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국주의 사회인 모랏 사회에서는 소방서, 녹지화, 긴급 구조, 공공 치안 같은 공공 서비스가 '완벽한' 모랏의 효시인 군사 조직 내에 속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모랏 군사조직 밖의 모든 공공 서비스는 모랏 군대 고참병들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이다만, 린닥 긴급여단은 독특한 조직이다. 부클레너드 통치령에서 일어났던 단검 르네상스(Knife Renaissance) 와중 건립된 이들은 그 당시만 해도 해군 무기고 긴급여단이라 불렸다. 이들의 목적은 모랏 해군의 조선소와 탄약고에 화재가 발생할 때 신속히 화재를 진압하는 것에 더해 두 설비가 공격을 받을 때 신속히 방어전에 나설 수 있는 기동 부대로써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었다.

졸라랏 군사항에서의 화재 사건을 좋은 예시로 들 수 있다. 린닥 여단의 능력과 경험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린닥이 관리하는 무기고를 지키면서 동시에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작전이었다. 이 공로로 린닥은 졸라랏 시의 주요 긴급 서비스로 등극했으나 이들이 한 차례 더 가치를 입증한 건 해안도시 투레노드 시를 완전히 파괴한 지진 사태에서였다. 이 사태를 거치며 린닥의 역할은 군민 비상 사태에서 구출과 긴급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변하게 된다.

대지진 사태 동안 린닥 연대는 소방관이자 응급 대원으로써 활약했고, 혼란을 틈타 도시를 먹으려는 범죄 조직들과의 총질도 마다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웃국인 아베르넷 통치령의 침공을 받으면서도 이들은 맹렬하게, 그야말로 모랏스럽게 적과 싸웠고 드디어 마침내 보릭 부제독의 눈길을 끌게 된다. 린닥 대원들은 아베르넷의 특공대가 무기고에 보관된 기밀 사항들을 얻어내지 못하게 막아내는 데 성공했는데, 이 때 이들은 가장 지독한 화재와 자욱한 연기 속에서도 마치 미쳐 날뛰는 악마들마냥 놈들 위로 덮쳐들면서 전투를 벌였다.

부클레너드 통치령의 가장 유력한 정치적 인사인 보릭 부제독은 어떤 전장에서건 강점을 확용할 줄 아는 이였다. 그리고 상황이 가장 미쳐 돌아갈 때에조차 대응할 수 있는 군사력은 극히 가치가 높았다. 그런 연유로 부제독은 린닥을 해군 병기창에서 배속 해제하고, 부클레너드 통치령의 요충지마다 린닥 긴급 여단을 창설할 것을 명했다. 이 명령은 린닥 대원들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작전들에 개입하는 결과를 낳았고, 그 결과 여단의 명성과 명예는 군민을 가리지 않고 상승하게 된다. 다양한 모랏 집권기를 거치고 끝내는 모랏 패권령이 생겨나기 전까지 항상 린닥 여단이 존재해 왔다는 건 이들의 전술적 가치를 짐작케 해 준다.

그러나 패권령이 우주를 향하기 시작할 때 린닥의 임무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일개 모랏의 능력으로는 점점 더 극한으로 치닫는 임무 상황에 대응할 수 없었다. 그 결과 린닥 여단은 임무 수행에 필요한 최고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 신체에 강화물을 이식하기 시작한다. 이 여단에게 효율성은 전부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생체개조로는 모자랐다. 의수, 의안 등의 보형물이 더욱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린닥 여단은 기계화 개조를 시술받았고, 그 결과 여단 대원들은 사전적 의미의 사이보그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변해 여단의 전설에 한 획을 더한다.

거대하고 폭력적인 이들은 적들이 '구조대' 라는 단어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족속들이다. 그리고 대체로 그 조우는 황망함과 당혹으로 가득하다. 이들이 대체로 우아한 수호천사에 속하지는 않지만, 모든 희망이 없어진 것 같이 보였을 때 당신의 뚝배기를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모랏이다. (역주 : 실제로 Save your bacon이라 함)

모두가 린닥을 존경하고 경외한다. 모든 모랏 연대를 통틀어 린닥만큼 많은 고참병들을 현역으로 거느린 여단이 없기 때문이다. 여단 대원들이 사지가 절단되거나 일반적인 상황이면 제대를 당할 심각한 부상을 입더라도 사이버네틱 업그레이드를 받은 린닥들에게 그건 사소한 문제기 때문이다. 린닥의 결의는 확고하다. 민간인이나 동료 모랏 군인들이 위험에 처한 상황이건, 패권령의 이권에 걸린 문제건, 아니면 단순히 모랏 사령부가 전장을 뒤엎을 영웅이 필요하건. 언제 린닥을 부르건 그들은 부름에 응할 것이다. 그리고 그 영웅은 누구도 아닌 린닥 여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