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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CoC - 탐험물에 대한 잡설

니컬(58.234) 2017.07.31 13:42:32
조회 1298 추천 9 댓글 22
														

오늘은 "탐험물" 시나리오 구성 관련 잡설 및 예전에 소개한 시나리오 두 편 재소개.

기본적인 시나리오의 틀에 대해서는  내가 예전에 암흑의 끝자락(The Edge of Darkness) 시나리오를 가지고 그 구성에

대해서 설명한 글(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51898)을 참조하면 좋을 듯.


먼저 관계가 있는 책이나 영화를 보기

탐험물에서는 거의 대부분 키퍼가 직접 가 보지 못한 환경을 묘사해야하므로 최소한 "~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라도 읽고서

배경 지식을 좀 모아놓자. 그래야 좀 더 묘사라든가 장면 처리가 수월해지거든. 그나마 고대~중세 역사물로 빡세게 하려는

사람들보다는 이게 좀 더 편한 축에 들어간다.


절대절망 레일로드 구상하기

탐험물의 강점은 레일로드로 만들기 참 쉽다는 거임. 일단 출발시켜 오지에 집어넣으면 결국 살아 나오는 게 목적이잖아?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집에 갈래"하는 놈이 나와도 혼자 돌아갈 방법 그런 게 없음. 따라서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뭐 그런 전개로 가기 정말로 좋음. 물론 돌아가는 전개도 "오 노다 즈라, 너희 이제 글렀다 즈라, 너희가 했던 일에

빡친 원주민들이 신화생물 데리고 쫓아온다 즈라.." 뭐 이렇게 만들면 충분히 신화적이고 파멸적인 전개가 가능함. 


캐릭터 생성시 미리 조언하기

오지로 출발한 다음에는 탐사자들이 충분한 생존 / 전투 등 탐험 과정에서 기술을 찍지 않았다면 대개 모험물에서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조연 내지는 탐험대 내의 식충이 포지션으로 전락하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 적절히 설명할 필요가 있음.

물론 학문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건 솔직히 말해서 그 학문을 쓸 데가 있는 상황에서나 적용되는 거임. 물리학이나

그런 학문은 1920년대 정글에서 별 도움이 될 리가 없잖냐? 고든 프리맨이나 아이작 클라크도 그 시절에는 없었다고.


탐험의 준비 과정 체크하기

대개 CoC의 "원정대" 캠페인은 탐사자들에게 탐험을 준비할 시간을 주도록 되어 있음. 문제는 경험이 없는 플레이어는

이럴 때 뭘 해야 할 지 모른다는 거..... 어차피 키퍼가 필수품이 부족해서 전멸하는 그런 결말을 원하지 않으면 필수품은

탐험대 측에서 준비한다고 설정할 테니까 필요 없고, 꼭 가져가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그걸 챙기게 하거나 혹은 목적지에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지식 등을 습득하는 데 시간을 보내게 하거나 혹은 아예 시작부터 배에 태워서 생략하는 게 좋음.


NPC 개개인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기

일단 "탐험대" 기반 플레이에서는 주요 인물들에 대한 소개를 충분히 해 놔야 함. 좋든 싫든 대부분의 진행을 탐사자들과

얘들 갖고서 해야 하거든. 특히 사람도 거의 없는 극지로 가면 짤 없음. 따라서 키퍼도 자기가 다룰 NPC들에 대해 숙지하고

탐사자들도 최소한 어떤 NPC가 뭘 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함. 공포 영화에서 나오는 클리셰인데, 항해 / 운전 기술의 경우

아는 놈 다 죽으면 탈출을 못하니까 그거 아는 놈은 대개 한 놈 정도 끝까지 남음. 마찬가지로 키퍼가 막 NPC 도살을 하고

싶어도 최소한 그런 기술 있는 놈 하나는 살려줘야 됨. 그런 경우 탐사자들도 그럼 누구부터 구해야 할지 잘 알겠지?   


