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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신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시시포스(1.225) 2022.07.31 10:51:10
조회 85 추천 0 댓글 0



말하자면 아이디어 떠올라서 써보는습작인데 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를 재해석해서 써보려다가 중간에 포기했어


글을 잘 쓰는건지도 모르겠고 자문할 사람도 없다보니 쓰다 말음


장르는 공포 스릴러 동화임


아무튼 할 일 없는 애들 평가 좀 해주셈 ㅇㅇ


----



어둑어둑한 밤하늘에는 구름들이 끼어 별들이 그 자취를 감췄다.


저잣거리에서 떡을 팔았지만 벌이가 시원찮았다. 

아낙네의 몸으로는 장작을 패는 것도, 노역을 하는 것도 수월치 못했다. 소작농을 하고 싶어도 밭일은 주로 건장한 사내들이 쓰여 낄 곳이 없다. 


처음 그들 소작농들은 사연이 없는 이들이 한 둘이겠느냐고 다그쳤으나 그녀의 애절한 하소연을 듣고나서는 차마 외면하기가 힘들었다.


그녀에겐 남편과 두 아이가 있었다. 남편은 산과 산 사이 마을들을 오가며 장작을 파는 나무꾼이었다. 

장작을 패기 좋고 마을들 간에 위치해 이곳 저곳에서 팔기 좋았으나 호환虎患이 두려워 어디든 정착하려했다. 그러나 국가에서 매겨지는 무거운 세금, 강제 노역, 지역 텃세 등으로 두 아이까지 키우는 게 벅차 산 속으로 도망치듯 들어가 살았다. 

적籍을 먼 지방으로 잡아 세금을 피하고 실제로는 산 속에서 거했는데 어차피 산 간을 오가야했고 장작 창고 겸 쉼터로 쓰기에 용이했다. 가끔은 풀뿌리를 뜯어먹을 수 있어 굶는 날을 겨우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던 중 남편이 핏자국으로 범벅이 된 옷가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핏덩어리로 발견된 것이다. 다시 떠올려도 더 없이 충격적이고 끔찍하였다. 장례를 치를 돈이 아주 없던 건 아니었지만 아이들을 키워내야한다는 무거움 때문에 함부로 돈을 쓸 수 없었다. 결국 화장을 하여 골분만 묻은 후 집 주변에 무덤을 세웠다.


‘그래도 다행히 호랑이는 잡혔다고 했으니… 창귀倀鬼가 되지는 않았겠지.. 그런데 옷가지에 붙어있던 흰 털 뭉치는 무엇이었을까...‘


그 털뭉치는 불에 그을린 자국이 있다고 했다. 호랑이 털에서 나왔다기엔 길이가 너무 길었는데, 호랑이 털을 뽑으면 사실 긴 것이었을까? 

뭐가 되었든 남편이 죽었단 충격에 세차게 부정하려 했지만 남은 아이들을 보고 현실을 직시해야했다.


그 간 남편이 올때까지 산에서 아이들을 돌봤었다. 그러나 이대로 있을 순 없어 보관해둔 장작을 이고 팔았으나 점점 떨어져가고 이윽고 무언가 일을 해야하던 상황. 자신은 굶어도 괜찮지만 아이들이 먹을 게 없어 죽어간다는 건 남편의 죽음을 생각해서라도 마음이 찢어졌다.


물론 산 속에서도 과일나무가 있으나 호랑이를 포함해 뱀, 독충 등 위험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 설사 과일이 있다해도 보름이 채 안 되어 먹을테니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집 옆에 적당한 연못이 있긴 하지만 잉어 같은 건 먹을바엔 파는 게 낫다.


이대로 마냥 죽을 순 없었던 그녀는 남편이 주로 장작을 팔러 갔던 동네이자 주변에서 가장 큰 도시인 곳으로 나와 일을 찾아온 것이었다.

사연을 모두 들은 소작농들은 다행히 면피가 두껍지 못하였고 자신들의 어릴 적 시절 또한 떠올리게 했다. 그들로 인해 농주에게까지 그 사연이 들렸다.


농주는 그녀를 불러 이야기했다.

“그래, 내 익히 이야기는 들었소.”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음.. 안타깝게도 가사 일이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이미 맡고 있는 여인들이 있소. 할만한 일이라..”


자신의 자리는 없다는 말을 듣고 담담한 표정을 짓는 과부였다. 어째 절망을 받아들이는데는 익숙한 듯 싶었다.


그녀는 이미 구렁텅이 속에 있고 빛조차 앗아가는 깊이에 빨려들려가고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망연자실한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아니다. 끔찍한 현실에서도 도망가고 싶은 상황에서도 마주하며 그저 살아가려 발버둥 치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나오는 것이다. 차마 두고볼 수는 없었다. 


손가락으로 탁상을 톡톡 치다가 무언가 떠올린 듯 했다.


“무언가 만들 줄 아는 음식이 있소?”


