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둘이 참 어떻게 저렇게 다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딱 첫 느낌부터도 완전 상극이었고.

나리는 항상 베실베실 웃으면서 뭐든지 오케이 하는 반면 화신이는 정말 보도국장보다 컨펌 받기 어려운 그런 차가운 이미지잖아.

날씨에서도 보여지듯 모든걸 감싸주는 해와 모두를 등 돌리도 피하게 만드는 번개같은.

메인 럽라가 둘이라는 걸 알고 봤으니 서사를 찾고, 숨겨놓은 연출을 발견하려고 복습했으니 우리야 설렜지만 관찰자 입장에서는 저 연애가 잘 되려나 싶을만큼 안 맞잖아 보였을지도 몰라.

달라서 매력을 느낀 연애는 그 설렘이 사라지면 사랑이 깨지는 속도도 더 빠르니까.

사소한 거 하나가 달라서 시작했기 때문에 그 사소함으로 마찰이 생기고, 그걸 해결하는 성격도 다르니 이별에 이르기 더 쉽겠지.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는 것 같더라.

항상 오케이만 해서 자기 손해보는 나리가 답답하고 미련하다는 눈빛의 화신이가, 그런 표나리를 위해 한 발짝 물러날 줄도 알고 좀 기다릴 줄도 알고.

또 나리는 가끔 지랄하는 치열이 한정 따박따박 말하기를 방송국 사람들에게도 하기 시작했어. 화신이가 반한 포인트인 당당함을 만인에게 보여주기 시작한거지.

그 변화가 참 좋았어. 물론 한 면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지만 대부분 한 면만 보여준 채 살아가니까.

동전의 양면 같던 두 사람이 만나 온전히 동전 하나처럼 색다르고도 조화로운 모습이 그냥 매 회마다 참 보기 흐뭇할 정도로 좋더라.

나보르기니 덕분에 화신이가 특히나 더 많이 변했는데, 22회 엔딩씬 봐봐ㅠㅜ

사실 인별스포(부들부들) 밟고 봐서 본방때는 개빡쳤는데 ㅋㅋㅋㅋ 돌려볼수록 와 진짜 사랑하네 라는 생각이 들더라.

복습해보니까 이름 알려지는게 싫어서 입원은 고사하고 병원도 안오겠다는 청개구리를 나리 이름으로 오게했잖아.

나리 얼굴 알려지는 것도 감안한채.

그렇게 9시 뉴스 앵커자리를 꼭 사수하고 싶어했던 이화신이, 그 자리는 물론이고 온 국민에게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될 치부를 단 한 사람만을 위해 말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해.

시청자에게는 양심 선언 같은 거였을지 몰라도, 20년 가까이 하나만을 바라보고 온 화신이에게는 그 고백은 20년의 자신을 그리고 그 먼 미래를 내려놓는다는 의미였을거야.

이렇게 생각하니까 진짜 눈물이 나더라.

화신이가 나리 만나고 정말 많이 변하고 또 나리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결혼하자는 말이 그냥 놓치기 싫기 때문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애샛기 키운 느낌이 들더라 ㅋㅋㅋㅋㅋ

암튼 하고 싶은 말은, 수채화를 그리다 보면 인접한 두 물감 사이에 물이 살짝 많으면 두 색이 인조적으로는 나올 수 없이 특이하게 섞이는 경우가 있어. 노을이나 나뭇잎을 표현할 때 쓰면 참 예쁘고 신비롭기까지 해.
신나리는 두 물감처럼 물에 의해 서로를 위해 잘 어우러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고유하게 그리고 특별하게 서로에게 물들어간 물감같은?

결론은 개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