우리만의 Man VS Wild 연출해 보기

탐험의 가장 큰 포인트는 역시 '자연과의 대처'임. 솔직히 말해 멀쩡한 도시에서 하는 시나리오에서 곰하고 대놓고 싸우거나 

빙벽에서 갈라져 나오는 얼음 덩어리 위에서 빠져나간다거나 그런 거 못하잖아? 그러니까 이런 데서는 그런 위험 요소들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함. 그게 뭐가 재미있어?라고 생각한다면 베어 그릴스를 생각해 보도록 해라. 그 양반이 연출은 좀

섞여있긴 하지만 일단 실제로 몸으로 때우는 온갖 골때리는 생존을 위한 노력들을 너희가 TRPG를 통해서 할 거라는 거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미안해요 카메라맨, 더 이상 먹을 게 없군요."하면서 탐사자나 NPC를 잡아먹으려 들면 안 됨.


마무리는 Man VS Mythos로 처리하기

이제는 여기에 크툴루 신화를 섞어넣을 차례가 됨. 대개 이거는 후반부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이게 확실히 평범한 탐험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만드는 거임. 이러면 돌아가기 / 끝까지 가 보기 중 하나를 택할 텐데, 키퍼는 대개 끝까지 가는 걸 

원하겠지? 그러므로 탐사자들에게 동기를 부여... 사실 귀찮으면 그딴 거 안 해도 되고 그냥 탐험대에서 그렇게 끌고 갈 만한 

NPC를 미리 대장으로 삼아놔야 함. 그러면 좋든 싫든 끌려감. 모비 딕에서 에이허브의 의지에 끌려가는 선원들처럼 말이야.


그러면 짧은 탐험물 시나리오를 두 편 보자.


차토구아의 자취(The Trail of Tsathoggua)

바다표범인지 바다코끼리인지를 잡던 에스키모들이 그린란드 해안의 빙산 속에서 웬 암각화를 목격함. 이 소식을 들은

미스캐토닉 대학에서는 암각화가 빙산과 함께 떠내려가기 전에 조사하기 위해 원정대를 보내고, 탐사자들도 거기에 낌.

자세한 내용은 역시 가려둔다.


이 시나리오는 대략 4단계로 구성되는데, 준비해서 그린란드로 떠남 -> 암각화를 보고 조사함 ->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적을 찾으러 떠남 -> 가서 유적을 보고 돌아오는 구조임. 사실 유적을 찾으러 떠날 때까지는 별 일 없음. 뭐 암각화를

조사하러 절벽을 오르내리다가 바닷물에 떨어진다거나 그런 거 말고는 말이지.... 문제는 유적을 찾으러 떠난 이후가 됨.

사실 그린란드는 옛날 옛적 초고대문명 국가인 하이퍼보리아의 수도인 코모리엄이 있던 중심 지역이었고, 아직까지도

그 후예들이 남아서 조상들의 유적에 손대려는 이들을 몰래 잡아죽이고 그러고 있는 상태임. 그래서 탐사자들은 이들이

불러낸 놉-케(Gnophe-Khe)를 잡아 죽이는 등 이들의 방해를 뚫고 코모리엄에 감. 문제는 저 위의 암각화를 보고 배운

지식이 없으면 유적을 지키는 신화생물과 대개 여기서 몇 명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사투를 벌이게 됨. 참고로 암각화를

보고 배운 지식을 활용하"순례자인가?" "ㅇㅇ" "이상한 짓 안 할 거지?" "ㅇㅇ"로 처리됨....


차토구아의 저주(The Curse of Tsathoggua)

탐사자들은 우연히 캐나다 신문에서 유적에서 봤던 괴상한 유인원 미라와 비슷해 보이는 생물의 잘려진 발이 발견됐단

소식을 듣고 캐나다로 가서 이 수상한 종족에 대해 조사하게 되고, 조사를 시작하면 자기들보다 먼저 조사를 시작했던

두 남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됨. 역시 자세한 내용은 덮어 둠.


그래서 좀 더 조사를 해 보면 이 남녀는 길잡이들을 고용해서 캐나다 삼림 속으로 들어갔다가 원주민들에게 습격을 당해

여자는 중상을 입고 남자는 쓰러졌고 길잡이도 하나만 살아남았는데, 갑자기 새스쿼치들이 나타나 원주민들을 내쫓은 뒤

두 남녀를 데리고 사라졌고 길잡이만 혼자 돌아왔다고 함. 정작 탐사자들이 길잡이와 면담을 하고나면 이 양반도 실종됨.