“평소엔 풀뿌리를 쪘으나 그이가 떡을 좋아해 떡도 할 줄 압니다. 그 외에는 미음 정도입니다…”


“오 떡을 말이오? 좋군, 그럼 떡을 팔아보는 건 어떻겠소?”


그녀는 잠시간 말이 없었다가 죄스러워하며 말하였다. 

“떡을 만드려면 곡물이 있어야하는데.. 그리 귀한 건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농민을 비롯한 양민들에게는 곡물이란 더없이 귀한 것이다. 쌀은커녕 현미, 보리조차 그리 흔한 편은 아니었다. 보통은 산나물, 풀뿌리와 물을 쪄 만들어먹는  게 일상일진대 어떻게 떡을 팔겠는가? 


그러나 그런 우려는 농주의 말에 불식되었다.


“하하 설마 그걸 모르겠소?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소. 곡물은 우리 쪽에서 제공할테니. 마침 부지런한 농부들에게는 상으로 별도 지급할 떡이 필요했소. 좀처럼 잘 조리할 줄 아는 이도 구하긴 쉽지 않단 말이지.”


그이가 떡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으면, 그리고 장작을 그리 잘 팔아대지 못했다면 만드는 것은 고사하고 구경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이를 위해 손수 만들어왔던 것으로 구원을 받다니 묘하다.


농주는 또한 겸사겸사 시장에서 나가서 떡을 팔아주면 좋겠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산의 터가 세 동네의 가운데라 여인의 몸이어도 쉬어가면서도 아이들을 돌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산을 매일 다른 동네를 들르며 왕복해야할테니 부지런히 움직어야할 것이다. 고되겠지만 대가로 떡을 준다는 것이다.

하루에 세 사람이 굶는 건 면할만큼.


기껏 희망을 찾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과일과 풀뿌리를 먹고 대신 지급될 떡을 팔면 전錢을 모을 수 있다. 그러면 아이들이라도 마을이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산을 몇 번씩 떡이라는 무거운 짐을 이고 다녀야하는 것이다. 발이 부르트고 물집이 나 터지고 굳은 살이 점점 나지만 살기 위해 이 정도는 값싼 편인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떡장수가 되었다.



----



본래 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의 내용 중 호랑이가 떡장수가 된 어머니를 단순하게 잡아먹은 걸로만 아는 애들이 많겠지만 


진짜 원작에서는 팔다리를 하나씩 뜯어가며 먹혀지다가 잔인하게 결국 죽음. 이처럼 원래부터 잔인성이 짙은 동화다.


그리고 원작에서 나오는 호랑이를 관찰하다보면 좀 미심쩍은 부분들이 많이 발견돼. 


먼저 어머니는 어째서 떡장수이면서 동시에 하필 마을에서 동떨어진 산에서 살아가는지, 아이들을 어째서 그리 낳았는지, 아버지는 어디있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호랑이의 덩치가 크다지만 미심쩍을 정도의 크기와 '말을 한다'는 점, 그리고 지능이 뛰어나다는 점 등임. 

뭣보다 '함부로 집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경계심이 강한 동물'.


자 그런데 이걸 모두 만족시키는 전설상의 동물이 하나 있다. 바로 장산범 이야.


장산범에 대해서 아는 애들은 소름끼칠 정도의 괴담을 접했을 거다.


다른 '산 속에서의 생활' 같은 건 그냥 생각나는대로 정당성과 개연성을 부여하도록 씀 이게 위 1 편이다.


재해석의 요지는 장산범이 원작에서처럼 떡장사하는 어머니를 악마적으로 죽여 잡아먹고 아이들 또한 있는 것을 알아 집에 가지만 아버지가 있을지도 몰라 

함부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어머니 목소리를 기억해 이를 흉내 내는 거임.

그런데 인간과는 다르게 눈에서 빛을 뿜어내는 이질감에 오누이는 몰래 지붕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장산범을 보고 기겁하지만 핏빛을 보고 절망에 빠지고 어떻게든 살려고 하지만 잔인하게 잡아먹힐 위기에 결국 처함


그나마 손위인 오빠가 횃불과 기름을 들고 왔고 못 올라오도록 기름을 이곳저곳에 뿌린다. 하지만 일반 동물에 비해 지능높은 장산범에겐 시간문제다.


여동생에게 '달이 있는 연못에 빠진 사람은 나중에 늙어죽은 후 달님이 될 수 있다' 라고 한다. 아직 나이어린 여동생은 이를 믿고 오빠가 뭘 할지 듣는다.


결국 지붕위로 올라온 장산범이 오빠를 찢어죽이면서 여동생은 1편 달빛이 비치는 연못으로 뛰고, 오빠는 횃불로 기름범벅이 된 오두막과 장산범과 함께 불타 죽어버린다.


연못 속에서 나온 여동생은 슬픔에 미쳤고, 오빠는 불타는 집을 보며 밝은 해님이 된 거구나 하며 연못에 빠져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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