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울면서 지에스 인스타에 올라온 나연이 작별인사를 보고 아래로 쭉 내렸는데 전에 올라왔던 고민 상담 포스트가 눈에 띄자마자 또 다시 펑펑 울었다. 고백하기 부끄럽지만 지에스 영상에 나연이 한번이라도 더 나오기를 바라면서 유도질문을 많이 생각해 놨었거든. 나연이만 답 할수 있는 것들. 나는 쌍둥이도 아니면서 "쌍둥이 동생이랑 맨날 싸우는게 고민입니다" 혹은 "이나연 선수한테 싸인 받고 싶은게 고민입니다" 이런식으로 나연이가 한번이라도 더 나올 수 있게 여러 질문들을 생각해놨었어. 근데 내가 했던 일들이 너무 바보같고 어차피 그래봤자 이제 나연이는 나오지도 못할텐데 하고 생각하니까 너무 서러워졌다. 

SNS 안하는 나연이를 유일하게 볼 수 있었던게 지에스 페북이었고 이번에 유투브 채널까지 개설해서 나연이가 국대에서 빨리 돌아와서 영상 많이 찍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시즌때는 경기 끝나면 인터뷰 올려주는데 혹시 나연이 인터뷰 있을까 두근 거리면서 페북 새로고침 하고, 비시즌때는 지에스 라이브 기다리면서 옛날 영상들 찾아봤다. 지에스는 크리스마스면 크리스마스 인사 영상 올려주고, 새해에는 새해인사 올려주고, 팬들한테 질문 받아서 답변 영상 올려주고 정말 좋았어. 근데 이제는 그런 영상들에서 나연이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슬프다. 매시즌 시작하기 전에 이번 시즌 목표는? 하고 올라오던 영상도 이제 못 보겠구나. 앞으로 올라오는 지에스 영상들에 나연이가 없다는게 서러워서 클릭이라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 다른 선수 인스타나 뒤적거리면서 구석자리에라도 나연이가 걸린 사진이 없을까 하면서 기다려야겠구나. 

내 새끼 상처 받았을까봐 너무 가슴이 아프다. 숙자의 후예라는 별명도 있는 나연이는 적어도 퐈 전까지는 지에스에서 꾸준히 뛰면서 지에스 주전 세터 자리를 이어받을거라고 생각했어. 내심 퐈때 지에스에 남아서 정지윤 세터처럼 은퇴할때 거창하게 은퇴식도 받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어. 이 모든 것들이 이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허탈하네. 그래도 이런건 딱히 상관없어. 그냥 내 새끼 상처만 안 받았으면 좋겠다. 나연이는 아무렇지 않은데 내가 완전 민망할정도로 오바하는거였으면 좋겠다. 

나연아 기업에서 날아서 국대 세터 경쟁 이어나가고 성적 부담감 따위는 버리고 반지도 하나 껴보자. 미국 여행중인 정아 보면서 많이 부러웠는데 너도 시즌 마치고 포상 휴가도 가보고. 특히 지에스 경기에서는 꼭 승점 챙기자! 최고의 시나리오는 너가 너무 잘해줘서 기업이 좋은 성적 거두고 너 스스로의 가치도 올려서 퐈 대박나는거니까 열심히 해보자. 나욘,,, 친정으로 복귀한거 환영하고 나도 이제 화성으로 갈게~ 앞으로 인터뷰나 영상에서 자주 볼 수는 없겠지만 직접 내 두눈으로 많이 보러 다니면 된거겠지? ㅎㅎ 우리 이나방씨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