? 대충 감으로……?


화이트: 대충 공간의 문을 여는 거냐……?


브래들리: 그거 괜찮냐……?


미스라: 괜찮아요. 문제 없어요.


스노우, 화이트: 불안하구먼…….


브래들리: 위험한 장소에 도착했을 때를 위해서 후추를 꺼내둘까…….


미스라: 네에, 갑니다. 《アルシ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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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브래들리, 화이트: …………!?


미스라: 볼더 섬에 도착했어요.


그림 속의 스노우: 볼더 섬!? 바다는?


그림 속의 화이트: 여기 볼더 섬이 아닌 거 아니냐!?


브래들리: 앗, 너희들 그림이 됐어! 이미 해가 진 것 같네…….


미스라: 볼더 섬이잖아요. 보세요, 파도 소리가 들리잖아요.


그림 속의 화이트: 파도소리? 들리나……?


미스라: 들려요, 귀를 기울여서…….


???: 꺄아아아악……!


미스라: 어라?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비명이구나!


그림 속의 스노우: 브래들리!


브래들리: 뭐야. 구하라고?


그림 속의 화이트: 봉사활동을 하면 특별 사면이라네!


브래들리: 어쩔 수 없네. 가자, 미스라!


미스라: 저도 가나요?


브래들리: 기다려도 별 수 없을 거 아냐. 여기는 볼더 섬이 아니야……. 서쪽나라는 서쪽나라 같은데, 풍요의 거리 근처 아니냐? 멀리 보이는 저거……. 저게 서쪽나라 왕궁이야. 그렇다는 건 역시 이 주변은 풍요의 거리 근처지.


그림 속의 스노우: 역시 사수구나. 눈이 좋아.


그림 속의 화이트: 풍요의 거리라 하면, 서쪽과 중앙의 마법사들이 방문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는가?


???: 살려줘! 누가 좀……!


브래들리: 이 안이야. 들어간다.


미스라: 제가 갈게요.



10화. 귀공자의 눈동자


우리가 왕립 식물원에서 코르테제 성으로 돌아왔을 무렵에는, 완전히 날이 저물어 있었다. 낯선 땅에서 밤을 맞이하면 아직도 조금 불안과 긴장을 느낀다. 든든한 마법사들과 함께라고 해도. 하늘에 달빛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무르: 현자님, 어서 와ㅡ!


라스티카: 어서 오세요, 현자님. 피곤하시겠어요.


먼저 코르테제 성에 돌아간 무르와, 라스티카가 우리를 마중나왔다.


아키라: 다녀왔습니다. 괜찮아요. 저는 빗자루에 얻어타기만 했는 걸요.


라스티카: 그럼 다행이에요. 자, 저택 안으로 가서 따뜻한 차를 마시죠.


라스티카의 신부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 말을 듣고 난 후라 그런지, 밝은 라스티카의 미소를 보는 것은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그에게 상처를 줄 것 같은 이야기를 클로에가 할 수 없었던 마음이 잘 이해된다. 느긋하고 품위있고 행복해 보이는 라스티카의 눈동자를 바라보면, 누구라도 지켜주고 싶어진다.


아키라: (북쪽 마법사들조차도, 라스티카에게 죽이겠다고 말하는 일은 거의 없기도 하고……. 라스티카가 슬퍼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만약 그런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할까. 나는……. 클로에는……. 라스티카 본인은…….)


클로에: 다녀왔어, 라스티카.


라스티카: 어서 와, 클로에. 왕립 식물원은 즐거웠니?


클로에: 응……. 그게, 나중에 또 가기로 했어.


라스티카: 다시 한 번 왕립 식물원에?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


샤일록: 왕립 식물원에 무르의 영혼 조각이 있을지도 몰라요. 한밤중에 나타나는 망령이 무르와 같은 필적으로 일지를 쓰고 있어서.


