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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나바지오의 전설

이응(175.203) 2017.05.28 23:36:16
조회 2007 추천 44 댓글 24
														

[민미양] 포롤의 {3회때 아구스 부하가 경찰에 연행되고(중략)그냥차사고라고얘기할수밖에는없는 시진의 마음} 소재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짧아요; 유시진의 거짓말을 이미 이전 리뷰들에서 여러번 다루었기 때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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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다친 사람은 없어요?"
"단순교통사고였습니다. 다들 당황했을텐데 괜찮습니까?"
"저희도 뭐, 응급이 일상인 사람들이라..."
"다행입니다. 전 그럼 볼일이 있어서."


 

시진은 모연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아.

무기밀매 사건은 모연과 상관없는 시진의 일이고 군 외부인인 모연에게 해줄 말이 아니니까.

시진은 가장 납득하기 쉬운 말로 모연에게 둘러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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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죄송한데 와이파이 비번 좀 알 수 있을까요?"

"죄송하지만 군용 와이파이는 민간인 접속이 제한됩니다. 보안규정상."

 


점점 멀어지던 시진은 대영의 말에 순간 으잉? 해서 뒤를 돌아봐.


이후 8회, 가장 먼저 군용 통신선이 복구되고 전화도 문자도 톡도 되지 않던 고철덩어리에 불과한 핸드폰을 하냥 들고다니던 의료팀에게 그를 알리러 온 기범의 뻘쭘해진 상황을 보면 그 때 당시 의료팀은 군용 와이파이를 쓰고 있었어.

따라서 현재 이 상황에서 대영이 말한 군용 와이파이의 민간인 접속 제한은 모두 대영의 거짓말인 거지.

모연을 와이파이 핑계로 시진의 차에 태워보내기 위한 대영의 센스있는 작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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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 인터넷 카페가 있습니다. 마침 중대장님이 그곳을 지나가십니다. 태워다드릴 수 있을 겁니다. 안 그렇습니까?"

"부중대장 뭐 잘못 먹었습니까?"

"제 걱정은 마시고 다녀오십시오. 단결!"

 

 

시진이 어느새 그들 옆으로 돌아와서는 당황스럽다는듯 말하지만, 대영은 어느새 니맴내맴 너님 마음 내가 다 알아여 하듯 장난스레 경례를 붙이고 사라져.

대영은 시진의 타는 속을 알고 있었어.

모연에게 다가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모연 주위를 빙빙 맴돌며 속을 태우는 불쌍한 팀장님을 대영은 남자답게, 전우애로 도와주었던 거지.


어색함에 서로 눈도 못 마주치는 두사람은 이 상황이 당황스러우면서도 싫지만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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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우르크 풍경이 보이지도 않는지 모연은 새로 개업할 자신의 병원 건물 계약 문제로 바빠.

시진은 8개월 만에 자기 차 조수석에 앉아 있는 모연이 새삼 신기하고 좋은데 모연은 그저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아서 시진의 마음이 내심 서운하지 않았을까?

 


"이사합니까?"
"아뇨. 병원 때려치우고 개업하려구요."
"이사장이랑 스캔들 때문에?"
"어떻게 알아요?"
"강선생 자리 비우면 의료팀들 다 그 얘기만 하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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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모연이 의료팀들에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한 여파는 이렇게 컸어.

카더라가 아닌 당사자 입에서 나온 호텔 발언은 여러 사람의 입을 즐겁게 했지.

모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 말들은 시진의 귀에 쏙쏙 박혀들었어.

좋아하는 사람 얘기는 천리 밖에서도 들리는 법이니까.

 


모연이 다니는 병원의 이사장이라는 자식이 모연을 호텔룸으로 데려갔다가 까였다는 부분이 그 이야기의 핵심이었지.

시진은 안 듣는 척 모든 정보를 접수했고 그 얼굴도 모르는 이사장이란 놈팽이를 패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거야.

