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2년 해병-르네상스 - 파리에서 센조이 , 작가 뽀릅 갱뱅 해병 , 그는 고흐흑 해병의 파트너였다.)
내 친구와 나는 전국일주 여행기를 찍고 체험하고 있었다.
특전사 출신인 내 친구는 무서울 것 하나 없이
번지 점프든 , 계곡다이빙이든 높은산이든 깊은동굴이든 어디든,
그야말로 전국 방방곡곡 어디든 맘 내키고 도전 의식이 샘솟는 곳은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다.
그러다 내 친구는 어느 날 ' 포항 '이라는 도시에 관심이 확 쏠리기 시작했다.
건장한 성인 남자는 납치 당한다. 사람을 잡아 먹는 식인귀들이 돌아다닌다.
비정상적으로 화재가 많이난다. 나라에서도 사실을 엄폐중이다.
알수없는 똥꾸릉내가 주위에서 나기시작한다면 숨죽여 도망쳐야 한다 등등.
괴담만 무성하게 들려오는 그 곳의 실체에 집착적으로 흥미를 가지는 그의 모습에,
나는 이번 만큼은 그를 만류하기 시작했다.
' 포항만큼은 안되.. 거기 들리는 소문만해도 어마무시해.. 실제로 실종된 사람들도 많이봤다고.. '
' 야 남자 새끼가 그런 소문정도로 무서워할게 뭐가있냐? 국내에 우리가 안 가본 곳이 어디 있다고?
여차하면 도망치면 되는거고, 그리고 개병대 처럼 병든닭같은놈들한테 뭐하러 쫄고있어 '
하지만 도시전설에 가까운 포항해병 정체의 궁금증에 대한
그의 고집은 너무나도 완고했고,
이번만큼은 그를 따라가지말까..하며 수백번을 고민했지만
결국 같이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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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air }
- 어서와ㄹ 아ㅆ -
' 이요 ~ 도시 초장부터 분위기 좀 살벌하다?
간판에 뭐라고 적힌거냐? 아ㅆ ?
야야야 ! 배고픈데 폰을 근처 밥 집좀 찾아봐봐 '
운전하며 한참 들떠있는 내친구를 보며
나는 알 수 없는 불안함에 계속 마른침을 꼴깍꼴깍 넘기고있었다.
친구 말대로 근처 밥집을 찾아보던 나는 또 다시 위화감을 느꼈다.
' 야, 여기 근처에 밥집은 많은데.. 마지막리뷰 같은게 다 10년 씩은 된거 같은데?
여기 진입하고 골목쪽으로 돌면 홍콩반점 바로 나오긴 하겠다. '
' 또 뭐가 대수라고 촌동네라 업데이트 안된거겠지,
할튼 평소랑 다르게 웰케 쫄아있냐! 짜장면 빠르게 한 그릇 때리고 동네 돌아다녀보자 '
차에서 내린 나는 다시 한번 이 장소 자체의 어색함을 느꼈다.
간판이 없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 .. 음... 여기 주소 맞지? 간판이 없는데.. 딴 곳 갈까? '
친구가 대충 둘러보더니 말했다.
' 주차까지 다했는데 또 어딜가냐, 문에 -영업중- 걸려있네 들어가면되지 '
-짤랑 짤랑-
내 친구가 먼저 작은카메라를 들이밀며
벌컥, 문을 열고 들어갔다.
허름한 가게안이다.
이상하다, 내부는 중국집 같지만 중국집 같지 않은 분위기가 있다.
메뉴는 모르겠다. 구불거리는 글씨로 쓰여있다.. 저게 뭐더라.. 오도체..?
난 순간 여긴 너무 위험하다 생각이 들었다.
' 장사 중 이신가요? '
친구가 둘러보며 말했다. 난 다급하게 친구팔을 잡으며 말했다.
' 야 여기 지금 나ㄱ.. '
' 네, 어서 오십쇼 . 편한데 앉아주세요. '
주방 쪽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방틈새로 앞치마가 왔다갔다하는게 보인다.
여기.. 조금 퀘퀘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친구가 카메라를 여기저기 돌리며
,벽에걸린 메뉴판을 살피더니 말했다.
' 뭐야 메뉴 뭐라고 적힌거야.. 사장님 ! 여기 짜장면 두 그릇되나요? '
주방이 잠시 조용해지더니 주방입구 쪽으로 덩치 큰 주방장이 스윽 나와선
우릴 쳐다보았다. 빨간앞치마에 빨간요리모자, 나시에 반바지를 입었는지 앞치마외엔 뭔갈 입은거처럼 보이지않는다.