라스티카: 그거 근사한 발견이야! 역시 우리의 운명은 위대한 무르와 연결되어 있구나. 멋지네, 샤일록. 소중한 친구와 몇 번이나 만날 수 있다니.


라스티카의 말에 샤일록은 눈을 깜박였다. 짧은 시간 후, 조용히 웃는다.


샤일록: 민폐고 귀찮은 사람이긴 하지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때, 코르테제 성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년의 집사: 대단히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현자님. 방이 준비되었습니다.


그레고리: 정말 늦는군……. 평소에 급한 손님을 대비해서 준비해두라고 했는데.


장년의 집사: 언제나 항상 준비해주고 있던 일 잘하는 젊은이가 요즘 계속 쉬고 있거든요. 무슨 일 있는 걸까, 그레고리 씨.


그레고리: 내가 그레고리라고. 아까 다른 사람한테 설명했는데 인계가 안 된 건가.


장년의 집사: 그레고리 씨, 새가 된 건가요?


그레고리: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내가 새가 된 거랑 손님이 왔을 때의 대응에 대해서는 정리해서 인수인계 사항에 적어놓을게.


장년의 집사: 감사합니다.


그레고리: 됐어. 글쓰기는 잘해. 지금은 깃털펜도 직접 만들 수 있고.


장년의 집사: 아하하하!


그레고리: 아하하가 아니잖아.


코르테제 성 사람들은 느긋하고 밝았다. 그들에게서 오늘 밤 일정을 들은 그레고리가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그레고리: 현자님. 잠시 후에 릴리아나 님과 코르테제 성의 성주님 내외가 바넷 각하와 만찬을 하게 됩니다. 생가를 나와 왕궁에서 살게 될 릴리아나 님에게는 이 성에서의 마지막 식사가 됩니다. 지극히 사적인 일이기도 하고, 일단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꽤 시간이 걸리겠죠. 바넷 각하께서는 아키라 님을 부르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지만, 만약 피곤하시다면…….


말하기 힘들어 보이는 그레고리에게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엄숙한 만찬에 섞이기보다는 다같이 식사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아키라: 저희는 간단한 식사를 받을 수 있다면 충분해요. 나중에 왕립 식물원에도 가고 싶으니까…….


그레고리: 그렇게 말해주셔서 다행입니다. 주방장이 너무 기합이 들어가서 한 사람당 10접시 이상 준비를 해서.


아키라: 10접시…….


그레고리: 여러분께는 적당한 양으로 정리해서 한번에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현자님…….


아키라: 왜 그러세요, 그레고리.


그레고리: 왕립 식물원에 가시게 될 때, 저는 이 성에 남아도 괜찮을까요? 릴리아나 님과 이야기할 틈이 있다면 직접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레고리의 요구는 타당했다. 그는 릴리아나 아가씨의 이변의 수수께끼를 알아내기 위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양해를 구하려 했을 때, 무르가 입을 열었다.


무르: 관두는 게 어때? 혼자서 말을 걸었다가 새가 됐어. 다음에는 뭘로 변할지 몰라.


샤일록: 저도 무르와 같은 의견이에요. 당신이 식물원까지 동행하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저희들이 없는 장소에서 위험한 일을 당하기를 바라지 않아요.


그레고리: 아아……. 고마워. 너네들, 상냥하네…….


클로에: 당연하지, 친구인데! 그치만 빨리 수수께께를 밝혀내고 싶은 마음도 이해해……. 성에 남아서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는 건 어때? 그것만으로도 뭔가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라스티카: 그러네. 너무 위험한 일은 하지 말고. 무르의 말대로, 그녀는 작은 새로……. ……새로…….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고, 라스티카는 헛소리처럼 중얼거렸다. 고귀하고 밝은 푸른 눈동자는 그레고리를 바라보고 있는 듯하면서도 허공을 헤매고 있다. 달빛이 새장처럼 우리를 가둔다. 달빛에 창백하게 젖은 클로에의 뺨에 고요한 긴장이 흘렀다. 라스티카가 살짝 극채색의 날개에 손을 뻗는다.


