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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완판” 월 2000 버는 사장님의 반전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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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 남짓한 의정부의 한 디저트 가게. 앳된 얼굴의 한 여자가 주방과 매장 사이를 오가며 분주히 움직인다. 얼굴과 팔에는 군데군데 케이크와 쿠키를 만들며 묻은 밀가루와 크림이 묻어있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정신이 없다. 끼니를 챙기기 위해 즉석밥을 데웠지만 막상 밥을 먹은 건 몇 시간이 지난 후다. 1인 디저트카페를 운영하는 이수림 사장의 매일이다. 이 사장은 매일 레터링 케이크와 쿠키, 스콘을 직접 굽고 판매한다. 그가 만든 디저트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굽는대로 대부분 모두 팔려나간다. 덕분에 월 2000만원대의 매출을 성실하게 올리고 있다.  장정들도 힘들다는 제과, 제빵을 혼자서 씩씩하게 해내고 판매까지 도맡는 이 사장의 나이는 이제 고작 스물 셋. 지난해 문을 열었으니 스물 두 살에 창업을 한셈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렇게도 야무지게’ 매장을 운영해 나가는지 궁금했다. 스물 셋, 2년차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림온심을 운영 중인 스물 셋 사장 이수림./ 수림 인스타그램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1인 쿠키&케이크 전문점 림온심을 운영 중인 스물 세 살 이수림입니다. 현재 유튜브 ‘수림 soorim’으로 일상 공유도 하고 있어요.”-케이크, 쿠키 등 디저트를 만들어 팔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원래 꿈은 경찰이었어요. 경찰행정학과를 목표로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노력만큼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 다른 길을 선택해야 했어요. 손으로 만드는 것을 곧잘하고 좋아해 여러 분야를 고민하다 제과·제빵을 선택했어요.  대학에서 제과제빵을 전공한 이수림씨./ 이수림 고등학교 3학년 때 제과·제빵 학원을 다니며 1년동안 제과기능사, 제빵기능사, 바리스타, 케이크디자이너 자격증을 땄고, 대학 전공도 제과제빵을 선택하면서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보통은 졸업 후 창업보다는 취업을 선택할 것 같은데요.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2020년 1월 대학을 졸업했어요. 저도 처음에는 취업을 할 생각이었지만 그즈음 다녀온 제주 여행을 계기로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관심이 있다보니 제주에서도 디저트 가게 위주로 투어를 했는데 퍼뜩 ‘나도 가게를 차리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주에서 돌아와 사업 구상을 하고 예상 매출, 전망, 상권 분석, 마진율 등을 분석해 부모님께 브리핑했어요. 부모님도 평소 제 실력을 인정해주셨었고 의지가 확고했던 저를 믿어주셨어요. 하지만 코로나가 퍼지던 시기라 부모님은 물론 친구들, 교수님 등 주변 모두가 지금은 안 된다고 반대를 했어요. 대학 때 케이크 가게에서 몇 개월 생산기사로 일한게 다라 짧은 경력으로 창업을 한다는 것에도 많이들 걱정을 하셨고요.” -주변 반대에도 창업을 했어요. 창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초기 창업 비용을 마련한 방법은요? 가장 어려웠던 건 뭔가요? “창업 비용은 학교에서 받았던 수석 장학금과 일을 하며 저축했던 돈, 그리고 나머지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마련했어요.  왼쪽부터 카페 인테리어 공사 모습, 문을 열기 전 구상한 카페 콘셉트./ 이수림 창업이 처음이고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내다보니 권리금부터 부가세, 인테리어 용어까지 공부할게 많았어요. 발품도 많이 팔았고요. 일단 매일 아침 혼자 부동산을 돌며 매장을 알아봤어요. 가게를 계약한 뒤에는 여러 인테리어 업체와 미팅하면서 잘 맞는 곳을 골랐고요. 공사가 진행될 때는 현장에 매일 나가서 지켜보고 중고 주방기기 등 매장에 필요한 것들을 사러 다녔죠. 부동산을 알아보는 것부터 오픈까지 총 두 달 정도 걸렸어요. 힘에 부치기도 하고 후회도 잠깐했지만 주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교수님의 도움 덕분에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아주 젊은 나이에 창업을 했어요. 주변에도 창업한 친구들이 많나요? “창업은 제가 대학 동기들 가운데 처음이었어요. 교수님 말씀으로는 대학 졸업하고 바로 창업을 한 제자는 제가 처음이었대요. 저를 시작으로 동기, 선배들 몇몇이 가게를 열었어요. 연락이 많이 왔죠. 다행이 제가 정리한 것들이 있어서 정보도 공유하고 도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취업 후 창업하고 싶다고 연락오는 동기들도 많아요. 하지만 동기 전체로 보면 창업을 선택한 사람은 아직 극소수예요.” -가게 이름이 특이해요. 림온심의 뜻은 무엇인가요? “따뜻할 온(溫), 마음 심(心)자를 써서 ‘따뜻한 마음을 구워요’라는 뜻이에요. 첫 자는 제 이름 끝자의 림을 땄어요. 정직하고 바른 디저트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제 이름을 넣었어요.” 왼쪽부터 쿠키 반죽을 준비하는 모습, 주문받은 케이크를 만드는 모습./ 유튜브 채널 ‘수림 soorim’ 영상 캡처 -쿠키, 레터링 케이크, 스콘 등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해요. 하루 일과와 작업량은 어떻게 되나요?  “스콘 3종, 쿠키 17종을 판매 중이에요. 맞춤제작 케이크는 예약제로만 판매하고 있고요. 스콘, 쿠키는 하루에 보통 250개 정도, 케이크는 15개 정도 만들어 판매해요. 혼자서 모든 일을 하려면 보통 오전 6시 정도에는 출근해야 해요. 이때 나와 예약 케이크를 모두 만들어놓고 나머지 일을 해요. 하루 14시간 정도 일하면서 최대 수량을 준비해도 이른 오후에 모두 매진이 되다보니 그냥 돌아가시는 손님들이 많이 죄송할 따름이에요.” 왼쪽부터 쿠키를 만드는 모습, 케이크 빵을 만드는 모습./ 유튜브 채널 ‘수림 soorim’ 영상 캡처 -제과·제빵은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분야라고 해요. 쿠키 반죽, 케이크 빵도 직접 만드는 건가요? “쿠키 반죽은 매일 쳐요. 반죽당 4kg 정도이고, 가짓수가 20종이다보니 요일을 나눠서 매일 치고 있어요. 케이크 빵도 모두 수제로 직접 만들어요. 올라가는 크림도 제가 개발한 레시피로 만들고요. 손이 많이 갈수록 맛있는 제품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힘을 많이 쓰는 작업이다보니 손목과 손가락이 아프긴해요.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잘 안 펴질 때도 있어서 최근에 파라핀 치료기를 구매했어요.” (웃음) -혼자 가게를 꾸려나가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어려운 점은 정말 많아요. 재료 주문부터 제작, 판매, 고객응대, 케이크 상담, 청소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을 제가 다 해야하니까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죠. 밥 때를 잘 못 챙기거나 화장실을 자주 못 가기도 하고요. 모든 자영업자분들이 느끼시는 것처럼 일과 생활의 경계가 무너져 휴일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점도 조금 힘들어요. 하지만 제가 노력하는만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에요. 제가 계속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공부하고 연구할 수록, 더 노력할 수록 매출이 계속 늘어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뼈저리게 공감해요.” 림온심의 케이크./ 이수림 -케이크 디자인은 의뢰를 받아서 하나요, 아니면 본인이 다 디자인하나요? “거의 모든 고객분이 원하는 디자인을 보여주세요. 1년 넘게 운영하다보니 이제는 제 작업 사진들을 보고 믿고 맡겨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왼쪽부터 시계 모양 케이크, 불판 위 고기 모양 케이크./ 이수림 -가장 기억에 남는 케이크가 있을까요? 가장 어려웠던 케이크는요? “가장 기억에 남는 케이크는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께 의뢰받은 케이크예요. 장모님 생신 케이크를 아주 크게 부탁하셨는데 맞는 포장 박스가 없어서 직접 케이크 판과 박스까지 제작해오셨죠. 어려운 케이크는 실제 사진을 똑같이 구현해내는 디자인이에요 보통. 시계, 음식 케이크 등이 특히 그렇고요. 사진만 보고 크림과 모양깍지로 표현을 해야하다보니 하나 만드는데 거의 한 시간 정도를 꼬박 투자해야해요.” -쿠키 디자인이 독특해요. 굉장히 도톰하고 토핑이 많은데 직접 레시피를 개발한 걸까요? 가장 인기있는 쿠키는 무엇인가요? “쿠키 레시피는 전공하면서 배운 것도 있고 직접 개발한 것도 있어요. 디자인은 눈에 띄고 맛있어 보이게 하려고 고민한 결과고요. 여러 쿠키들 중에서도 ‘레드벨벳쿠키’가 가장 인기예요. 안에 크림치즈가 들어가는 초코쿠키죠.” 왼쪽부터 레터링 케이크에 글씨를 쓰기 위해 연습했던 영어 필기체, 레터링 케이크./ 이수림-케이크에 쓰는 글씨가 예뻐요. 캘리그라피를 따로 배웠나요? “레터링 케이크는 한글보다는 영어로 했을 때가 디자인이 조금 더 예뻐요. 주로 필기체로 쓰는데 익숙치 않다보니 창업을 준비하면서 많이 연습했어요.” -지하철에서 쓰러지기도 했다고요? “쉬는 날 동대문으로 포장재료를 사러 다녀오는 길이었어요. 지하철이었는데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어지럽고 몸에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다음 역에 내려서 숨을 고르고 다음 차를 탔는데 타자마자 쓰러졌어요. 병원에 가보니 스트레스나 피로가 원인인 미주신경성실신이라고 하더라고요. 내리 14시간씩 서서 일을 하고, 하루에 한 끼밖에 못 먹었던 게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이른 오후 시간이면 매진되는 림온심의 쿠키./ 이수림 -월 매출은 얼마인가요? “지난 5월 매출은 2200만원이었어요. 20일 정도 운영했으니 하루 100만원씩 매출이 오른 셈이에요. 혼자 가게를 운영하면서 제품 제작 수량이나 매출에 한계를 느껴 7월부터는 직원 한 명을 새로 고용해 둘이 운영할 예정이에요. 일손이 늘어난만큼 전국 쿠키 택배사업도 준비 중입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에요. 어떻게 시작한 건가요? “고등학교 때 제 일상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면서 독학으로 편집을 배웠고, 5년 만에 다시 디저트 카페 사장으로서의 제 일상을 올렸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놀랍기도 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손님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을까요? “가장 최근에는 순천에서 오신 분이 기억에 남아요. 제 쿠키가 먹고 싶다고 그 먼 곳에서 의정부까지 기차를 타고 오셨더라고요. 쿠키만 사고는 바로 집으로 가셨었는데 그 다음주에 또 쿠키를 사러 와주셨어요.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최대한 많은 분께 제가 만든 디저트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제과기능장 자격을 취득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팁들, 여러 레시피들을 가르치는 멋진 제과제빵인이 되고 싶어요.” 글 시시비비 포도당시시비비랩 -
‘고민’을 보내면 ‘공감’을 답장하는 멋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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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사단법인 ‘온기’ 조현식 대표‘나미야잡화점’ 보고 온기 우편함 시작익명 편지로 시민과 시민을 연결 스마트폰 등장으로 손편지 문화는 사라지는 추세다. SNS 메신저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우정산업본부는 2019년 일반통상 우편물 수가 28억126만통이라고 밝혔다. 44억464만통을 기록한 2010년부터 매년 감소하고 있다. 우체통 또한 1996년 4만3549개에서 2019년 1만1763개로 줄었다. 하지만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는 손편지가 진심을 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있다. 시민이 편지에 주소를 적은 채 익명으로 고민을 보내면, 답장을 보내는 비영리 사단법인 ‘온기’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아날로그를 고집하며 온기 우편함을 운영하는 이유를 듣고자 온기 조현식(31) 대표를 만나봤다. 비영리 사단법인 온기 조현식 대표. /와이낫 ◇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수석 졸업생이 선택한 직업 – 온기 우편함은 무엇인가요.“온기 우편함은 시민이 익명으로 고민을 보낼 수 있는 통로에요. 손편지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자 해요. 2021년 5월 기준 서울 시내 9곳(덕수궁 돌담길·노량진·혜화동 등)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매주 1번씩 우편함 편지를 수거하면 그 다음주 중에 온기 우체부들과 함께 손편지로 답장을 쓰고 있습니다. 완성된 답장을 고민의 주인공(온기)에게 보내면 끝이에요.” 조 대표는 대학생 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지 못한 채 학업에 집중했다. 그 결과 한양대 국제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방향이 잡히지 않아 불안했던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어렸을 때 5년 동안 함께 살았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 왜 온기 우편함을 시작했나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모두 언젠가 세상을 떠나잖아요. 마지막 날이 왔을 때 지난 삶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했어요.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한다면, 삶의 후회가 덜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대학교 2학년 때부터 군대 가기 전까지 야학 교사, 위기 가정 아동 방과 후 돌봄 같은 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보통 사람들은 힘들 때 위로받고 싶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SNS에 고민을 올리자니 공개적인 공간이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죠. 또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보통 해결책을 듣게 돼요. 저는 해결책보다 공감과 위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군대에서 ‘나미야 잡화점’을 읽고 온기 우편함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제대 후 아르바이트에서 모은 돈으로 목공업소에 우편함 제작을 맡겼어요. 디자인과 페인트칠은 제가 직접 했어요. 그렇게 2017년 2월 서울 삼청동에 첫 온기 우편함을 세웠어요.” – 우편함 설치 장소 기준이 있나요. “‘과연 이 공간에 갔을 때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인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에요. 첫 우편함 장소로 삼청동을 선택한 이유도 고즈넉한 분위기였어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곳을 찾은 뒤 지자체에 허가를 받아 설치하죠.” 첫 번째 온기 우편함 사진. 지금은 노란색으로 칠한 철제 우편함을 사용하고 있다. /와이낫 ◇ 첫 주부터 70통···2021년 5월까지 온 편지, 9800통 –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손편지를 익명으로 주고받고 있어요. “손편지는 진심을 효과적으로 담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직접 손으로 쓰는 일이니까요. 작성자의 필체나 사람냄새가 묻어나기도 하죠. 익명으로 받는 이유는 내면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내가 누군지 밝히면 어디까지 이야기해도 될지 망설이게 될 수 있으니까요. 초기에는 익명이라는 이유로 욕을 쓰거나 장난으로 편지를 보낸 사람도 있었는데요. 그래도 익명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해 계속 익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답장은 어떻게 하나요. “보통 답장을 쓰는 데 편지 하나당 한 시간 정도 걸려요. 편지 양이 많다 보니 온기 우체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편지를 쓰고 있어요. 2021년 5월 기준 170명의 온기 우체부가 계신답니다. 처음 참여하는 분들께 사전 교육을 통해 세 가지 답장 원칙을 알려드려요. 첫째,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둘째, 공감과 위로에 초점을 맞춘다. 셋째, 본인의 경험을 함께 적는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저도 그랬어요’ 같은 공감으로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전하고 있어요. 답장 내용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같아요.” – 첫 주 반응은 어땠나요. “저 역시 그랬지만 고민을 보낸 사람들도 일회성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는지 깊은 고민은 아니었어요.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많았어요. 어떤 편지가 와도 답장을 하겠다는 마음이었기에 짧은 편지에도 늘 답장을 보냈어요. 2~3장씩 쓸 때도 있었죠. 지금은 내면 깊은 고민 이야기가 많아요. 4년째 우편함이 유지되는 모습에 믿고 이야기를 털어놔도 되겠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나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일주일에 10통만 와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첫 주부터 70통이 왔어요. 지금은 일주일에 평균적으로 120~160통이 오고 있어요. 2021년 5월까지 누적 편지 수는 9800통입니다. 장난 편지나 주소를 쓰지 않은 편지까지 합치면 1만300통이에요.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 이렇게 많았구나! 깨달았죠.” – 어떤 고민이 가장 많나요. “최근에는 코로나블루(코로나19로 일상에 제약이 생기며 우울감이나 무기력을 느끼는 현상)에 관한 고민이 가장 많아요. 시기에 상관없이 꾸준히 들어오는 고민은 진로와 취업에 관련한 내용이에요. 20~30대 온기(고민편지 작성자)님들이 가장 많기 때문이죠. 10대 온기님들은 친구, 학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편이에요. 40~60대 온기님들은 육아나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가끔 초등학생보다 어린 친구들이 편지를 보내기도 해요. 키가 안 커서 고민이라든지 수학을 못 해서 고민이라는 편지가 와요.” – 가장 인상 깊은 편지가 있나요. “가장 최근에 답장한 편지가 기억에 남아요. 30대 초반 온기님이 보낸 편지였는데요. 새로운 도전을 하자니 두렵고 현재에 안주하자니 무기력하다는 내용이었어요. 답장을 보내기 위해 먼저 밥은 잘 먹고 다니는 지, 건강은 괜찮은지 안부를 물었죠. 다음으로 회사원이 출퇴근 할 때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할 지 생각해보고 답장을 완성했어요. 초등학교 입학을 비롯해 수능, 취업 모두 당시에는 처음 겪는 일이었지만, 과거에 처음을 이겨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적었어요.” 온기 우체부들이 모여 답장을 적는 공간. /와이낫 ◇ 일회성 프로젝트가 평생직업이 되기까지 – 처음부터 이 일을 직업으로 삼은 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이 일이 직업이 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어요. 이렇게 오래 지속할 거라고 저와 주위 사람들 모두 예상하지 못했어요. 온기 우편함은 비영리 활동이기 때문에 수익 면에서 유지가 힘들거든요. 초기에는 우표나 발송비를 제 사비나 자원봉사자 회비로 해결했어요. 운영 1년 차에 그만둘까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왔어요. 당시 20대 후반이었는데 남들은 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때잖아요. 온기로 밥벌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죠. 하지만 결국 그만두지 않은 이유는 편지가 계속 왔기 때문이에요. 누군가 편지를 계속 보낸다는 건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요. 또 함께해주는 온기 우체부가 늘어나기도 했고요. 다시 마음을 잡았어요.” – 중간에 회사에 다니기도 했어요. “부업으로 IT 회사에 다녔어요. 월급의 반 이상을 온기에 썼죠. 2년 정도 다녔어요. 더는 월급이 필요하지 않았기보다 온기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게 어려워서 그만뒀어요. 퇴근 후 밤에 온기 답장을 썼거든요. 재정적으로는 어려웠지만, 사비를 써가며 버텼어요. 버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회가 오더군요. NPO(비영리 단체) 지원센터 상담을 통해 비영리 사단법인을 세우는 방법을 접했어요. 2020년부터는 한국우편사업진흥원으로부터 우표를 지원받고 있어요.” – 4년째 유지하는 모습에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다들 일회성 프로젝트라고 생각해 초기에는 좋은 일 한다며 응원하셨죠. 1년이 넘자 가족들이 생계를 걱정하며 반대하기도 했어요. 회사 생활을 병행하며 온기 우편함을 유지하는 모습을 본 이후 반대를 포기하셨어요. 지금은 설득에 성공한 상태입니다.” – 무엇이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나요. “경제적 만족이 어렵다는 점처럼 이상과 현실 사이 괴리가 존재했어요. 그 속에서 스스로 이 일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었죠. 또 운영하면서 겪은 사회의 무시가 견디기 어려웠어요. 예를 들어 우편함을 설치하고 있을 때 ‘저런 게 무슨 의미가 있냐’라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지자체에 우편함 설치 허가를 받을 때 규모가 작은 단체다 보니 거절도 많이 당했어요.” – 반대로 가장 뿌듯한 순간은요. “이 일을 계속하는 것 자체에서 매주 뿌듯함을 느껴요. 하지만 카드로 재 답장이 오거나 블로그에 비밀댓글로 편지 잘 받았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 가장 뿌듯해요. ‘진짜 답장이 올 줄 몰랐는데 답장이 와서 행복하다’라거나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편지 내용에서 진심이 느껴져 힘이 됐다’는 내용이에요. 그런 반응을 접할 때마다 보람차요.” 온기 우편함 미니어처 사진. /와이낫 ◇ 이제는 비영리 사단법인 ‘온기’로 – 비영리 단체에서 비영리 사단법인이 됐어요. “계속해서 편지가 오고 있는 상황에서 단체로서 형태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하면 정부에서 지원받을 기회도 많아져요. 또 후원자들에게 영수증도 끊어줄 수 있죠. 국가에서 허락한 법인이니 공신력이 생겨 단체 유지에도 좋죠. 제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다른 사람이 온기를 이끌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사단법인을 신청했어요. 사단법인이라고 해서 활동에 변화가 있진 않아요. 온기의 초심은 위로를 전하는 일이에요. 항상 진심을 잃지 말자고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기본은 변하지 않겠지만, 공식 조직으로서 갖춰야 하는 행정 처리가 달라지겠죠.” – 사람들에게 온기 우편함이 어떤 역할을 했으면 좋겠나요. “코로나19 이후 편지 수가 20% 늘었어요. 그만큼 힘든 사람이 많다는 뜻이겠죠. 온기 우편함이 사람들에게 하나의 안전망이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든지 고민을 털어놓으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이요. 시민들이 고민을 편지에 써 보내면 시민 자원봉사자가 답장하고 있는데요. 사회 구성원끼리 함께 기대며 심리적 안정을 주고 있는 거죠. ‘온기 우편함이 있어 아직 세상이 따뜻하구나’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 스스로 편지를 작성해 답장까지 보낸다면, 어떤 편지를 쓰고 싶나요. “친할머니가 5월27일에 돌아가셨어요. 편지에 슬프고 할머니가 그립다는 이야기를 적을 것 같아요. 그리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이거든요. 다른 사람이 보낸 편지라면 비슷한 제 경험을 적겠지만, 제 편지이니 경험은 생략하고 충분히 그리워하라고 답장을 적겠어요. 사랑했으니 그리운 거니까요.” – 마지막으로 향후 목표는요. “온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라요. 종이에 고민을 적은 뒤 사진을 찍어 온기 SNS에 보내는 경우에도 답장을 보내고 있어요. 앞으로 지역 사회 단위로 단체를 키우고 싶어요. 지역마다 편지를 모아 그 지역에 사는 시민 온기 우체부가 답장을 보내는 거죠. 콜센터 같이 감정 노동자들이 모인 단체 안에도 온기 우편함을 세우고 싶습니다. 202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지역을 확장할 계획이에요. 경주, 전주 등 여행 갔을 때 고민을 터놓을 수 있게 여행 지역에도 우편함을 세우고 싶어요.” 글 시시비비 도디터시시비비랩 덕수궁 돌담길에 세워진 온기 우편함. /온기 제공 -
