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나레이션 : '안개의 도시', '무역의 중심', '황금 항구'...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이 도시를 일컫는 서로 다른 말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건 바로 '공업의 도시'라는 말이다.

나레이션 : 산업 혁명 이후 시끄러운 공장 소리가 주야를 가리지 않고 울려 퍼지는 가운데, 도시의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특히 '전기' 에너지의 발견은 인류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나레이션 : 과학 기술의 힘은 정말 대단해서, 인류에게 있어 세계는 더 이상 신비롭고 알 수 없는 존재가 아니었으며, 사람들은 더 이상 무지로 인해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

나레이션 : 이제 신과 악마를 믿지 않는 인간에게는 오직 과학만이 숭배의 대상이 될 자격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오늘 같은 할로윈 역시 사람들의 오락거리이자 사교 수단의 매개체로 전락해버렸다.

탐정 : 역시 할로윈이야... 머리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운 꼬맹이들이 곳곳에 깔려있군.

탐정 : 흠? 어째서 평소처럼 집에 있지 않고 나와 있냐고? 나도 알고 싶군, 어째서 그 녀석이 이런 날에 날 저녁 연회에 초대했는지... 그 악명 높은 범죄자 'M교수'가 말이야.

탐정 : 연회장은... 라이헨바흐 빌딩, 도시에서 가장 높은 빌딩 꼭대기인가. 훗, 도시에서 명망 높은 녀석의 지위에 걸맞은 곳이로군. 정말 녀석다워.

소년 : 엄마, 저기 있는 아저씨는 왜 계속 혼잣말을 중얼 거리는 거야? 이상해.

어머니 : 쉿! 조용히 하렴, 저 아저씨가 바로 베이커 가에 산다는 이상한 탐정이란다. 나쁜 아이는 저 아저씨가 잡아가요!

소년 : 응!

연회장

탐정 : 겨우 도착했군, 여기가 바로 연회장인가. 그러면 이번엔 그가 또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할까.

탐정 : 응? 입구에 멍하니 있는 저 녀석은...

군관 : 이봐! 오랜만이군, 명탐정. 자네도 연회에 참석하는 건가?

탐정 : 확실히 오랜만이군요, 경관님. 그런데 지금 차림새를 보아하니 군관님이라 불러야 할 것 같군요. 잘 지내시는 것 같아 보입니다만?

군관 : 뭐, 자네에겐 감사하다고 해야겠지. 만약 자네가 그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나도 그렇게 쉽게 군대 쪽으로 자리를 옮기지 못했을 테니.

탐정 : 우선 말씀드립니다만, 저는 '사건을 해결하는 걸 도운'게 아닙니다. 당신들처럼 제복 입은 바보들이 거치적거리는 상황 속에서 혼자 해결한 거죠.

탐정 : 그리고, 이제 이 무의미한 옛날이야기는 그만두도록 하죠. 당신 같은 사람이더라도 이 연회장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을 겁니다.

군관 : 자네의 그 독설은 여전하군... 하지만 그 '범죄계의 나폴레옹' 교수가 자네와 나를 연회에 초대했다는 건 확실히 수상한 일이야.

탐정 : 다른 손님들은요?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계십니까?

군관 : 내가 아는 한 자네가 마지막이야, 다른 사람들은 옛 저녁에 도착했지.

군관 : 저길 보게.

군관 : 저쪽에 있는 사람은 사교계의 유명인사지. 상류층에 발이 넓으니 교수와 안면이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야.

군관 : 최근 그녀의 집안이 몇 개의 대형 발전소를 접수했다더군. 이 도시에서 전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자네도 잘 알고 있겠지.

군관 : 저기 이상한 복장을 한 사람은 과학자인데, 꽤나 오랫동안 교수를 위해 일해왔지. 그의 사고방식은 뭐랄까... 조금 정상이 아니야, 몇몇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 과학자라고도 부른다네.

군관 : 아! 저 사람! 저기 귀여운 아가씨가 보이나?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오페라 스타인데, 나도 그녀의 팬이라네!

군관 : 하지만 그녀의 직업을 생각해본다면 교수와 아무런 접점이 없을 텐데,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건지...

군관 : 저기 낯가림을 하는 아가씨는 다소 유명한 은비학 학자지. 아마 교수와는 학술적인 교류가 있는 거야.

군관 : 어쨌든 평범한 사람들 눈에 그 녀석은 온화한 노인이니까.

탐정 : 저 사람들뿐입니까?

군관 : 그래, 나머지는 하녀와 하인들이야. 나 역시도 저녁 연회에 사람들이 너무 적은 게 아닌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