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누가 블랙 핵 괴물 가지고 뭘 어떻게 하냐는 소리를 하니 내 손수 그럴 때 쓸 법한 마법의 주문을 가르쳐 주마.

마법의 주문은 바로 "OSR Compatible"임. 아니면 그냥 "Compatible"도 될 것 같음. 그래 이게 마법의 주문이야.

뭔 개소리냐면.... OSR은 원래는 옛날 옛적 개리 가이각스 옹이 만든 '고전명작'이 기반인 룰들을 가리키는 말이며

(범위를 확대 해석하는 사람도 여기 좀 있지만 나는 이렇게만 봄) 따라서 대부분의 OSR 룰은 고전명작의 게임 용어와

기본 메커니즘을 대다수 공유함. 그 때문에 그런 용어들과 메커니즘을 사용해서 내용을 표현하는 서플먼트를 만들면

웬만한 OSR 룰북 아무거나 집어들고 약-간만 호환하면 돌릴 수 있는 물건이 나오고, 이런 것들이 "OSR 호환" 된다고

간주됨. 물론 이게 막 패-파라든가 5e라든가 다른 OGL 빨 받는 룰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그냥 호환이라고만 써 있으면

그 부분을 확인하는 게 여러모로 편할 거임.

전에도 위시송님이 이야기했지만 이게 OSR 계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고전 게임인 삼국지 영걸전 / 조조전 등이

이것저것 팬메이드 패치로 강화되는 거 마냥 OSR 계열 룰들은 이런 호환 구조를 통해서 상호 이득을 보는 구조인데....

바꿔 말해서 국내에서는 그렇게 호환할 게 없으니 확장성에 문제가 되는 거고, 그렇다고 이쪽 "큰" 라인업을 하나 잡고

그거만 털어서 밥값 벌 수 있을 여력을 가진 TRPG 출판사는 사실상 국내에 없으므로 OSR을 밀어보려면 국내에서는

일단 프리하다는 거 믿고 가야하는 데 그거도 던-월에 선점당한 이상 프리한 거에 매달려서 소수를 끌어오는 거 말고는

꿈도 희망도 없다고 봄. 예를 들어 며칠 전에 소개한 불꽃 공주의 애가만 해도 서플먼트 하나 하나 분량은 얼마 안 되는데

(대부분 수십 페이지 정도?) 서플먼트 수가 대충 수십개쯤 되거든. 그래서 위시송님도 그쪽 라인 몰빵 안 할 거면 아예

못 들여온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이번에 들여오는 울타리인지 담벼락인지 하여간 그거도 서플먼트는 얼마 안 됨.  

거기다 아래에 의구심을 품은 글을 보아하니 "D&D는 본 적이 없음 ㅎㅎ" 하는데 그럼 뭐 어쩔 수 있나. 일단 손수 어떻게

호환하면 되는지 예시를 좀 들어보는 수밖에....!

호환해서 쓰기

일단 블랙 핵 기준으로 설명하지만 OSR끼리는 웬만하면 다 되고, 내공이 진짜로 쩐다면 던월에다 우겨넣을 수도 있음.

원점으로 돌아가서... 블랙 핵이 OSR 치고는 나름 킥스타터에서 "성공적"으로 발돋움을 했고 평가가 좋은 이유는 바로

그 날빌성에 있음. 다른 OSR 룰북을 보면 "내성굴림"을 5개 분야로 나눠놓고 그러는데 얘들은 그냥 다 공/방/내성 전부

다 능력치 판정으로 한큐에 씹어먹거든? 그러니까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으면 엄청 다루기에 편함. 다른 OSR 룰은

레벨별로 내성굴림 5개 분야 판정 수치 제시되고 그러는데 얘들은 그런 거 없으니까. 그러니까 좀 찐따스러운 몬스터

항목에 매달리기보다는 다른 서플먼트 같은 거 찾아보는 게 속이 편할 수 있을 거임.

내성굴림

그냥 PC의 능력치 판정으로 퉁침.

HD

몬스터의 전투력 지표. 웬만하면 다들 HD를 쓸 테니까 따라가면 됨. 안 보여주는 룰이라도 HP를 보면 답이 나올 거야.

방어 메카닉

같은 OSR이라도 AC를 리얼 고전스럽게 낮을수록 좋게 만드냐 / 보기 편하게 높을 수록 좋게 만드냐의 차이가 있음.

블랙 핵의 경우는 둘 다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 어느 쪽인지만 알면 맞추기는 쉬움.

공격 방식

사실 좀 묘해보였겠지만 그따위 표현이 일상적임. 이걸 어떻게 분배 / 콤보화 하냐는 거는 마스터의 몫으로 나오거나

혹은 특별한 공격의 경우 조건 / 사용 방법 등을 따로 써 줌.

특규

블랙 핵은 이 부분을 아주 짧게 처리하는데, 솔직히 페이지 수 맞추려고 우겨넣은 거고.... 다른 서플먼트를 찾아보고

거기에 나오는 생물을 참조하는 게 좀 더 편할 거임. 

