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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오늘의 뻘글

니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25 00:02:27
조회 927 추천 20 댓글 11
														

유난히? 다양한 주제가 오갔지만, 아무튼 오늘의 뻘글은 제목대로 하루 1회니까 가장 재미있어 보이는 주제를 고르기로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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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론은 대개 장편에나 적용되는 이야기다

사실 윗짤의 내용들은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임. "입문용 시나리오"가 따로 존재하는 의의도, 어떻게 보면 "플레이어가 딴 길로 샐 부분을 최대한 줄인" 시나리오를 제공함으로서, 마스터가 이 악물고 자기 진행만 해도 되도록 만들기 때문이거든. 마스터 입장에서 기존에 짜 놓은 진행을 하라고 던져 둔 거 무시하고 딴 길로 새려는 플레이어만큼 귀찮은 것도 또 없어.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행사 플레이에서는 시트도 아예 프리메이드 시트를 제공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기도 하다 ㅋㅋㅋ 뭐 그건 됐고....


그렇다면 왜 TRPG에서는 너도나도 이상론을 떠드는가? 위선이 아닌가? 하는 질문의 답은 이미 거기에도 좀 많이 요약왜곡해서 달았긴 하지만, 간단한 거임. 그런 건 대개 "여러 세션 단위로 진행되는 플레이를 하는 팀에서나 여유를 가지고 적용할 만한 이상"인 거야. 그리고 그런 걸 적용해 가면서 여러 세션에 걸쳐서 플레이할 거라면, 그런 플레이에서는 처음부터 감당 못 할 루니를 안 끼우거나, 못 참아 주겠으면 슬슬 피드백을 넣어서 옆구리를 찔러 보는 게 충분히 되는 환경일 거고.... 아니면 마스터 포함해서 모두 다 같이 루니가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해. 근데 이건 같이 루니가 되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역으로 못 참는다는 단점이 있긴 함.


근데 단편에서는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플 터뜨리거나 오늘 처음 본 사람하고 굳이 말싸움 하기 싫으니까 그냥 루니새끼가 뭘 선언하든 "네네"하고 일단 대충대충 넘겨주면서 진행은 진행대로 빼고, 마지막에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다음부터 저 새끼는 내 플에 안 받는다'고 메모하는 걸로 끝내는 것도 되기는 됨. 그러니까 마스터 입장에서는 고작 단편인데 굳이 힘들고 귀찮게 그런 이상론 같은 거 적용하려고 할 필요도 이유도 그렇게까지는 없다.... 이거지. 그래서 그런 거 대부분을 안 해주니까 당연히 잘 안 보이는 거고. 예를 들어서 PC 백그라운드 설정을 플레이 내용에 섞어 넣어 주고 그러는 거 말은 좋은데, "던전까기 단편 플레이" 같은 거 하면 굳이 그런 것까지 해 줘야 하나? 싶다 이거지 ㅋㅋㅋ


그리고 일단 장기플이 진행이 좀 되면서 인간관계? 내지는 랜선관계가 쌓이면 플레이 도중에 뭔가 좀 삐걱거려도 피드백 시간에 "사실 저희 집 고양이가 커피를 쏟아서 집중을 못 했어요(고양이를 키운다고 한 적 없음)" "그럴 수도 있지요 ㅎㅎ" 하는 식으로 일단은 하하호호? 까진 아니어도 어느 정도 플레이 외적인 대화를 하면서 갈등이 대충 봉합이 되고, 문제가 있었다면 피드백을 통해 뭔가 개선되고 수정될 여지가 있거든. 뭐 이러다가 역으로 누가 울컥해서 폭발엔딩이 날 수도 있지만 말이야.


뉴비를 대하는 태도...?

