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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CoC - 저작권과 크툴루

니컬(58.234) 2017.07.24 21:26:33
조회 3696 추천 12 댓글 8
														

오늘 이야기할 내용은 CoC 저작권. 사실 정확히는 미국 내 저작권을 주로 다룰 이야긴데 이게 좀 많이 웃김.

여기서는 일단 러브크래프트를 주로 다룸. 왜냐면.... 일단 CoC 룰북에 나오는 친구들을 창조한 작가들 생몰년을 보자.  


로버트 E. 하워드(1906 ~ 1936)

H.P. 러브크래프트(1890 ~ 1937)

헨리 커트너(1915 ~ 1958)

클라크 애쉬튼 스미스(1893 ~ 1961)

젤리아 비숍(1897 ~ 1968) 

어거스트 덜레스(1909 ~ 1971)

린 카터(1930~1988)

프랭크 벨크냅 롱(1901 ~ 1994)

콜린 윌슨(1937 ~ 2013)

브라이언 럼리(1937 ~ 현재 생존)

램지 캠벨(1946 ~ 현재 생존)


한국에서는 저작권자 사후 7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만료되는데, 다만 1962년 이전에 사망했다면 이미 만료된 걸로 침.

왜냐면 원래 사후 50년이던 옛 기준을 적용받거든. 그래서 현재 저 중에 1961년에 사망한 클라크 애쉬튼 스미스까지만

국내 기준으로 저작권이 풀린 상태고, 그 다음으로 일찍 사망한 젤리아 비숍 여사의 경우 20여년 뒤인 2038년에 풀림. 

미국은 한 술 더 떠서 법인이 저작권을 가진 경우 최대 첫 발매 이후 9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므로 꿈도 희망도 없다.

그러면 이제 러브크래프트 선생의 저작권에 대해 미국 기준으로 이야기를 해 보자. 여기에는 대개 두 회사가 언급됨.


아캄 하우스

러브크래프트 선생이 암으로 1937년에 죽은 뒤, 어거스트 덜레스는 출판사를 돌아다니면서 러브크래프트의 소설들을

하드커버로 출판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뻥 안 치고 전부 퇴짜를 맞음. 개빡친 덜레스는 "답답해서 내가 한다"를 

시전해서 같은 작가인 친구 도널드 원들레이와 손을 잡고 둘이서 아캄 하우스(Arkham House)라는 출판사를 차림. 

아캄 하우스는 덜레스의 계획대로 "아웃사이더와 그 외의 이야기들(The Outsider and Other Stories)을 출판했는데

이게 그럭저럭 잘 팔리면서 호러 판타지 등의 장르 문학 전문 출판사가 되었음. 그러면서 신진 작가들을 양성하는 데도

신경을 써서 위에 언급한 작가들 중 30년대 ~ 40년대에 태어난 작가들이 여기서 책 좀 낸 게 되고, 아마 그렇게 여기서

책 낸 작가 중에서 가장 유명할 사람은 레이 브래드버리. 그 레이 브래드버리 맞음. 쉽게 말해서 우리가 아는 형태의 

크툴루 신화를 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출판사라고 알면 되고, 지금도 덜레스의 후손들이 여기를 경영하는 중임.


문제는 이 회사에도 좀 구리구리한 속사정이 있었는데.... 대충 러브크래프티안이라면 다들 들어봤을 만한 건수가 둘 있음.

하나는 "러브크래프트 작품의 저작권"임. 원래 러브크래프트 선생은 자기 문학적 유산, 그러니까 문서라든가 그런 것들을

R.H 발로라는 친구에 넘겼고, 이 친구는 그렇게 러브크래프트가 남겼던 문서 대부분을 존 헤이 도서관이란 곳에 기증했음.

근데 그렇게 하고 남은 나머지 것들을 어거스트 덜레스가 매의 눈으로 노림.   


덜레스는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물려받은 이모가 죽자 그 친척들로부터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에 대한

출판권을 얻어냈고, 러브크래프트가 작품을 좀 썼던 위어드 테일즈의 권리도 인수하고 하여간 그렇게 이것저것들에 대한

권리를 40년대 말쯤에 챙김. 문제가 이 부분에서 발생하는데, 미국의 저작권법이 바뀌었던 게 시초가 됨. 일단 1923년 이전

나왔던 작품들은 현재 무조건 퍼블릭 도메인 취급인데, 문제는 러브크래프트 선생이 그 이후 쓴 작품들은 어떻게 되냐는 거.