한밤중에 무인매장 가면 사람 대신 ‘이것’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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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가면 응대를 위해 다가오는 직원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제품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사기를 강요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조사에서 MZ세대(1980~2000년 출생자)는 매장 이용 불편 사항으로 ‘판매직원 시선에 대한 부담’, ‘과도한 응대’를 꼽았다.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비대면 소비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다. 무인점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MBC 드라마 ‘배드파파’에서 판매사원을 연기한 배우 손여은. /MBC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인 가전, 자동차, 통신업체들이 무인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모두 ‘리테일 테크’(Retail Technology)를 적용한 매장이다. 리테일 테크는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한 소매업을 뜻한다. 과거에는 무인 편의점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 다양한 업체들이 무인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셀프 주유소가 늘어나면서 주유원이 점점 사라지는 것처럼 머지 않은 미래에 매장에 점원이 사라질 수 있다.  ◇가전제품 MBC 드라마 ‘배드파파’에서 판매사원을 연기한 배우 손여은. /MBC  MBC 드라마 ‘배드파파’에서 판매사원을 연기한 배우 손여은. /MBC  가전제품 매장에 가면 직원이 무엇을 찾으러 왔는지 물어본다. 꼭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직원이 옆에 있으면 눈치가 보이기 마련이다. 전시해 놓은 제품을 몇 번 만져보다 서둘러 떠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LG전자가 국내에서 가전업계 최초로 무인매장을 열었다. 무인매장이 열리는 시간은 오후 8시30분부터 자정까지다. 고객들은 직원이 모두 퇴근한 매장에서 자유롭게 가전제품을 둘러볼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면 매장 안에 있는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통해 검색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품 구매는 불가능하다. 셀프 계산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LG베스트샵. /LG전자 고객들은 오히려 더 편하다는 반응이다. 평일에는 매장 방문할 시간이 나지 않는 직장인들도 늦은 저녁에 방문할 수 있다. 또 온라인에서 제품을 주문하고 실물을 보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사람도 직원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5월 서울을 시작으로 인천, 경기, 부산에 현재까지 총 9개 무인매장을 열었다. 해당 매장에 다녀간 고객들이 1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자동차  중고차 딜러를 연기한 개그맨 이용주. /유튜브 ‘피식대학’ 캡처 자동차 매장에서 일하려면 차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자동차는 한 대당 수천만원이 기본이다. 또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안전성이나 디자인, 연비 등 다양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차를 팔 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직원 역할이 크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업계도 무인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는 작년부터 무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최초다. LG베스트샵처럼 직원이 퇴근한 오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사람 대신 인공지능 로봇 ‘달이’가 고객을 응대한다. 달이는 자체적으로 탑재한 모니터를 통해 매장에 있는 차량 가격 등 기본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은 모니터를 터치하거나 말을 걸어 필요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현대차 송파대로지점에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로봇 달이. /현대차그룹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직원’이 없어 눈치 보지 않고 차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은 자유롭게 차 문을 열고 앉거나 누워보면서 편하게 테스트할 수 있다. 로봇은 차량에 대한 1차적인 정보만 제공할 뿐이다. 예를 들어 고객 이야기를 듣고 옵션을 추천하는  상담업무는 할 수 없다.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차를 구매하고 싶은 경우 매장에 있는 기기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면 다음날 직원이 전화 상담을 한다.  ◇통신사 통신업계도 무인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휴대폰 체험과 구매, 서비스 가입까지 혼자서 할 수 있는 무인 매장을 열었다.  무인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 휴대폰을 직접 써볼 수 있다. 지정된 장소에 휴대폰을 올려두면 비치된 모니터에 관련 정보가 나온다. 휴대폰 무게나 크기, 배터리, 연령대별 구매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2대를 올리면 2대를 서로 비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갤럭시와 아이폰을 올리면  두 제품 스펙을 비교해준다.  LG유플러스 언택트스토어에서 구매한 유심과 스마트폰을 받는 모습(왼쪽)과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모습. /LG유플러스 휴대폰 구매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다. 키오스크를 통해 결제를 마치면 무인 픽업박스가 열린다. 고객은 박스에서 구매한 휴대폰을 꺼내가면 된다. 요금제 선택과 휴대폰 개통도 직접 할 수 있다. 키오스크를 통해 원하는 요금제와 선호하는 번호를 선택하면 그만이다. 이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10분 정도다. 일반 매장에서는 휴대폰을 개통해 약관을 듣고 사인하기까지 약 한 시간이 걸린다. 무인 시스템은 빠른 업무처리를 원하는 직장인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셈이다.  글 시시비비 이은시시비비랩 -
tvN·JTBC만 나오는 넷플릭스가 이제 지겹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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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0조 규모로 성장한 구독경제 시장넷플릭스 위협할 디즈니플러스 하반기 상륙구독경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공급자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음악이나 영화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구독하고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게 일상이 됐다. 이미 넷플릭스나 유튜브, 왓챠, 웨이브, 멜론, 지니뮤직,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등을 쓰지 않는 하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0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2015년 4200억달러(약 483조원)이었던 구독경제 시장은 지난해 5300억달러(약 609조원)으로 커졌다.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구독해서 즐기는 구독경제가 확산되면서 플랫폼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픽사베이 커지는 시장만큼 구독자가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2월 글로벌 1위 음원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하반기엔 콘텐츠 공룡으로 불리는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상륙한다. 쿠팡이 지난해 12월 시작한 쿠팡플레이, 지난달 애플이 선보인 팟캐스트 유료 구독서비스 등 구독경제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서비스를 살펴봤다. ◇디즈니·마블·스타워즈…없는 게 없는 콘텐츠 부자,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9월 국내 출시를 목표로 KT, LG유플러스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를 비롯해 마블, 픽사, 21세기폭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제작한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8000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한 글로벌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다. 2019년 11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3월, 출시 1년4개월 만에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 수는 1억명을 넘어섰다. 넷플릭스의 절반 수준이지만 넷플릭스가 현재 2억명이 넘는 가입자 수를 모으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이에 비해 단기간에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강력한 존재로 꼽힌다. 올해 하반기 국내 상륙하는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가 보유한 월트디즈니, 픽사, 마블 등 강력한 지식재산권을 갖췄다.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의 폭발적인 성장은 압도적인 지적재산권(IP) 규모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미키마우스, 겨울왕국, 주토피아, 아이언맨, 어벤져스 시리즈, 스타워즈, 엑스맨 등 디즈니가 소유한 월드디즈니, 마블, 20세기 폭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2020년 디즈니는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공 계약 만료 후 자사 콘텐츠를 모두 철수시켰다. 디즈니 콘텐츠는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보게 하려는 전략이다. 디즈니플러스는 7500편 이상의 TV 시리즈와 500편 이상의 영화, 디즈니플러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오리지널 작품들을 제공한다. 디즈니플러스 요금은 한 달에 9500원이고 1년 요금은 9만3000원으로 알려졌다.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은 성공할 수 있을까? 관객 수  1390만명을 동원한 마블의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한국 영화 흥행 역대 5위다. 관객 수 1370만명을 동원한 ‘겨울왕국2’는 6위, 1348만명을 동원한 ‘아바타’가 7위다. ‘알라딘(1270만명)’, ‘어벤져스 에이지오브울트론(1050만명), ‘겨울왕국(1030만명)’ 등 1000만 관객 이상 영화도 7편이나 된다. 한국에서 디즈니의 위상과 충성도를 생각한다면 디즈니플러스의 성공은 긍정적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그만큼 디즈니 작품을 이미 본 사람이 많고 디즈니플러스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구독자를 잡아둘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론칭에 발맞춰 이미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을 제작한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의 계열사인 스튜디오앤뉴에 660억원을 투자하고 향후 5년간 매년 1편 이상의 작품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선보이기로 했다. 이미 강풀의 웹툰 ‘무빙’을 드라마로 만드는 데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넷플릭스 ‘킹덤 시즌2’를 연출한 박인제 감독을 영입한 데 이어 배우 조인성, 한효주 등을 일찌감치 섭외했다. 가수 강다니엘이 출연하는 ‘너와 나의 경찰수업’도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한국판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준비한 디즈니플러스는 과연 한국 구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쇼핑에 보는 재미를 더했다, 쿠팡플레이쿠팡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쿠팡이 유료 회원제인 ‘로켓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시작한 OTT  서비스다. 월 2천900원을 내고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기존 회원은 쿠팡플레이 앱을 다운로드 받고 쿠팡 앱과 연동만 하면 바로 이용 가능하다. 최근 쿠팡플레이는 단독으로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를 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OTT 사업자가 올림픽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선 지상파 3사로부터 온라인 중계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쿠팡플레이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치고 단독 중계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쿠팡플레이가 독점 형태로 중계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자 보편적 시청권 제약 논란이 불거졌다. 그동안 올림픽 중계는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볼 수 있었는데 쿠팡이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만 볼 수 있도록 시청을 제한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여기에 최근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부정적 여론까지 겹쳤다. 쿠팡플레이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하는 ‘SNL코리아’. /쿠팡플레이 도쿄올림픽 중계는 무산됐지만 쿠팡플레이는 독점·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등에 집중해 치열한 OTT 시장 속 입지를 넓히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영화 ‘미나리’와 영국 드라마 ‘라이프’, 미국 드라마 ‘존경하는 재판장님’ 등을 독점 공개해왔다. 올 여름 공개를 목표로 쿠팡플레이 예능 오리지널 콘텐츠 ‘SNL코리아’도 제작 중이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제작에는 2011년부터 방영된 기존 ‘SNL코리아’ 제작진 안상휘 CP, 유성모 PD, 권성욱 PD, 오원택 PD가나선다. 또 오는 11월에는 쿠팡플레이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어느 날’도 공개한다. 드라마 ‘어느 날’은 지난 4월 쿠팡플레이가 초록뱀미디어와 국내 독점 계약을 체결해 제작해왔다. 주연 배우는 김수현, 차승원이 맡았고, 회당 제작비는 12억5천만원 규모로 알려졌다.쿠팡플레이의 차별점은 교육 콘텐츠에 있다. 쿠팡 플레이 앱 상단에서는 TV, 영화, 생중계에 이어 교육 탭이 따로 있다. 쿠팡플레이는 해커스, YBM, 대교, EBS랑, 와이즈캠프 등 교육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토익, 오픽 등 영어 자격증 시험 강의, 키즈 영어 강의, 중국어나 일본어 등 제2외국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1위 음원 강자,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7000만곡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한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세계 178개 국가에서 3억56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올해 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포티파이 한국 서비스 이미지. /스포티파이 코리아 ‘음원 플랫폼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스포티파이는 국내 서비스 전부터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불러왔다. 특히 지난해까지 국내 음원시장에서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이어지자 차트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스포티파이가 음원시장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출시 초기 아이유, 임영웅 등 인기 가수들의 음원이 라이센싱 문제로 서비스 되지 않아 아쉬움을 샀다. 현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통하는 음원 등을 문제 없이 들을 수 있다. 스포티파이는 각 사용자의 성향이나 취향, 사용패턴에 맞춘 ‘개인화(personalization)’ 서비스가 특징이다. 스포티파이의 개인화는 서비스 이용 시작 직후부터 바로 적용되어 음악을 들을 때에 따른 음원 추천은 물론 앱 기능 전반에 걸쳐 사용자 개인에 맞춰진다. 사용자가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는지, 사용자와 비슷한 취향의 다른 사용자들은 어떤 청취 습관이 있는지 등을 비교, 분석한다. 서비스 이용 시간대, 음악 청취 순서, 음원 발매일 등 자잘한 요소도 반영한다. 스포티파이의 개인맞춤 서비스는 사용자가 듣는 몇몇 노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수 많은 사용자의 청취 시그널과 데이터를 오랜 기간 축적, 분석한 결과다. 스포티파이는 오디오 음원 업계의 연구개발 센터라는 평을 들을 만큼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머신러닝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결과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업체로 발돋움했다. 스포티파이의 대표적인 플레이리스트에는 ‘새 위클리 추천곡’, ‘신곡 레이더’, ‘’데일리 믹스’ 등이 있다. 새 위클리 추천곡은 매주 월요일에 각 사용자의 취향과 청취 습관에 맞춰 새로운 음원을 추천한다. 신곡 레이더는 매주 금요일에 사용자가 좋아하는 아티스트 또는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음원을 추천한다. 데일리 믹스는 매일 최대 6개까지 사용자가 즐겨 듣는 음악과 새로운 추천곡을 함께 추천하는 메뉴다. 이들 플레이리스트의 곡 구성은 3억 5600만명 사용자마다 모두 다르다. 국내 진출 6개월이 지났지만 스포티파이의 국내 월간 이용자수는 음원 시장의 1% 정도인 32만명이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이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스포티파이 매력을 반감시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멜론과 지니뮤직은 스포티파이가 주도하는 세계적인 음원 플랫폼 트렌드에 발맞춰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스포티파이는 외국 음악에 비해 한국 음악은 다소 적다는 지적이다.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국내 음원 시장은 플랫폼과 음원 배급 간 밀접한 관계”라면서 “해외 플랫폼이 한국 시장을 과점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스포티파이는 광고룰 보면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아직 한국에선 제공하지 않는다. 이 기능은 글로벌 시장에서 스포티파이의 음원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한국에서는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면 월 1만1990원(1인)에서 1만7985원(2인)에 이르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미국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6인 패밀리요금제(14.99달러, 약 1만6740원) 서비스도 없다. ◇팟캐스트의 원조, 애플 팟캐스트 서브스크립션 애플은 지난달 팟캐스트 유료 구독 서비스 ‘애플 팟캐스트 서브스크립션’을 출시했다. 애플이 2005년 팟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한 지 16년 만에 처음 도입한 유료 구독 모델이다. 애플 팟캐스트 서브스크립션은 유튜브나 트위터처럼 특정 창작자 채널(프로그램)을 구독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원하는 창작자를 지원하고 광고 제거, 신규 콘텐츠 먼저 듣기와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애플의 팟캐스트 유료 구독 서비스 ‘애플 팟캐스트 서브스크립션’. /애플 애플은 CNN, NPR, 워싱턴포스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손잡고 뉴스, 코미디, 스포츠, 실화 범죄 등 다양한 장르의 구독 서비스와 채널을 선보인다. 한국 팟캐스트 프로그램으로는 정신과 전공의 6명이 진행하는 ‘뇌부자들’, 공용 방송 ‘TBS eFM’, 유명 경제 인플루언서 ‘신사임당’, 직장 관련 콘텐츠 ‘희렌최널’ 등이 있다. 각 구독서비스 가격은 팟캐스트 제작자가 정하며 월 0.49달러(약 560원)부터 시작한다. 사용자에게는 광고제거나 신규 콘텐츠 미리듣기 등 추가 혜택을 준다. 팟캐스트는 해당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라디오와 달리 각종 콘텐츠를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다. 사용자가 채널 정도만 선택할 수 있는 기존 TV와 달리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OTT와도 유사하다. 사용자가 곧 콘텐츠 제작자이자 구독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유튜브와 닮았다.스마트폰의 보급은 유튜브뿐 아니라 팟캐스트 확산에도 영향을 끼쳤다. 애플이 팟캐스트로 유료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건 스포티파이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스포티파이는 애플보다 팟캐스트 후발주자지만 먼저 구독 서비스를 들고나와 애플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60만개 이상의 팟캐스트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92개국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약 2억9900만명에 달한다. 한국에서 팟캐스트가 시작된 것은 2010년 전후다. 본격적으로 팟캐스트가 흥행한 계기로 2011년 등장한 시사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빼놓을 수 없다. 이를 통해 당시 사회적 열풍까지 불러일으켰지만 이후 점차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대세인 유튜브나 OTT 등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국토가 넓어 장거리 주행에서 팟캐스트를 듣는 미국과는 시장 환경이 다르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이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집중을 요구하는 영상과 달리 여타 작업이나 여가 활동을 하면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귀로 듣는 오디오 서비스가 지닌 강점이다. PC와 스마트폰으로 시각적 피로에 지친 젊은 세대가 팟캐스트를 찾는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팟캐스트 시장도 점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팟캐스트 본가 애플이 구독형 모델을 도입하면서 한국 이용자를 다시 사로 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시시비비랩 -
