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SS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투에서 적절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승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어떤 시기에 어떤 스킬을 올리고 어떤 스탯을 올릴 지에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플레이어라고 해도 적절한 전투 전략을 수행한다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반면에 어떤 스킬을 얼마나 올리고 어떻게 스탯을 올릴지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플레이어라도 전투마다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면 계속 죽을 수밖에 없다.

다음부터 서술할 전략들을 게임 내내 항상 차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번의 전투에서 최소한의 적들과 싸우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한 번에 단 하나의 적만을 상대한 뒤, 후퇴하여 최대 체력까지 회복한 후 이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한 번의 행동에 한 번의 공격만을 받게 되므로 전투 간 고려해야할 변수가 적어진다.

당신이 적을 발견했을 때 “돌겨어어어억”이라고 소리치며 탭질을 할 수도 있겠지만, 참아야 한다. 적에게 한 타일 이동할 때마다 당신이 아직 탐험하지 않은 타일이 점점 밝혀진다. 그곳에 어떤 위협이 있을지 모르고, 보통 그 위협은 더 많은 적이다. DCSS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적들이 매우 흔하다. 그와중에서도 멈추지 않고 더 다가간다면 더 많은 적들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기에서 또 다가가면… 글쎄?

탭질을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이들에겐 이것이 존재론적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질문임을 잘 알고 있다

(트로그 신도의 시체가 말을 하고 있다)

최고의 전략은 앞으로 돌진하는 대신 당신이 이미 탐험한 지역으로 후퇴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갑자기 새로운 적들과 마주하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투 간에 발생하는 여러 소음에 이끌려 찾아오는 적들을 피해야 한다. 그러므로 잠시 몇 걸음 물러나서 . 키를 눌러 대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안전한 지역에서 마법사나 궁사 캐릭터는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투척 스킬을 수련하거나 심지어 아예 수련하지 않았더라도 돌멩이나 부메랑을 던지며 조금이라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완드를 쓸 수도 있고, 전투에 대비하여 포션을 미리 마셔놓을 수도 있다. 권능도 마찬가지다. 탭질 대신에 할 수 있는 행동은 무궁무진하다.

DCSS는 턴제 게임이다. 당신은 그 자리에 서서 적들이 다가오는 걸 기다릴 수 있다. 적이 바로 당신 앞으로 다가왔을 때 그때 공격해라. 당신이 먼저 다가서면, 한 대 얻어맞고 전투를 시작하는 격이다.

물론 상대가 창을 들고 있거나, 완드를 들고 있거나, 투척 무기를 소지한 등의 상황을 미리미리 살펴놓아야 한다.

DCSS에서 시야는 상호 동일하다. 이 말은 즉, 당신이 적을 보지 못 한다면 적도 당신을 보지 못 한다. (딥 트롤 어스 메이지처럼 벽을 뚫는 적들을 제외하면) 적들은 시야 바깥에서 당신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숙지했다면, 던전의 지형을 당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던전 저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적이 무엇이 있을까? 오크 프리스트가 대표적이다. 이 공포스런 연두색 오크가 당신의 시야 끝에 있다고 가정하자. 만약 당신이 그대로 돌진한다면 최대 6번의 이동이 필요하다. 오크 프리스트의 스마이트는 최대 17의 피해를 입힌다. 17 곱하기 6은? 글쎄, 아마 당신의 최대 체력보단 높을 것이다.

그런 원거리 위협을 지닌 적들을 상대할 때에는 일단 물러서는 것이 정답이다. 코너 뒤로 숨고, 문을 닫고, 오크 프리스트 시야 바깥으로 잠시 물러나 적이 다가오기를 기다려라.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적이 당신을 보려면 바로 옆으로 붙어야 하는 지형이겠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다. 대부분의 원거리 적들은 이런 상황에서 바로 당신 앞으로 다가오기보단, 한 칸 옆에서 떨어진 곳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직접 다가가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이다.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밑의 그림에선 사이클롭스가 3타일 바깥에서 당신을 마주하고 있다. 즉, 바위에 3번 얻어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왼쪽으로 한 칸 움직여서 사이클롭스의 시야 바깥으로 벗어나라. 물론. 이 경우에도 상술했듯이 사이클롭스는 바로 윗칸으로 다가오기보단 오른쪽 윗칸으로 움직여 당신을 원거리에서 공격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사이클롭스는 느리게 움직이는 몬스터다. (30% 느림) 당신은 더욱 뒤로 후퇴하면서 사이클롭스와 적절히 싸울 수 있는 지형을 찾아갈 수 있다.

