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H는 경영자로서의 자각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것 같다.

 자신과 친분이 있는 바티스타를 불러와 로얄 럼블에서 우승시킨 것도 그렇지만, 자신 스스로가 비열한 악역수행을 꺼려해서 결국 랜디 오턴을 혼자 열폭하는 찌질이 캐릭으로 바꿔버렸다. (지금은 케인이 그렇다)

 리얼 아메리칸스, 우소스, 쉴드, 로즈 브라더스, 와이어트 패밀리 (에릭 로윈 & 루크 하퍼) 등등 괜찮은 태그팀들이 수없이 깔려있는 현 WWE에서

 뉴 에이지 아웃로우스 (이하 NAO) 에게 태그팀 챔피언십을 줬을 때부터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는데

 레슬마니아 30에서 실드 VS 케인 & NAO 를 붙인다는 말을 듣고는 정말 어이가 가출해버렸다.

 시발 실드다

 리얼 아메리칸스도, 로즈 브라더스도 아니고, 지금 WWE에서 악역으로서 원탑가도를 달리고 있는 실드란 말이다. 인지도 역시 엄청나서

 악역으로서 상품판매실적이 5위 안에 든다면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가 없다.

 게다가 턴페를 할것인지, 혹은 그대로 분열을 할 것인지, 그야말로 중차대한 가도를 달리고 있는 현 시점의 실드란 말이다.

 그리고 레슬마니아다.

 페이백도, 나이트 오브 챔피언스도, 오버 더 리밋도 아닌, 레슬마니아란 말이다

 프로레슬링계의 슈퍼볼을 만들고 싶었던 빈스 맥맨이 인생을 바쳐 만들어낸 프로고, 레슬마니아가 PPV에서 사라지는 날, WWE는 망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는 그 레슬마니아다.

 그런데, 그런 대무대에서,

 과거의 '괴물' 기믹도 아니고, 양복을 입고 대니얼 브라이언에게, CM 펑크에게 최근 온갖 패배란 패배는 다 겪으면서 승율이 더욱 떨어진 케인과

 경기력조차 제대로 됐다고 보기 힘든 50대의 노땅 NAO를 붙이다니?

 RAW나 스맥다운에서 보면 납득이 갈 수준의 경기를 레슬마니아에서 벌이겠다는 말인가?

 아무리 WWE의 각본진이 멍청하고 어린아이 같은 수준이어도 설마 지적장애인을 고용해서 각본을 쓰라고 한 것은 아닐테니, 이건 분명 트리플 H의 입김이 들어간 상황적 증거다.

 솔직히, 가면 갈수록 떨어지는 시청율 때문에 WWE로서는 이번 레슬마니아에 사활을 걸어야 할 정도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현 WWE 로스터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실드를 저렇게 사용하겠다니

 이렇게 기대되지 않는 레슬마니아는 처음이고, 또한 이렇게 대반전을 기대하는 레슬마니아도 처음이다.