쓰레기로 돈도 벌고 칭찬도 듣는 착한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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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문제 해결하는 스타트업  음식물 쓰레기·대형 폐기물 활용  99조7030억원. 환경부가 발표한 ‘2019 환경산업 통계조사보고서’에 나타난 환경분야 총 매출액이다. 이 중 ‘폐기물관리 관련 서비스’ 분야 매출액은 총 2조8601억원에 달한다. 쉽게 말해 쓰레기를 모아 버리는데 거의 3조원을 쓴다는 이야기다. 누군가는 남들이 꺼리는 쓰레기를 치우면서 돈을 벌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단순히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줄이고, 다시 쓰는 자원순환, 업사이클링 기업들이 늘고 있다.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스타트업들이 적극적으로 쓰레기 문제 해결에 뛰어든다. 쓰레기로 돈도 벌고 칭찬도 받는 ‘제로웨이스트’ 스타트업들을 알아봤다.  음식물 쓰레기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리코’ /게티이미지뱅크. 음식물 쓰레기는 쓰레기 중에서도 가장 불쾌감을 주는 쓰레기다. 먹다 남은 것들을 모아뒀으니 악취에 비위가 상한다. 원형을 알 수 없는 생김새부터 물컹거리는 촉감까지 모두가 음식물 쓰레기를  기피하는 이유다. 실제로 폐기물업체가 가장 꺼리는 품목도 음식물 쓰레기다. 하루라도 처리가 늦어지면 썩기 시작하고 해충이 생기기 때문이다.  리코 김근호 대표/ 유튜브 ‘SparkLabsKorea’ 캡처 음식물 쓰레기 수거·처리차량. /업박스 홈페이지 폐기물 관리 스타트업 ‘리코’ 김근호(39) 대표는 모두가 꺼리는 음식물 쓰레기 관리로 사업을 시작했다. 2019년 리코가 내놓은 플랫폼 ‘업박스’는 각 사업장에서 나오는 폐기물 처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처리한 폐기물 양과 처리비용 정보도 제공한다. 배출량·처리비용부터 최종 재활용 데이터까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이다. 업박스에 폐기물을 입력하면 리코가 적합한 수거·처리 업체를 연결한다. 5리터(ℓ) 단위 눈금이 있는 전용 수거용기에 담긴 폐기물 배출량 정보부터 수거·운반을 거쳐 마지막 퇴비화되는 재활용 과정까지 모두 찍어 기록한다. 폐기물 양과 비용 정보를 제공하자 고객들이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이기 시작했다. 리코 집계를 보면 업박스를 사용하는 업장은 업박스 사용 이전보다 평균 20% 정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였다. 서비스를 시작한 2년 동안 폐기물 처리량은 약 1만7000톤. 온실가스 저감효과도 2만7000kg을 웃돈다.  이런 소문이 나자 리코를 찾는 사업장도 늘었다. 2019년 7억9000만원이던 매출액이 2020년 11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리코가 중개하는 지역은 서울과 성남 등 경기도 일대다. 수거·운반 전문 업체 10여 곳과 손잡고 대형 급식 업체 등 650여개 사업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실적을 발판으로 사업장 폐기물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폐기물 관련 사업을 키워 버려지는 자원을 줄이겠다는 게 리코의 목표다.  대형 폐기물, 복잡한 처리 과정 모두 뺀 ‘같다’ 이사나 인테리어를 하면 어쩔 수 없이 폐기물이 생긴다. 처리하려면 폐기물 처리가 가능한지 알아봐야 한다. 다음엔 동사무소를 찾아 폐기물 처리 신고필증을 사야 한다. 이를 폐기물에 부착하고 수거 장소에 내놓아야 끝이 난다. 당사자가 모두 직접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같다 고재성 대표./ 유튜브 머니투데이방송 빼기 앱. / 빼기 캡처 불편한 과정을 모두 뺀 서비스가 ‘빼기’다. 스타트업 ‘같다’ 고재성(38) 대표는 폐기물을 쉽고 빠르게 처리하는 앱 빼기를 출시했다. 폐기물 사진을 찍어 올리면 앱이 품목을 확인하고 가격을 자동으로 계산한다. 소비자는 폐기물 처리 가격을 확인하고 결제하면 끝이다. 폐기물은 수거 업체에서 가져간다. 가격은 폐기물 필증 가격 수준이다. 무거운 폐기물의 경우 사진을 앱에 올리면 민간 폐기물 수거업체에서 정보를 보고 견적을 올린다. 최저가 견적을 올린 업체를 고르고 방문수거 신청을 하면 업체에서 방문해 찾아간다. 폐기물 필증을 따로 부착할 필요가 없어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빼기는 폐기물 신고·처리 서비스 외에도 폐기물 중고매입 서비스를 운영한다. 아직 사용할 수 있지만 버려야 하는 품목을 사진 찍어 앱에 올리면 원하는 업체가 중고로 거래하는 식이다. 빼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같다는 폐기물 자원순환을 통해 탄소배출을 약 4만kg 저감했다고 밝혔다. 소각비용도 약 2억원을 절감했다고 한다.  같다는 2018년 11월 본격 서비스를 출시해 약 3개월만에 매출 1억원을 올렸다. 현재까지 폐기물 수거신청 건수는 8만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200건 거래가 이루어진다.  분리수거 할 때마다 포인트 주는 오이스터 에이블  “쓰레기를 잘 분리해 버리는 것을 득이 되게 만들면 사람들이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지”  ‘오이스터 에이블’ 배태관(36) 대표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이스터 에이블은 분리수거함 ‘IoT분리배출함’과 앱 ‘오늘의 분리수거’를 만들었다. 자사 분리배출함과 모바일 앱으로 분리수거에 대한 다양한 보상을 제공한다. ‘IoT분리배출함’에 쓰레기를 투입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앱으로 지급하는 식이다. 쌓은 포인트는 우유, 피자, 업사이클링 셔츠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오이스터에이블 배태관 대표./유튜브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분리배출함./오늘의분리수거 캡처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IoT분리배출함’ 앞에서 사용자 QR 코드를 스캔하고 기계에 부착된 바코드에 분리수거용품을 찍고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미리 가입해둔 ‘오늘의 분리수거’ 앱에 포인트가 쌓인다. 소비자가 분리수거에 열심히 참여할 수록 보상이 커지는 구조다. 오이스터 에이블이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IoT분리배출함’ 150대로 시험해보니 40%가 넘던 분리수거혼입률(일반 쓰레기와 섞이는 비율)이 한달만에 2~3% 정도로 줄었다. 분리수거 정확도를 높인 것이다.  오이스터 에이블은 ‘IoT분리배출함’을 지자체나 관련 기업에 제공하며 수익을 얻는다. 기본적으로 ‘IoT분리배출함’을 관리하는 역할은 오이스터 에이블이 맡는다. 지자체나 관련 기업은 제품 유지·보수 비용을 오이스터에이블에 지불하는 구조다. 지난 2016년 사업을 시작한 오이스터에이블은 ‘IoT분리배출함’ 현재까지 약 250대를 전국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작년 연매출은 약 8억원 수준이다. 글 시시비비 이은시시비비랩 -
‘미슐랭 셰프’가 한국 돌아와 반찬가게 차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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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리마켓 송하슬람 셰프스페인, 국내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제철 식재료로 요리 같은 반찬 선봬  마마리마켓은 서울 강남구청역 인근 삼성동 골목가의 반찬가게다. 평범해보이는 동네  반찬가게지만 메뉴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산서리태와 찰옥수수조림·통오징어 제주곤드레조림·구운가지 쪽파무침·훈제오리가 들어간 묵은지 봉평메밀전·옥천 무농약 송고, 새송이, 생목이 넣은 한우불고기전골·맵쌀가루 묻혀 지져낸 두릅전·새우와 감자를 함께 반죽해 옹심이처럼 빚어 국을 끓인 새우감자완자국·대구 감자 크로켓과 참외 타르타르· 구운피망을 곁들인 타파스·문어가 들어간 감바스 알 아히요… 고급 다이닝 레스토랑의 메뉴 이름 같은 한식과 양식 요리가 반찬으로 나온다. 마마리마켓의 남다른 반찬은 주인장의 남다른 경력과 관계 있다. 마마리마켓 오너셰프인 송하슬람(33) 대표는 스페인 바스크의 미슐랭 레스토랑 수베로아, 마드리드 라팔로마 등에서 경험을 쌓고 한국으로 돌아와 무명식당과 미슐랭 레스토랑 밍글스 등에서 일했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고급 다이닝 주방에서 일하던 셰프는 왜 레스토랑 대신 반찬가게를 열고 이런 요리를 만드는 걸까. 마마리마켓 송하슬람 셰프. /마마리마켓 제공 –화려한 경력을 보면 레스토랑을 여는 게 당연해보이는데 왜 반찬가게를 연 건가요?“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 고정관념을 깬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 싶었어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했고요. 그게 바로 반찬가게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랫동안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제철 식재료를 다루다보니 여기서만 쓰는 좋은 식재료가 따로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아스파라거스는 크기에 따라 1~7번으로 나뉘는데 1번은 고급 레스토랑과 수출용으로만 쓰여요. 1번 아스파라거스가 아무리 좋아도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가 없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재료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같은 재료라도 나라마다 먹는 방식이 다르잖아요. 한국에서 시금치를 데치고 무쳐서 먹지만 해외에선 생으로도 먹거나 볶아서도 먹어요. 시금치는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습니다. 그걸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음식이 반찬이었습니다. 문턱이 낮아서 쉽게 접근할 수 있고요. 이름에도 친숙하게 엄마라는 뜻의 스페인어 마마(mama)를 넣었어요. 리(lee)는 제 어머니의 성입니다.”-일반적인 반찬과는 다른 메뉴가 많아요. “반찬이라고 꼭 한식만 만들지 않습니다. 한식도 있지만 다이닝에서 하던 요리도 있고 양식도 있어요. 계절마다 좋은 재료, 그걸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만들어요. 때로는 꼬꼬뱅이나 비프 부르기뇽처럼 제가 먹고 싶거나 주방 친구들이 아이디어를 줘서 만드는 메뉴들도 있고요. 매일 다른 메뉴를 만들고 있어요.” 마마리마켓 내부. /jobsN -반찬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뭔가요?“재료예요. 제철이라는 개념이 없는 식재료도 있지만 그때 가장 맛있고 품질 좋은 재료, 그 맛을 살리는 요리를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장이나 양념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나물에 쓰는 간장은 국산콩으로 만든 간장을 고집하고 있고 고추장, 된장 등은 제 고향 옥천에서 그 지역 재료로 만든 걸로 쓰고 있어요.”-고객들 반응은 어때요?“동네 물가나 재료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에 색다른 반찬을 먹을 수 있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30~40대 고객이 제일 많은 편이고요. 먹어본 분들이 계속 찾는 경우가 많아요. 주변 직장인부터 동네 주부까지 단골이 많습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면 오후 4~5시쯤에는 반찬이 품절되곤 합니다. 미리 예약 전화를 해두고 구매하거나 배달 주문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셰프복을 입은 송하슬람 대표. /마마리마켓 제공 -요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꿈이 요리사였어요.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요리사로 일찍  진로를 정하고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한식과, 양식, 제빵 자격증도 따고 다양한 요리를 하며 구체적인 꿈을 키웠습니다.”-어떤 꿈이었나요?“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이었어요. 세계적인 레스토랑에서 요리도 배우고 일하고 싶었어요. 졸업하면 빨리 군대를 다녀와서 해외로 가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3월에 바로 입대를 했습니다. 제대 한 달 만에 스페인으로 갔습니다.”-군대에서도 요리를 했다고 들었어요.“조리병으로 병사 식당에서 복무하다 장군 조리병에 뽑혔습니다. 일반 조리병은 영양사가 짜서 내려온 레시피 대로 음식을 만드는데 장군 조리병은 식단을 직접 짜고 장도 봐야 했어요. 무엇보다 제가 모신 장군 사모님이 조미료 쓰는 걸 싫어했어요. 육수도 직접 내고 천연 조미료를 쓰곤 했어요. 좋은 재료를 많이 쓰면 조미료가 필요 없더라고요. 장군 조리병을 하면서 배운 게 정말 많았습니다.” -스페인으로 떠난 이유는 뭐였나요?“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은 면적 대비 세계에서 미슐랭 레스토랑이 가장 많은 곳이에요. 미식의 도시에서 기회를 찾고 싶었습니다. 가자마자 어학원에 등록해 스페인어부터 배웠어요. 산세바스티안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두 달 정도 지났을 무렵부터 학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싶다는 편지를 써서 레스토랑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어요. 스페인에 간 지 7개월 만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미슐랭에서 별 하나를 받은  레스토랑 수베르아(Zuberoa)였어요. 그곳에서 6개월 동안 스타지(무직 견습)로 일했습니다. 보수는 없었지만 잠자리와 식사(스텝밀)는 제공해줬어요. 그 전에도 오라는 미슐랭 레스토랑이 있었지만 분자요리나 실험적인 요리를 하는 곳이었어요. 저는 클래식하고 전통적인 요리를 배우고 싶었고 수베르아가 훨씬 많은 기회를 줬습니다. 생선 손질도 하고 배울 수 있는 게 많았어요. 그후 마드리드로 가서 라팔로마(La Paloma)에서 2년반을 일했습니다. 클래식한 스페인과 프랑스 요리를 하는 오래된 식당이었는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스페인에서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스페인 사람들은 자기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크더라고요. 변화를 싫어하고 전통을 중요시 해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음식의 장점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스페인에서 지내면서 오히려 한식을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끼게 됐죠. 또 하나는 제철 재료의 중요성이에요. 스페인은 워낙 땅이 넓고 일조량이 좋으니 좋은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스페인에선 이 식재료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요. 그 맛을 살리기 위해 고민하고요. 좋은 재료를 잘 다루는 법, 어떤 요리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이 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일하면 돈은 많이 버나요?“산세바스타인 미슐랭 레스토랑 앞에는 노숙하는 사람도 많아요. 무급이라도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몰려와 줄을 서죠. 스타지(무급 견습)로 일하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게 되도 돈은 많이 못 벌어요. 최저 시급으로 한 달에 850유로(약 115만원)를 받았어요. 10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경험하는 게 많고 각국에서 온 동료들이 해주는 스텝밀 덕에 즐거웠어요.”-한국에는 언제 돌아왔나요? “2014년 말에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스페인에서 해보고 싶은 다 해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련이 없었습니다. 사실 코이카 해외 봉사단에 지원해 남미에 갈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자리가 나질 않더라고요. 그때 무명식당에서 일을 도와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2015년부터 무명식당에서 제철 식재료로 밥상을 차렸어요. 봄에는 봄나물, 가을에는 버섯, 겨울에는 뿌리 채소 등을 이용해서 계절마다 새로운 밥상을 선보였습니다. 2016년부터는 밍글스에서 반상의 반찬 메뉴들을 만들었어요. 이제는 내껄 해보자 하고 맘을 먹었고 2017년 4월에 마마리마켓을 열었습니다. 제철 식재료로 만드는 마마리마켓의 반찬들. /마마리마켓 제공 -레스토랑을 열 계획은 없나요?“반찬가게를 하다보니 아쉬움 점이 있긴 해요. 무슨 요리든 바로 해서 먹어야 맛있는데 반찬가게는 음식을 식혀서 팔잖아요. 레스토랑은 아니더라도 갓 조리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작게나마 만들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타파스바나 외국의 델리숍처럼요.”-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반찬가게를 연 지 4년 정도 지나니까 엄마 품에 안겨서 왔던 아이들이 직접 걸어서 자기 먹고 싶은 반찬을 고르는 걸 보곤 해요. 그 친구들이 커서 해외에 갔을 때 해외에서도 어릴 때 먹던 반찬을 먹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제가 해외에 가보니 한국에서 먹던 음식이 그리운데도 해외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한정적이더라고요. 마마리마켓을 해외에 진출시켜 어디서든 누구나 제대로 된 한식과 요리, 마마리마켓의 맛을 즐길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시시비비랩 -
“식민지로 여기나” 범죄 저지르고도 뻔뻔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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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0일 새벽 1시.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민이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으로 보이는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전남대병원에서 풍암동 아파트까지 7km를 운전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19%였다. A씨는 경찰에 “공무 중에 벌어진 일”이라며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했다. A씨의 정체는 광주 중국 총영사관 소속 30대 영사였다. 외교부는 A씨의 면책특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옷가게 직원의 뺨을 때린 주한벨기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과 피해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4월에는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벨기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이 서울 용산의 옷가게 직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점원이 옷가게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시앙이 계산하지 않고 나간 것으로 오해하했는데, 사과했음에도 시앙은 직원의 어깨를 잡고 항의하다 뺨을 때렸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자 시앙은 병원에 입원하며 사과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사 측은 5월 중 경찰에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용산경찰서는 쑤에치우 시앙 대사 부인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고 6월 23일 밝혔다. 형사 처벌을 피한 셈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교관 가족과 영사관 직원 등이 연달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논란이다. 일반인과 달리 이들은 경우에 따라 죄를 짓고도 처벌을 피해간다. 1961년 빈에서 채택한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 때문이다. 외교관과 그 가족에게는 주재국의 형사처벌 절차를 면제받는 면책특권이 주어진다. 당사자나 외교당국이 면책특권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길이 열리지만, 시앙처럼 면책특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시앙 사건에선 폭행 피해자가 경찰에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 일반 폭행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속한다.  취재대행소 왱 유튜브 캡처 시앙과 달리 음주운전한 중국인 30대 영사 A씨는 형사 처벌을 받는다. 빈 협약에서는 면책특권을 외교와 영사로 구분한다. 외교관과 그 가족은 공무와 사무 모두 면책특권을 적용받는다. 쉽게 말해 사적인 영역에서 시비나 잘못에 휘말려도 특권을 주장할 수 있다. 반면 영사는 공무를 수행하다 지은 죄가 있을 때만 면책특권 행사가 가능하다. A씨가 경찰에 “병원에 입원한 중국인을 만나고 오다가 음주 운전을 한 것”이라 변명한 이유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면책특권으로 형사처벌을 피한 외국공관원은 63명에 달한다. 이중에는 음주운전이나 일반 폭행 뿐 아니라 성범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이들도 있었다.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체포나 구금이 불가능해 외교관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무리 외교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해도 주재국 시민에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힌 이들까지 보호해주어야 하느냐”는 이야기다. 뉴질랜드에서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외교관 C씨. /KOREA NOW 유튜브 캡처 지난 2016년에는 몽골대사관 참사관 B씨가 서울 역삼동에서 음주운전하다 다른 차를 들이받아 시민에 전치 2주 부상을 입혔다.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에 B씨는 변호사를 통해 불출석 신고서만 냈다. 2015년에는 러시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외교관이 만취 상태로 한국인 여성 등 3명을 폭행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도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형사처벌을 피했다. 우리나라 외교관이 외국에서 잘못을 저질러 국가적인 망신살을 산 사례도 여럿이다. 2020년에는 뉴질랜드에서 근무하던 외교관 C씨가 2017년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한국과 뉴질랜드간 갈등 소재로 떠오르기도 했다. 성추행 문제 제기 당시 C씨는 뉴질랜드를 이미 떠난 상황이라 면책특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체포영장까지 발부한 뉴질랜드 경찰은 결국 한국에 C씨 인도 요청을 하지 않았고, 사건은 사인(私人) 중재를 통한 합의로 끝났다. 사인 중재는 뉴질랜드 노동법에서 피고용인이 자신에게 피해를 준 고용주에게 위로금을 요구할 수 있게 만든 분쟁 해결 제도다. 독일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한국인 외교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10년 천안함 사건 직후에는 주미 한국대사관 고위 간부가 업무 시간에 퇴폐 마사지 업소에 갔다가 경찰 단속에 걸린 적도 있다. 비슷한 시기 주독 한국대사관 외교관이 베를린에서 음주운전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것도 현지에선 유명한 일화다. 이들 모두 면책특권 행사를 통해 형사처벌은 피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면서 나라 망신을 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시시비비랩 -
경찰 준비하던 취준생, 소방공무원 시험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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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2차 경찰공무원(순경) 시험 경쟁률이 공개됐다. 경찰청은 7월9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올해 2차 경찰공무원 시험 원서접수에 총 4만3276명(남 2만9255명, 여 1만4021명)이 지원해 총 20.3:1(남 18.9:1/ 여 24: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진행한 1차 시험의 경쟁률 16.2:1 보다 다소 높아졌다. 하지만 2018년 3차 채용을 제외하고 최근 10년간 꾸준히 남자는 20~30대 경쟁률을 기록해 왔고, 여자는 2017년 1차 시험에서 1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본래 높은 경쟁률이 익숙하던 부문이라는 걸 고려하면 실상 경쟁률이 높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tvN 드라마 ‘라이브’ 한 장면./ tN 드라마 ‘라이브’ 캡처 희망직업 설문조사에서 늘 1위를 차지할 만큼 공무원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는데 왜 경찰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되려 하락한걸까. ◇경찰공무원 시험 경쟁률 왜 떨어졌을까경찰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경찰 증원 계획으로 채용 인원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지원자 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3년 동안의 수치를 보면 선발 인원(남·녀 합산)은 총 2836명에서 4828명으로 70.2% 늘어난데 반해 지원자 수는 총 9만2773명에서 8만6966명으로 6.3% 줄었다. 이전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데 왜 수험생들이 몰리지 않은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경찰공무원 시험 과목 개편으로 신규 수험생 유입이 크게 줄어든 점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찰공무원 시험 과목은 2022년도부터 변경된다.  에듀윌 블로그 캡처 현재는 한국사, 영어 과목이 필수고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을 비롯해 고교 과목인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총 7개 과목 가운데 3개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쳐야 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한국사, 영어가 7급 공무원 시험과 같이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영어는 토익, 토플 등 공인 점수로 시험을 대체 할 수 있다. 고교 과목은 없어지고 헌법, 형사법(형법+형사소송법), 경찰학 시험을 필수로 봐야한다. 경찰공무원 시험을 계속 준비해왔다면 과목 개편이 발표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시험을 치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새로 시험을 준비한다면 굳이 내년에 시험 과목이 개편되는데 올해부터 시험을 볼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에듀윌 공무원 관계자는 “경찰공무원 시험 역시 다른 공무원 시험들과 마찬가지로 보통 1~2년 정도의 수험기간이 있다는 걸 고려하면 내년부터는 의미가 없어지는 수험 과목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내년 과목을 미리 준비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소방공무원과 군무원./ 조선DB, 대한민국공군유튜브 캡처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군무원 확대 채용 등 다른 시험의 매력이 높아진 것 또한 경찰공무원 시험 경쟁률을 떨어뜨린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2020년부터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소방공무원 시험은 타 직렬에 비해 필기 시험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무원 시험은 최근 4년 사이 채용 규모가 6배 이상 늘어났다. 2021년은 9급 국가직 전체 채용 인원보다 많은 6490명을 선발해 다른 직렬과 비교하면 문이 넓은 편이다. ◇바뀐 경찰공무원 시험 과목…내년도 경쟁률에 영향 미칠까 내년도 경찰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2022년 채용 인원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현 시점에서는 예측이 어렵다. 다만 영어, 한국사가 검정시험으로 대체된 점이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DB영어, 한국사 시험은 내년부터 검정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다. 전체 5과목 중 2과목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기 때문에 수험생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특히 영어는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으로 이 한 과목만 빠져도 시험 준비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영어 과목을 대체할 수 있는 검정 시험의 종류와 기준점수는 토익 550점 이상, 토플 PBT 470점 이상, IBT 52점 이상, 텝스 241점 이상 등이다. 한국사 과목 대체를 위해선 순경 공채의 경우, 한국어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의 성적이 필수다. 에듀윌 공무원 관계자는 “두 과목 모두에서 기준 점수를 충족할 만한 점수를 만들어 놓으면 최소 3년간은 영어와 한국사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영어, 한국어 검정 시험을 만들어놓지 못하면 시험에 응시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어, 한국사 이외 필수 과목 가운데선 헌법이 새로 편입된다. 새로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생기는 건 그 자체로 수험생들에게 부담이지만 공부해야하는 범위가 헌법 전체가 아니라 인권 가치와 헌법 정신 함양 등 기본권에 한정돼 있다. 그 마저도 만점이 50점(20문항)으로 기존 과목과 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법과 경찰학이 각각 만점이 100점(각 40문항)인 것과 비교하면 총 점수에 반영되는 비율이 낮은 편이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시시비비랩ㅋ -