위와 같은 경우 당신은 앞으로 한 칸 움직여야 하겠지만, 3번 얻어맞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이 원거리 공격 수단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러한 전략은 매우 유용하다. 코너 옆에 붙어서 슬링을 던지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상황이 안 좋아질 조짐이 보일 때 후퇴하여 시야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적들이 master archer라는 매우 희귀한 속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인접할 시에 원거리 공격을 하기보단 근접 공격을 할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전략으로, 켄타우로스에게 화살을 맞기보단 주먹질을 맞는 게 훨씬 낫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노력을 들인다 해도 당신은 필연적으로 다수의 적을 시야 내에 두고 전투를 벌여야 한다. 세 명의 적에게 세 번의 공격을 맞는 것과, 한 명의 적에게 한 번의 공격을 맞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좋을까? 피끓는 전투의 열광 측면에서 말고, 생존의 측면에서 말이다. 이 전투광들아.

가능하다면 좁은 길목으로 적들을 유인하여 포위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아래의 사진처럼 싸워서는 안 된다.

적들을 바로 옆에 있는 길목으로 끌어와 한번에 하나의 적만을 상대해야 한다.

주변의 벽이 일반적인 돌벽일 경우, 굴착 완드를 이용하여 길목을 직접 만들어낼 수도 있다. 두 번의 굴착으로 ‘킬홀’이라고 불리는 전투에 매우 적합한 지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은 지형은 적들이 당신에게 접근하기 위해 반드시 바로 앞으로 붙어야 하고, 다른 적들이 시야 내에 들어오지 못 하게도 할 수 있다. 물론, 아래 사진의 경우 적들이 당신의 뒤로 블링크를 할 수도 있지만.

DCSS에서 계단은 조금 특별하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적들도 당신에게 따라붙을 수 있지만 오직 바로 옆에 붙은 적들만이 같이 움직인다. 즉 계단은 수많은 적들에게서 일부만을 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전투 수단이다.

만약 매우 위협적인 적을 발견했고, 그 적이 당신 옆에 인접하지 않았다면, 그냥 계단을 타면 된다. 그 적은 당신을 따라올 수 없다.

이 ‘계단 플레이’를 할 때에는 위층으로 가능 것이 더 좋다. 정말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는 위층이 아닌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적들을 이미 모두 처리한 위층보다는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아래층이 훨씬 더 위험하다. 위층으로 올라갈 경우, 한 번의 전투를 끝낸 뒤 안전하게 휴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환물들은 당신을 따라오지 못 한다. 당신이 소환한 아군도 마찬가지다. 소환사 적이 소환물을 한무더기로 끌고 온다면 당신은 계단을 타고 올라간 뒤 소환물들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내려가 전투를 이어갈 수 있다.

좀비와 스켈레톤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 한다. 좀비와 스켈레톤은 피해를 입더라도 시간에 지남에 따라 회복할 수 없으므로, 위협적인 시체 언데드를 만났을 시 계단 플레이를 통해 안전하게 처치할 수 있다.

밑의 사진의 경우에는 총 6마리의 거미가 포진해 있다.

이때 6마리의 거미와 한 번에 싸우는 것은 좋지 않다. 시야 바깥에 얼마나 많은 거미가 다가오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다시 계단을 타고 올라가서 훨씬 더 쉬운 전투를 이어갈 수 있다.

적들이 많든 적든 간에 계단 플레이는 매우 유용한 전략이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상황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

상술한 전투 전략들은 매우 기본적인 것들만 서술하였으며, 더 심도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설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