 

 

"좋은 남잔 아니었나 봅니다."
"좋은 놈이었음 제가 여기 안 왔겠죠."

 


순간 시진의 미간이 더 좁혀져.

정말 이사장한테 모연이 넘어갔더라면 시진은 이렇게 모연을 다시 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을거야.

이어서 아주 딥빡한 표정으로 시진은 말해.

 


"그런 놈 만나라고 물러나 준 게 아닐텐데."
"만난 게 아니라! 아우! 설명하자면 길구요, 암튼 오게 된 과정이 뭐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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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진이 물러나준게 아니라 모연이 시진을 찬 거지만 그 전후관계는 사실 두사람에게 중요하지 않아.

두사람은 서로가 싫어서 헤어진게 아니었으니까.


시진은 그 이사장을 머리 속에서 500번 정도 저격하느라, 모연은 스캔들을 들킨 민망한 마음에 둘은 잠시 말이 없어.

 

 

"저긴 어디예요?"
"멀어요."
"내가 거리 물어봤어요? 근데 지금 나한테 신경질 내시는 거예요?"
"누가요."
"지금 신경질 내시잖아요."
"아, 뭐가요."


 

신경질 내는 시진과 그런 시진이 참 어이없는 모연은 서로 약간은 냉랭하고 어색하게 예화의 가게에 도착해.

 

모연은 시진의 이런 신경질이 내심 싫지 않았을거야.

시진이 신경질을 낸다는 건 모연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에 질투를 느낀다는 거고, 그 말은 여전히 그가 모연에게 아주 관심이 많다는 뜻이니까.

 


예화의 가게에 들어가면서 시진은 모연보다 몇걸음 앞서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

심통난듯 그녀의 걸음을 맞춰주지 않는 시진을 쫓아 모연이 걷다못해 종종종 뛰어가.

아마 다른 남자를 잠깐이나마 고려한 모연에게 부리는 골난 시진의 아이같은 심술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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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와이파이 되는 거 맞아요?"
"잘 뒤져보면 여기 어디 미사일도 있을 걸요?"

"일 보고 여기서 기다려요. 한 시간이면 됩니다."

 


시진은 이제 그의 일상 속을 함께 하고 있는 모연을 신기하고 행복해하며 바라보다 일을 하러 가.

아까 모연에게 거짓말했던 그 무기밀매 사건에 대한 진상을 상부에 보고 하기 위해.

시진은 이때까지도 모연을 자신의 일과는 아주 무관하게 생각하고 있었어.

당장 그날 밤에 생길 큰 사건을 조금도 예상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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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진에 갔다가 대영의 전출명령에 대해 씁쓸함만을 안고 돌아온 시진에게 모연은 신경을 끌 수가 없어.

그래서 시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묻고 대답하다가 두사람은 공통화제인 대영과 명주 사이를 이야기 하기 시작했어.

 

명주와 무슨 사이이길래 모연에게서 알듯말듯한 날선 느낌이 풍기는지 시진은 궁금하지만 굳이 물어보지 않아.

지금 중요한건 모연이 시진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는 거니까.


다운타운으로 오는 차 안에서도 내내 시진에게 퉁명스럽던 모연이 이제는 그에게로 고개를 돌리고 말을 걸기 시작했어.

시진은 그게 못내 반가워서 대영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 사령관에게 들던 원망의 마음이 조금씩 사그라 드는 것 같아.

내친 김에 시진은 모연이 보고 싶어 하던 나바지오 해변에 그녀를 데려가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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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그 해변 갈 겁니다. 일 바빠지기 전에 가보면 좋을 것 같아서."
"멀다면서요."
"머니까. 오래 같이 있고 싶거든요. 이쪽이에요."

"..."

 


모연은 여전히 자신을 향해 있는 시진의 마음이 자꾸 느껴져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

시진이 이끄는대로 따라가자니 마음은 기쁜데 머리는 이래도 되는지 답이 나오지 않지.