신곡 또 낸다니까 딸이 “아~불쌍해” 이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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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보면 아는 개그맨 오정태 신곡 ‘반쪽이야’ 내며 이번엔 가수로 변신  “지금은 개가수지만 진짜 꿈은 영화배우” 아침부터 쓸고 닦고 하는 아내를 뒤로 하고 오전 내내 잠에 빠져있는 남자. 겨우 일어나 식탁 앞에서 앉고서는 아내에게 “물 좀 떠와”라고 한다. 그러더니 아내에게 시부모와 합가 하자는 운을 띄운다. 몇 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부장적 언행으로 빈축을 샀던 개그맨 오정태(45)씨. 최근 직접 작사한 노래 ‘반쪽이야’를 자신의 유튜브(오정태TV)를 통해 공개했다. 아내에게 ‘반쪽’이라고 부르던 연애 시절을 회상하며 곡을 썼다고 한다. 들으면 알 만한 유행어나 대표 코너는 아직 없지만 얼굴 보면 딱 아는 개그맨인 그는 벌써 이번에 세 번째 신곡을 발표했다. 앞서 낸 곡 ‘갑질이야’나 ‘기본이야’는 갑질하는 사람을 꼬집거나, 공공장소에서 에티켓을 잘 지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신곡은 한결 가벼워졌다. “공동명의”를 외치며 집도, 차도, 콩 한쪽도 반으로 잘라먹자고, 제법 현실적인 사랑 고백을 한다. ‘개가수(개그맨+가수)’를 비롯해 뮤직비디오 감독, 유튜버, 시간강사 등 다양한 직업 영역에 발 걸치고 있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신곡 ‘반쪽이야’를 낸 개그맨 오정태씨. /유튜브 캡처 -왜 자꾸 노래를 내나요? “사실 행사가 주 목적이죠. 갑질하지 말라, 매너 지켜라 같은 주제는 축가로 쓰기에는 안 맞잖아요. 사랑 노래는 아무 데서나 불러줘도 좋아하니까 이번에는 말랑한 노래를 가지고 나왔어요. MC를 볼 때도 행사장에서 서비스로 노래 한 곡 불러주면 관객도 주최측도 좋아하거든요. 혹시 대박이라도 나면 저작권료도 들어오니 재테크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담은 곡인 줄 알았는데요. 다분히 생계 때문이었군요. 코미디 프로그램들도 폐지되고 코로나로 행사도 많이 사라져서 개그맨이 설 무대가 줄었겠습니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개그맨들에게 고정 수입원이고, 행사는 주 수입원이 됩니다. 둘 다 자리가 없으니 다방면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지요. 저는 홈쇼핑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잘 안 돼서 라이브 커머스에서 장난감도 팔았습니다. 비대면으로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어요. 유튜브도 2년 전 열었는데 그동안은 수익이 계속 없었습니다. 유튜브에는 프라모델 도색하는 영상 등 취미생활을 올리고 있는데 사실 돈만 쓰는 일이죠. 그래도 저 같은 사람은 힘들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출연 중인 프로그램도 있고 아직 여러 행사들도 하고 있으니까요. 개그맨 후배 중에는 유튜브로 더 잘 풀린 사례도 있지만, 대개는 생계도 힘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 배달 기사로 일하기도 하고 골프장 캐디로 취직하기도 했죠. 한 달에 50만원 벌기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튜브 캡처 -그런데도 그 사람들이 개그맨 직업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제 얘기를 해드릴게요. 저는 직업이 일 같지가 않습니다. 재밌고 좋아하는 일이니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아요. 물론 아이디어 짜고 잘 안 풀릴 때는 괴롭지요. 그런데 관객이 웃을 때 무대에서 보면 파도가 치는 것 같거든요. 사람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웃으니까요. 그럴 때 흥분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행사도 무대에 서지 않고 일일 점장 맡아서 손님들에게 농담하고 사진 찍어주고 할 때도 많거든요. 그때도 사람들이 좋아하고 호응해주면 즐거워요. 방송에서는 직접 관객을 볼 수는 없지만 이를테면 아내와 함께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싸우는 상황에서도 개그 합이 맞아갈 때 재미가 있죠.” -요즘 아내와 방송 출연이 부쩍 많아 보입니다. 처음 가족들이 TV에 나왔을 땐 비난도 많이 받았는데요. “시집살이 시킨다고 어머니가 욕 먹기도 했죠. 아무래도 며느리 생활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보니 갈등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여느 가족이 그렇듯 우리도 안 좋은 면뿐 아니라 좋은 모습들도 많습니다. 제가 봤을 때 우리 어머니와 아내는 자매 같아요. 자주 싸우는데 또 그만큼 정도 많이 들었어요. 매일 아침 아내가 어머니한테 먼저 전화하거든요. 한 번 아내가 아파 쓰러졌는데 가장 먼저 뛰어온 사람도 어머니였어요. 얼마 전엔 코로나 때문에 저도 집에만 있고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니 어머니가 돈을 조금 줬는데 아내가 ‘엄마(시어머니)밖에 없다’며 울더라고요.” 개그맨 오정태의 신곡 ‘반쪽이야’ 뮤직비디오에 아내 백아영씨도 함께 출연했다. /오정태씨 제공-이번 신곡 뮤직비디오 감독까지 맡았는데요. 다음 번엔 어떤 직업 변신을 해볼 계획입니까? “저는 아직도 영화배우가 꿈이에요. 항상 영화 감독님도 만나러가고 영화사 찾아가 홍보도 하고 그래요. 까메오로는 몇 번 연기해본 적이 있고요, 독립영화 주인공 시켜준다길래 출연했는데 몇 년째 개봉이 안 되네요. 원래도 연극을 3년 정도 하다가 얼굴로 길거리 캐스팅 돼서 개그맨을 하게 됐어요. 노래 내기 전에 집에서 안무 연습을 하는데 그 모습을 본 초등학생 큰딸이 ‘아, 불쌍해. 어차피 또 안 될 거야’라고 하더군요. 아직 어리니까 잘 모르는 거겠지요. 아빠가 항상 재밌게 일하고 꿈을 품으며 일했다는 사실을 나중에는 알게 되지 않을까요?” 글 시시비비 와일드시시비비랩 -
제주도 살면서 강남으로 매일 출퇴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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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직원 270명, 본사 대신 메타버스로 출근대규모 사무실 줄지만 거점 오피스는 증가해“원격근무 보편화땐 메타버스 직장 늘어날 것”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데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신입사원 약 200명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입사 교육을 했습니다. 파주·구미·트윈·마곡 4개 사업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해 동기끼리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신입사원들의 만족도는 90점이 넘었다고 합니다. 현대모비스도 같은 시기 상반기 신입사원 입문 교육을 메타버스에서 했고, 공기업 중에서는 서울시설공단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노사 협약식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메타버스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에 태어난 MZ세대의 놀이공간으로 여겨져 왔는데요. 이제는 직장인들의 일터까지 현실에서 가상공간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본사 대신 메타버스 ‘메타폴리스’로 출근한 직방 직원들. /KBS News 유튜브 캡처 ◇“마스크 쓰고 출근? 제주도 한 달 살이 하며 회사 가요” 신입사원 교육이나 사내 행사뿐 아닙니다. 메타버스로 아예 사무실을 옮긴 기업도 등장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그 주인공인데요. 직방은 서울 강남역사거리 근처 고층 건물에 본사를 두고 있었습니다. 직원 270여명은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이후 재택근무를 해왔죠. 직방은 2021년 2월 본격적으로 근무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드 워킹이라 부르는 원격근무 체제를 도입했는데요. 거점 오피스인 직방 라운지를 수도권 50여곳에 마련하고 현장 근무를 해야 하는 직원을 본사 대신 거점 오피스로 보냈습니다. 6월 말 계약이 끝난 서초구 본사는 재계약을 하지 않고 아예 방을 뺐습니다. 거점오피스에서 자리를 배정받는 SK텔레콤 직원. /YTN News 유튜브 캡처 직방이 본사를 나와 향한 곳은 어딜까요.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직방은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 ‘메타폴리스’를 가상공간 본사로 만들었습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로그인해 30층짜리 건물 메타폴리스로 출근합니다. 게임처럼 방향키를 움직여 로비를 지나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근무하는 층으로 올라가 책상에 앉아 일합니다. 가상공간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얼굴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리는 등 현실과 유사한 환경을 구축해 업무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본사를 없애고 메타버스로 사무실을 이전한 건 우리나라에서 직방이 처음입니다. 여선웅 직방 부사장은 “메타버스로 출근하면 출퇴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화상회의를 위해서만 이용하는 줌 등보다 메타버스가 몰입도를 높이는 데 더 효과가 크다”고 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제주도 한 달 살이를 하면서 출근하거나 고향에 내려가서 회사로 나오는 직원도 있다”고 했습니다. ◇본사 사라지지만 소규모 사무실은 늘어나직방은 다만 소규모 사무실은 오히려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직원이 집에서 PC에 접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때 메타버스로 출근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본사 대신 집에서 10~20분 거리 거점 오피스로 출근하는 업무 방식 도입을 추진 중인 SK텔레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다만 SK텔레콤은 메타버스가 아닌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본사에서 일하는 것과 같은 근무환경을 제공한다는 입장입니다.  직방 메타버스 ‘메타폴리스’ 입장 화면. /직방 제공 원격근무 체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메타버스로 출근하는 직장인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6월30일 2020년부터 해온 자율 원격근무제를 무기한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직원은 집이나 수도권에 위치한 거점오피스로 출근해 근무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라인 자회사 라인플러스도 6월 영구 재택근무제 방침을 밝혔는데요. 재택·원격근무제가 보편화하면 메타버스에 대한 재계의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업무 효율성이 유지된다면 비싼 월세를 내면서 사무실을 빌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무실 유지 비용이나 식비 등도 아낄 수 있죠.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디지털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광범위하게 일상을 뒤덮을 것”이라며 “메타버스도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시시비비랩 -
요즘 10대들의 꿈의 직장에서는 이런 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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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전선미(28)소속: 샌드박스 브랜드 마케터입사시기: 2020년 2월 요즘 초등학생이 꿈의 직장으로 꼽는 회사가 있다. 삼성전자도, 카카오도 아니다. 바로 크리에이터와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MCN(Multi Channel Network)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다. 오뚜기 3세 함연지·만화가 주호민·가수 김범수 등 사회 각계각층 유명 인사가 샌드박스와 함께 콘텐츠를 만든다. 2020년 2월 입사해 서울 용산 사옥에서 근무중인 전선미(28) 브랜드 마케터에게 샌드박스 입사기를 들어봤다. 전선미 샌드박스 브랜드 마케터. /jobsN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샌드박스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샌드박스를 대중과 크리에이터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어요. 마케터지만, 대학에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3학년 때 마케터로 일하기로 결심하고 회사 4곳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마케터는 실무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러다 한 화장품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마케터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1년 정도 근무하고 나니 한계를 느꼈어요. 저는 하나의 아이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데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이더라고요. 물론 여러 제품군이 있고, 새로운 라인이 매 시즌마다 나오지만 결국 정해진 영역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이때는 주로 페이스북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었는데요. 점점 마케팅 대상 플랫폼이 유튜브로 넘어오는 걸 보고 유튜버의 영향력을 체감했어요. 앞으로 더 시장이 커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MCN 업계에 관심이 생겼고, 샌드박스까지 오게 되었죠.”-여러 회사 중 샌드박스에 지원한 이유가 있나.“공동창업자(도티·본명 나희선)가 크리에이터라는 점이 끌렸어요. 이 사람만큼 업계에 대해 잘 알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처음 지원할 때는 막연히 재미있는 일을 많이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입사를 준비하면서 찾아보니까 샌드박스가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크리에이터라는 존재와 유튜브 이외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회사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지원서를 냈습니다. 조건을 보고 결정했다기 보다는, 정이 갔던 것 같아요.” jobsN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샌드박스의 슬로건이 ‘크리에이터와 함께 세상을 즐겁게’입니다. 브랜드 마케터가 하는 일은 어느 회사나 비슷하지만,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 기획한다는 점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적인 부분이에요.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하기도 하고, 크리에이터와 함께 대중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크리에이터와 함께 고민해서 기부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 일정 구독자 수 달성을 축하하며 팬들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해요. 쉽게 말해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위해 협업하는 파트너입니다.” -업무 방식이 궁금하다. 출퇴근 시간이나 업무 강도는 어떤가.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에 출근해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에 자유롭게 퇴근합니다. 정해진 근무시간만 채우면 휴식 시간도 스스로 정할 수 있어요. 업무 강도는 약한 편은 아닌 것 같아요. 물리적인 시간보다는 질적으로 일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이전 회사를 다닐 때보다 길어졌어요. 사람을 통해 이야기하고, 이야기를 통해 사람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니까요. 직접 촬영 현장에 갈 때도 있고, 일이 바쁘면 야근할 때도 있지만 그만큼 일이 없을 땐 휴가 사용이 자유로워 만족하고 있습니다.” -입사 전 생각한 샌드박스와 입사 후 경험한 회사는 얼마나 달랐나.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일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와서 일해보니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정말 많은 고민과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시청자 입장에서 콘텐츠를 볼 때는 ‘재미있네’ 하고 끝이었어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지 몰랐죠. 크리에이터와 함께 많은 일을 해볼 수 있다는 것도 입사하고 나서 느꼈습니다.” jobsN -채용 절차가 궁금하다. “서류전형과 1·2차 면접을 거쳐 입사했어요. 면접은 직무면접과 임원면접이 있습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직무면접은 그간 봐온 면접 가운데 가장 어려우면서도 재미있었어요.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 같은 걸 물어볼 거로 생각했는데, 콘텐츠 업계에 대한 평소 생각이나 크리에이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질문하더라고요. 가족이나 친구를 위해 이벤트를 열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직무와 관련이 있는 질문이었어요. 임원 면접 때는 지원자의 성향이나 가치관이 회사와 맞는지 파악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어떤 어려움에 닥칠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물었어요. 며칠 준비해서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닌, 평소 생각을 온전히 드러내야 하는 질문이 이어졌어요. 30~40분 정도 봤습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한 마디로 표현하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MCN 업계는역사가 짧아요. 우리가 하는 일 가운데 선례가 없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진취적인 사람이 잘 맞아요. 길을 잃었을 때 동료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통찰력도 필요하고요. 그러면서도 크리에이터나 동료들의 일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 회사와 어울린다고 봐요.” 구독자 10만명 돌파를 기념해 제작한 유튜버 쓰복만의 댄스커버 영상. /쓰복만 유튜브 캡처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성대모사로 유명한 쓰복만(김보민 성우)님이 댄스커버 영상을 촬영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성대모사와 댄스커버를 결합한 콘텐츠를 제작했는데요. 저도, 크리에이터님도 이런 기획은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저와 크리에이터님은 물론이고 시청자한테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프로젝트를 하기 전까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막막했는데, 잘 마무리가 되어서 기뻤죠.” -샌드박스에 오길 잘했다 싶은 순간이 있다면. “다양한 업무를 직접 리드하고, 보고 접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직접 실행하지 않는 일이라도 회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을 간접적으로 보고 들을 수 있거든요. 그것만으로도 공부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 무엇보다 일하면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있고, 이들과 협업하다 보면 매일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나눠요.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 폭넓은 경험이 쌓인다는 느낌이 들 때가 가장 좋습니다. 저 혼자만 느끼는 건 아닐 거라 생각하는데, 동료들이 모두 착해서 항상 사내 분위기가 훈훈해요. 다들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요. 일이 조금 어렵고 지치더라도 으쌰으쌰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요. 저도 샌드박스에 오고 나서 주변에서 착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자기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느껴져요. 맡은 일에 대해선 전적으로 권한이 주어지지만, 대신 책임도 함께 늘어납니다. 자연스럽게 자기주도적인 성향으로 변할 수밖에 없어요.” 샌드박스에 입사하면 받을 수 있는 웰컴키트. /샌드박스 제공 -샌드박스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청년에게 한마디. “취업준비생 시절에는 마음이 급했어요. 이미 좋은 회사에 취업한 친구들을 보면 빨리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죠. 하지만 경험해보니 절대 서두르면 안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우리가 잠을 자는 시간을 빼면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 회사예요. 하고 싶지 않은 일이나 확신이 없는 일을 선택한다면 분명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상황이 급하다는 이유로 입사 결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샌드박스처럼 크리에이터와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곳은 이 일을 좋아서 하는 사람과 의무적으로 하는 사람의 결과물 차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서류전형에서 두 번이나 떨어졌지만, 이 회사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았어요. 확신이 있다면 현실과 타협하지 말고 합격 통보를 받을 때까지 지원하면 좋겠습니다.” -입사 후에도 업무에 필요한 공부나 자격증 등이 있는지. “스킬이나 자격증 같은 기능적인 것보다는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게 중요해요. 최대한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려 하는 이유죠. 그런데 단순히 보고 듣기만 해서 되는 일은 아니에요. 어떤 콘텐츠가 인기라면 왜 잘됐을까, 어떻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생각해야 합니다. 또 이걸 우리 회사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야 하죠. 우리는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해요. 정해진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성공한 콘텐츠 사례를 분석하는 데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이에요.” -업무 특성상 일이 끝나고도 일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은데. “퇴근하고 나면 오히려 일 생각을 최대한 안 하려고 해요. 어떤 콘텐츠를 볼 때 진짜 재미있는지 아닌지 시청자 입장에서 평가해야 하는데, 실무자 입장에서 자꾸만 보게 되면 시야가 좁아져요. 그래서 저는 퇴근하면 사내 메신저도 잘 안 보고, 업무와 관계 없는 일을 더 많이 하려고 해요. 그러다 통찰력을 얻을 때도 많습니다. 일과 삶을 분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샌드박스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처음 해보는 힘들고 어려운 일도 이 사람과 함께라면 해낼 수 있겠다는 믿음을 주는 동료가 되고 싶어요. 탄탄한 경험치가 있는 마케터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jobsN샌드박스 직원은 얼마를 받을까2021년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입사한 신입사원 연봉은 3000만원 중반대다. 전 직원 평균 연봉은 4000만원대 후반이다. 전년도 평가를 반영해 매년 1월 성과급을 지급한다. jobsN샌드박스 복지제도샌드박스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한다. 일정 범위에서 직원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조직별로 정한 의무 근로시간대(core time)에만 자리를 지키면 된다. 사무실에서는 언제든 무료 간식과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점심 식비는 회사에서 지급한다. 의료 혜택도 있다. 건강보험 기초검사 기준을 초과하는 종합건강검진을 제공한다. 임직원 가족도 일반 검진 가격 대비 50% 저렴한 가격으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4대보험 말고도 임직원 단체보험에 가입해 보다 넓은 보험 보장 혜택을 받는다. 직무 스트레스·대인관계·가정문제·육아 등으로 문제를 겪는 직원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연 4회 무료로 전문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추가 상담도 가능하다.인재 추천 지원금 제도도 운영한다. 채용 중인 직무에 인재를 추천해 지원자가 최종 합격하면 100만원에서 200만원 상당의 인재추천지원금을 지급한다. 또 샌드박스 직원은 샌드박스 스토어나 커머스 플랫폼 머치머치 제품을 구매할 때 25%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신입 직원이 들어오면 모래상자(샌드박스)를 형상화한 웰컴키트를 선물한다. 입사를 환영하는 메시지를 담은 카드와 샌드박스 정체성이 담긴 펜·노트·메모지·리무버블 스티커·명함꽂이·티셔츠 등이 들어있다. 상자는 모니터 받침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옆면에 소속과 이름을 적을 수 있게 제작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시시비비랩 -
