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이 감독은 참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한번쯤은 보상을 줄법도 한데 벽하나를 제거하면 그 앞에 무수한 벽들이 계속해서 생기는 상황

전작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그런거라고 이해는 하지만 7화는 보다가 내 마음이 다 찢어질 정도더라

그래도 내가 사카이를 미친 학대범 새끼야라고 욕하지 못하는건 그런 시리어스를 감동으로 바꾸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물론 성향에 따라 그런걸 노잼이라거나 억지감동이라 느낄수도 있음)

사실 1기때는 1화 끝나면 나름 주관적인 감상평도 쓰고 그랬었는데 2기때는 전혀 그러질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어제 7화 끝나고 의견이 나온것처럼 '그다지 재미가 없어서' 였음. 

2기가 망작이다 이런 개념보다는 사카이는 대체 2기에서 뭘 말하려는걸까? 하는 의문 때문이였음.

1기 초반부터 강조했고 계속 말해왔었지만 사카이는 치카를 통해서 선샤인 스토리를 전개한다.

치카의 성장이 아쿠아의 성장이고 치카의 생각이 아쿠아의 생각일 정도로 치카라는 캐릭터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

그리고 그건 2기에서도 이어진다.

2화에서 1,3학년이 친해졌을때, 리코가 시이타케에게 마음을 열었을때. 결국 마지막에 누가 나왔는지는 알지?

아쿠아의 성장에는 치카가 늘 서있었고 사카이가 얼마나 치카를 중요하게 여기는지는 사실 모두가 알고있을꺼라 본다. 

문제는 그런 치카를 가지고 2기에서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았음.

물론 다른 멤버들의 성장을 보여주거나 비중 조절을 위해서 치카가 뒤로 빠지는건 당연하지만

차라리 분량 조절이라도 제대로 하던가 그것도 좀 아쉬운면이 많았고. 

아무튼 그렇게 뭔가 2% 아쉬운 에피소드가 반복되던중 이번 7화를 보고 사카이 전개를 좋아하던 나로썬 

ㅗㅜㅑ 하는 소리를 낼수밖에 없었다.

주관적인 분석이니 재미로만 보면 됨.

모두의 노오력으로 드디어 1위로 결승에 진출한 아쿠아. 

학생수가 적음에도 이루어낸 성과였고 영상 조회수도 4만회를 넘어가며 말 그대로 시골의 반란은 제대로 보여줬지

"그럼 입학 희망자는!?"

하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입학 희망자는 스쿨 아이돌로써 극복하기 힘든 현실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고

이사장실에서 보여준 자신들의 노력에 대한 믿음과 수영장에서의 절실한 외침은 

결국 휴지조각이 되어버리고 만다.

참 잔인하지 ㅋㅋㅋㅋ

적당히 100명 넘기고 치카가 키세키다요! 하고 외치는걸로 끝냈어도 될판에..

가장 중요한건 그 순간을 치카가 직접 봤다는것. 

지금까지 자신이 기적이라 생각한건 기적이 아니였어.. 그저 한순간의 결과였고 기적은 존재하지 않았던거임.

그도 그럴게 치카(=아쿠아)는 평범한 스쿨 아이돌일 뿐이니까. 

아무리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해도 촌구석에 있는 학교로 학생들이 몰리는 마법은 보여줄수 없지.

그럼 현실의 벽을 제대로 느낀 기적무새 치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승을 향해서 힘낼게!"

놀랍게도 탈주해도 ㅇㅈ합니다 하고 외칠판에 우승하겠다는 말까지 하며 당당하게 웃어보인다.

여기서 치카가 스쿨 아이돌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빛나고 싶다' 라고는 하지만 결국 궁극적인 목적은 폐교를 저지하기 위함이였음.

스쿨 아이돌로써 활동하고 그렇게 차츰 올라가서 정말로 반짝이게 되면 학교의 폐교를 막을수 있을꺼란 기대감.

빛나고 싶다는 말 또한 거짓은 아니였겠지만 적어도 그 뿌리가 통채로 잘려나간거야.

잘려나간 나무에서 잎사귀가 피지 못하는것처럼 목적을 잃은 아쿠아가 러브라이브에서 빛날수 있을까?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고 그건 치카 본인도 충분히 아는 내용이였을꺼다.

정상적인 상황이였다면 우승하겠다는 말은 오히려 하지 못해야 정상.

치카는 대체 뭘 믿고서 저런말을 한걸까?

"왜 그래? 괜찮아."

"3학년의 마지막 라이브야. 그리고..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쨔쟌 아저씨가 생각나는 장면이였다.

치카가 믿고 있던건 아무것도 없었어. 

광기에 가까운 리더로써의 책임감이 치카를 지탱하고 있을뿐 자신이 우는지조차 모를정도로 

이미 멘탈하고 마음은 산산조각 수준이였고 단지 그걸 이겨내기 위해 

친구들의 응원과 3학년들을 이용했을뿐.

진짜 이 장면 도저히 못보겠어서 앞으로 감기 두번 세번했다가 끄어억 거리면서 봤다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위짤은 솔직히 무섭기까지 했어. 솔직히 6화때도 치카 보고서 저건 이미 광기 아닌가.. 싶었지만

퍼포먼스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겠지 했는데 7화의 저 장면은 어우..

아무튼 그리고 나타나는 그 깃털.

러브라이브에서 깃털이 의미하는바는 굉장히 크지?

