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입니다, 일 그만두고 싶다....(01/27)

ㅇㅇ · 2024.03.21 11: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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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메이드복을 감싼, 머리카락 끝에 약간의 웨이브가 들어간 긴 갈색 머리.

　옷 위에서도 상당한 크기인 것을 보고 알 수 있을 정도의 흉부의 쌍구.

　얼굴 생김새는 꽤 반듯해서, 이성뿐만 아니라 동성조차도 유혹해 버릴 것 같은 소악마 페이스.

　그런 미소녀가 어느 장소에 있었다.

　다리를 크게 벌리고 가랑이를 전혀 숨기지 않는 자세로 바닥에 주저앉아, 한 손에 불이 켜진 담배를 들고서.

"일이 나른해, 그만두고 싶어."

　자신 말고는 아무도 없는 작은 흡연실(휴게소)에서 입으로 내뱉은 연기와 함께 그런 말도 쏟아졌다.

　그런 푸념을, 이곳 나자릭 지하 대분묘에서 하는 것이,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면 자신은 틀림없이 어떤 처분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은 흡연소(안식처)는, 나자릭의 제 9계층의 외곽에 있는 데다가, 청소 이외에 자신 이외의 사람이 들르는 일은 거의 없다.

　일반 메이드 중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수호자' 분들은 피우거나 하는 건가? 아니, 지금까지 여기서 조우하지 않았다는 건 아닌가. 애초에 이미지에 맞지도 않고."

　자신과 달리, 성실한 사람은 이런 곳에 오지 않을 것이다.

"아, 하지만 원격시나 도청의 마법이 있는 것 같고--아니, 이런 장소 누가 훔쳐본다고. 게다가 만일 들킨다고 해도…응, 최악으로 죽지 않으면 안전하지."

　미소녀 페이스에 반해, 언행이나 행동은 유난히 남자답지만, 그녀는 틀림없이 여성이다.

　맞아, 호문쿨루스라는 이형종이긴 하지만.

"…슬슬 일하러 돌아갈까. 아, 진심 귀찮은데--애초에 여기 너무 넓어. 청소하는 데만 해도 꽤 오래걸리고...뭐, 처음 지옥의 독박 시절에 비하면 다른 마흔 명의 동료들이 있어서 편하지만 말이야."

　그렇게 마지막으로 불평을 쏟아내고 나서, 메이드는 담배를 재떨이에 밀어넣고 처리를 한 뒤, 흡연실을 떠났다.

"아 맞다, 입냄새 관리해야지."

　그의 이름은 퍼스.

　나자릭 지하 대분묘에서, 지고의 41명 중의 세 명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메이드이다.

　나자릭의 제 9계층 및 제 10계층.

　이 두 가지가 일반 메이드라 불리는 자들의 주요 활동 장소다.

　청소를 메인으로, 나머지는 세세한 잡무나 작업을 일로 하고 있다.

"퍼스 씨!"

"…식스스? 무슨 일 있어?"

　청소 도구를 한 손에 들고, 작은 휴식(자주적)에서 돌아온 퍼스에게 다가온 것은 일반 메이드 중의 한 사람.

　이름은 식스스.

　금색 머리가 특징인 메이드다.

"정말, 어디 가신 거에요? 아까의 방 청소는 이미 끝났어요."

"아, 역시. 의지가 되네--나는…그래, 도저히 놓칠 수 없는 더러움을 발견해 버려서--그래서 시간을 빼앗기고 있었어."

"과연, 그랬군요!"

　순수한가.

　무심코 그렇게 파고들어 버릴 정도로, 퍼스의 엉터리에 속는 식스스.

"남은 건?"

"네, 남쪽 블록 쪽과, 헤롱헤롱 님, 블루 플래닛 님, 터치 미 님의 방입니다."

"그럼 남쪽 블록과--그렇군, 헤롱헤롱님의 방의 청소를 모두에게 맡길게. 블루 플래닛 님과 타치 미 님의 방은 내가 할게."

"헤롱헤롱 님의 방……! 네, 맡겨주세요!"

　그리고 식스스는 주변에 있는 다른 메이드들에게 말을 걸며 남쪽 블록 쪽으로 향했다.

"…정말, 왜 다들 나 같은 걸 따르는 걸까? 나 메이드장 아닌데?"