아파트 중개료가 1000만원? 저는 ‘0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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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보수 무료’ 부동산 출현  가두리·허위매물 NO “정직한 부동산 문화 필요해” ‘중개수수료 약 1028만원’. 올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1억4283만원. 법정 부동산 중개보수를 적용했을 때 내야 할 중개수수료가 1000만원이 넘는다. 9억원 이상 부동산을 매매하면 매매가의 0.9%를 산 사람과 판 사람 양쪽에서 받는다. 매매가 2억~6억원 미만은 0.4%, 6억~9억원 미만은 0.5%의 중개수수료를 적용한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집을 매매하거나 전·월세를 계약하는 경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수수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인구가 40만을 넘어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부동산 중개업계도 변화를 맞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을 뜻하는 프로퍼티(Property)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를 접목한 서비스도 나왔다. 다방이나 직방이 매물 추천부터 계약까지 한번에 끝내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부동산 중개업계가 적자생존 경쟁에 치닫은 가운데 “집 파시는 분들에게는 중개수수료가 무료”라는 파격적인 문구를 내건 업체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킹콩부동산 김정남(52) 대표는 그런 중개사 가운데 하나다.  킹콩부동산 김정남 대표. /김 대표 제공 자기소개해 주세요 “킹콩 반값 수수료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남입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딴 이유는 무엇인가요?  “식품회사 영업사원부터 시작해 식당, 청소업체를 운영했어요. 공인중개사 준비를 시작한 이유는 부동산 중개보수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중개수수료로 매매가의 0.9%를 받습니다. 요즘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0억원 정도 합니다. 매물 10억원을 기준으로 중개수수료는 900만원이죠. 매도인·매수인에게 모두 받으면 1800만원입니다.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죠. 0.9%를 다 받지 않고 0.5%만 받아도 양쪽 합쳐 각각 1000만원을 받습니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아파트 가격은 많이 올랐어요. 여기에 수수료까지 목돈을 내야하니 거래하는 데 부담을 많이 느꼈어요. 저도 이사를 다니는 동안 소비자 입장이었으니까요. 다음 직업은 공인중개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주경야독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어요.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2년에 걸쳐 합격했어요.” -‘허위매물 가두리 NO’, ‘집 팔땐 중개수수료 0원’, ‘집 살땐 중개수수료 반값’이란 문구가 눈에 띄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 집을 파는 매도인에게 중개보수를 무료로 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저희에게 네이버 단독 광고를 맡기는 조건에서요. 네이버 부동산 코너에 저희가 단독으로 매물을 올리는 조건이죠. 광고 단가는 비교적 저렴한 수준으로 비용은 저희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단독 광고 조건이 아니더라도 수수료는 0.1%만 받습니다. 집을 사는 매수인에게는 법정 상한선 반값만 받습니다. 현재 주민들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신이 높습니다. 부동산이 허위 매물을 올려놓거나 가두리를 통해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呼價)를 조종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허위매물은 존재하지 않는 매물입니다. 일부 부동산에서는 허위매물을 올려두고 고객들이 찾아오도록 해요. 고객이 찾아오면 다른 매물을 보여주는 식이죠. 부동산 가두리는 부동산끼리 담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두리를 통해 강제로 아파트 값을 조정하고, 거래량을 늘려 중개수수료 수입을 늘리려고 하는 것이죠. 요즘 정부 차원에서 허위 매물이나 가두리를 단속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런 일이 발생합니다.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불법행위지만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킹콩부동산에서 내 건 문구.  /김 대표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기존 부동산 시장에서는 파격적인 시도 같아요.  “부동산 시장에는 관행적으로 사모임이나 사설망을 활용한 중개문화가 있어요.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암암리에 있습니다. 수천만원에서 1억원 가량 가입비를 내야 사모임에 들어갈 수 있죠. 그렇지 않으면 신규 중개사들은 영업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요. 예를 들어 한 아파트 상가에 매물 다섯 개가 나와도 사모임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부동산 사무실 구하기가 어려워요. 경쟁 업체를 받아줄 리 없죠. 게다가 저는 중개수수료 무료 광고 문구까지 내건 상황이라 더욱 사무실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만큼 기존 부동산 시장이 폐쇄적이죠. 신규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딴 사람들이 시장에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예요.  사모임에서 가두리 영업이나 담합행위, 허위매물같은 불법행위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공인중개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강압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본인 아파트 가격은 본인이 정하는 게 맞죠. 물건을 내놨는데 팔리지 않는다면 매도인 스스로 가격을 낮춥니다. 시세를 전혀 모르는 경우에는 비슷한 매물 상황이 어떤지 알려드릴 때도 있어요. 부동산 불신이 높은 이유 중 하나가 내 집을 내가 원하는 가격에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제가 사모임에 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직한 부동산 중개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반값이나 무료 중개보수는 사모임에 들지 않아 매물 확보가 어려운 신규 진입자 나름의 생존 전략입니다.” -‘반값’ 또는 ‘무료’ 중개 수수료는 개업공인 입장에서 결국 손해 아닌가요? “평상시 사무실 유지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 소비자한테 부담하는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보통 부동산은 번화가에 있습니다. 건물 1층에 있기도 하고요. 임대료가 비싼 곳이죠. 저는 주로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홍보합니다. 위치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사무실을 건물 2층에 얻어 임대료나 유지 비용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기존 개업공인에게 반발이 심했을 것 같아요.  “활동하던 부동산 인터넷 카페에서 쫓겨났어요. 카페에 있던 회원(동네주민)분들한테는 지지를 많이 받았지만 동종 업계 종사자들이 봤을 때는 상도의에 어긋나고,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었죠. 주변 부동산에서 반발이 심해 사무실을 차릴 가게 하나 임대하는 것도 어려웠어요. 나중에는 제 사무실로 찾아와 ‘어떻게든 당신 영업을 방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그분들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이 너무 오래된 관행으로 유지되고 있는 게 안타까웠어요. 이제 코로나로 비대면 시대가 왔고, 직방같은 새로운 서비스도 나오고 있으니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중개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초보 중개사들은 계약서 작성을 어려워합니다. 매매할 때 계약서가 큰 역할을 하니까요.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물 확보입니다. 매물이 있어야 고객들이 찾아오거든요. 그런데 매물은 가만히 앉아있는다고 찾아오는 게 아닙니다. 열심히 홍보하고 발품팔아 확보해야죠. 매물을 확보하면 네이버 부동산에 정보를 올립니다. 매수인은 온라인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하고 부동산에 연락해요. 가격 네고(협상)가 되는지 수리 상태 등을 물어봅니다. 다음에는 집주인이나 세입자 허락 하에 집 구경을 하죠. 살펴본 집이 자기 취향에 맞다면 계약금을 걸고 계약합니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날짜를 맞추고 부동산에 모여 계약서를 작성하면 중개 과정은 공식적으로 끝이 납니다.” -현재 확보한 매물은 몇 개 인가요? “개업한 지 두달 정도 된 상황인데 확보한 매물만 200개 정도입니다. 현재 동네 부동산의 경우 20개 확보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프롭테크를 접목한 ‘직방’같은 부동산 어플도 나오고 있습니다. 개업공인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요?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40만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10만명 정도가 기존 부동산 시장에 진입해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직방도 아파트 중개 시장에 진출한다고 하니 기존 개업공인들은 딜레마에 빠진 상황입니다. 저처럼 반값·무료 중개보수를 내건 사업자도 있는데 프롭테크를 활용한 중개 앱까지 나오고 있으니까요. 신규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은 기존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기가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들만의 문화가 공고히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기존 중개사분들도 프롭테크 분야로 편승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규 진입자분들도 그쪽을 활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직방은 프롭테크 기술로, 신생업체는 가격 경쟁력으로, 동네부동산은 오랜 경력과 매물 보는 눈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줄 수 있어야겠죠.” /김 대표 제공-앞으로 계획과 목표는요? “주민들한테 응원 전화가 많이 오면서 책임감도 따라옵니다. 허위매물이나 가두리를 하지 않고 건전한 부동산 중개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어요. 내년쯤 법인을 만들어 사업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시스템을 평촌, 의왕, 과천, 군포를 비롯해 서울과 수도권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싶습니다.” 글 시시비비 이은시시비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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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국 63개 도시 50개 병원 여행신촌세브란스병원 김진수 간호사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수술간호팀 마취회복실에 근무하는 김진수(31) 간호사의 취미는 여행이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쿠바, 칠레, 인도 등 총 26개국, 63개 도시를 여행했다. 새로운 나라, 도시로 여행을 떠날 때마다 김 간호사가 빠지지 않고 찾는 곳이 있다. 바로 병원이다. 몸이 아파서가 아니다. 김 간호사에게 현지 병원은 파리 에펠탑, 런던 빅벤, 인도 타지마할 같은 여행의 필수 코스다. 지금까지 50곳 이상의 병원을 탐방했다. 매일 병원에 출퇴근하는 것도 모자라 그는 왜 세계 여행을 하며 다른 나라의 병원을 찾은 걸까.   신촌세브란스병원 수술간호팀 마취회복실에 근무하는 김진수 간호사. /김진수 제공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 수술간호팀 마취회복실에서 일하고 있는 6년차 간호사 김진수입니다.”-세계여행을 하는 분들은 많이 봤지만 세계병원여행을 하는 분은 처음 봐요. 병원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간호학과에 진학한 후로 병원이란 공간이 궁금해졌습니다. 병원은 앞으로 제가 일하게 될 일터니까요. 시간이 날 때마다 가까운 곳부터 병원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병원을 여러 군데 다니다보니 병원마다 시설이나 분위기, 복장이 다른 게 보이더라고요. 그런 차이를 하나하나 발견하는 게 재밌었어요. 다른 나라 병원도 그런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고요. 그래서 여행을 할 때마다 그 나라의 병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첫 여행은 어땠나요?“대학교 2학년 때 인도 첸나이로 봉사활동을 갔어요. 첸나이는 인도 남부지방의 소도시인데 거기서도 작은 외딴 마을에서 2주간 의료 교육과 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그 마을에는 병원이 없었어요. 병원을 가려면 산넘고 물 건너 2시간 정도 떨어진 곳까지 가야했어요. 우리에겐 흔한 병원이 이곳에선 큰맘 먹고 가야하는 곳이었습니다. 학교에도 보건실은커녕 보건 교사도 없었어요.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 발에는 상처가 가득했습니다. 흙과 먼지 가득한 손으로 밥을 집어먹는 걸 보면서도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저는 그곳에서 병원이 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의 상처를 소독해주고 위생 교육을 했어요. 그곳에서 지내며 제가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른 나라의 의료 환경이나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인도 첸나이로 떠난 의료 봉사에서 현지 아이들과 노는 모습. /김진수 제공 -지금까지 갔던 병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인가요?“지금까지 총 26개국 63개 도시에서 50개가 넘는 병원에 다녀왔어요. 이중에서 기억에 남는 곳을 꼽자면 미국 뉴욕에서 인턴 생활을 할 때 다녀온 요양병원이에요. 잡헤인즈홈병원은 우리나라 요양병원과 180도 달라서 충격적이기까지 했어요. 환자들은 환자복 대신 자기가 평소에 입던 옷을 입었어요. 1인 1실로 운영되는 방은 평소에 쓰던 물건들로 꾸며져 집 같은 분위기였어요. 우리나라 요양병원은 어딜가나 똑같은 모습이잖아요.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개인에 맞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게 좋았고 우리나라에도 적용시켰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국 성토마스병원은 제가 가장 가보고 싶었고 영국에서 제일 명한 병원이에요. 1860년 나이팅게일이 영국 사람들의 모금을 받아 간호학교를 세운 곳이기도 합니다.이곳에는 나이팅게일 병동이 있어요. 간호학과에서는 3, 4학년이 되면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할 정도로 나이팅게일의 의미는 정말 커요. 그래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나이팅게일 병동은 일반외과 및 위 장관 수술 병동으로 운영 중이었고 환자들의 휴식 공간에 나이팅게일의 생애에 대한 안내판이 있는 정도였습니다. 나이팅게일 병동에선 간호사분께 병동 안내를 부탁드리기도 했어요. 병동 업무가 정말 바쁜데도 한국에서 온 간호사에게 병실과 병동 시설, 업무 등을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코로나가 종식되면 가보고 싶은 나라, 병원은 어디인가요?“스위스 디그니타스 안락사 지원 전문병원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아드망트병원 이 2곳을  가보고 싶어요. 디그니타스는 라틴어로 ‘존엄’을 뜻해요. 말기 환자나 불치병 환자가 생을 존엄하게 마감할 수 있도록 설립된 안락사 지원 전문병원입니다. 디그니타스가 필요하지 않을 때 문을 닫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해요. 디그니타스는 병원 건물이 없어서 실제로 가볼 수는 없어요. 그러나 어떻게 운영되고 안락사를 위한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어요. 아드망트 병원은 파리 센강 위에 떠 있는 정신병원이에요. 폐쇄적인 정신병원과 달리 밝고 개방적인 곳으로 유명해요. 환자들에게 도예나 음악, 그림 등 자기계발까지 시켜준다고 해요. 게다가 센강 위에 있으니 우리나라로 치면 한강 위에 정신병원이 있는 거잖아요.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프랑스에선 현실이 됐어요. 그 색다른 풍경을 직접 보고 싶습니다.”-그동안의 세계 여행기를 모아 책을 냈어요.“코로나가 터지면서 여행길은 막혔고 시간도 많아졌어요. 언젠가 제 책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어요. 코로나로 새로운 여행을 갈 수 없으니 지금까지 다녀온 병원 여행기를 정리해봤어요. 현직 간호사가 병원을 여행한 저만의 이야기를 책을 담기로 했습니다. 지난 5월에 ‘청춘 간호사의 세계 병원 여행’이 세상에 나왔어요. 책을 다 쓰기까진 10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영국 런던 성토마스 병원 앞에서. /김진수 제공 -원래 간호사가 꿈이었나요? 간호학과에 지원한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원래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국어교육과에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원한 사범대에 다 떨어졌어요. 마지막으로 점수에 맞춰 지원한 게 군산간호대학교 간호학과였어요. 저는 문과 출신이라 생각도 못했는데 간호학과는 문과, 이과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더라고요. 그렇게 저는 간호사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원래 가려던 길이 아닌데 적성에 맞았나요? “처음에는 압도적으로 여자들이 많은 과라서 적응하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350명중에 30명만 남자였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고 교수님들도 잘 챙겨주셨어요. 다만 고등학교처럼 8~9교시까지 이어지는 빽빽한 전공 수업과 1000시간 이상 채워야 하는 병원 실습이 힘들었어요. 제 적성은 군대를 가서 깨달았습니다. 육군 의무병으로 복무했는데 병사들에게 예방접종을 하고 치료를 해주는 게 재미있었거든요.” -학교 다니면서 총학생회장도 하고 대외활동도 열심히 했어요. “대학생만 할 수 있는 활동, 얻을 수 있는 기회들이 있잖아요. 그때만 할 수 있는 특혜나 특권을 많이 즐기고 싶었습니다. 저는 1, 2학년 때 대기업에서 후원하는 대외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대학생 기자단이 되어 여러 대학교를 누비며 기사도 써보고 영화제 단원이 되어 극장에서 영화도 틀어주고 때로는 일일 선생님이 되어 초등학생들에게 경제 교육도 했습니다. 한여름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피부가 벗겨지도록 501㎞ 국토대장정을 하기도 했어요. 인도와 미얀마로 해외 의료 봉사활동도 다녀왔습니다. 간호대 학생들도 학교 안에서 공부만 하지 말고 이런 활동을 많이 했으면 했어요. 그래서 3학년 ‘대학생활은 황금시간이다’라는 모토로 총학생회장에 출마했고 캠퍼스 밖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대외활동을 소개했습니다.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사람은 성장하고 단단해지잖아요.” 수술실에서 일하는 김진수 간호사. /김진수 제공 -지금 근무 중인 수술간호팀 마취회복실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수술실에 들어온 환자의 마취를 돕고 수술 후 회복실에서 마취가 깨는 동안 상태를 체크합니다. 마취가 깨어난 환자를 병동이나 중환자실로 인계하고요. 일반적으로 간호사 하면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를 떠올리는데 간호사도 업무 영역이 다양합니다. 예전 직장인 이화여대의료원에선 의사를 도와 수술을 보조하는 일반외과 전담간호사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 -하는 업무도 생소하지만 남자 간호사도 여전히 생소합니다. “제가 일하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 간호사가 5000명 정도인데 남자 간호사는 이중 10%예요. 10명중에 1명, 이것도 많아진 겁니다. 병원마다 근무 배치가 다른데 신촌세브란스병원은 남자간호사도 병동에서 근무합니다. 보통 남자간호사들이 특수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접할 기회가 없어서 여전히 생소하게 느껴질 겁니다.” 미국 인턴십 시절. /김진수씨 제공 -간호사로 일하면서 힘들 땐 언젠가요? 반대로 보람을 느낄 때는요? “항상 힘들어요. 하루 종일 서 있어서 다리에 쥐가 날 때도 있어요. 어떨 땐 물도 못마시고 화장실도 못가는 경우도 있어요. 환자는 많은데 한정된 인력으로 일을 하다보니 힘들 때가 많아요. 그래도 회복실에서 정신을 차린 환자들이 고맙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느샌가 기계적으로 일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어머니가 해주신 말을 떠올립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늘 다른 사람 생명이니까 항상 조심하라고요.” -간호사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의료의 중심이 되는 의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세계 병원을 여행하고 돌아와보니 해외의 좋은 모델을 우리나라에 적용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환자들도 질 높은 의료를 제공받고 의료진들도 좋은 환경에서 대우 받으며 일하는 병원을 만들고 싶어요. 좀 더 체계적으로 의료 정책과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내년에는 연세대 대학원 보건정책학과에 진학해 공부를 해볼 생각입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거창한 도전보다 지금처럼 저답게 계속 여행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일단 질러보면 또 다른 재밌는 일이 생길 것 같아요. 일도 열심히 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운동도 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날 생각입니다.”글 시시비비 키코에루시시비비랩 -