간단한 예시 : 가자 심하(Gaja Simha)

전에 아주 살짝 소개한 불꽃공주의 애가의 본격 캄보디아 판타지 샌드박스인 퀘롱(Qelong) 서플먼트에 나오는 우리

코끼리 사자... 아니 가자 심하(Gaja Simha)를 블랙 핵용으로 컨버전 해 보자. 굳이 이놈을 고른 이유는 원래 D&D에

얘 같은 거 안 나오기 때문임. D20 시절에 나왔던가?

Armor 18 / HD 8 / 사람보다 2배쯤 빠름 / 발톱으로 2회 공격(1d8 피해) 또는 코로 조이기(교수대로 간주해 1d8 피해 +

마비 내성굴림에 -4) & 한 턴에 아무 공격이나 같은 대상에 대한 공격에 2회 성공하면 그 대상에게 물기(2d6 피해) /

하루 한 번씩 투명화 / 차원의 문 / 그림자 괴물들 / 안개의 벽 / 변신술(승려로 변신) / 마법 화살(이거만 하루 6회)을

쓸 수 있는 8렙 벗바로 간주함. / 사기는 10이고 내성굴림은 8렙 드워프와 동일. 블랙 핵에서는 어떻게 될까....?

Armor / HD - 그냥 대충 그대로 갖다 쓰면 됨.

이동 - 한 번에 아주 먼 거리까지 간다고 선언하고 치우면 됨.

공격 방식 - 역시 거의 그대로 갖다 씀. 다만 교수대가 없으니까 그 부분을 건강 판정 같은 걸로 처리하면 될 거 같음.

내성굴림 / 사기 등 - 몬스터는 피해 빼고 안 굴리니까 그거 쓰는 놈이 판정에 성공하면 효과가 먹히는 걸로 치면 됨.

주문 - 이게 좀 복잡한데... 안 나오는 주문은 적당히 호환하거나 혹은 원판 룰북에 나오는 걸로 처리해야 함.

          투명화 / 마법 화살 - 블랙 핵에 나옴

          안개의 벽 - 암흑 주문으로 처리함.

          변신술 - 자기 전용 자신 / 타인 변신 주문으로 처리함

          차원의 문 - 자기 전용 순간이동 주문으로 처리함

          그림자 괴물들 - 자잘한 괴물들 환영을 소환하고 지혜 판정에 실패하면 환영이 진짜로 느껴져서 실제 괴물처럼

                         피해를 받게 함. 판정에 성공한 사람에게는 환영은 말 그대로 HD 1~2짜리 잡몹이 되는 거고.

결국 주문 빼고는 거기서 거기인데 블랙 핵이 메커니즘상 다룰 게 엄청 적음. 거기다 룰북의 경우 페이지 배분 문제로 

몬스터에 대한 설명이 훠어어얼씬 짧아지게 되면서 비경험자의 관점에서 암호문처럼 보이는 텍스트가 되어 버리는 거.

물론 알아 먹을 놈들은 알아먹는데.... 그래도 2판 룰북 비스터리는 이거하고 비교도 안 되게 확장될 분위기임. 예전에

작가가 작업하는 거 올린 짤에 나온 용 설명하는 내용 보니까 그걸로만 한 페이지를 채우는 거 같더라고.  물론 코어만

무료로 푼다고 했으니까 그 부분은 번역 안 할 거 같음 ^^

좀 더 간단한 예시 : "뭘로 간주함. 아무튼 룰상으로는 OO임"

이상한 거 내놓고는 딱히 룰로 표현하기 귀찮으니까 이미 룰북 등에 나오는 다른 생물로 간주한다고 하는 전법. 룰이

달라도 일단 고전 명작 데이터 기반이면 고만고만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딱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음. 문제는 안 그런

놈들은 좀 읽어보고 호환해야 한다는 거?

좀 더 어려운 과제 : "잘 구상해 봅시다. 참 쉽죠?"

https://drive.google.com/file/d/0B33YSZx-Izb-aVdTOGw3VmxXRUk/view 

1페이지 던전 중 하나를 링크해 볼 테니 관심이 있다면 이걸 어떤 식으로 굴릴 지 나름 구상 / 설계를 해 보면 될 듯.  

팁을 주자면 여기 나와 있는 고유 명사 그런 거 다 너님이 가진 룰북에 안 나오면 너님이 적당히 설명 / 서술해야 함.

당연히 블랙 핵에는 그런 것들 안 나오고.  

3줄 요약

블랙 핵의 몬스터 항목이 개떡같은 것은 페이지 문제도 있지만 원래 표현 방식이 그 모양임.

잘 모르겠으면 마법의 주문 "호환(Compatible)"을 사용해서 다른 룰이나 서플에서 빌려오자.

어떻게 호환하면 되는지 간단한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고 이번에는 과제까지 추가해 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