그래서 사라진 남녀와 길잡이의 뒤를 추적하면 새스쿼치들의 소굴을 발견하게 되고... 새스쿼치들에게 그러다가 들키면

그냥 죽기 살기로 싸우면서 도망치거나 혹은 우두머리가 "우리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너네는 평생 여기서 살아야 함" 

이라는 개막장 제안을 하는 걸 받아들여야 됨.


안구에 습기차는 이야기

어차피 너희가 이걸 사서 돌릴 거 같진 않으니까 읽지 말라고 하진 않겠음.

이 두 시나리오는 사실 하나의 캠페인이며, 탐사자들 말고 더 심각한 피해자들이 작중에 등장함.

사실 모 NPC는 아주 옛날 몇 번에 걸쳐서 몰락한 유인원 종족인 부르미(Voormis)의 피를 이어받았는데, 그 유전자 덕에

얼굴과 손 같은 데를 빼고는 오렌지색 털이 잔뜩 돋아난 다모증 환자가 됐음. 그래서 자기 스스로 사회와는 거리를 두면서

이것저것 조사 연구하고 그랬는데.... 문제는 이 양반이 탐사자들과 같은 원정대에 참여해서 자신의 비밀에 대해 감을 잡음.


근데 다행히도 자신과 비슷한 증세로 고통받은 여성하고 만나서 일단은 그런 거 잊고 둘이 잘 될 줄 알았는데 둘의 기원을

찾아 캐나다로 떠난 답사에서 여자가 살해당했음.... 그러니까 막 남들과는 다른 이상한 체질 때문에 다른 이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평생을 살아왔고, 거기에 대해 좀 알아보니 자기는 원래 사람이 아닌 웬 유인원의 후예인 거 같고 그런 자신과

비밀을 공유하고 이해해 줄 수 있던 유일한 여자는 자기가 답사에 데려온 덕에 눈 앞에서 죽었어. 당연히 신화고 나발이고

그런 거 없이도 정신줄을 놓았고.... 그 지역 부르미들의 후예인 새스쿼치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숲에서 평생 살기로 결정함.


이 부르미라는 종족의 역사도 좀 골때리는데.... 아주 오랜 옛날에는 차토구아(Tsathoggua)를 숭배하던 종족이었음. 그런데

이타콰(Ithaqua)를 숭배하는 이단 종자들이 나타나서 종교 내전을 벌여서 양쪽 다 망했고, 이타콰의 추종자들은 결국 지금의 

북미로 도망감. 이후 남은 애들은 고대인들이 나타나자 그럭저럭 지내다가 고대인들이 세력을 키워서 하이퍼보리아 제국을

건설하고 좀 시간이 지나자 그냥 열등종자 취급당해서 막 줘팸당하고 그래서 산지에 숨어 살게 됐고, 그 지역이 그린란드가

되어서 기 정착한 바이킹들이 망할 때쯤 교류를 한 결과 둘 사이의 자손이 나와서 위의 캐릭터의 조상이 됐다는 설정임.


한편 미궈로 건너간 이타콰 추종자들도 개판이었는데....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 여기저기 조사를 하다보면 마지막 이타콰의

사제가 남긴 기록이 나오는데 요약하면 "이타콰놈 뜻대로 조상들이 여기까지 왔는데 여긴 아무 것도 없음. 아무래도 이놈은

우리가 죽어도 상관 없나본데 그러면 후대 양성 그딴 거 안 하고 내 대에서 신앙을 끊어버릴 거임"이라는 거.... 이렇게 세월의

흐름과 신들의 무자비함 아래 처참하게 몰락한 종족들 보는 건 항상 좀 씁쓸한 느낌을 주는 듯. 나만 그런가?   


3줄 요약

탐험물은 레일로드로 돌리기 편하고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기 좋음.

대신 탐험물에서 중요한 부분들을 처리하는 것 대해 신경을 써야 함.

사실 나는 탐험물 시나리오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임.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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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보기만 해도 이성 판정을 요구하는 그런 텍스트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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