한국엔 없던 여성 전용 집 수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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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커스 안형선 대표 혼자 사는 여성이라면 집수리를 해야 할 때 낯선 수리기사를 집 안으로 들이는 게 불편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거다. 또 ‘가서 봐야 견적을 낼 수 있다’는 모호한 말과 함께 불합리하게 느껴졌던 수리 비용에 불만을 느꼈던 적도 있을 거다. 많은 여성이 느꼈던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사람이 있다. 막연히 남성이 하는 일로 여겨졌던 집수리에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여성 수리 기사만으로 꾸려진 집수리 서비스를 만들었다. 명확한 요금표를 기준으로 수리 과정과 결과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멍키스패너, 드릴을 들고 다니면서 형광등, 수도꼭지 교체부터 가구 조립, 커튼 설치, 싱크대 욕실 배관 수리까지 한다. 여성 전용 집수리 서비스를 하는 ‘라이커스’의 안형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라이커스’의 안형선 대표. /jobsN -자기소개해 주세요 “여성 전용 집수리 서비스 ‘라이커스’를 운영하는 안형선입니다. 여성이 안심하고 주택 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여성 수리기사들과 함께 집수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안 대표는 창업 전 국내 물류 회사에서 영업관리직으로 2년여간 일했다. “물류 분야에 관심이 많아 대학 졸업 후 물류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소화물(용량 및 중량이 적은 화물)이 아닌 중량 화물(무거운 화물)을 취급하는 곳이었어요. 현장 업무에 남성을 우대하다 보니 여성보다는 남성이 많았습니다. 그런 곳에 여성이 있으니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는 분이 많았죠. ‘여성이 왜 물류 쪽에서 일하나’ ‘여성이 물류업을 하면 힘들지 않나’라는 시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직접 일해 보니 여성도 분명 할 수 있는 일인데 사회적인 편견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은연 중에 물류는 남성이 하는 일이라고 정해두고 있었죠. 여성의 역할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느꼈어요. 이러한 성 역할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습니다. 여성의 진입장벽이 높은 물류 분야에서 여성 인력으로만 이뤄진 물류 팀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퇴사 후 2018년 사회적 기업가 발굴·육성을 지원하는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 1기에 뽑혀 ‘왕왕’을 창업했습니다. 다양한 산업에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첫번째로 팀원 모두 여성으로 이뤄진 물류 대행업체 ‘비저블로’를 론칭했습니다. 2년여 간 여성 인력 위주의 3PL(Third Party Logistics·물류를 물류 전문 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것) 서비스를 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독려하고자 노력했어요.” 여성 위한 주택 수리 서비스 ‘라이커스’를 운영하고 있다. /jobsN ◇여성 위한 주택 수리 서비스 ‘라이커스’ 론칭“2019년 11월에는 두 번째 브랜드 ‘라이커스(LIKE-US)’를 론칭했습니다. 여성을 위한 주택 수리 서비스에요. 자취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여성 1인 가구에 대한 불편함을 자주 느꼈어요. 그중 하나가 집수리였습니다. 싱크대에서 물이 새거나 전등을 바꿔야 할 때 수리기사를 부르고 싶어도 망설여질 때가 많았죠. 집수리 기사를 부르면 항상 남성 수리 기사가 왔어요. 택배나 우편과는 달리 수리는 집 안으로 들어와서 해야 하는데, 낯선 수리기사와 오랜 시간 집 안에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게 불편하고 불안했습니다.또 수리 비용이 불합리하게 느껴지거나 불친절해도 쉽게 얘기할 수 없었어요. 어떤 부분이 고장 났고 어떻게 수리한 건지 물어보고 싶어도 그냥 넘어가곤 했죠. 실제로 KB금융의 1인 가구 보고서를 보면 2019년 20~30대 여성 1인 가구의 43%가 생활 속 가장 큰 어려움으로 ‘주거환경 수리’를 꼽았다고 해요. 팀원들과 이런 이야기하면서 다들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걸 알았어요. 우리처럼 불편함을 느끼는 여성을 위한 여성 전용 주택 수리 서비스를 직접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또 집수리 기사는 남성의 직업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고, 여성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에 뽑혀 지원금을 받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서비스가 직업에 대한 성 역할과 고정관념을 개선하는 데에 도움을 줄 거라는 점을 인정받았어요.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집수리 관련 사설 교육기관에서 약 6주간 기본적인 이론과 기술을 배웠어요. 적성에 잘 맞았어요. 재밌더라고요. 이후 현장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서비스를 이용해 볼 고객을 모집했어요. 시간이 걸리고 미숙하더라도 책임지고 수리·시공을 마칠 테니 믿고 이용해달라고 했죠. 한 달 동안 30여 군데가 넘는 집을 다니면서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고 경험을 쌓았습니다. 또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문제를 더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배울 수 있었죠. 무엇보다 변화하는 공구 산업 트렌드를 빨리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처음엔 ‘다른 사람도 이러한 서비스에 공감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그래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체험단을 모집했습니다. 신청자 10명에게 무상으로 집수리를 해준다는 내용이었어요. 걱정과 달리 이틀 만에 신청자 100명이 넘는 등 큰 관심을 받았어요. 우리만 느낀 불편함이 아니었구나 싶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라이커스’는 전문 기술 교육을 받은 여성 수리기사만으로 이뤄져 있다. /라이커스 홈페이지 캡처‘라이커스’는 여성 수리기사만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정식 채용 절차를 거쳐 신원이 확인된 3명의 수리기사가 여성 고객이 사는 집을 방문해 집수리를 한다. 자체 주택 수리 전문 교육과정을 수료해 전문적이고 꼼꼼하다. 형광등·수도꼭지 교체, 방문 손잡이 교체, 싱크대·욕실 배관 수리, 환풍기 교체, 가구 조립, 커튼 설치, 현관 보조잠금장치 설치 등 집안 곳곳을 수리한다.  서비스 이용 당일에는 여성이 집 안에 꼭 있어야 한다. 여성이 없는 경우 수리는 취소할 수 있다. 주택 수리 서비스는 짧게는 15분, 길게는 1시간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라이커스 서비스의 차별점은 서비스하는 동안 고객을 불편하지 않게 한다는 점이다. “고객을 마주하거나 서비스할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씁니다. 사생활이 중요한 시대이다 보니 더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집에 방문했을 때 집을 훑어본다거나 개인적인 질문 등을 절대 하지 않아요. 기술이나 서비스 관련 이야기만 합니다. 물론 고객이 먼저 이야기를 하시면 적절히 응대합니다.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편안했다’ ‘여성 기사라 마음이 놓였다’ ‘집수리를 받는 동안 안심하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집에 대한 평가나 개인적인 질문 등 사담을 하지 않아서 좋았다’는 후기가 많아요.  또 문제 원인과 수리 과정, 비용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수리 견적을 낼 때 단계별로 비용을 공개해요. 과거 자취할 때 세면대 배수 홀이 고장 나 수리 기사를 부른 적이 있어요. 간단한 문제였는데 수리 비용이 많이 나왔어요. 그런데 왜 이런 비용이 나왔는지 알 수 없었죠.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수리 과정을 거치는지 알아야 수리 비용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정확한 매뉴얼을 지킵니다. 처음 고객의 집에 방문하면 인사를 드리고 이름을 말합니다. 또 오늘 어떤 부분을 수리·시공할 건지 설명하고, 예상 시공 시간을 말씀드려요. 이후 촬영 동의를 구하고 수리할 부분을 촬영합니다. 점검 후 수리가 끝나면 어떻게 수리를 진행했는지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합니다. 유지 관리가 필요하면 방법을 안내해드려요. 또 수리 후 1년간의 서비스 보증기간을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객 만족도 설문조사까지 부탁드려요. 항상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서비스 개선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수리 비용은 서비스별로 다릅니다. 수도권 전역 기준으로 기본 출장비는 2만2000원입니다. 요즘 많은 고객이 하는 현관 보조잠금장치 설치의 경우 비용은 개당 3만3000원입니다. 싱크대 배수통 및 배수관 교체의 경우 개당 4만4000원이에요. 주요 서비스 이용 연령층은 20~30대예요. 40~50대 여성도 많이 찾으십니다. 여성 1인 가구가 늘면서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분도 많아지고 있어요. 현재 한달에 60~100건 정도의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작업 중인 안형선 대표. /jobsN-가장 기억에 남는 시공 사례는요. “서비스 초기에 한 고객님 댁에 철봉을 설치하러 갔어요. 벽에 구멍을 뚫어 철봉을 설치하려는 데 가지고 있는 공구로 콘크리트 벽이 잘 뚫리지 않았어요. 3~4번 방문했는데 한 번도 언짢아하시거나 불쾌해하지 않으셨어요. 결국 해결하긴 했지만 오랜 시간 불편을 겪게 해 고객님께 죄송한 마음이 컸죠. 그런데 오히려 ‘괜찮아요. 그러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거죠’라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식사까지 챙겨주셨죠. 고객님의 말 한마디에 용기를 얻고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참 감사했던 기억이 나요.” -현장에서 편견 어린 시선을 느꼈을 때도 있나요. “집마다 문제 상황과 해결책이 다 달라요. 부속품도 규격은 비슷해도 쓰는 방법이 다 다르죠. 그러다 보니 꼭 한 번에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경우 여성이라 못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들을 때가 있어요. 수도를 바꿨는 데 물이 계속 새서 수리를 요청하신 고객이 있었어요. 정석대로 시공했지만 계속해서 물이 조금씩 샜습니다. 옆집 주민이 수리하는 걸 보시고는 ‘여자들이라 힘이 부족해서 못 고치는 게 아니냐’고 하셨어요. 상처받기도 했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또 공구함을 들고 다니면 주민들로부터 ‘여성분이 이런 것도 하나 봐요’라는 말을 듣기도 해요. 오히려 여성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는 생각에 더 뿌듯하기도 해요.”  안형선 대표의 공구함. /jobsN -공구함에는 무엇이 들어있나요. “드릴, 비트, 드라이버, 망치, 멍키스패너, 실리콘 테이프 등이 있어요. 가장 많이 쓰는 공구는 멍키스패너,  워터펌프플라이어(첼라), 드릴이에요. 멍키스패너나 첼라는 수도를 고칠 때 많이 써요. 드릴은 커튼이나 전등을 설치할 때 자주 씁니다. 또 벽에 구멍을 뚫고 나사를 박을 때나 문에 보조잠금장치를 추가로 달 때도 자주 사용합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전문가에게 집수리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 ‘고쳐볼Lab’을 진행하고 있다. /jobsN-집수리에 자격증은 필요 없나요. “집수리는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적성이나 요령 등 개인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여성도 할 수 있는 일이에요. 힘이 남성보다 없어서 못 하는 게 아니라 배우지 않아서 못 하는 겁니다. 물론 힘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힘보다는 요령과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에요. 기술적인 이론을 잘 이해하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여성에게 집수리 기술을 접하게 하고 싶었어요. 여성의 경우 어릴 때부터 남성보다 공구를 접하고 수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어요. 수리는 남성이 하는 일이라는 성 역할 고정관념이 있는 분야죠. 그래서 여성을 대상으로 전문가에게 집수리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 ‘고쳐볼Lab’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이 참여했습니다. 공구 다루는 법부터 타일 작업까지 실제로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줬어요. 8월에는 ‘고쳐볼Lab’ 시즌3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팀을 더 키우는 데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집수리 서비스 업계의 표준이 되고 싶습니다. 기술은 기본이고, 고객을 불편하지 않게 하는 서비스로 요즘 시대에 맞는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집수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 시시비비 귤시시비비랩 -
“현대건설 합격 비결요? 그냥 무대뽀 정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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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최경혁(26) 매니저소속: 현대건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공사 현장 공무매니저입사시기: 2020년 1월  삼성물산과 함께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를 다투는 현대건설도 시작은 미미했다. 현대건설은 1947년 5월 서울 중구 초동(草洞) 현대자동차공업사 건물에 더부살이를 하며 시작했다. 미곡상(米穀商)과 자동차수리업 등을 통해 성공을 맛 본 서른셋 정주영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시작은 초라했지만 현대건설은 전쟁의 폐허 위에 도로를 닦고, 끊어진 다리를 연결해가며 건물을 하나 둘씩 올렸다. 70여년이 지난 현재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공항, 발전소 등 공공인프라와 각 나라의 랜드마크 건설을 책임지는 글로벌 건설사로 거듭났다. 한국사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건설사에서 일한다는 건 어떨까. 이 기업에 들어가려면 또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2020년 입사해 현장에서 근무 중인 최경혁 매니저(27)에게 현대건설의 근무 환경과 만족도, 입사 꿀팁 등을 물어봤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공사 현장에서 근무 중인 현대건설 최경혁 공무 매니저./ 최경혁 -자기소개를 해주세요.“안녕하십니까.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는 현대건설 최경혁 공무 매니저입니다. 고려대 건축학과를 졸업했고, 2020년 1월 입사했습니다.” -공무 매니저로 현장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현장은 크게 공무(지원), 공사(수행, 품질) 등으로 직무가 나뉩니다. 전 공무 담당자로서 본사와 발주처, 유관부서(구청 등), 건설사업관리단, 하도급사와 의견을 조율해 계약 및 예산 집행 등을 담당하고 공사 현황, 현안 등을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현대건설이 서울 서대문구에 짓고 있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조감도, 현대건설 최경혁 공무매니저가 기념관 기공식에서 현장 소장님과 안전하고 성공적인 공사를 기원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가보훈처, 최경혁-공무 직무에 지원했던 건가요. “공무와 공사를 나눠 채용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임원 면접 때 현장과 본사, 공무와 공사의 선호를 확인하는 질문은 있었습니다. ‘현장을 선호하며, 공무와 공사를 모두 배울 수 있다는 가정하에 공사팀 먼저 경험해보고 싶다’고 답했는데 공무직으로 배치됐습니다. 공사팀 업무 경험이 있는 인원들은 공무직으로 발령을 냈다고 나중에 전해들었습니다.” -출퇴근 시간과 휴식 시간, 업무 프로세스를 소개해주세요. “현장 업무의 경우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정규 업무 시간입니다. 식사 시간 90분과 휴식시간 30분을 제하면 총 근무시간은 9시간입니다. 격주로 출근하는 토요일에도 근무시간은 동일합니다. 야간, 조기출근, 일요일 근무를 해야 하는 현장도 간혹 있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주 52시간을 넘지 않도록 대체 휴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일 동안 3시간씩 야근을 하면 하루치 근무시간을 다 채운 것이니 다른 평일 하루를 쉴 수 있는 것이죠.” 왼쪽부터 현대건설이 만든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현대건설이 서울 테헤란로에 지은 빌딩./ 현대건설 -현대건설에 지원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대기업, 단조롭지 않은 업무 형태, 가족과 군대의 중간 정도의 부대끼는 분위기, 전공과의 연관성 등을 고려해 지원했습니다.” -채용 절차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2019년 10월 지원서를 접수하고 필기시험 대신 치러지는 인적성검사와 면접, 현장인턴십 등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인적성은 온라인으로 봤고 면접은 12월에 봤습니다. 면접은 실무자, 영어, 임원 면접 등의 순으로 봤고 모두 동일한 날 치러졌습니다.  면접에서 건축/주택사업본부 최종 합격자 6명이 추려졌습니다. 총 지원자는 1000여명 수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10주간의 현장인턴십을 거쳤습니다. 인턴십 중 채용이 취소된 인원은 없었습니다.” -면접은 어떻게 치러졌나요.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면요? “어른들을 크게 어려워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다른 회사의 면접과 비슷한 정도로 지원자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분위기였습니다. 다만 임원 면접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긴 했습니다. 4명의 지원자가 들어가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6~7명의 면접관을 상대하는 식이었습니다.  당시 채용 과정에 첫 도입된 AI(인공지능) 면접과 관련한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면접관들은 AI가 분석한 지원자들의 장단점을 읽어줄테니, 실제 본인이 그런지 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보통 지원자들은 장점 분석에는 일화를 들어 그것을 강조하고, 단점 분석에는 이를 자신이 어떤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혹은 개선하고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답변했습니다. 저는 분석력이 뛰어나지만 따지듯 말할 때가 있다는 분석을 받았습니다. 장점에는 감사하다고 말씀드렸고, 단점을 듣고는 ‘좀 그렇긴 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면접관분들이 제 대답을 꽤나 좋아하셨는데, 긴 면접을 빨리 끝내주는 짧은 대답 때문인지 아니면 ‘따진다’는 단점을 가진 사람이 너무 쉽게 결과에 순응해서인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딴 것 같습니다.” 현대건설 최경혁 공무매니저./ 최경혁 -현장인턴십의 목적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지나요. “인턴십은 제 경우 지방권 병원(건축 현장)과 경기권 오피스텔(주택 현장)에서 각 5주씩 진행됐습니다. 인턴십은 ‘우리 이렇게 힘든데, 정말 할 수 있겠나’ 식의 테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오전 7시 전에 출근해야 하고 현장에 따라 야근도 잦고, 주말에도 출근하고 업무강도 또한 높은데 열정과 정신력이 이를 받쳐줄 수 있는지를 보는 테스트 말입니다.  저를 포함한 제 동기들은 모두 현장 경험이 있었고, 현장이 힘들다는 것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송도 현장에 있을 때는 팀 직원과 함께 숙소를 썼습니다. 같이 고생을 하다 보니 의지가 많이 됐습니다. 일을 마치고 함께 술 한 잔을 기울이며 그날그날의 회포를 풀 수 있어서 몸은 좀 피곤했어도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습니다.” -취업을 위해 취득한 자격은 어떤 게 있을까요. 건설사 입사, 특히나 현대건설에 입사하고 싶은 취준생들은 어떤 걸 준비하면 좋을까요? “토스 점수는 150(레벨 6)이고, 자격증은 건축기사 자격증이 있습니다. 이 정도는 거의 턱걸이 수준이었습니다. 없으면 서류에서 떨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자격이죠. 자격증과 같은 정량적 자격을 충족한다고 가정하면 그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정성적 자격은 ‘협업 능력’입니다. 대외활동, 교내 팀플, 공모전에서 협업을 하면서 본인의 포지션과 상황 대처 능력 등이 얼마나 기업구조에 맞는지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현장경험이 있다면 가장 좋고요. 현장에서 일을 해봤다는 것 자체가 협업 능력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고 현장 업무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2019년 포스코 파크원(現 더현대 서울) 현장에서 6개월간 근무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취업에 도움이 됐나요? “현장경험이 있다면 어느 정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 회사에서 채용하는 체험형 인턴십 혹은 산학협력 차원에서 진행되는 현장실습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경험을 쌓을 텐데요, 저는 조금 달랐습니다.  전 직접 현장에 찾아가 팀장님, 부소장님을 거쳐 소장님께 일을 시켜달라고 요청드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이렇게 해서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신기하지만 감사하게도 기회를 주셨습니다. 심지어 이때는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던 중이라 학교생활과 병행을 했습니다. 면접 때 마지막으로 한 마디씩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항상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현장 근무를 하고 퇴근한 뒤 학교 수업을 갔다가 영어 학원에서 토익스피킹 공부를 했습니다. 학원이 끝나면 스터디를 하고 헬스장에 다녀와 과제를 하고 누우면 새벽 1시였습니다. 몇 달째 이런 스케줄로 생활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힘든) 현장 업무를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가 아닐까요’.” -취업 준비 과정에서 혹시 신경 썼던 부분이 있을까요? “‘채용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 내내 일관성 있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 고민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자기소개서에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말투를 사용했는데 면접 때는 자신감 넘치고 대담하게 대답을 한다면 면접관들에게 신뢰를 주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전 그래서 서류에서 떨어지더라도 실제 말투와 분위기가 묻어날 수 있도록 지원서를 썼습니다. 면접 질문에 대답한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말을 하면서 이를 녹음해 문서로 만들었고, 문장 형태만 조금 다듬어 제출했습니다. 서류와 면접에서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사 전 생각했던 회사의 이미지는 입사 후 달라졌나요? “꼰대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회사입니다. 제가 지금 완벽히 적응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냥 씩씩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적성 시험에서 꾸밈없이 솔직하게 답해 합격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만족하며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합격을 노린 요령대로 대답해 입사했다가 영 나랑 맞지 않은 것 같다면 그때가 돼서는 누구를 탓하는 게 맞을까요.” 왼쪽부터 현대건설 로고, 현대건설 인재상./ 현대건설-회사의 조직 문화, 분위기는 어떤가요?  “현장마다 다르겠지만 지금 있는 현장에선 책임(과장·차장급)님들과 육탄전에 버금가는 장난도 칠 정도로 수평적입니다. 군필자들이 최전방 부대에서는 일이 힘들고, 협동할 수밖에 없기에 의외로 괴롭히는 문화가 적다는 평을 하고는 하는데 (저는 잘 모릅니다) 현장에도 비슷한 개념이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10명 남짓의 직원들이 건물 하나 잘 지어보겠다고 애쓰는 건데, 서로 의견이 안 맞아 언성이 높아질 지언정 우리 모두 같은 팀이라고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복지 제도는 무엇인가요? “현대, 기아차 구매 시 할인이 많이 되는 걸로 아는데 잘리기 전에 차 한 대는 꼭 사야겠다 싶습니다.”(웃음) -이 회사에 입사하길 잘했다 할 때는 언제인가요? “어르신들이 ‘정주영 회장이 다 쓰러져가는 나라를 어떻게 일으켜 세웠냐면..’이라고 운을 띄울 때 가장 입사하길 잘했다 싶고, 월급날 두 번째로 잘했다 싶습니다.” -앞으로 회사에서 하고 싶은 일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는? “거창하게는 기술사와 건축사를 둘 다 따서 현장의 팔방미인이 되고 싶습니다. 