아무튼 "뉴비는 형태가 무궁무진하니 소위 말하는 루니일 수밖에 없는데 자기 흐름에 안 따라온다고 대가리 깨고 루니 취급하는 건 아니지 않냐"라는 주장도 좀 과격한데, 솔직히 우리 모두가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인 이상, 사회에서 배운 / 학교에서 배웠을 "상식"이라는 게 있고, 상식 외에 TRPG에서 필요한 내용을 다루는 걸로는 "룰북"이라는 것이 따로 있고 그걸로도 모자라면 마스터의 "설명"이라는 것이 있음. 설마 "저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거 모릅니다" 같은 주장을 하지는 않겠지? 룰북 같은 경우는 돈 안내고 볼 수 있는 SRD나 퀵스타트 같은 게 있어서, 그걸로 커버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고, 마스터는 가능하면 그런 걸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저번에 왔던 애가 두들겨 맞은 이유는 굳이 "완전히는 신뢰할 수 없는" 꺼라위키에서 내용을 가져와서인데, 아예 안 가져왔으면 오히려 덜 두들겨 맞았을 거임 ㅋㅋㅋ


아무튼 와우 레이드 같은 거도 공대에 뉴비 받아주면서 "공략 숙지했냐" / "다 모일 때까지 공략 영상이라도 보고 와라" 같은 소리 하고, 업적이 나오기 전에는 허수아비 딜하는 거나 기어스코어 보고 "아 얘가 사람 구실은 하는구나"를 미리 확인했었음. 아무튼 와우는 그랬었어. 근데 혹시 진짜로 니들은 뉴비 온다고 하면 룰북도 보라고 안 하고 바로 넙죽 플에 투입시켜 주냐? 어.... 진짜 그런다면 지금까지 내가 말한 건 전부 다 잊고 그냥 뒤로 가면 돼. 지금까지 시간 낭비시켜서 미안 ㅎㅎㅋ...... 물론 이래도 뉴비가 읽어온다는 보장이 없기는 해 ㅋ


뭐 어쨌든 그래서 장기 플레이는 대개 "세션 0"이라고, 플레이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모여서 같이 캐릭터 만들고, 그 외에도 이것저것 이야기 하는 시간을 따로 가지는 거고, 마스터는 그러는 동안에 "뉴비의 형태는 무궁무진"같은 소리가 안 나오도록 조치를 해야 함. 아 별 건 아니고, 자기 플에 모인 사람들에 대해 "여기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고 취향은 그렇고 뭐가 나오면 좋아하겠 / 싫어하겠구나" 같은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가급적 서로의(플레이어들끼리도 포함) 심상을 정리해서 일치? 까지는 아니어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고 나서 다음 단계, 본격적인 플레이의 시작 부분으로 가야 한다는 거임. 여기서 뭔가 서로(마스터 뿐 아니라 플레이어끼리도) 절대로 안 맞을 거 같다? 전부 다는 못 데려가겠다? 그럼 미리 누군가에게 안녕히 가세요 하는 거고. 결국 이것도 또 위에서 말한 이상론 적용할 때 처음부터 안 끼우거나 피드백 시간에 옆구리 찔러보는 거랑 이어지는 거 아니냐....? 하면 응 맞음 ㅋㅋ 대부분의 장기플은 세션 0을 제대로 했는가? 피드백을 통해서 세션 0 또는 도중에 새로 등장한 문제점을 (일시적으로라도) 해결하는데 성공했는가? 등의 질문에 Yes라고 할 수 있어야 하는 게 맞거든. 없다? 장기플 진행 도중에 발생하는 문제는 높은 확률로 그런 걸 제대로 안 한데 원인이 어느 정도 돌아가. 근데 위에 말했듯이 단편 플레이라면 그냥 세션 0이고 뭐고 맞춤 하려는 노오력 없이 대충 돌려서 끝내고, 끝나면 "안녕히 가세요" 하고 서로 갈 길 가는 걸로 잊어버리는 게 편하니까 굳이 그렇게 까지는 잘 안 하는 거라고 ^^


어디까지가 "방탄"인가?

그 다음으로 고민해 볼 부분은 그래서 방탄 세션의 정의가 뭔데? 라는 거임. 여담으로, 방탄 커피는 솔직히 몇 번 마셔봤는데 기대 이하였어. 역시 진짜 야크버터를 썼어야 하나? 아무튼 뭔가 여러 세션에 걸친 캠페인? 플레이를 진행한다고 치자.