잠깐 빤히 서있더니 말했다.
' 음.. 처음보는 손님들 같은데, 여긴 해병-짜장은 팔지않아요, 내가 몸이 안좋아서..
그리고 여기 인기 메뉴는 포항리탄 스파게티요. '
내 친구는 아까보다 조금 더 신난 듯이 말했다.
' 그럼 그걸로 두 그릇 주세요! '
주방장은 살짝끄덕이더니 뒤돌아 들어갔다.
얼핏 보긴했지만, 그의 뒷모습에도 앞치마 말곤 옷이보이지않았다.
내 친구는 내쪽으로 다가와 말했다.
' 야야야! 봤냐? 봤지! 저 사람 진짜 해병인가봐 ㅋㅋㅋ .
와 포항 오자마자 만나게될 줄은 몰랐는데, 진짜 ㅈㄴ신기하다.
진짜로 똥주는거 아냐?? ㅋㅋㅋ '
나는 이 와중에도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못하고 손톱을 까득까득 물어뜯고있을때
내 친구는 더 들뜬채로 카메라를 몇번이고 돌려보며 흥분했다.
터벅터벅.. 김이 풀풀올라오는 큰쟁반 두 개와 찻잔 두 개를 맨손으로 들고
주방장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 메뉴 나왔다네, 흠..많이 어린친구들 같은데.. 어디서 왔다고 했지..? '
내 친구가 대답했다
' 저희 경기도 파주시요! 와 이거 양 왜이렇게 많아요? 안뜨거우세요? '
주방장은 대꾸도 하기싫다는 식으로 말했다.
' 조용히 이것만 먹고 왔던대로 다시 돌아가게,,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
주방장은 휑하게비어서 맨살이들어나는 뒷모습으로 주방쪽으로 들어갔다.
친구는 흥.. 하는 표정으로 주방장을 쳐다보곤,
' 음.. 그래도 음식냄새는 생각보다 괜찮은데? ' 하며
나랑 같이
고기건더기를 포크에찍고 면을 돌돌말아 한입 씩 크게먹었다.
순간 형용할 수 없는 역함에 나는 아까부터 웬지모를 긴장을 계속하고있던 탓에
사레까지 걸려 켁켁거리며, 쟁반을 떨어뜨렸고,
친구는 두세번씹자마자 ' 아오 씹.. ' 이러면서 비위 상한 표정으로 먹던걸 뱉었다.
같이나왔던 차로 입가심을 하곤 웩웩 ..우웩 ..거렸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듯한 표정으로 책상을 쿵쿵내려치더니
아직 김이 모락모락나는 쟁반을 들고 일어섰다.
나는 켁켁거리며 친구를 따라가려다 의자에서 헛디뎌 바닥으로 쓰러졌다.
친구는 그대로 주방까지 성큼성큼가더니
손에 들고 있던 쟁반을 집어던지며,
' 이 미친 노망난 개병대새끼가 !!! ' 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순식간에 우당탕탕 , 투당당탕탕... 사람과 사람이부딪히고, 집기류가 떨어지고
큰 목소리와 난장판이 되어가는 소리가 동시에 들리더니 곧 조용해졌다.
내가 바닥에 주저앉아 겁에질린채 고개만 푹숙인채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던 찰나
주방에서 한명이 나와 내게 다가왔다.
.
.
.
' 친구분이랑은.. 잘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손님분께도 사과의 의미로, 메뉴를 새로 가져왔습니다. '
그는 나를 일으켜 다시 의자에 앉혀주곤
다시 김이 풀풀나는 쟁반을 내주었다.
' 아까랑은 분명 다를겁니다. 믿고 한입만 드셔보시지요. '
나는 덜덜 떨면서 새로가져온 메뉴를 먹어보았다.
....
.....
' ....확실히.... 아까랑은 다른 것 같네요.. 먹을만해요... 이건 무슨 메뉴죠..? '
주방장은 기분이풀린듯 살짝웃으며 말했다.
' 이 메뉴는 파주리탄 스파게티 입니다. 손님 분은 저희 가게와 잘 맞으시는군요,
즐거운 포항 여행 되시고, 자주 놀러 오시기 기다리겠습니다. '
나는 주방장이 건네주는 친구의 카메라를 받곤,
가게를 나오면서 카메라에 찍혀있던 주방에서 요리과정을 보았다.
음.. 웬지 또 출출해 지는걸..?
친구 녀석과 한 몸이 된 듯 더욱 돈독해진 여행이었다.
자주 만나러 여행을 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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