요즘 자주 하는 생각으로는 ‘지금의 열정과 의욕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도 입니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일을 도맡아 책임감 있게 수행하려 하는 의욕은 번아웃이 오든, 나태해지든 점점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열정과 의욕을 잃지 않도록 잘 조절해 육신은 늙더라도 정신만큼은 팔팔한 직원이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경험자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꾸밈없이 당당하고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jobsN 현대건설 직원은 얼마를 받을까 2020년 현대건설 직원의 평균 연봉은 약 8553만원이다. 신입사원의 연봉은 약 5200만원으로 이는 고정적인 급여 외 기타 수당을 제외한 금액이다. 신입사원이 국내 프로젝트 현장에서 근무할 경우 6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매년 4월 전년도 사업실적을 반영해 성과급을 지급한다. 본부별 성과급 비율에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계약 연봉의 15% 수준이다. 현대건설 복지제도 현대건설은 직원들에게 건강검진 비용과 단체상해보험 가입을 지원해 직원 개개인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본인, 배우자, 자녀의 사고·질병 발생시 의료비를 지원한다. 건강관리 및 레저, 교육, 문화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 카드를 제공하며 현대.기아차 구입시 근속연수에 따라 할인 혜택을 부여한다. 해외현장 2년 근무 직원에게는 본인 및 배우자의 해외여행을 지원한다. 사내 복지기금을 활용한 대출 지원, 휴가시 호텔과 리조트 이용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jobsN현대건설은 인력에 의존하는 기존의 재래식 작업을 디지털 기기와 로봇 등의 스마트 건설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빌딩 정보 모델링), Off-Site Construction(건설현장에서 시공하지 않고 외부에서 미리 제작 후 현장에 반입해 설치하는 공정), 건설자동화, IoT(사물인터넷) 기반 현장관리,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관리 등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실무역량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2007년부터 실무와 이론을 동시에 겸비한 전문가 양성을 위해 한양대 건설관리학과 석사 과정을 별도로 만들어 매년 사내 대학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 정식 공학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으며 대상자로 선발되면 등록금의 80%를 회사와 학교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어 인기다. 해외 선진기술 확보를 위한 해외선진사 파견 프로그램도 2013년부터 운영 중이다. 파견 대상자로 선발되면 해외 선진사 및 해당국가 대학에 파견돼 최대 1년간 급여는 물론 학비와 체제비를 지원받으면서 전문성 개발에 전념할 수 있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시시비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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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에서는 자신감 있게활을 마지막까지 밀어준 게 좋은 것 같았어요.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서 마련한 ‘한·중 영재 대격돌’ 특집에서 중국 여자 양궁 기대주 안취시안(당시 17)과 슛 오프(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것) 끝에 승리한 김제덕 군이 말한 승리 요인입니다. 당시 김 군은 12살 초등학생이었죠. 그는  영재발굴단에 나와 어린 나이에도 승부 근성과 흔들림 없는 정신력을 보여줘 ‘양궁 신동’으로 불렸습니다.그로부터 5년 후 알려진 양궁신동 김제덕 군의 근황이 화제입니다. 그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돼 2021 도쿄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인 김 군은 선발팀 막내입니다. 또 한국 남자 양궁 사상 올림픽에 출전하는 6번째 고등학생 선수기도 합니다. 김제덕 군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한 번씩 다 따 보는 게 제 꿈”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영재발굴단에 출연했던 영재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김제덕 선수. /SBS방송화면 캡처최연소 체스 국가대표 ‘김유빈’2015년 12살 어린 나이로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체스 신동 김유빈 양. 당시 ‘블라인드 체스’를 두는 모습이 화제였습니다. 블라인드 체스란 실제 체스판을 보지 않고 머릿속으로 체스판을 그리며 하는 체스를 뜻합니다. 방송 당시 송진호 체스 국가대표팀 감독은 “실력이 뛰어난 마스터급들은 가능하지만, 웬만한 성인 선수들도 끝까지 두는 경우가 국내엔 많지 않다”고 했죠.김유빈 양은 6살 때 체스를 시작해 9살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된 실력자입니다. 이밖에 MSO 코리아 체스대회, 전국 체스대회, 수원컵 체스 대회 등에 나가 1위를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승점도 따냈다고 합니다.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온더블록’에 출연해 근황을 알려왔습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김 양은 15살에 최연소 여성 예비 마스터 WCM(Woman candidate Master) 타이틀을 땄습니다. 세계 체스 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 Échecs·FIDE)에서는 선수의 실력과 기술을 인정하는 타이틀을 발급한다. 그랜드 마스터, 인터내셔널 마스터, 피데 마스터, 캔디데이트 마스터, 여성 그랜드 마스터, 여성 인터내셔널 마스터, 여성 피데 마스터, 여성 캔디데이트 마스터 등 8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연맹에서 정한 일정 조건과 점수를 획득하면 딸 수 있는 타이틀입니다.김유빈 양은 하루 5시간 레슨을 받고 각종 대회에 참여하면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또 그는 “그랜드마스터를 보유한 외교관이 되는 게 꿈이다.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수학천재, 코로나봇 공동 개발고등학교 수학 교육 과정을 모두 마스터해 화제가 됐던 초등학교 5학년 김겸 군. 4살 때부터 초등학교 1학년 문제를 놀이로 풀만큼 수학에 재능을 보인 ‘수학 신동’입니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수학이 아름답고 신비롭다”고 말하기도 했죠. 또 본인이 이해한 수학 지식을 바탕으로 소설까지 써서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종합지능검사에서 언어이해능력이 155. 상위 99.9% 이상으로 측정 불가 수준으로 나와 화제기도 했습니다.이런 김겸 군은 2020년 MBC every1 예능 프로그램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근황을 전했습니다. 당시 김 군은 13살로 채팅 기반 코로나19 마스크 정보 제공 서비스 ‘코로나봇’을 개발했다고 말했습니다. 공동 최연소 개발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습니다. 김겸 군은 “수학은 어떻게 해도 답이 하나로 나와서 재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안시윤 양. /SBS 방송화면, 유튜브 우와한 비디오 캡처30kg 역기 들던 역도 소녀 지금은 128kg 듭니다2016년 영재발굴단에서 ‘꼬마 장미란’이라 불린 7살 안시윤 양을 기억하시나요. 또래보다 4배 높은 근력지수로 30kg 역기를 들어 모두를 놀라게 했죠. 역도 전문가들은 “아이에게서 장미란이 보인다”, “4~5학년 때부터라도 입문하면 큰 선수가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안시윤 양 아버지는 역도를 시키고 싶어했고 어머니는 시윤 양이 역도 하는 것을 반대했었죠.2021년 4월 안시윤 양과 그의 어머니 근황이 유튜브 ‘우와한 비디오’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올해 안시윤 양은 12살이 됐고 역도 선수로서의 꿈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역도를 정식으로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대회에 나가 최연소 우승을 하기도 했죠. 방송 당시 30kg를 들어 화제였던 안시윤 양은 최근 SNS로 스쿼트 128kg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했습니다.또 과거 딸의 운동을 반대했던 어머니는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됐습니다. 학교에 들어가자 청각 장애가 있고 또래보다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소외를 당하는 딸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운동을 하는 아이지 돼지가 아니다. 세상에는 듣지 않아도 되는 소리도 많아. 그러니까 자책하거나 만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한편 안시윤 양은 “커서 장미란 선수처럼 올림픽  금메달 꼭 딸 거예요”라는 당찬 포부를 남겼습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시시비비랩 -
군에서 중사·대위 계급은 돼야 먹고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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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령 진급을 해야 정규직이다”라는 말이 있다. 직업 군인 중 소령에서 중령으로 진급하기 어렵고, 중령부터 정년이 50대를 넘어가기 때문이다. 소령은 정년이 만 45살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나이에 전역을 한다. 또 소령 전역 시 근속기간이 짧아 군인 연금 수령에 필요한 20년을 채우지 못해 연금을 받을 수 없다. 최소한 중령으로 진급을 해야 안정적이라는 이야기다. 직업 군인에게 정규직으로 불리는 중령과 다른 계급이 연봉을 얼마 받는지 알아봤다. ◇억대 연봉을 받는 계급은 국방부는 매년 국방통계연보를 발간한다. 국방통계연보에는 전년도 병력·자산·보수·정책·복지 현황 등을 보여주는 통계표와 설명 자료가 실린다. 계급별로 간부가 평균 근속연수만큼 근무했을 때 받는 보수 현황도 실려있다. 보수는 봉급·정근수당 등 기본급여와 가족수당·주택수당 등 기타급여를 더한 금액이다. 군인보수 현황(간부)(단위:천원). /2020 국방통계연보 캡처 2020년 기준 장교 중 중령 이상인 계급이 억대 연봉을 받았다. 가장 높은 계급인 대장의 연봉은 1억5115만원이다. 별 3개를 단 중장은 1억4405만원, 별 2개인 소장은 1억3048만원이다. 소장 한 계급 아래인 준장은 1억1919만원을 받았다. 중령은 연봉이 2019년 9999만원에서 1억268만원으로 올라 1억원 이상 받는 계급에 들어갔다. 중령보다 한 계급 아래인 소령은 7894만원을 받는다. 위관급 장교인 대위·중위·소위가 받는 연봉은 각 5520만원·3598만원·3328만원이다.소위로 임관해 억대 연봉을 받는 중령으로 진급하기까지 최소 17년이 걸린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해 대기업에서 연봉 4000만~5000만원을 받는 신입사원이 10년 걸려 부장으로 승진해 억대 연봉을 받는 기간과 차이가 있다. 대기업 연봉은 매월 받는 기본급에 상여금과 성과급 등을 더한 금액이다. ◇억대 연봉을 받기 위한 조건 보통 소령으로 진급하는 나이는 34~35살이다. 중령으로 진급하기 위해서 최저 17년 동안 복무하고, 소령으로 최소 5년을 근무해야한다. 조건을 충족해 빠르면 39~40살에 중령으로 진급할 수도 있다. 중령 정년인 만 53살까지 13~14년 복무할 수 있다. 2016년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배우 김병철이 중령 계급인 대대장 역할을 맡았다(위쪽). 같은 드라마에서 배우 송중기가 맡은 유시진이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하는 장면도 나온다. /KBS 홈페이지 캡처 소령 6~7명 중 1명만 중령 진급에 성공할 정도로 경쟁률이 높다. 2020년 출신별 중령 진급률은 육사 58.6%·학군 15.5%·학사 9.3%·3사 8.7%·간부 1.0%다. 소령 진급률은 육사 73%·학군 38%·3사 35%·학사 32%·간부 13.5%로 중령 진급률과 차이가 난다. 같은 영관급 장교지만 중령이 맡을 수 있는 보직이 소령보다 적기 때문이다. 소령은 대대급 이상 부대에서 참모 장교 보직을 맡는다. 반면 중령은 대대장 외에 보직이 적은 편이다. ◇하사→원사 20년 걸려 연봉 150% 상승 장교와 함께 군대에서 병사를 지휘하는 부사관은 얼마를 받을까. 부사관에는 억대 연봉을 받는 계급이 없다. 가장 높은 계급인 원사가 받는 연봉은 8426만원이다. 한 단계 아래 상사는 6560만원, 중사는 4707만원을 받았다. 제일 낮은 계급 하사는 3312만원을 받는다. 장교에서 가장 낮은 계급인 소위가 받는 3328만원과 비슷하다 하사가 원사로 진급하는데 필요한 계급별 최저복무기간을 더하면 14년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20~30년 정도 부사관으로 생활하고 원사로 진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312만원인 하사 연봉이 원사 연봉 8426만원까지 약 150% 오르는데 20~30년이 걸리는 셈이다. 보통 소위가 20년 이상 걸려 대령으로 진급해 연봉 3328만원에서 1억1629만원으로 약 250% 오르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장교·부사관이 아닌 준사관과 대통령, 연봉은군에서 장교와 부사관 사이에 있는 계급으로 준사관이 있다. 준사관에는 준위 1가지 계급만 있다. 소위보다 계급은 낮지만, 연봉은 더 많다. 준위 연봉은 8666만원이다. 소위와는 5338만원 차이가 난다. 군에 갓 임관한 소위는 지휘관을 배워가는 계급인 것과 달리 준위는 부대 안에서 기갑·포병·통신·화학 등 기술 관련 전문 지식을 활용해 실무 담당관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준사관은 원사나 상사로 2년 이상 복무한 사람이 지원할 수 있다. 고등학교 이상 학력을 가진 사람도 회전익항공기조종 준사관·통번역 준사관·항공요격통제 준사관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영화 실미도에서 배우 안성기가 공군 특수부대 준위 최재헌 역을 맡았다. 극중에서 대원을 선별해 부대를 조직하고 훈련시키는 역할로 나왔다. /유튜브 캡처 국방통계연보에 나오지 않지만 앞서 말한 모든 계급을 지휘할 수 있는 국군 통수권자, 대통령은 2020년 기준 연봉을 2억3822만원 받는다. 국군 통수권이란 육·해·공군을 포함한 국방기구 등 모든 국군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대통령 연봉은 대장이 받는 1억5115만원과 약 8700만원 차이가 난다. 글 시시비비 쿠리시시비비랩 -
삼성이 ‘타투’에 투자하게 만든 ‘아재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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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함연지가 팔과 가슴, 배에 물을 묻혀 쓰는 타투를 한 채 사진을 찍고 있다. / 함연지 인스타그램 캡처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함연지는 최근 파격적인 사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평소 밝고 명랑한 이미지였던 그가 팔과 가슴, 배에 강렬한 문신을 새긴 것. 하지만 이 문신은 알고보니 물을 묻혀 피부에 붙이는 타투 스티커였다. 함씨처럼 요즘은 스티커를 이용해 타투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피부에 바늘을 찔러 넣어 모양을 그려 넣는 타투와 달리 아프지 않고 며칠만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커 타투는 가까이서 보면 스티커 티가 나고 며칠 못 가 조금씩 떨어져 지저분해 보인다. 인체에 무해한 잉크를 사용해 피부에 즉석에서 타투를 새겨주는 프링커. 계곡, 바닷물에서도 지워지지 않지만 비누를 이용해 문지르면 간편하게 지울 수 있다./ 프링커코리아일반 타투와 스티커 타투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 프링커(prinker)가 주목받는 이유다. 프링커는 가벼운 소형 프린터로 신체 부위에 올려놓고 쓱 밀어주기만 하면 원하는 모양의 타투를 새길 수 있다. 한 번 그려 놓으면 24시간 정도 유지된다. 지우고 싶을 땐 비누로 간단히 지울 수 있다. 계곡, 바닷물에서도 문지르지만 않으면 지워지지 않는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입소문을 타 온라인몰(bit.ly/3rhsbNg)에서도 인기다. 놀랍게도 이 제품은 삼성 출신 아재 셋이 만들었다. 셋 모두 어쩐지 타투와는 거리가 멀어보이고 실제로도 이 제품을 개발하기 전까지 타투를 해본적도 없단다. 이 아재들이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나와 어떤 일들을 벌인 건지 이종인(51) 프링커코리아 대표를 인터뷰했다. 프링커코리아 이종인 대표./ 프링커코리아 -자기소개를 해주세요.“직장 생활을 20년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해 6년째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50대 아재입니다. 대학 3학년 아들, 중 2 딸을 둔 평범한 아버지기도 해요.” -프링커 개발 배경이 궁금합니다. “공동 창업자 윤태식(41) 운영이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어요. 고통 없고 디자인이 다양하며, 원할 때 지울 수 있는 타투 기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삼성 사내벤처 조직인 C-Lab을 통해 콘셉트를 검증한 뒤 2015년 스핀오프 기업으로 나와 새롭게 출발했어요.” 프링커코리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일리 타투 기계 프링커./ 프링커코리아 -세계 최초 데일리 타투 기계라고 하는데 개발 비하인드가 궁금합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 신경쓴 부분은 어떤 건가요? “기존에 한 번도 본 적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이기에 기기, 잉크, 프라이머(잉크가 피부에 잘 고정되도록 도와주는 액체), 서버, 앱 개발 등 모든 부분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새 스마트폰을 개발한다고 하면 기존 시장의 스마트폰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겠지만 프링커의 경우에는 참고 제품이 아예 없었어요. 시장과 잠재 고객을 분석하고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야 할 지, 해당 제품의 인증이나 규제, 수출 신고 항목은 또 무엇인지 등 모든 부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검토해야 했어요. 이 중에서도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화장품 잉크 제조였어요.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해야 하고 또 타투의 특성상 쉽게 번지거나, 지워지지 않도록 만들어야 해서 신경 쓸 부분이 많았어요. 이 기술은 저희의 가장 큰 경쟁력이기도 해서 개발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프링커코리아 공동창업자들. 왼쪽부터 이규석 개발이사, 이종인 대표, 윤태식 운영이사./ 프링커코리아 이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9년간 잉크젯용 프린터 잉크를 개발했다. 윤 운영이사는 사업기획에 몸담았다. 이규석(43) 개발이사는 하드웨어 엔지니어였다. 핵심 기술인 잉크 부문의 전문가와 기계 전문가, 사업 기획까지 사업에 필요한 3박자가 고루 갖춰진 팀이었다. -아이디어와는 별개로 20~30대가 주로 하는 타투 영역에 아재들이 뛰어들었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타투를 해본 적은 없지만 시제품 개발 때는 몸 이곳저곳에 그림을 그리고 다녔다고요. “프링커는 영구적인 타투와 직접 경쟁을 하진 않습니다. 타투는 한 번 하면 지우기 어렵지만 프링커는 데일리 타투로 피부에 원하는 그림을 그려 축제나 이벤트를 마음껏 즐기고 다음날 깨끗이 지운 상태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죠. 시제품 개발 당시 몸 이곳저곳에 타투를 한 사진./ 프링커코리아  시제품 개발 때는 우리 몸이 그냥 캔버스고 실험도구였습니다. 한창 개발할 때는 양쪽 팔과 다리에 빈틈없이 그림을 그리고, 내구성 평가를 위해 그대로 퇴근하기도 했습니다. 온 몸에 그림을 그리고 퇴근하는 모습이 이상해보였을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뭐 어떤가요. 이게 우리의 일인데요.” -프링커의 주 타겟층이 궁금합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여러 목적으로 프링커를 사용하고 있어요. 기업 부문(B2B)으로 보면 이벤트, 행사 운영 회사부터 과학관이나 천문대 같은 일반 관람객 대상 전시 공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나 방과 후 수업, 학원 등에서 활용을 하고 있어요. 스포츠 경기를 운영하는 구단이나 테마파크, 워터파크에서도 프링커를 찾고요. 저희 제품을 이용해 해변이나 공연장 같은 곳에서 서비스를 해주고 1회당 비용을 받는 소규모 사업자들도 있어요. 해외 브랜드와 협업을 하기도 했어요. 루이비통, 샤넬, 지방시, 입생로랑, 구찌 등 명품 브랜드를 포함한 다양한 회사들도 홍보에 프링커를 활용했죠. 일반 고객(B2C)은 개인적으로 개성을 표현할 때나 홈파티 때 많이 활용해요. 가장 큰 매출처인 북미 시장의 경우 홈파티를 열면 아이들을 위해 페이스 페인팅이나 광대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시간당 약 200달러 정도가 들어요. 여기에 돈을 쓰는 대신 프링커를 사용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죠. 온라인몰(bit.ly/3rhsbNg)에서도 인기입니다.” CES 2020 프링커코리아 부스를 방문한 이들이 프링커를 이용한 데일리 타투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프링커코리아 -해외에서 인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 이유가 뭘까요. “지난해의 경우 해외 매출이 85% 이상이에요. 52개국에 102만달러를 수출했어요. 아무래도 피부 표현이라는 문화에 다소 보수적인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실제로 프링커는 해외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고, 해외 매체에 더 많이 소개됐어요. 그래서 해외에서 개발, 생산된 제품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 제품이에요.(웃음)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서도 인지도를 쌓으면서 판매 활동을 강화하고 있어요.” -코로나로 모임, 외부활동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어려운 점은 없나요. “코로나로 이벤트, 축제, 전시 등 많은 이들이 모이는 환경 자체가 급격히 줄었어요. 지난해의 경우 미국 최고의 뮤직 페스티벌로 알려진 ‘코첼라’의 초청을 받아 홍보를 겸한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이것도 코로나로 인해 취소됐어요. 국내외에서 계획 중이던 여러 행사와 고객들의 사업 계획 등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큰 피해를 입었어요. 프링커를 이용해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인체에 무해한 잉크를 사용해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프링커코리아 하지만 코로나 이전에 비해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어요. 코로나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울감, 무력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졌잖아요. 저희는 이 부분에 주목해 실내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 중 하나로 프링커를 홍보했어요. 실제로 고객들 중에는 프링커로 다양한 그림이나 문구를 피부에 그리고 이를 SNS에 올리거나, 아이와 함께 다양한 타투를 재밌게 즐기는 분들이 많았어요. 프링커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8000여가지 타투 디자인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원하는 이미지나 문구를 직접 디자인해 쓸 수도 있다./ 프링커코리아 프링커는 기기와 연동된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8000여가지 타투 디자인 외에도 직접 자신이 원하는 그림이나 문구를 그리거나 새겨 넣을 수도 있거든요. 교내 과학수업, 체험활동 등에도 프링커가 적극적으로 활용돼요. 이런 부분들 덕에 코로나에도 매출이 성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프링커가 소비자들의 개성을 마음껏 표출하는 토탈 피부표현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품 개발과 상품화에 주력할 예정이에요. 또 피부에 원하는 디자인을 안전한 화장품 잉크로 표현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메이크업 기기 개발도 진행 중이고요. 접착식 메모지를 대표하는 포스트잇처럼 프링커도 이 분야의 대명사로 거듭나는 게 저희들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시시비비랩 -