　작게 퍼스는 중얼거렸다.

　일반 메이드들은 어떻게 보면 평등하다.

　그룹은 어느 정도 나뉘어 있기는 하지만 기본 일반 메이드끼리는 친구처럼 친하고 반말을 한다.

　그러나 왠지 퍼스는, 다른 일반 메이드들이 존댓말로 말을 건다.

　스스로 그렇게 하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고, 수호자나 전투 메이드 분들처럼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퍼스의 수준과 능력은 다른 일반 메이드와 같다.

　차이가 있다면 창조된 순서 정도.

　퍼스는 최고의 41명이 창조한 NPC 중 최초기에 창조된 존재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선배님.

　단지 그것뿐이다.

"…이런 불성실한 선배인 걸 알게 되면 실망할 거야."

　퍼스는 소외감을 느낀다.

　나 이외의 일반 메이드는, 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하루 종일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계속 일하려고 한다.

　지고의 41인을 위해 섬기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보람 있고 보상이라고.

　오해가 없도록 설명하자면 퍼스에게 그런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만들어 준 분들--특히 세 창조주 분들이 기뻐한다면, 자신도 기쁘다.

　비록 자신을 위해 죽음을 요구한다면, 망설임은 있지만 결국 죽음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일이라는 것에 대해 혐오감을 갖게 된다.

　땡땡이 칠 수 있다면 땡땡이 치고 싶다, 그만두고 싶다, 계속 담배 피우고 싶다.

　몸을 움직이고 피로를 느끼는 것이 싫다.

　정신적으로 마모되는 그 감각이 싫어.

　퍼스는 다른 메이드보다 욕심이 강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트라우마가 생각날 것 같아"

　아니면 퍼스 자신의 트라우마 같은 것에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건 그래, 퍼스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다른 메이드는 고사하고 수호자 같은 분들도 아직 창조되지 않았을 때.

　퍼스는 지옥을 보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옥의 독박 작업.

　일할 수 있는 하녀는 퍼스 단 한 명, 그런 상황에서 명령받은 것은, 제 9계층과 제10 계층의 「청소」.

　지금 현재 41명의 메이드를 증원해서 겨우 어떻게든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청소 업무를, 단 혼자서.

　퍼스는 오늘도 내일도 끝없이 끝나지 않는,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청소를 혼자서 하고 있었다.

"…뭐, 지고의 분들이 다른 메이드를 만드시고 나서 편해지긴 했지만 말이야."

　처음에는 단 한 명이라도 지고의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하고 벼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힘든 것은 힘들다.

처음으로 자기 이외의 메이드가 삼주분들에 의해 창조되어 함께 청소를 해주게 된 날은 저도 모르게 울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왕이면 밤일용으로 만들어 주셨다면……그렇다면 이런 '여성'의 몸으로 창조된 것도 납득이 가는데……"

　참고로 퍼스의 성별은 여성이다.

　그러나 정신의 실속은 남성에 치우치기도 한다.

　말투와 몸짓에 군데군데 남성스러운 구석이 섞여 있는 것은 이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본인도 모르는 오랜 수수께끼이기도 하다.

"……뭐 괜찮잖아, 나는 「메이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적어도 어깨 결림 어떻게 안 될까?

　그렇게 마지막으로 중얼거리며 퍼스는 자신의 일터로 향했다.

"저기 식스스, 퍼스 씨랑 얘기했다는 게 사실이야?"

"응, 역시 언제 말해도 멋있어!"

"아 부럽네요. 그 쿨한 분위기, 담담하게 해내는 일솜씨. 그러면서도 아주 세련된 움직임… 역시 나자릭을 아주 오래전부터 봐 온 분이지!"

"그치, 동경하게 되네...분명 우리가 모르는, 옛날 지고의 41명의 분들의 이야기 같은 것을 많이 알고 있겠지..."

"저도 식사 때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항상 혼자 드셔서 -- 왠지 말을 걸기가 힘들어요."

"오늘도 지고의 분의 방을 혼자 청소하러? 대단하네요, 분명 신뢰받고 있을 거예요…"

"나는 가끔 냄새가 나는, 그 새침한 향기를 좋아해요……"

　그런 대화가 퍼스가 없는 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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