원래 그 당시 미국 저작권법은 신청시 저작권자 사후 28년간 저작권을 보장했고, 갱신을 하면 추가로 28년간 보장 기간을 

연장했는데 이게 우리 쥐새끼... 미키 마우스 덕에 현재 법인의 발매를 기준으로 하면 최대 95년으로 바뀜. 문제는 그 전에

나온 작품들이 이렇게 보장을 받으려면 그 전에 이미 저작권 보호를 신청하고 한 번 갱신까지 했어야 한다는 것임. 만약에

보호 신청이나 갱신을 안 했다면 예전에 이미 퍼블릭 도메인이 됐다는 결론이 나옴. 근데 양덕들이나 영문학자들이 이거를

확인하려고 미 의회 도서관까지 직접 뒤져봤는데 결국 아캄 하우스가 보호 신청이나 갱신을 신청했다는 증거가 안 나왔고,

그래서 지금은 사실상 러브크래프트 작품들 대부분의 저작권이 미국에서도 퍼블릭 도메인으로 취급됨. 그런데 그 이전에

한동안 아캄 하우스는 이 부분에 대해 뻥카를 쳤었음.


또 다른 하나는 소위 "사후 합작"으로서, 덜레스가 자신이 손에 넣은 러브크래프트의 쓰다 만 원고, 소재 노트 등을 가지고

소설을 몇 편 썼는데 이것들의 저자란에 "사후 합작"이라는 명의로 자기하고 러브크래프트의 이름을 같이 걸어 내놓았음.

가뜩이나 덜레스식 크툴루 신화의 체계가 싫은 순수 러브크래프티안들에게 러브크래프트 이름을 팔아다 이렇게 한 짓은

"대체 무슨 약을 빨고 이런 생각을 했냐"는 수준으로 취급당함. 그래서 나도 덜레스를 덜가놈이라고 부르고 그러는 거고.

그냥 간단히 말해서 계속 이것저것 끌여들여 증식을 거듭한 황금가지판 러브크래프트 전집도 덜레스와 러브크래프트의

"사후 합작"으로 나온 작품은 안 실었고 아마 내 생각에는 앞으로도 안 실을 듯.


카오시움

그리고 러브크래프트를 좋아하던 우리 샌디 피터슨 할배나 린 윌리스 옹 등이 룬-퀘스트의 룰을 가지고 러브크래프트적인

공포를 구현하려고 만든 게 크툴루의 부름인데.... 이거 만들면서 린 윌리스 옹이 아캄 하우스에서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다룰 권리를 협상해서 얻어왔다고 함. 당연히 그 시절에는 그게 멀쩡한 줄 알았다는 듯하고, 어쨌거나 아캄 하우스를 통해

후대 다른 작가들이 낸 작품의 저작권은 유효하니까 세트로 얻어왔다면 맞는 말이긴 함. 그래서 잘 보면 CoC 룰북에 실린 

저작권 부분에 어거스트 덜레스 명의로 이것저것 작품들이 적혀있는데 그게 다 그런 것들임. 여담으로 브라이언 럼리 옹의

작품의 경우는 좀 표현이 다른데, 사실 럼리 옹이 자기 저작물 문제로 카오시움과 직접 협상을 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함.

이 어르신이 자기 작품이나 창작물 갖다쓰는데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서.....


하여간 이러면서 얘들도 "크툴루의 부름"같은 트레이드마크를 만들어 게임 전용으로 등록한다거나, 독자적인 니알랏토텝의

화신을 만들어 작품에 등장시킨다거나 뭐 이러면서 자기들의 저작물을 확보해 나갔고, 여기에 재수없게 치였던 것 중 하나가 

TSR의 신격체 모음 서플먼트인 Deities & Demigods. 여기에 크툴루 신화 친구들 실었다가 그 부분이 갈려나갔다고 함.  


그리고 일단 크툴루 신화...라고 하면 애들이 떠올릴 만한 것 중에 많은 수가 후대 작가들의 창작물이므로 적어도 카오시움이

이 문제를 정리한 점에 대해서는 선구자라고 봐야하고, 그 때문에 귀찮으면 이미 사용권을 확보한 얘들한테 이것저것 따가서

신화생물 세트 패키지를 다루려 드는 거임.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크툴루의 자취도 크툴루의 부름을 직접 언급하고 그럼.      

하여튼 그러면서 이 양반들도 경쟁 업체들에게 이래저래 깽판을 놨다만 정해진 시간은 다가와서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은

사실상 전부 퍼블릭 도메인이 되었고, 한국에서는 클라크 애쉬튼 스미스의 작품들도 퍼블릭 도메인이 되었고 뭐 그럼.


3줄 요약

국내에서는 현재 H.P 러브크래프트와 클라크 애쉬튼 스미스의 작품이 퍼블릭 도메인으로 간주됨.

미국에서는 좀 애매한데 일단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은 퍼블릭 도메인이라고 볼 근거가 있는 상황임.

다른 신화생물들은 아직 저작권이 시퍼렇게 살아있으니 상업작에서 함부로 손대다간 혼날 수 있음.


P.S

미국의 저작권 보장 기간이 우리 쥐새끼덕에 늘자 엘드리치 프레스라는 퍼블릭 도메인이 된 물건들 찍어 팔던 출판사 측에서 

정부에 소송을 걸었는데, 여기 관여한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이라는 사람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고 만든 게

Creative Commons Licence. 꺼라위키 밑에 붙어있는 그거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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