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 강해질 수 있음. 문제는 어떻게 강해지냐는 것이지.

솔직히 말해 무술이 경기화를 할려다가 망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음.

대부분 1.기존에 있던 방식을 빌리거나 2. 아니면 경기화한다고 점수제를 만들다가 망하는 경우가 대부분.

예를 들면 합기도는 태권도+합기도를 택했지만 정작 경기를 보면 태권도 발차기-붙으면 던진다-아이텐티티인 입식 관절 X인 경우가 많았지.

아니면 중세검술 서클처럼 먼저 치는 놈이 이긴다-히트 앤 런 전술이 판친다-검리는 잊어먹고 빨리 치는 놈이 왕이 된다-거기에 쎄게충들이 들어와 서클 대부분 병원 신세가 되는 경우가 많았지.(슬프게도 대부분 검술 단체가 이럼)

대부분의 무술이 이런 루틴을 띄는 경우가 많아.

기존의 방식을 빌리는 것도 좋아. 태권도, 유도, 레슬링, 복싱.... 문제는 이런 무술들은 이미 완성되었기 때문에 그 룰에서는 따라 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야. 합기도만 해도 태권도와 자기류 기술을 합쳤는데 태권도룰에 규칙 몇개만 추가했잖아.

기존 격투기룰을 빌려서 자기화하는 것은 문제를 풀때 답안지를 펼치고 문제를 푸는 것이랑 똑같아. 너무 완벽한 답이 있는데 베끼고 말지 안 배겨?

그래서 내 생각은 이래. 경기화를 할때는 최대한 자기 특성에 맞추어서 제한을 두고 만들어야 한다고.

가령, 택견의 경우 억하고 차면 안 된다고 세게 차면 안된다고 하거나 손으로 안면타격 금지, 복부타격 금지, 품밟기 강제 등 여러 제한을 두고 시작했어. 처음에는 반발이 심했겠지. 이렇게 하면 어떻게 싸우냐고. 근데 결과는? 택견하면 생각나는 겨루기 방식이나 아이덴티가 잘만 살아났지.

앞서 말한 중세검술 서클도 그래. 그쪽에선 처음에는 점수제로 하다가 사람들이 터져가니까 세미스파링으로 바꿔. 그렇게 되니까 점차 검리에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중거리 검술은 살아나. 거기다가 점수제에서 원했던 격렬한 전투도 가능하게 되었지.

극진? 지금이야 안면타격이다 체중빨이다 말이 많지만 정체성면에서는 오히려 낫다고 생각해. 삼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힘을 기르는데에는 지금의 방식이 최고지. 심지어 고주류에서는 이 방식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비슷한 룰로 겨루고 있더라.(쇼토칸 방식과 병행하는 경우도 있음)

어쨌든 내 생각은 이래. 스파링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규칙을 만들 것인가야. 기존의 규칙이 좋다고 해서 따라해선 안돼. 그럼 그건 그 격투기의 마이너 카피일 뿐이야. 규칙을 만들때는 최대한 자신의 무술이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를 생각하고 만들어야 해. 제약을 줘도 좋고 다고 강제성 있는 것도 좋아. 그래야만 한다면 어떤 규칙이든 좋아. 다만 어줍잖게 이해하지는 말고 자신의 무술의 특징을 최대한 이해하고 만드는게 최선이라고 나는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