이게 뭔가 이미 출판된 걸 마스터가 들고 와서 그 내용을 따라가는 거라면, 대충 그 캠페인 원래의 기-승-전-결을 따라가려고 마스터가 노오력을 할 거고, 아마 시작하기 전부터 "이번에는 무슨무슨 캠페인을 할 거예요~" 라고 공지했을 테니까 플레이어들도 어느 정도는 장단을 맞추어 줄 거임. 물론 그런 가이드 라인이 없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한다? PbtA 계열 같은 룰이다? 그럼 이제부터 '아 이게 여기서 이러네'라는 생각과 병행되는 마스터의 재주 보여주기 시간이 되겠습니다 짝짝짝.... 까지는 아니고, 그래도 마스터가 어느 정도는 "멀리 있는 아주 큰 위협" 같이 캠페인 내에서 궁극적으로 상대해야 할 것을 보여줄 거고, 그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눈 앞에 있는 "일단 처리해야 할 위협"이나 "나아갈 수 있는 경로들" 같은 것들도 보여줄 테니까 플레이어들이 눈치껏 장단을 맞춰줄 수가 있는 거임. 그러면 이렇게 서로 눈치껏 장단 맞춰서 티키타카 하면서 진행하는 플레이는 "방탄"인가? 글쎄.... 난 좀 그건 아닌 거 같음.


그보다는 "플레이어가 뭐라고 선언하든 마스터가 답정너로 이야기 흐름을 끌고 가는 게 방탄 세션이고 그런 게 싫다"고 하고 싶은 거 같은데, 사실 그런 건 모두가 싫어하는 거긴 함. 심지어 하는 마스터도 대개 재미는 없을 거거든. 다만, 플레이어가 뭐라고 선언하든 전부 다 넙죽넙죽 커버가 될 정도의 마스터는 애시당초 아무나 안 받는 데서부터 1차 필터링을 해.... 왜냐면 그 정도가 될 짬을 먹었으면 고정적인 팀을 꾸려서 아는 사람들하고 하다가 도중에 조금 찐빠가 나도 하하호호하고 넘어가고 피드백할 때 좀 찔리고 끝내는 그 정도가 훨씬 마음이 편하다는 걸 경험적으로 이해해 버리거든..... 단편이야 뭐 위에서 말한 대로 수고하셨습니다 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하면 되기는 되는 거고.


그리고 이런 면에서 마스터가 한 번 쯤은 해 보거나 최소한 룰북 마스터링 부분을 읽고 생각은 해 봐야 하는 룰로는... 글쎄, PbtA 계열이 있지 않나 생각?함. Powered by the Apocalypse, 그러니까 아포월이나 던월 같은 거. 해 본 사람은 다들 알겠지만, 대체로 "디테일한" 플롯을 정해 놓지 않고, 플레이어들의 선언과 주사위 결과 + 지난 세션에서 있었던 일들의 여파 등에 따라서 대충 이제(이번 세션 또는 이후에) 뭐가 일어날 지를 적당히 때려 박아가며 진행하는 방식으로 돌아가거든. 룰에 따라서는 "남자 냄새 가득한 의정부의 어느 야X병동 이야기" 같이 큰 틀 정도는 정해져 있지만, 그날 그날 무엇이 일어날 지 같은 건 대개 그런 식으로, 어떻게 보면 주먹구구 식으로 굴러감. 또 어떻게 본다면 플레이어들의 의견 참조가 잘 되는 룰인 거겠지? 그러니까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잘 받아주면서 하는 걸 몸으로 체득하고 싶다면, 이런 룰도 한 번쯤은 해 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3줄 요약

대부분의 이상론 내용은 실제로 적용하려면 장기 플레이 + 고정 팀의 존재를 전제함.

단편 플레이에서는 대개 그런 이상론적 요소를 적용해 주지는 않으니 기대하기 힘듬.

뭐 이것저것 실제로 해 보고 싶다면 PbtA 룰 굴리며 몸 비틀면 연습이 되기는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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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혹시 "남자 냄새 가득한 의정부의 어느 야X병동 이야기"라는 데서 MASHED 이외의 뭔가를 생각한 놈은 없겠지? 배경이 6.25 전쟁 당시 의정부에 주둔하고 있다는 설정의 미군 야전병원인 PbtA 룰임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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