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입니다, 일 그만두고 싶다....(08/27)

ㅇㅇ · 2024.03.22 15:41:43

제8화

"…………에"

　요즘 나자릭은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메이드 정도 밖에 지나가지 않았던 제 9계층의 통로에는, 지금까지 만날 일이 없었던 다양한 수호자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퍼스 자신도, 주인인 아인즈 님의 명을 받아, 날마다 다른 메이드의 의식 개혁에 힘쓰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퍼스는 타이밍을 잡고 늘 다니던 장소 흡연실로 향했다.

　그 길에서 퍼스는 믿을 수 없는 것을 발견했다.

(뭐야, 낯선 누군가가 통로에서 침울해 있어…)

　그래, 네발로 바닥과 키스를 하지 않을까, 그 정도로 바닥에 박혀 있는 자가 있었던 것이다.

　모양도 아무리 봐도 메이드가 아니고, 평소에는 다른 계층에 있는 나자릭의 존재인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아아아, 어째서--어째서 이럴 수가…"

　그리고 무엇인가에 겁먹은 듯 저주 비슷한 중얼거림을 바닥에 대고 계속 내뱉고 있다.

　누가 어떻게 봐도 우울해하는구나 하고 볼 수 있었다.

"--아, 그…"

　퍼스는 조금 망설인 끝에 말을 걸기로 했다.

　상대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먼저 대화를 시도한다.

"--？ 메이드?"

　퍼스의 목소리를 눈치챘는지, 네발로 기어가는 인물은 바닥을 향하던 얼굴을 퍼스 쪽으로 네발로 돌렸다.

　퍼스는 그 얼굴을 알고 있었다.

　아니, 실제로 본 적은 없어.

　이야기는 들었다는 의미에서다.

"…그래, 이런 빌어먹을 쓰레기 같은 수호자를 청소하러 왔구나."

　그리고 왠지 자학적인, 네발 달린 인물.

　퍼스는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시선을 가능한 한 동일하게 가까이 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쭈그리고 앉았다.

"샤르티아 블러드폴른 님.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얼굴을 들고 일어나 주시기 바랍니다. 계층 수호자인 당신이 그런 모습을 보이면 우리도 곤란합니다."

"아니, 메이드가 나한테 의견을 하는 거야? ...아니, 다르네. 당신들도 지고의 분들에게 창조되었으니, 동료 같은 것이네. 오히려, 이 너덜너덜한 걸레같은 지금 내가……………………."

　네발 달린 인물--그 정체는 나자릭 지하 대분묘, 첫째, 둘째, 셋째 계층의 계층 수호자 지위를 부여받은 흡혈귀 소녀.

　이름을 샤르티아 블러드폴른.

　지고의 존재이신 페로론치노 님에 의해 창조된 분이다.

　그 레벨(강함)은 퍼스 같은 일반 메이드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다(레벨 100).

　무엇을 어떻게 하든, 절대 퍼스가 적수인 분이 아니다.

　그런 분이 눈물로 얼굴을 구기며 아이처럼 흐느껴 울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다루기가 곤란하다.

　이대로 무시할 수도 없고, 말을 걸어버린 이상 책임이 있다.

"도움이 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그 이야기라도 들어드릴까요?"

"……말하고 싶지 않아."

　그렇습니까? 그럼 저는 이만--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기분을 퍼스는 꾹 눌렀다.

"그럼 기분전환 같은 건 어떨까요? '힘들 때일수록 앞을 향해 즐기자! 구체적으로는 에로게라든가!'-라고 페로론치노 님도 말씀하셨어요."

　퍼스가, 샤르티아의 조물주인 페로론치노 님의 이름을 입에 올리자, 샤르티아의 진홍빛 눈이 날카롭게 퍼스를 포착했다.

　지고의 존재를 이야기의 인용구로 내버린 것 같아,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지만, 효과는 충분했는지, 샤르티아의 눈동자에 살짝 힘이 돌아왔다.

"그게 정말인 것이야? 페로론치노 님이 그런 말씀을?"

"네, 이 귀로 들었습니다."

　지고의 존재이신 페로론치노 님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분이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자주 흡연소에 얼굴을 내밀고는 다른 지고의 분들과 대화를 즐기고 계셨다.

"--그래, 페로론치노 님이……그런데, 에로게…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걸까?"

"죄송합니다, 저도 거기까지는…다만 아까 말씀하신 뒤에 '좋으시면 추천해 드릴게요!'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물건 같은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지고의 분들의 이야기는, 퍼스에게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았다.

"…기다려, 에로게--확실히 '부글부글 찻주전자 님'의 직업에 관계된 것이었겠지……"

　그러자 샤르티아가 생각난 듯 말했다.

　그로 인해 퍼스도 새로운 일을 떠올렸다.

"부글부글 찻주전자 님의…? 혹시 성우인 것일까요?"

"어머, 당신도 알아요?"

　샤르티아가 동지를 발견한 듯한, 그런 기대의 눈빛으로 퍼스를 바라본다.

"네,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그렇다면 특별히 내가 가르쳐 줄게--성우는 목소리를 불어넣는 것으로 영혼을 주는 일……즉 생명 창조계의 직업을 말하는 거야."

　샤르티아가 자랑스럽게, 퍼스에게 그렇게 말한다.

　아무래도 조금 기운을 차린 것 같다.

"과연……즉, 에로게라는 것은, 부글부글 찻주전자 님이 창조하시고, 페로론치노 님이 그것을 전파함으로써 주위를 즐겁게 할 수 있는 물품--아니, 생명이라는 것이군요."

"그것은 애완동물…이라고 하는 것일까?"

　확실히, 라고 퍼스도 납득한다.

　주위를 즐겁게 하는, 즉 치유를 주는 생명--즉 애완 동물.

　애완동물이라고 하면 대여도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모든 게 연결된 것 같다.

"에로게는 펫!"

　두 사람의 반가운 목소리가 겹친다.

"감사합니다. 오랜 세월의 수수께끼가 풀린 것 같아요."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최고의 분들의 말을 이해한다--

　그것은 나자릭을 섬기는 자에게 더없는 기쁨이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누군가와 힘을--지혜를 합해, 퍼즐처럼 맞추어 가는 쾌감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귀녀, 이름은?"

　얼굴에 살짝 미소가 돌아온 샤르티아가 일어나 이름을 묻는다.

"퍼스라고 합니다, 샤르티아 블러드폴른 님."

　퍼스도 일어나 메이드로서 다시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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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에 샤르티아가 아린스(이와요)를 안쓰고, 카시라 정도만 쓰길래 그냥 평어로 번역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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