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사무소 운영 중임. 창업한 지 10년 가까이 됐다.

녹취사무소에 관하여 간간이 글 썼었는데 갈수록 답이 없어지고 있다. 

속기사 자격증은 땄고 취업할 데는 없고 결국 만만한 게 녹취사무소 창업이라 많이들 차리는데 

지 집에다가 사무실 내고 대충 a4에다가 찌끄려서 출력해서 도장 찍고 월세 안 나가니까 "최저가 녹취록"이라고 말도 안 되는 가격 후려쳐서

네이버쇼핑에 등록하고 영업하고 있더라. 

그래, 남들 보다 경쟁력도 없고 뭐 아무것도 없으니까 즈그 집 안방에다 차리든 허위로 주소 처 올리든 단가 후려쳐서 일거리 몰아오는 거는 이해가 간다.

그래서 당장 일 조금이라도 더 가지고 와서 입에 풀칠은 하겠지. 그런데 그게 얼마나 갈 거 같냐? 너만의 특권으로 그 가격으로 계속 일 받아올 거 같지?

너 따라서 기존 녹취사무소들뿐만 아니라 신규 진입하는 속기사들이 단가 후려치고 네이버 쇼핑에 똑같이 다 등록할 거다. 제 살 파먹기 식으로. 

10년째 운영해오면서 봐왔는데 이런 식으로 단가가 여태 계속 낮아져 왔다. 

박리다매로 일 많이 받아오면 장땡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작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너가 처리할 수 있는 케파가 있는데 박리다매로 일을 받아오면 직원을 고용해야 하고 2명을 고용한다고 쳐도 달에 최소 300~400 나간다고 잡으면 하루에 일을 최소 6개에서 10개는 꾸준히 매일 받아야 하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유능한 대표 변호사가 부인이나 남편이면 가능은 하겠네. )

이 가정도 직원이 일을 제대로 한다는 가정에서다. 직원이 자기 일처럼 일을 할까? 절대 안 한다. 그럼 결국 너가 검수를 봐야 하고 너가 검수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직원이 작업한 거 그대로 거래처에 넘긴다? 바로 거래 끊긴다 ㅋㅋㅋ

나는 초반에 운이 좋기도 했고 잡상인 취급받아 가며 영업 뛰고 지금에야 거래처도 많고 10년 짬바로 먹고사는 데는 지장 없는데 거래처 통해서 다른 녹취사무소 녹

취록 들어온 거 다시 작업해 달라고 해서 해당 녹취록 보면 진짜 일 존나 날림으로 하더라. 이러니까 속기사가 욕 처먹지.

맞춤법, 띄어쓰기, 해당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용어 진짜 아예 모르고 들리는 대로 썼더라. ㅋㅋㅋㅋㅋㅋ

뿐만 아니라 본업은 따로 있고 속기사가 아닌데 속기사들 고용해 가지고 단가 존나 후려쳐서 영업하는 데도 많더라. 

아무튼 녹취사무소 운영하는 속기사들? 사명감 없이 일하는 사람 너무 많고 주변에서 보는 시선은 녹취록 그까짓 거 금방 되는 거, 가격 저렴한 거 보니까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그냥 타이핑이나 하는 디지털 노가다꾼어로 밖에 안 본다. 

속기사들 본인들이 자기 이미지를 존나게 깎아먹고 있고 지들도 신경을 아예 안 쓴다. 협회? ㅋㅋㅋㅋㅋ 웃음밖에 안 나온다.

그리고 속기사도 아닌 미꾸라지들이 물은 존나게 흐리고 지들은 그냥 본업에서 부업식으로 소소한 돈 벌어가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아주 녹취 업계 망치는 데 대주주 되시겠다. 

아무튼 나도 현재 녹취사무소는 그대로 운영하고 다른 사업할 거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하려면 말리지는 않겠는데 개노답 시장인 것만은 알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