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전에 친구랑 도쿄여행을 간적이 있다

그때 우에노공원 위에 있는 무슨박물관을 갔다
친구가 가자한 곳인데, 음 뭐 난 별 재미가 없었다
너는 어떠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그닥이란다
나는 말했다

야 생각해보니 한국에 있을때도 박물관 잘 안 가지 않냐
국립중앙박물관 간 적도 없는데 뭔 박물관이야
네가 아이스크림 사

그렇게 얻어먹으며 내려오는 길에 고양이 몇 마리를 보았다
신기한게 얘네들은 사람을 잘 따랐다
싸가지없는 우리 동네 고양이와 비교하며
잠깐잠깐 놀다가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그때 같이 간 친구와 연락도 끊길 만큼 시간이 지난 후에 보니
박물관보단 고양이가 더 생각이 난다
그리고 그때 생각하고 이야기 나눈 걸 떠올려보면
여행책자 너머에는 어떤 곳이 더 있을까 였다

우리나라 아니 우리동네에는 뭐가 있을까
한국에 가면, 서울에 가면 여기저기 돌아다녀 봐야겠어
내가 서울 살지만 서울여행은 많이 못 가본 거 같아
생각해보면 우리가 서울여행 가긴 제일 좋지 않냐
숙소걱정 없고 말 잘 통하고
서울 안에서도 우에노의 고양이같은 곳이 많을테고

그뒤로 종종 혼자 혹은 둘이 걷는다
성북동 한강 현충원 북촌 창신동
딱히 자세히 알아보진 않거나 아예 모르는 상태로 간다
그리고 며칠 전에 부암동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