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500년 전 기득권 층보다 모든 면에서 쾌적한 삶을 살면서 불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색하길 좋아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어본 이 의문은,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인간 본성에 대하여'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과 비교하여 스스로의 사회적 위치를 가늠한다. 그렇게 하여 의사소통 과정에서 자신의 적절한 위치에 어울리는 어조, 태도, 말투, 비언어적 표현을 하는 편이 그렇지 않는 편보다 자손을 만들어 생물학적으로 번성하기에 유력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에서 옷차림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것, 흉노족 우두머리에게 오만하게 대하여 목을 배인 한무제 사위의 일화 등 직접 경험하거나 교육받은 여러 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이를 알고 있다.

오늘날 미디어 매체와 정보통신의 발달은 이를 한층 광범위하게 확대하였다. 그리하여 우리가 왕만큼 깨끗한 집에서 따듯한 밥을 먹고 따듯하게 잠을 자고 여러가지 색의 의복을 입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파악하는 위치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반면, 500년 전 돌쇠의 형제들은 모두 돌쇠 만큼의 밥을 먹었고 돌쇠만큼 춥게 지냈으며 다른 동네의 친구인 열쇠, 철쇠, 깡돌이들은 모두 그러하였다. 그들은 왕이 어떤 거처에서 사는지, 어떤 음식을 먹는지 알지 못했다.

또한 방글라데시의 어린이들, 남수단의 어린이들도 주위가 모두 배고픈 동료들이라 스스로를 비관적으로 해석할 새도 없이 죽어간다.

우리는 이를 통해 미래 사회에서의 개인의 만족에 대해서 짐작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