그레고리: ……왜 그래? 라스티카.


그레고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부리가 흔들리고, 라스티카는 눈을 깜박였다.


라스티카: 아……. 미안.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지.


그레고리: 잊어버린 거야? 눈앞에서 지금까지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클로에: 미, 미안해. 라스티카는 좀 잘 잊어버려. 그레고리와 릴리아나 님의 이야기야.


라스티카: 그랬지. 그레고리, 충분히 조심해.


그레고리: 고마워. 너희들도.


그때, 나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어째서 그레고리는 마법으로 새가 되었는지. 어째서 라스티카의 마법도구는 새장인 것인지. 어째서 라스티카는 신부라고 생각한 사람을 마법으로 새로 만들어서 새장에 집어넣으려 하는 것인지.


-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한 번 왕립 식물원으로 향했다. 한밤중에 나타나는 망령……. 영혼 조각의 무르를 찾기 위해서.


켈빈: 라라라……. 라라라……. 불쌍한 비극의 귀공자……. ……저지른 죄도 잊어버리고……. ……아름다운 세상을 여행하고 있네…….


-


라스티카: 여기가 왕립 식물원. 불빛이 희미해서 잘 안 보이지만, 멋진 곳이네요. 여러가지 꽃이나 나뭇잎 냄새가 나요. 아……. 저건 뭘까?


클로에: 잠깐만!


라스티카: 왓……!


클로에: 미, 미아가 되면 안 되니까. 혼자서 어디 가지 마.


라스티카: 괜찮아, 클로에. 아무 데도 안 가. 너랑 같이 있을 거야.


클로에: 어……, 어렸을 때처럼 달래지 마. 지금은 내가 너를 걱정하고 있으니까.


라스티카: 그랬구나. 걱정해줘서 고마워.


클로에: …………. 만약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나서,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한다면…….


라스티카: 무슨 얘기야. 동화 이야기?


클로에: 지금부터의 이야기라고. 그 사람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면 귀를 막고 있어도 좋으니까.


라스티카: 누군가가 말을 걸어주는데 귀를 막다니, 불친절하지 않을까?


클로에: 그건 그렇지만…….


샤일록: 클로에.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클로에: ……응…….


클로에는 걱정스럽게 주위를 경계하며 라스티카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날개 달린 마법사가 다시 나타나는 것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정확하게는 그가 라스티카에게 그의 신부 이야기를 해버리는 것을. 나도 이상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무서운 마물이 덮쳤을 때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와도 다르다. 소중한 사람이 앞으로 상처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럴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없는. 그런 두려움.

라스티카에 대해 내가 결정해버릴 수는 없다. 신부 찾기를 하지 말라고도, 진실을 모른 채로 있으라고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정말 좋아하는 그를 상처입힐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 지킬 수 있을까?

무의식적으로 호흡이 괴로워진다. 나라도 이런데, 라스티카와 계속 함께 있었던 클로에는 더 괴로울 것이다. 밤길을 헤매는 것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아키라: (어……?)


나는 고개를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길을 잃어버린 걸까? 그럴 수가 있는 건가. 하나로 나 있는 길을 걷고 있었는데. 심장소리가 빨라진다. 어둠 속에서 웅성거리는 잎과 굽이치는 가지가 무섭게 느껴진다. 두리번두리번 둘러봐도, 나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큰 소리로 마법사들의 이름을 부르려 했다. 그 순간. 팔목을 꽉 잡힌다. 귀 뒤에서 신사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영혼 조각의 무르: 여기 있습니다, 현자님.


아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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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본다. 내 등 뒤에 있던 것은 서쪽의 마법사 무르였다. 아니……. 무르의 영혼 조각. 그것이 <거대한 재앙>의 영향으로 실체화한 것. 고양이 같은 영리한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그는 미소지었다.


영혼 조각의 무르: 두려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신을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었어요. 사랑스러운 나의 현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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