 

모연의 머뭇거림에 시진이 돌아서서 모연에게 또 한 번의 낚시질을 해.

대영과 명주의 러브스토리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따라오라고.

모연은 못이기는 척 시진의 낚시질에 휙 낚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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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그러니까 명주, 서상사님, 유대위님이 삼각관계라구요?"
"네."
"지금도 유효하고?"
"네."

 


도망갈듯 도망가지 않는 모연에게 시진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

은근슬쩍 자신과 명주의 사이는 그저 명주의 아버지의 욕심일 뿐이고, 명주의 연인은 대영임을 밝히지.

 

얼마 안 있으면 명주가 파병을 올거고 그와 명주의 사이가 그냥 선후배 간이 아니라는걸 모연도 알게될테니, 여기저기서 소문으로 듣고 모연이 오해하기 전에 시진은 자신의 입으로 먼저 정확하게 알려주고 싶었거든.

하지만 모연에게 가장 크게 들리는 정보는 시진이 명주의 남편감으로 점찍어진 남자라는거야.

 

시진에 대한 모연의 감정이 미련이라기엔 짙고 진심이라기엔 두려운 상황에서, 이 남자가 누군가의 사윗감으로 낙점된 사람이라니 어떤 여자가 멈칫하지 않을 수 있겠어.

그것도 과거에 같은 남자를 사이에 두고 좋지 않게 얽혔던 후배의 남편감이라니 모연에게는 정말 달갑지 않은 상황이지.

 

보트에 먼저 타서 그녀의 손을 잡아주려는 시진의 손을 외면하고 모연은 일단 물어.

당신 손을 잡을지 말지 당신 대답을 듣고 결정하겠다는듯이 고집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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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유대위님 입장은 어떤데요?"
"내 입장이 왜 궁금합니까? 뻥 찰 땐 언제고."

 


모연은 순간 아차 싶어져.

마치 내 남자 단속하는 여자처럼 굴었다는 생각이 퍼뜩 든거야.

 

사실 따지고 보면 아직 시진과 모연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아니, 모연은 시진을 오래 전에 차버렸지.

 

모연이 시진에게 그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는 관계인데 모연은 마치 자신이 시진의 주변 여자관계를 모두 알아야 하겠다는 듯 물었으니 참 상황이 이상해졌어.


멍한 사이 시진에게 손목을 잡혀서 보트에 타긴 했는데 모연은 이 무안함을 감출 수가 없어.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고, 날 차놓고 왜 내 주변 여자가 궁금하냐고 시진이 책망하는 것 같아서 모연은 한편으로는 가슴이 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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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물어본 거예요."
"..."
"그냥 물어본 거라구요. 대위님 입장 안 궁금하다구요."
"방금 표정은 되게 궁금했는데..."

 


시진은 이때 내심 많이 기뻤을거야.

시진에 대한 모연의 독점욕이 찰나나마 그의 눈에 보였으니까.

자신과 명주의 사이를 신경쓰는 모연의 모습에 희망을 가졌겠지.

아직 우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들떴을거야.

 


우리 드라마에서 유대위가 강쌤한테 훅 얼굴을 들이대는 때가 꽤 있잖아.

1회 진료실에서도 그렇고 3회 여기 보트에서도 그렇고, 9회 유푼젤 창문에서도 그렇고, 여기저기 그런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난 그런데서 강쌤이 처음부터 참 유대위를 마음에 들어 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라.

솔직히 맘에도 없는 남자가 자기 얼굴을 확 들이미는데 어떤 여자가 식겁 안하겠어. 순간 손이 나가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근데 강쌤은 한번도 유대위가 들이댈 때 피한 적이 없어.

그런것만 봐도 강쌤은 유대위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확실히 꽤 마음에 들어한거지.

에구에구 이쁜 우리 강쌤(하트하트하트하트X백만개)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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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도착해 시진은 모연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모연은 이제 나 정신 차렸다는 듯 그의 손을 외면하고 혼자 씩씩하게 보트에서 내렸어.