스쿨아이돌의 의지를 남긴 뮤즈는 일찍이 폐교 저지에 성공하고 본인들 스스로의 벽까지 뛰어넘어 전설이 되는데 성공했지

진정한 스쿨 아이돌의 빛남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뮤즈였지만 그건 압도적인 능력과 안정적인 기반에 의해 만들어진것.

목적을 이루는데 실패하고 그저 평범할뿐인 아쿠아가 저 흰색의 깃털을 그대로 가지는게 맞는걸까?

초반부의 아쿠아는 뮤즈의 길을 따라 걷는데 주력했어. 목적지는 '빛남'으로 동일했으니까.. 뮤즈의 뒤만 걸어가면 모든게 해결되는줄 알았겠지?

하지만 1기 후반부에서 그런걸로는 목적지에 도달할수 없다는걸 알게되자 아쿠아는 뮤즈가 걸었던 길을 벗어나 옆으로 달리기 시작했지

그때가 되서야 치카는 깃털을 얻는데 성공했고.

다만 이 깃털은 결국 기적을 가져다 주는데 실패했고 아쿠아가 걷던 길은 이제 정답이 아니게 된거야.

문제는 지금까지 길은 달라도 방향은 똑같았기에 아쿠아가 안심하고 달려올수 있었던것. (폐교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

다시 걷기 위해선 정 반대의 방향으로. 전설이였던 뮤즈조차 경험하지 못했던 아무도 없는 길을 개척해야하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깃털로는 이제 아무것도 이룰수 없어.

"기적을 일으켜 학교를 구하고, 그래서 빛날수 있었던거야. 학교를 구하지 못한이상 반짝임을 찾을순 없는거야"

"난 말야 이제 러브라이브는 어찌되는 상관없게 됬어. 우리의 반짝임도 더는 상관이 없어"

교실 장면에서 말한것처럼 치카의 목적은 폐교에서 학교를 구하는것. 그게 빛난다는거였으니까.

다만 이제 그건 불가능한 일. 치카는 결국 모든걸 포기하려고 저런말을 한걸까?

하지만 굳이 그런말을 할꺼였으면 치카와 모두가 옥상에 올라올 필요는 없었을꺼야.

절망적인 상황에서 모두가 옥상으로 올라온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지금까지 이루어온 모든것에 대한 미련. 

사실 그도 그럴게 서로 울고 웃고 수십번 멘탈이 갈리면서도 아득바득 올라왔잖아?

아무리 남은게 없다해도 지금까지 해온 노력들이 한순간에 허사가 되는건데 아쉽지 않다는건 말이 안돠겠지

지금 아쿠아에게 필요한건 위로도 동정도 아닌 그 미련의 불씨를 살려줄 무언가.

어깨를 토닥여주는게 아니라 과감하게 등을 떠밀어줘야 하는거였어.

그리고..

"학교가 사라지지 않는것, 그것만이 학교를 구하는거야?"

"모두에게 물어봤어. 다들 똑같아. 러브라이브에서 우승해줬으면 좋겠어. 너희를 위한것 뿐만이 아니야, 우리들을 위해. 학교를 위해"

"우라노호시 여학원 스쿨 아이돌 아쿠아. 그 이름을 러브라이브의 역사에. 그리고 함께 우라노호시 여학원의 이름을..!"

"그러니까.. 그러니까.. 빛나줘!"

솔직하게 말하면 난 여기서 울었다. 

아쿠아가 멈춰서자 아예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학교의 친구들.

비록 전교생의 인원이 턱없이 적어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반대로 인원이 적기에 가능했던 모두의 마음을 전하는 일.

"포기할리가 없잖아. 당연하잖아, 당연하잖아, 당연하잖아! 우승할꺼야.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어. 압도적으로 우승할꺼야."

"우승해서 이 학교의 이름을. 평생 사라지지 않을 추억을 만들자!"

그 누구보다 노력했던 치카이기에 완전히 무너진 와중에도 분하다는 감정은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고

그 감정은 학교의 친구들로 인해 확전히 폭발하게 된다.

학교를 살려야한다는 부담감과 계속된 리더로써의 책임감이 만든 광기에서 벗어나

최고로 반짝여서 우라노호시가 있었다는걸 스쿨아이돌 역사에 남기겠다는 새로운 의지가 치카에게 생긴거야.

그리고 그 때, 깃털은 뮤즈가 남긴 스쿨 아이돌의 색을 벗어나 아쿠아를 상징하는 물색의 깃털로 변하게 된다.

남들의 의지가 아닌 아쿠아의 의지가 담기는 순간..

그리고 동시의 리코의 대사..

"드디어 평범한게 아닌.. 진짜 괴수가 될지도 몰라.."

작중에서 이런 대사가 직접적으로 나왔다는게 얼마나 소름돋는지.

과연 학교를 지키겠다는 틀을 벗어나 러브라이브의 역사에서 빛나보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치카가

지금까지의 성장을 바탕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너무 기대가 된다.

사실 지금까지도 본인만 모를뿐이지 리더로써의 모습이나 아이돌로써의 능력치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걸 주변에서는 다 알고 있었잖아?

근데 스스로 그 리미트를 깨부순 이상 치카는 더 날아오를수밖에 없는거지.

그야말로 진짜 전설이 될지도 몰라..

지금까지 2기는 그냥 심심했었는데 이번 7화에서 제대로 장면을 바꿔줘가지고

앞으로 남은 6화 너무 기대되자너 ㅋㅋㅋㅋ

그나저나 오랜만에 쓰니 진짜 힘들다. 

필력이라도 좋으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니 쓰고 수정하고 하다보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