27년차 은행원이 주말마다 부동산 도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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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수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 15년간 지인 200명 무료 부동산 상담 “금융·이론·실무 3박자 맞아야 부동산 보이죠” 은행원과 기자들 사이에서는 집 사기 전 한 번 찾아가보라고 입소문 난 사람이 한 명 있다.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에서 일하는 전인수(48) 부장이다. 올해로 27년차 은행원인 그의 ‘부캐(부캐릭터)’는 부동산 상담가. 주말마다 내 집 마련 하려는 이들의 ‘SOS’에 응답해 부동산 현장을 다닌 지가 15년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픽사베이 그를 통해 부동산 상담을 한 지인만 족히 200명은 된다. 그 기록은 상담노트에 빼곡하게 남았다. 전 부장은 최근 이 상담노트 사례를 추려 ‘집 살까요? 팔까요?(갈라북스)’라는 책을 냈다. 책에는 부동산으로 벼락 부자된 이들의 성공기는 없다. 대신 평범한 직장인들이 내 집을 마련해가는 이야기를 사례 중심으로 구성했다. 전 부장 본인이 부동산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었다. 서울 평창동 원룸에 신혼집을 처음 꾸리기 시작해 지금의 집까지 12번을 이사 다녔다. 그는 “누군가의 조언이 있었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당시에는 누구도 내게 조언해주지 않았고 내가 나서서 물어볼 용기도 없었다”고 했다. 평일에는 은행원으로 일하고, 쉬는 날에는 부동산 상담가로 각 지역 중개업소를 누리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상담을 의뢰합니까? “의뢰인 중에 집으로 부자가 되겠다는 이들은 없어요.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들이죠. 정말 내 집 하나 마련하는 게 목표인 사람들이고, 다만 대출 이자보다는 집값이 오르기를, 샀을 때보다는 나중에 팔 때 오르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굳이 제 상담이 절실하지 않은 분들의 경우 의뢰를 거절하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50억원이 있는데 100억원짜리 빌딩을 사게 도와달라’같은 내용이요. 부동산 시장을 경험해 이미 몇 단계 올라온 이들이거든요. 저 말고도 다른 데서 유료 상담을 받을 수도 있고요.” -상담료는 받지 않으신다면서요?  “얼마 전 제 상담으로 첫 집을 마련한 30대 여성이 있었어요. 제 조카 살 집을 구해준다는 심정으로 함께 발품을 팔았죠. 그녀가 자기 집 창문에서 바라본 풍경을 보내줬는데 기쁨이 오롯이 전달됐습니다. 의뢰인이 거처를 마련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그 행복감이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분들이 은행 고객으로도 하니 금전적 대가는 지금까지 받은 적이 없습니다.” -잘 안 되면 괜히 원망하는 사람도 있었겠어요.  “더러 있었죠.  많은 사람들이 잘 되면 자신의 탁월한 판단력 덕이라고 생각하고 안 되면 상담해준 사람을 원망하지요.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바로 ‘이 사람 전문가 아니다’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저는 최대한 보수적 관점에서 상담을 해주는 편이에요. 그나마 의뢰인이 진짜 거주할 집을 같이 구해주면 이런 원망을 살 일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부분을 주로 보나요? “본인 집을 사려고 하면 객관화가 잘 되지 않아요. 원래의 거주 목적을 잊고 주관적으로 부동산 가치를 평가할 때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 교육 때문에 이사하는데 학군보다는 아파트에서 바라본 전망에 반해 그 집의 가치를 높게 생각한다든지요. 그럴 때 거주 목적을 한 번씩 상기시켜주는 편입니다.” -은행에서 일하다가 부동산 상담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은행 고객이던 한 교수님 추천으로 부동산대학원에서 2006년부터 석사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박사 과정까지 진학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이 상담을 요청했죠. 알음알음 의뢰가 들어오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평범한 은행원으로 머물지 않으려면 전문 분야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동산과 금융이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금융 전문가가 부동산 상담까지 잘 할 수 있다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부동산 상담가 ‘부캐’로 활동하는 전인수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 /전인수씨 제공 -은행원 겸 부동산 상담가,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부동산을 볼 때는 이론과 실무, 그리고 금융 3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은행 업무를 알고 부동산 학위가 있으니 금융과 이론은 갖춘 셈이지요. 즉 실무, 현장만 열심히 뛰면 세 가지 조건을 다 맞출 수 있는 거예요. 부동산 상담가로서는 은행 업무 경력이 대출 상담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은행원으로서는 부동산 상담을 받은 고객들이 자기 지인들을 소개해주고, 주거래은행을 우리 쪽으로 옮겨주시기도 하죠. 부동산 상담이 자연스레 대출 상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영업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영업성과에 도움이 되었죠.” -지난 15년간 부동산 상담 경험을 공개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지난해 말 30대 중반 지인의 얘기를 듣고서였어요. 3년 전쯤 대출 받아 집을 사자고 했던 아내 의견에 반대해 전세를 살고 있었는데, 그 사이 아파트 가격이 수억원 오르고 전세 가격도 치솟자 아내 볼 면목이 없다는 것이었죠. 아마 주변에 이렇게 부동산 때문에 상실감과 박탈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내 집 마련한 사람들도 지난 날 밤새워 고민하고, 어떨 때는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기도 했으며, 당장의 대출금 상환을 걱정하기도 했었다고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치솟은 집값에 좌절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었습니다.”  -부동산 상담한다고 하면 그 사람이 부동산으로 얼마나 성공했는지, 소위 강남 노른자 땅에 살고 있는지를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사회초년생 때 햇볕 들지 않는 반지하 전셋집 계단을 처음 내려가며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부터 한 계단씩 올라와, 지금은 평창동 단독주택에 살고 있어요. 젊은 세대가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오르는 게 어려운 시대이지만 그래도 지금부터 하나씩 준비하면 된다는 믿음이 여전히 있습니다. 저는 집은 거주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에 들어섰을 때 아주 먼 여행에서 돌아온 것처럼 평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 가을 완공을 목표로 직접 내 집 짓기에 나섰어요. 덕분에 상담노트 말고 건축일기도 쓰고 있지요. 모든 분들이 부동산으로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시시비비랩 -
한국 약사가 사표내고 호주·캐나다에서 벌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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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생활과학대, 부산대 약대 모두 합격했다. 가족들은 서울대를 추천했지만 약대로 진학했다. 서울대라는 화려한 간판보다 약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보장받는 게 더 중요했다. 약사 면허시험 합격 후에는 대학병원에서 일했다.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한 그에게 맞춤인 직업이었다.  하지만 돌연 사표를 내고 호주로 떠났다. 그곳에서 독학으로 약사 시험을 공부하고 약사로 일했다. 지금은 또 캐나다에서 인턴 약사로 경험을 쌓고 있다. 도대체 왜 부족함 없는 한국 약사 생활을 포기하고 말도 잘 안 통하는 해외에서 약사로 일하는지 궁금했다. 캐나다에 있는 손정은씨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한국, 호주 약사이자 캐나다에서 인턴 약사로 근무 중인 손정은씨./ 손정은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과 호주 약사이고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서 인턴 약사로 근무 중인 손정은입니다.” -한국 약사 생활을 그만둔 이유가 궁금합니다.“2007년 대학병원에서 약사 생활을 시작했어요. 2교대 근무였는데 밤, 낮 없이 바빴어요. 평일과 토요일 밤 당직 때는 각 15시간, 20시간씩 일했어요. 밤 당직 땐 두 명의 약사가 990병상의 환자들에게 다음 날 아침 제공할 복용 약, 주사약 등을 모두 챙겼어요. 종종 크고 작은 사고가 터져 늘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일했어요. 어느 날 문득 5년 뒤, 10년 뒤에는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약국이든 제약회사든 상관없이 약사로 일하는 범주 안에서 새 일을 해보고 싶어 5년 차에 병원에서 나왔어요. 그 후 일반 약국에서 1년 정도 일했는데 개인적으로 이때 약사라는 직무에 한계를 많이 느꼈고 직업 만족도가 상당히 떨어졌어요. 그러던 차에 호주로 떠나기로 결심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하게 됐어요.” 남편과 손정은씨./ 손정은 그때쯤 나가기 시작한 기타 동호회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그가 한국 생활을 접고 호주행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년간의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끝내고 한국에 잠시 돌아와 있던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손씨는 호주에 매력을 느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마음에 그가 불씨를 놓아준 것. 손씨는 2012년 9월 호주로 떠났다.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가 있었는데 호주에서 또 약사를 준비했어요. “약사가 아닌 다른 길을 찾고 싶어 호주로 떠나기 전 유학원에서 상담을 받기도 했어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가기로 했는데 그 비자는 1~2년이면 끝나기 때문에 호주에 계속 살기 위해서는 장기 비자나 영주권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해 유학을 알아봤던 거였어요. 유학원에서 상담을 해보니 호주에서 대학교 4년을 다니려면 1억원 정도가 필요하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제가 망설이니까 유학원에서 유학 기간과 학비를 줄일 수 있도록 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호주 약대 유학을 권유했어요. 그렇게 해도 3년 학비로 9000만원을 써야 하더라고요. 2013~2015년 기준 호주약사 기술이민 과정/ 손정은씨 블로그 ‘벨끄 & 아이다’ 캡처 인터넷으로 더 정보를 찾다 보니 한국에서 약대를 나오면 호주에서 약대에 다시 들어가지 않아도 약사가 될 수 있더라고요. 해외 약사 대상 시험을 통과하면 호주 약대 졸업생과 동등한 자격을 받을 수 있고 그러면 유학 없이도 기술이민으로 영주권을 받을 수 있어서 현실적인 이유로 다시 약사를 하기로 했죠.” -호주 이민을 위한 필수요건이었던 공인 영어시험 점수를 위해 아이엘츠(IELTS) 시험을 7번이나 봤어요.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토익을 비롯해 영어 시험이라고는 이전까지 한 번도 쳐보지 않았어요. 아이엘츠 시험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어요. 제가 받아야 하는 점수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첫 시험 점수를 받고서야 제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죠. 슬럼프에 빠졌었어요.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모두 부족했지만 특히 말하기 점수가 오르지 않아 시험을 계속 봤어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점수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통과해서 너무 기뻤어요.” -오히려 호주 약사 시험은 두 번 만에 붙었어요. 이 시험도 영어로 봤을 텐데 한국에서 공부한 내용이 있어서 비교적 쉽게 합격했던 걸까요. “시험 횟수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약사 시험도 쉽지 않았어요. 아이엘츠 시험은 한 달에 두 번 칠 수 있는 시험이었고, 약사 시험은 1년에 두 번밖에 볼 수 없었어요. 시험비도 아이엘츠는 1회 330달러, 약사 시험은 최초 서류 심사비를 포함해 2100달러였어요. (2021년 현재 3430달러). 준비 기간도 아이엘츠 시험은 1년 정도, 약사 시험은 1년 반 정도 걸렸어요. 약사 시험을 한 번에 붙지 못한 이유는 영어로 치는 시험이라는 점이 컸어요. 첫 시험을 쳤을 때 시험 문제, 보기를 모두 다 해석하지 못해서 그냥 찍었던 문제들이 꽤 있었거든요. 독학으로 맨땅에 헤딩하듯 준비를 하다 보니 방향을 잘 못 잡았던 것 같아요. 태어나서 친 가장 비싼 시험에서, 가장 많이 찍었으니 시험장을 나서던 제 마음이 얼마나 쓰렸는지 짐작이 가시나요.” 호주에서 약사로 근무하던 시절./ 손정은호주는 우리나라와 달리 약대를 졸업한 후 바로 약사 시험을 치지 않는다. 대신 인턴 약사로 등록해 최소 1824시간(호주 풀타임 근무인 주 38시간을 기준으로 약 11개월 정도) 정식 약사의 관리 하에 근무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과제, 온라인 시험이 포함된 인턴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수료해야 한다. 이후 필기, 실기(구술)시험으로 구성된 인턴 약사 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정식 약사가 될 수 있다. 약사 자격도 매년 갱신해야 유지할 수 있다. -호주 약사 시험에 합격하고 인턴 약사로 근무했어요.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온라인으로 약국 10여 군데에 지원했고 살고 있던 브리즈번에서 차로 5시간 떨어진 번더버그(Bundaberg)라는 곳에서 근무를 시작했어요. 일하면서 처음 반년간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영어였어요. 처음에는 말하기가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듣기가 더 어렵더라고요. 호주 영어는 억양이나 표현이 미국, 영국 영어와 다른 부분이 많은데 시골 지역으로 가면 더 그 차이가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첫 몇 달은 손님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불이난 약국./ 손정은씨 블로그 ‘벨끄 & 아이다’ 캡처 -2016년 인턴 약사로 일하던 도중 약국에 불도 났다고요.  “일을 시작한 지 반 년 정도 지난 어느 날 약국장과 부딪히던 매니저, 약사, 직원들이 단체로 사직했어요. 전 인턴 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남았고요. 그러고 나서 한 달쯤 뒤 약국에 불이 났어요. 다행히 새벽 5시쯤이라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건물 절반이 탔고 약은 전부 버려야 했어요. 그래도 약국은 계속해야 했어요. 조제약을 매주 받아 가던 단골 환자들이 있었고 매일 약을 챙겨 보내던 요양원도 있었거든요. 임시방편으로 옆 상가의 사무실을 임대하고 주변 약국에서 약을 빌려 업무를 봤어요. 새로 뽑은 약사, 직원들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고요. 겨우 인턴 약사였는데 가장 오래 일했으니 제가 할 일이 아주 많았어요. 약국이 안정될 때까지 몇 달 동안 정말 고생을 많이 했지만 배운 것도 참 많았어요.” 약국 동료들과 함께./ 손정은-한국, 호주에서 비슷한 기간 동안 약사로 일했어요. 두 나라의 약사 생활을 비교한다면요? “어떤 지역의 어떤 약국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르겠지만 양국의 바쁜 약국을 비교하면 평균적인 업무 강도나 근무 시간은 한국이 더 높은 것 같아요. 한국은 주 업무가 처방전 조제/검수, 복약상담, 일반약 상담 및 판매예요. 대체로 복약 상담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요.  호주에선 처방전 조제는 조제 보조직원들이 대부분 하고 약사는 처방전과 조제된 약 검수, 복약상담, 일반약 상담 및 판매 외에도 다양한 전문서비스를 제공해요. 예방접종도 하고 의료기기도 판매하죠. 마약 중독자 치료 약도 약국에서 투약해요. 캐나다에선 더 범위가 넓어져서 처방전을 수정하거나 약 복용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어요. 주별로 법이 달라 약사 직무도 조금씩 다른데 일부 주에서는 약사에게 처방권도 줍니다. 한국과 달리 호주, 캐나다에선 처방 검수 과정에서 의사와 전화나 팩스를 통해 연락하는 일이 자주 있기도 해요.” 호주 시드니에서 지내던 시절./ 손정은 인턴 약사를 끝내고 정식 약사 생활을 막 시작한 2017년. 호주 생활이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무렵 손씨의 남편은 그에게 캐나다 이민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반대했다. 호주에서 약사로 자리를 잡고 영주권도 곧 신청할 수 있는 상황인데 다른 나라로 가는 게 내키지 않았다.  -캐나다행을 결심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캐나다 영주권 신청 기준이 낮아져 당시 저와 남편이 가진 조건만으로도 영주권 신청이 가능했어요. 사실 호주로 떠나기 전 캐나다 이주를 고민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남편이 캐나다 이야기를 꺼냈을 때 관심이 아주 없진 않았어요. 다만 새로운 나라에 정착해 적응하며 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냥 호주에 남고 싶다고 했죠.마음을 열기 시작한 건 캐나다에선 약사 시험에 합격하기 전에도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부터였어요. 비자 문제를 먼저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메리트거든요. 호주에선 일단 약시 시험에 합격해야 뭐라도 시작할 수 있었고, 합격한다고 해도 바로 영주권을 받을 수 없어 몇 년을 고생했거든요. 캐나다 약사 시험을 준비하면서는 그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돼 좋았어요.그렇다고 해도 굳이 떠나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캐나다에서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계속 마음 속에 남더라고요. 주변에서 호주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미루다 영주권 조건이 달라지면서 결국 호주로 오지 못하게 된 사람들을 보기도 했고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저도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어요. 호주가 싫어서가 아니라 캐나다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돼 떠나기로 결정했고요. 지금은 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못 할 도전일테니까요.” -캐나다 이주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캐나다 이민성에 제출해야 하는 영어 성적 때문에 아이엘츠 시험을 다시 쳤어요. 두 달 동안 네 번 정도 시험을 쳤는데 세 번째 시험에서 목표 점수가 나왔어요. 서류 준비를 하고 영주권을 신청해 승인받았어요. 중간에 서류 문제로 한 번 영주권 승인이 거절돼 총 1년 3개월 정도 걸렸어요.  캐나다 약사 시험은 호주에서부터 독학으로 준비했어요. 필기부터 실기(구술) 시험까지는 호주와 같지만 캐나다는 거기에 추가로 주별로 법이 달라서 약사법 시험을 따로 쳐야 합니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1, 2차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캐나다에 올해 5월 와서부터는 지난 6월까지 3차 구술시험과 법시험을 치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약국에 인턴 약사(student pharmacist)로 실습을 나가고 있어요. 처음 캐나다 이민을 결심한 때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만 4년 정도가 걸렸네요.” -캐나다로 떠나기 전 몇 달간 호주를 돌면서 여행도 하고 로컴 약사로 일했어요. “남편과 호주 생활을 잠시 정리하고 캐나다로 이주하기로 하니 호주에서의 남은 시간이 좀 애매했어요. 7개월 정도가 남았거든요. 마지막 한 달은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죠. 선택지는 몇 가지 있었어요. 제일 쉬운 건 살고 있던 시드니의 집 렌트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남편이 전근을 갈 수 있는 지역 또는 제가 6개월 계약직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거였죠. 마지막이 로컴 약사로 6개월 동안 떠돌면서 일하는 것이었어요.  로컴 약사는 정규 약사의 휴가/병가/퇴사 등으로 공백이 생겼을 때 임시로 일해주는 약사예요. 호주 전국 각지의 많은 약국에서 로컴 약사를 구해요. 고민이 많았는데 나중에 돌아봤을 때 어떤 선택을 제일 잘했다고 기억하게 될까 생각해보니 답이 나왔어요.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었죠.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냥 한 번 부딪히고 그만큼 성장해보자 싶었죠.  그러고 나서 차에 실을 수 있을 만큼의 짐만 들고 여기저기 떠돌면서 7개월을 보냈어요. 생각보다 공백 없이 꾸준히 일할 수 있었어요. 여러 지역을 다닐 수 있었고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며칠마다 확확 바뀌는 생각들을 남편과 많이 나누기도 했고요. 힘들었지만 즐겁고 보람 있었어요.” 호주 드라이브스루 약국에서 로컴 약사로 일하던 시절./ 손정은씨 유튜브 채널 ‘둥근이가 떴습니다 Doongs’ 캡처-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첫 로컴 약사 일은 2019년 10월 말쯤 시작했는데 한국에선 없는 드라이브 스루 약국에서 일했어요. 재밌었어요. 1~2번 창구에선 처방전을 넣거나 필요한 일반 약을 주문할 수 있고, 3~4번 창구에선 조제된 약을 받아가는 식이었죠. 이런 약국은 대지가 넓어야 해서 한국에선 경험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먼지폭풍이 몰려왔을 때의 모습./ 손정은씨 유튜브 채널 ‘둥근이가 떴습니다 Doongs’ 캡처좋은 경험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두 번째 지역은 멜버른에서 6시간 정도 떨어진 내륙 마을이었는데 호주 중심에서 있는 사막에서부터 몰려오는 먼지폭풍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미세먼지보다 10배는 더 힘든 상태였는데, 그게 2~3일에 한 번씩 몰려왔거든요. 숙소가 가건물처럼 된 곳이라 집 안으로도 먼지가 많이 들어왔어요. 4주간 머물렀는데 정말 공기의 소중함을 뼛속 깊이 느꼈습니다.  해안 관광지에서 일한 적도 있었는데 그땐 물의 소중함을 느꼈어요. 숙소가 리조트였는데, 욕조에 물을 받으니 녹차 같은 물이 나왔어요. 녹차 스파를 제공하는 줄 알고 담당 직원에게 문의하니 이건 잘못된 건 맞지만 리조트 잘못은 아니고 최근에 비가 많이와서 그런 것이니 시청에서 해결해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숙소를 옮기긴 했는데 새 숙소에선 또 물에서 소독약 냄새가 많이 나고, 눈도 따갑더라고요.” 호주 케언즈에서./ 손정은 -호주의 많은 곳을 다녔을 것 같아요.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어디였나요? “여행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하진 못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마지막 여행이 취소되기도 했고요. 그래도 동부 해안 쪽은 거의 다 돌아봤는데 정말 좋은 곳이 많아요. 캠핑하면서 여행 다니는 걸 정말 추천해요. 제일 좋았던 곳은 나루마(Narooma)라는 지역이었어요. 호주 땅 모양을 닮은 구멍이 있는 바위도 있고, 야생 물개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물 색이 정말 예뻐요.” -캐나다 약사로 일하는 대학 동기가 해외 약사 생활에 대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느낌. 언어와 문화, 나 자신에게 항상 도전해야 하는 시간들’이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정말 겪어보니 그렇던가요? “불구덩이라고까지 할 건 아니지만 고생길이라는 건 확실해요.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사서하는 고생이죠.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경쟁하며 먹고 살아야 하니 남들보다 몇 배로 더 노력해야 합니다. 호주에서 5년 정도 일했고 지금은 캐나다에서 두 달 가까이 약국 실습을 하고 있는데 약사로 일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끼지만 외국인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설움이나 부담감도 없지 않아요.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해외 생활을 오래할 수 없을 거예요.” 휴식 중인 손정은씨./ 손정은 -서울대에 붙고도 부산대 약대를 선택할 정도로 안정적인 길을 추구했어요. 근데 지금은 한국은 물론 호주, 캐나다를 거치며 두 개 나라의 약사 자격을 더 취득할 정도로 도전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 성격 자체가 변한 것일까요?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많이 바뀌었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말씀을 드릴 순 없어요. 스스로 계속해서 도전 과제를 찾으러 다니는 건 아니라서요. 눈 앞에 주어진 상자를 놓고 한참 들었다 놨다 고민하다 두 눈 질끈 감고 한 번 열어보는 모습을 상상해보시면 그게 저예요. 과거에는 생각만으로 그쳤을 일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는 남편 덕분에 많이 얻었어요. 힘든 순간들도 많았지만 결국 도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앞으로 2년 동안은 캐나다에 있을 거예요. 그 후에 캐나다에 살게 될 지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될 지는 모르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캐나다에서도 여러 지역을 여행 다니며 일해보고 싶지만 좋은 곳을 찾으면 오래 머물거나 아예 눌러 살지도 몰라요. 꼭 어떤 일을 해야겠다, 언제 어디로 가야겠다는 계획은 없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목표는 다른 사람이 아닌 제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에요. 살다 보면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있을 수는 없어요.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을 가다 보면 힘든 일이 생겨도 남 탓하지 않고, 스스로 헤쳐 나가겠죠. 다행이 그 길을 혼자 가는 건 아니라 외롭진 않을 것 같아요.” 글 시시비비 포도당시시비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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