정말 쉽지 않은 여자구나 싶어서 머리를 긁적이며 시진이 모연을 따라서 걸어.

 


"근데 여기 진짜 뜬금없다. 어떻게 이런 곳이 있죠? 기절하게 예뻐요."
"그럼 또 와요."
"..."
"이곳 사람들은 이 해변에서 돌을 가져가면 반드시 이곳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믿거든요. 자요."

 


솔직하게 좋아해주고 기뻐하는 모연을 보고, 시진은 모연의 마음이 점점 그에게로 가까이 오는 것 같아서 퍽 기뻤을거야.

나바지오의 전설을 이야기해주며 시진은 모연에게 돌을 건네.

그리고 이 돌을 가지고 다음에 또 '같이' 오자고 마음을 표현해.

유시진은 언제나 강모연에게 마음을 숨기지 않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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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배는 왜 여기 이러고 있어요?"
"홀려서. 아름다운 것에 홀리면 이렇게 되죠."


 

배의 전설을 이야기하면서 마치 자기는 배의 그 마음을 다 이해한다는 듯 말하는 시진이 재밌어서 모연은 물어.

 


"홀려본 적 있어요?"
"있죠. 알텐데."

 


모연은 자신을 바로 보며 말하는 시진에게 당황을 감출 수가 없어.

시진의 대책없는 솔직한 고백에 놀라고, 그의 고백에 심장이 떨리는 자신에게 또 놀라.

 


시진은 모연에게 다가가는 걸음을 늦출 생각이 없어.

모연과 8개월 전 그렇게 헤어지고 금방 괜찮아질 것 같았던 마음은 내내 괜찮지 않았어.

그런데 길다면 긴 그 시간동안 잊지 못한 여자가 다시 한 번 그의 인생에 들어온거야.

 

시진은 이 우연같은 운명을 그냥 지나쳐가게 둘 마음이 이제 없어.

이건 모연을 잡으라고 하늘이 그에게 주는 기회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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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아직 대답을 못 들은 것 같은데... 잘 지냈어요?"
"..."
"여전히 섹시합니까? 수술실에서?"

 


모연은 순간 현실을 깨달아.

자신은 이미 순수를 잃은지 오래인 의사라는 걸.

예전의 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메스를 들던 모연을 기억하고 '여전히' 그렇기를 바라는 듯한 시진에게 모연은 그의 기대와 같은 대답을 해주지 못해.

 


"오해하셨나본데, 나 여기 봉사니 사명감이니 좋은 뜻으로 온 거 아니에요. 나보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 잠시 날 끌어내렸어요. 끌려내려온 곳이 여긴거죠."

"..."

"그리고 나 이제 수술 안해요. 수술 실력은 경력이 되지 못하더라구요. 금방 돌아갈거고, 돌아가면 다시 있던 자리로 올라가야 해서 아주 바빠요."


 

하지만 모연은 그렇다고 자신을 포장할 생각은 없어.

그래서 시진에게 솔직하게 이야기 한거야.

 


난 이제 봉사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던 그런 의사가 아니라고.

봉사와 사명감으로 일해야 하는 곳을 난 이제 끌려내려왔다고 표현한다고.

경력이 되지 못하는 수술은 이제 더이상 안한다고.

난 높은 곳으로 가길 원하는 사람이라고.


난 당신이 안부를 묻고자 한 그 강모연이 아닌지 한참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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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이거요. 나보단 대위님이 빠를 것 같아서요."

"..."

"확인해봐요, 진짜 돌아와지나."

 


그리고 모연은 시진에게 돌을 돌려줘.

모연에게 시진이 주었던 진심을 다시 그에게 돌려준거야.

 

그 전설은 당신 혼자 확인해보라고.

난 당신과 함께 이곳에 다시 오지 않을거라고.

 

 

 

 

이어지는 글 : 타협할 수 없는 가치 / 짤줍갤에 들마리뷰글은 새삼 뜬금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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