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행 13일차

짧았던 맨체스터 여행을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내가 묵은 곳은 북런던 Harringay 쪽에 위치한 비컨스필드 호텔이란 곳이었는데

영국에서 묵었던 숙소중에 단연코 최악이었다

짧게 말하자면, 벼룩이 나온다는 리뷰까지 봤을 정도였다

내가 런던으로 돌아온 이유는 당초 계획인 캠핑이 불가능 하기도 했지만

내가 10년째 응원하고 있는, 위대한 클럽 첼시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외쳐 황 족 첼 시!!!!

경기를 보기 위해 산뜻한 기분으로 밖으로 나선 것도 잠시

스탬포드 브릿지까지 가는 구간의 지하철이 운행중지란다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원래대로면 풀럼 브로드웨이 역에 내려야 하지만

파업 땜에 얼스 코트에서 내려서 경기장까지 30분 가량을 걸어야 했다

사진은 공원이 아니라 브롬턴 묘지인데 경치가 좋아서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경기 시작 2시간전 임에도 꾸역꾸역 몰려드는 첼시팬들

쨍쨍한 날씨까지 기대감을 한층 부풀어오르게 만든다

드디어 입성한 스탬포드 브릿지

나는 무리뉴 1기 시절부터 해외축구를 봤는데

모두가 해버지의 맨유를 응원할 때도

나는 꿋꿋이 첼시를 응원했었더랬다

몸푸는 첼시 선수들

이 때는 투헬이 경질되고 막 포터가 부임한 시기였는데

난 정말 이때까지만 해도 포터가 잘 할 줄 알았다 하지만.......ㅠ

스탬포드 브릿지에 등장한 늠름한 황희찬 선수!!

그렇다 이 날은 첼시 vs 울버햄튼의 10R 경기

첼시 홈경기와 코리안 가이 황희찬을 함께 볼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매치였던 것이다!

사람들로 가득찬 스탬포드 브릿지

내가 어렸을 때 ESPN에서 보던 그 경기장에서 실제로 직관을 하게 되다니

역시 살아있기를 잘했어ㅠ

경기는 초반부터 첼시의 일방적인 공세로 진행되었다

좀처럼 골이 들어가지 않다가 하베르츠가 선제골을 넣은 뒤엔 계속 골이 터졌다

심지어 후반에 교체 투입된 브로야까지 데뷔골을 넣었다ㄷㄷㄷ

황희찬도 후반 교체투입 되어 열심히 기회를 노렸으나

울브스 공격 찬스 자체가 거의 없었던 지라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진 못했다ㅠ

결국 경기는 첼시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기념사진도 한장!

원래 첼시 유니폼을 입고 찍었어야 간지인데

메가스토어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살수가 없었다ㅎ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선수들의 퇴근길을 보기 위해 남아있다

디에고 코스타는 이날 울브스 소속으로 뛰었지만 여전히 첼시팬들에게 인기가 엄청났다

코스타의 깨알같은 팬서비스를 보며 역시 외모와 달리 마음은 솜사탕 같은 형이구나 싶었다

근데 갑자기 비명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봤는데

어디서 많이 본 실루엣이....??????

그렇다 나는 무려 황희찬 선수를 발견한 것이었다!!!

나의 사진 요청에 슈렉을 닮은 경호원이 안된다고 제지했지만

희찬황은 수려한 영어로 "last one"이라며 경호원 손을 거둔 후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저 빛ㅠㅠㅠㅠㅠㅠㅠㅠ

실제로 보면 얼굴 진짜 작고 오목조목 진짜 잘생겼음

나 사진 찍어줘서 절대 아첨하는거 아님여ㅎㅎㅎ

아 그랬구나....난 희찬황과 사진을 찍기 위해

이 먼 영국까지 온 것이었어

지금까지 영국에 체류하며 버린 돈들이 갑자기 전혀 아깝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걸어서 얼스 코트 역으로 왔다

갑자기 현실로 돌아온 기분 모든 것이 꿈만 같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